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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취향

리뷰 총점9.6 리뷰 5건 | 판매지수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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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392g | 130*200*30mm
ISBN13 9791192247779
ISBN10 1192247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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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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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형들은 개새끼다. 나는 동생이니까 이런 말을 할 수 있다. 형을 개로 만들면 아버지도 개가 되고, 나도 개일 수밖에 없지만, 할 말은 해야 한다.
---「우리집 강아지」중에서

문학은, 아직까지 죽지 않았어! 대학은, 그래도 교육하는 곳이야! 하면 폼나지 않겠습니까. 다 같이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보여야 멀찍이 구경만 하던 사람도 한판 낄 마음이 들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꼬셔서 자리에 앉혀야지요. 인싸끼리만 해먹으면 오래 못 갑니다.
---「시니어 마스크」중에서

착하다는 말도 이상합니다. 어떤 사람이 착한 사람입니까. 어떤 고양이가 착한 고양이입니까. 어떻게 생긴 고양이가 귀여운 고양이고, 어떻게 생긴 고양이가 못생긴 고양이입니까. 적응을 잘했으니 착한 고양이입니까.
---「고양이를 찾」중에서

형편이 어렵다는 말을 한번 바꿔봅시다. 가족 중 누군가를 위해서는 아닐까요. 여기 나오는 아주머니들의 절반은 장녀입니다. 야학과 장녀가 연관이 있다니, 신기하지요?
---「화목야학」중에서

취향은 존중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도 사소한 취향이 있다니까. 그렇게 알고 있다니까.
그것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프러포즈」중에서

주인이 잃어버렸거나 버린 동물을 누군가에게 연결해주는 앱이 있다. 잃어버린 동물보다 버린 동물이 더 많아 보였다. 유기해놓고 들어와서 보고 있는 주인도 있을까. 보고 있으면 시간이 금방 갔다. 출퇴근 시간에 주로 봤다.
---「입이 없는 고양이 헬로, 키티」중에서

현역에 비하면 별것 아니라고 했다. 공익이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평생 놀림거리가 된다고 해도, 차라리 현역으로 가겠다는 공익은 아무도 없었다. 한국 사회에서 남자로 살기 어렵다는 사람에게 그럼 여자로 태어날래? 하면 잠시 가만히 있다가 웃으며 고개를 젓는 것과 같았다.
---「공공의 이익」중에서

무공해 채소는 비닐하우스에서 나온 게 좋아요. 비닐은 외부의 더러운 공기를 차단하고 햇볕은 통과시켜요. 태양 에너지는 고스란히 받고 외부의 공기는 최대한 막았으니 매연 따위가 앉을 틈이 없어요.
---「엄마의 아들」중에서

정신을 차려보니 처음 보는 방이라면,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절대 열리지 않는 방이라면, 당신은 그곳을 뭐라고 여기겠는가. 그래, 이곳에 초대받은 사람은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어떻게든 다른 세계를 상상해내야 한다. 당신을 위한 모든 철저한 배려가 준비되어 있다. 먹여주고 재워주는 대신, 해야 할 것은 오직 하나. 나는, 당신에게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줄 수 있다. 나는 내 역할에 충실하고, 당신은 당신 일에 충실할 것. 이것이 어항의 유일한 규칙이다.
---「그곳에 가면 더 많은 것들이」중에서

중세인들은 컴퓨터를 두려워했습니다. 납득하기 어렵습니다만, 자신들이 제작한 것 따위에 공포를 느기다니 자의식 과잉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자의식 부족이라고 여겨야 할까요.
---「중세소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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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찬의 소설을 읽다 보면 웃으면서 아파지는, 묘한 감정을 겪게 된다. 그는 마치 이제 막 데뷔한 2번 타자처럼 제 몸을 사리지 않고 현실과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슬라이딩을 해댄다. 그 슬라이딩 바로 옆으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나가고, 「무진기행」의 이런저런 장면이 포착되며, 홍상수와 공익근무요원의 모습도 어른거린다. 그냥 넘어지기만 하면 그저 그런 선수로 교체될 운명에 처해지겠지만, 그의 슬라이딩은 생각보다 정교하고, 현실의 핵심을 정확하게 겨냥하고 있다. 말하자면 그는 지금 우리의 그라운드 이면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이 흙들은 모두 어디서 실어왔는지, 대지의 파편을 쓸어 모아 면밀하게 고민하고 곱씹는 작가다. 그 그라운드에서 기존 소설 또한 예외는 없는 법. ‘인싸끼리만 해먹으면 오래 못 간다’고 대놓고 일갈하는 작가. 성채처럼 단단한 기성의 세계 위로 자기 몸을 기꺼이 던지는 소설들, 그 상처와 웃음의 기록이 김학찬의 『사소한 취향』이다. 우리 소설판에 보기 드문 허슬 플레이 작가가 출현한 느낌이다.
- 이기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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