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12월 07일 |
---|---|
쪽수, 무게, 크기 | 396쪽 | 544g | 146*206*30mm |
ISBN13 | 9791190784092 |
ISBN10 | 1190784092 |
출간일 | 2021년 12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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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96쪽 | 544g | 146*206*30mm |
ISBN13 | 9791190784092 |
ISBN10 | 1190784092 |
모든 범죄 현장에서 최고의 드라이버였던 남자. 마지막으로 단 한 번, 가족을 위해 그리고 돌파구 없는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스팔트로 된 검은 황무지를 질주한다! 2021년 범죄문학상 5관왕에 빛나는 최고의 화제작! 앤서니, 배리, 매커비티, ITW(국제스릴러작가협회) 최우수 작품상, LA 타임스 도서상 스릴러 부문까지 수상하며 2021년 대부분의 범죄문학상을 휩쓴 『검은 황무지』가 네버모어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다. 『검은 황무지』는 2020년에 이미 아마존이 선정한 ‘올해의 책’ 종합 3위와 ‘올해의 미스터리/스릴러’ 1위에 올랐고, 스티븐 킹, 마이클 코넬리, 데니스 루헤인 등 최고의 거장들이 앞다투어 추천하면서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압도적인 수상 경력과 평단의 극찬, 열성적인 독자들의 지지가 더해져 탄생한 베스트셀러의 등장에 영미권 출판계와 영화계 모두 주목하고 있다. S. A 코스비는 신작 『Razorblade Tears』(2021)로 다시 베스트셀러 작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많은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면서 지금 가장 뜨거운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범죄현장 최고의 드라이버였던 남자가 마음을 다잡고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가혹한 현실의 벽이다. 그 벽을 뚫기 위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마지막으로 범죄에 가담하지만 상황은 점점 더 최악으로 치닫는다.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를 뛰어난 묘사로 풀어낸 깔끔하고 정제된 하드보일드 누아르,『검은 황무지』는 최고의 속도감과 재미를 갖춘, 처음부터 끝까지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걸작 스릴러이다. |
1∼33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
범죄 소설? 이런 쟝르도 있었던가? 그냥 맘대로 갖다 붙인 이름인가?
각설하고, 이름은 보라돌이처럼 귀여운데 하는 짓은 무지막지한 남자가 있다. 이 남자가 꾸는 꿈은 성실하고 자상한 가장으로서 존경과 사랑받는 삶. 소설은 갈등이 있어야 소설이겠기에, 당연히 이 꿈은 악몽이다. 톨스토이 가라사대, 행복한 가정은 비슷한 그림이고 불행한 가정은 만화경이다.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이 남자를 행복하게 하지 못하는 사연이 구구절절하긴 한데, 그 모든 원인은 결국 하나로 귀착된다. 돈! 자본주의 천국 미국. 착한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원인은? 모든 개인을 자유라는 미명 아래 무한경쟁 수렁에 빠뜨리고 약육강식하는 세렝게티. 이런 나라보다는 '키리냐가'에서 사는 게 나을까?
이링공 뎌링공 하야, 보라돌이 형님은 '한탕'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왜냐면 이 형님은 평범하지 않다. 찌질한 양아치였으면 장발장처럼 꼬맹이 코묻은 빵이나 훔치든지 라스콜리니코프처럼 할머니 뒤나 노렸을텐데, 범상치 않은 인물이 등장해야 소설이 재미있겠기에, 차를 모는데 있어 인간계를 초월했다. 거기다 신피질 또한 보통 사람보다 한 치는 더 두껍다. 내가 하면 경찰은 물론 귀신도 모르게 치고 빠질 수 있다는 자만에 빠진다. 그랬다. 그 혼자 했다면 완벽했을 것이다. 이름을 모르고 사는 것이 다행일 범죄자들과 엮인 것이 그가 저지른 가장 큰 패착이었다. 결국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되고, 이름만 귀여운 보라돌이 형아는 사회에서 퇴출될 뿐만 아니라, 그가 범죄까지 저지르면서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가정에서마저 쫒겨나고 만다.
반면교사를 위해 이 소설을 썼을까? 그렇다고 본다. 그렇기를 바란다. 그런데 범죄 묘사가 너무 치밀하다. 폭력이 나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너무 잔인한 연출을 노출시킨다. wag the dog.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다. 출퇴근길 전철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긴 했다. 읽고 나서 뒷맛이 씁쓸한 것만 빼면 별 네 개는 드릴텐데...
"너한테 갚을 돈이 있어서가 아니라 네가 최고이기 때문에 부탁하는 거야. 버그 너처럼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껏 못 봤으니까." p.87
보러가드 버그 몽타주는 범죄 현장 도주 차량을 운전한 과거를 청산하고 사촌 켈빈과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다. 아내 키아와 아이들 제이본, 대런, 그리고 첫 결혼에서 낳은 딸 아리엘에게 떳떳한 남편이자 아빠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빠와는 다르게 말이다.
보러가드의 아빠는 집에 있던 때가 드물었고 엄마와도 사이가 영 좋질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보러가드에게 남은 아빠에 대한 몇 안 되는 기억은 그리 좋은 게 없었지만, 그는 그걸 윤색해 추억으로 마음속에 담았다. 그리고 아빠가 남긴 차 '더스터'를 그 무엇보다 애지중지 아끼며 지금까지 몰았다.
하지만 보러가드를 둘러싼 상황으로 인해 자꾸만 나쁜 마음을 먹게 만들었다. 정비소 대출금이 오랫동안 밀렸고,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는 건강보험 문제로 인해 쫓겨날 지경이었다. 그리고 전처와 살고 있는 딸 아리엘의 대학 등록금까지 보러가드를 힘들게 만들었다. 그래서 길거리 자동차 경주에 나가 조금이라도 돈을 따 보려고 했지만, 누군가의 수작질로 가지고 있던 돈까지 빼앗겼다.
그런 상황에 미치광이 로니 세션스가 보러가드를 찾아와 큰 건수가 있다고 말했다. 보러가드에게 갚을 빚이 있었던 로니는 그의 운전 실력이 꼭 필요하다고 하며 합류를 설득했다. 결국 이번 일만 하기로 마음먹은 보러가드는 로니와 허세에 찌든 콴과 함께 크게 한탕을 하고 성공하지만, 무서운 사람의 물건을 잘못 건드렸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는다.
"그들은 널 반드시 찾아낼 거야. 그리고 너는 네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도망을 다녀야 할 거고. 네 아이들과 처를 버리고 말이다." p.201
보러가드에게 운전은 천부적인 재능이었다. 정비소를 운영하면서 차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덕분이기도 했지만, 어렸을 적 차를 아끼던 아빠 덕분에 습득한 것이기도 했다. 문제는 그 실력을 레이서가 되어 F1 같은 데에 썼다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 역시 아빠로 인해 범죄에 쓰게 된다. 10대 초반에 처음 운전을 해보게 된 상황이 아빠를 위협하는 나쁜 놈들을 죽이는 것이었다. 결국 그로 인해 보러가드는 소년원에 다녀오게 됐고, 아빠는 이미 사라져버린 뒤였다.
과거 회상 같은 건 아빠와 시간을 보내던 10대 때 외에 등장하진 않았지만, 문장 속에 담긴 의미로 봐서 소년원을 나와 첫 결혼을 한 뒤 현재의 아내인 키아와 결혼하기 전까지의 시간 동안 보러가드는 범죄자들의 도주를 도우며 살았던 걸로 보였다. 키아를 만나고 두 아이를 낳은 후에 그는 비로소 변할 마음을 먹고 떳떳하게 정비소를 운영하며 열심히 살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상황이라는 게 언제나 좋은 쪽으로만 흘러가지 않기 마련이라 보러가드에게도 나쁜 일이 찾아왔다. 문제는 그 나쁜 일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쳐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는 나쁜 마음을 먹기 마련인데, 로니가 때마침 찾아와 큰 건수에 대해 말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키아가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보러가드는 그 일을 해내고야 말았고, 심지어 성공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이 훔친 다이아몬드가 진짜 악랄하고 나쁜 놈인 레이지의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레이지는 부하들을 시켜 자신의 주얼리 상점을 털어간 게 누군지 찾아내기 시작했고, 금세 로니를 거쳐 콴, 보러가드까지 붙잡아왔다. 그가 정말 무섭고 제정신이 아닌 인간이라는 게 글 속에서 느껴졌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보러가드의 운전 실력을 경이롭게 여겨 어떤 일을 제안했다. 그 일만 제대로 처리해 준다면 다이아몬드를 털어간 걸 탕감해 주고 가족들까지 무사할 거라는 약속을 했다. 보러가드의 입장에서는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어떤 사람은 피아노 혹은 기타를 치기 위해 태어났다고들 하지만, 그에게는 차가 악기였고 지금은 차로 교향곡을 연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몸이 차가워짐을 느꼈다. 냉기는 심장에서 시작해 손끝, 발끝으로 번졌다. 그는 지금보다 더 현재에 집중할 수는 없다고 느꼈다. 그는 그것이 진실임을 느끼는 동시에, 그 사실이 슬프지 않을 수 없었다. p.168
소설이 정말 속도감 있었다. 차와 부품에 대해 잘 모르지만 신이 내린 운전 실력을 가진 보러가드가 모는 차를 타고 범죄 현장에서 도주하는 듯한 생생함이 전해졌다. 그 도주가 머릿속에 절로 그려지며 영화처럼 재생되기도 했다. 그리고 후반에는 어김없이 배신과 또 다른 사건으로 긴장감 있게 몰고 갔고, 가족에게까지 위협이 끼쳐 도무지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비극으로만 향해 가서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다행히 소설은 비극으로 끝나진 않았지만 해피엔딩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결말이었다. 손이 더러워진 보러가드의 삶이 과연 그렇게 마무리가 된 걸로 끝일까, 레이지의 큰 건수로 인해 손해를 본 이들은 복수를 하기 위해 달려오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안도보다는 걱정이 더 컸기 때문이다.
흥미진진한 범죄 소설이었다. 읽는 동안 영화로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