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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리커버 특별판)

[ 포함 도서 3만원↑ '달콤한 도시 야경 북램프'+'명문장 밀크글라스' 증정(포인트차감) ]
리뷰 총점7.0 리뷰 299건 | 판매지수 7,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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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 『달콤한 나의 도시』 리커버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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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6년 07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42쪽 | 590g | 148*210*30mm
ISBN13 9788932017150
ISBN10 893201715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서른한 살 그녀들의 달콤쌉싸름한 성장기
정이현 『달콤한 나의 도시』 리커버 특별판


오은수가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이따금 상상해보곤 했다. 한때 퍽 가까웠으나 이제는 연락할 길을 잃은 옛 친구를 그리워하는 것처럼. 잘 지내리라는 근거 없는 믿음은 그녀를 향한 나의 애틋한 기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 (12년 만에 다시 쓴) 작가의 말 중에서

최강희, 지현우, 이선균 주연
SBS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원작!


소설 속 주인공은 서른한 살의 직장생활 7년차 여성. 외부 업체 프리젠테이션에 어린 여직원 두 명을 배경 삼아 데려가자는 부장의 질척한 요구쯤 묵묵히 받아들일 수 있는 내공(?)을 지닌 미혼 여성이다. 어느 날 그녀는 헤어진 지 6개월이 된 옛 애인으로부터 청첩장을 받는다. 그의 결혼식 날, 예상했던 분노나 질투, 눈물은커녕 평소와 다름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출근을 하고 점심을 먹은 나. 어른이 된 건가? 그러나 곧이어 15년지기 친구에게서 '진저리나도록 현실적인 날벼락'을 맞았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믿었던 친구의 깜짝 결혼 발표!

서른한 살, 사랑이 또 오기는 할까?

도시적 삶의 코드를 전면에 내세워 2,30대 젊은 여성들의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킨 작품. 인생의 터닝포인트 앞에 선 사람들의 풍경을 경쾌하면서도 날카롭게 그려냈다. 이효석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한국문학의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정이현이 '까칠하게 까발리는' 세상사. 누구나 알고 있지만, 모두가 모른 척 해왔던 바로 그 이야기. '바로 내 이야기야'라고 무릎을 칠만한 이야기가 뜨끔하게, 그리고 경쾌하게 펼쳐진다.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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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7X-5X1.....8."
마지막 숫자를 슬쩍 다르게 댈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그렇게까지 비겁하고 싶지는 않다. 그는 버튼을 꼭꼭 눌러가며 내 번호를 휴대폰에 저장했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내 전화벨이 울린다. 당황해서 가방을 여는 순간 벨소리가 뚝 그친다. 액정에 부재중전화 1통, 표시가 떠 있다.
"제 번호 찍어놨어요."
나는 천치처럼 고개만 끄덕였다.
"저장 안 할 거예요?"
어색하게 폴더를 열고 번호저장 버튼을 누른다. 이름을 입력하라는 커서가 깜빡인다. 윤태호. 그의 이름은 윤태호라고 했었지. 'ㅇ ㅡ ··ㄴ ㅌ ㅐ ㅎ'까지 눌렀을 때 그가 내 팔을 쿡쿡 찔렀다.
"히읗이 아니고요. 이응. 태호가 아니라 태오."
"어머, 미안해요."
"괜찮아요. 처음에는 다들 헷갈려하는 걸요. 누나 이름은 오,은,수 맞죠?"
그의 입을 통해 발음되는 내 이름. 삼십 년 동안 불려온 그 이름이 별안간 귀에 설었다. 내가 어정쩡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싱긋 웃었다.
"이름이 참 귀여워요."
--- p.35
윤태오, 남유준, 김영수. 객관식 선다형 문제를 받아든 것처럼 나는 세 개의 이름들을 골똘히 들여다본다. 마음 가는 것과는 별개로, 이 세 개의 보기들에는 각각 잉여와 결핍이 담겨 있다. 나는 몇 번째 답안에 동그라미를 치게 될까. 그것은 정답일까, 오답일까. […] 그래. 반드시 지금 선택할 필요는 없다. 가상의 시뮬레이션 게임 안에서는 다트를 몇 번이고 다시 던질 수 있지 않은가. 보증금을 빼어 마녀의 심장과 교환할 그 순간까지 나는 선택을 유예할 것이다. 결정하지 않겠다는 것. 이것이 바로 오늘 밤, 세상에서 가장 우유부단한 인간 오은수가 내린 중차대한 결정이다.
--- pp.115~116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이 세상에 인간의 힘으로 이해 못할 인간의 일이 별로 없음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이틀만 지나면 나는 서른두 살이 된다. 고작 서른둘이다. 얼마나 더 살아야, 불쑥불쑥 들이닥치는 생의 불가사의에 대해 의연하게 찡긋 윙크해줄 수 있을까?
--- p.146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옛 애인의 결혼식 날, 사람들은 뭘 할까?
1975년 5월 25일 오후 2시,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 귀퉁이의 산부인과에서 첫울음을 터뜨린 ‘나, 오은수’는 2005년 현재 사회생활 7년차(이쯤되면 외부 업체 프리젠테이션에 어린 여직원 두 명을 배경 삼아 데려가자는 부장의 질척한 요구쯤 묵묵히 받아들일 수 있는 내공이 생긴다)의 미혼 여성이다. 기업체 사보와 홍보 브로슈어 편집 대행사에서 있는 듯 없는 듯 그저 성실한 ‘대리’로 근무하고 있다. 어느 날 헤어진 지 6개월이 된 옛 애인 고릴라가 보내온 청첩장을 받았다. 드디어 그의 결혼식 날, 예상했던 분노나 질투, 눈물은커녕 평소와 다름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출근을 하고 점심을 먹었다. 어른이 된 건가? 우울한 하루를 보상받는 데는 15년간 변치 않는 우정을 자랑하는 재인, 유희와의 수다가 최고다. 그러나 “발 딛고 선 땅바닥이 흔들리는, 진저리나도록 현실적인 날벼락”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친구 재인의 깜짝 결혼 발표. 누구의 위로라도 필요했던 바로 그날 우연히 뉴페이스 ‘윤태오’를 만난다. 순정만화의 주인공 같은 7살 연하남 태오는, 여자가 앉을 의자와 화장실을 고려해서 술집을 고를 줄 아는, 나이 어린 남자애치곤 사려 깊고 또 귀여운 친구다. 회사도, 친구도, 남자도 모두가 내게 상처를 입힌 바로 그 순간, 태오와의 ‘원나잇 스탠드’가 찾아온 것이다. 꿈꿔본 적이 없는 미래가 끔찍한 속도로 달려드는 것만 같다.

지구에는 모두 몇 개의 도시가 있을까?
매일매일이 똑같은 그런 지리한 일상. 거기에는 회의 주제가 아닌 회의 주재자가 누구인지가 더 중요한 편집회의도 한몫 한다. 안이사의 제안대로 각자 구태의연한 의견을 내놓는 자리, 스물다섯 살짜리 후배 이민정의 거침없는 발언이 있은 후, “언제나 조용히 묻어가는 생”이고픈 직장 7년차 나 오은수는 비굴한 길을 택한다. 바로 그날, 안이사의 주선으로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흔하디 흔한 이름, 개량 옥수수 낱알처럼 가지런하고 반듯한” 주인공 김영수를 소개받는다. 나답지 않게, 토요일 오후 2시에 호텔 커피숍에서 김영수를, 그리고 같은 날 6시 대학로에서 태오를 만나는 스릴 만점의 더블데이트도 즐긴다. 그 사이 유희는 잘나가는 중견기업 과장 자리를 박차고 뮤지컬배우에 도전한다고 알려왔다. 한편 내게 또 한 남자가 있으니, 동성 친구보다 더 허물없이 연애담을 늘어놓을 수 있는 친구, (남)유준이다. 그마저도 넌지시 내게 프러포즈를 해오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신세기 연재소설의 새로운 전형(典型)

2002년 제1회 『문학과사회』 신인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한 이래, 등장인물·문체·내용·형식 등 모든 면에서 ‘도발적이다, 발칙하다, 감각적이다, 치밀하다’라는 칭찬과 함께 문단과 독자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온 작가 정이현이 등단 이후 첫 장편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문학과지성사, 2006)를 펴냈다. 그동안 정이현은, 등단작이자 『문학과사회』 신인 문학상 수상작인 「낭만적 사랑과 사회」를 표제작으로 삼은 첫번째 작품집으로 그해와 이듬해, ‘가장 좋은 젊은 소설’ ‘가장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 ‘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등의 각종 순위에서 베스트에 랭크되며 집중조명을 받아왔다. 또 처녀집에 수록된 단편 「트렁크」가 영상으로 재탄생(2005년 KBS-2TV ‘드라마시티’)되는가 하면, 이후 계간지에 발표한 단편들로 이효석문학상(2004), 현대문학상(2006) 등 문단의 유서 깊은 문학상들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기쁨을 톡톡히 누려왔다. 이후 정이현은, 문단과 충무로, 여의도 각계에서 그의 다음 행보를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신문 일일 연재소설’(조선일보 2005년 10월~2006년 4월, 총 129회 연재)이라는 파격적이고 모험적인 선택을 보여주었다.

최근 한국 문단의 새로운 활력으로 30대 젊은 작가들의 잇따른 장편소설 발표가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경우가 대개 잡지나 일간지의 장편 공모 혹은 2~4회에 걸친 계간지 분재 형식인 데 반해, 내로라하는 문단의 중견 작가도 그 호흡과 체력 유지 면에서 선뜻 나서지 못하는 신문 연재소설의 형식을 택한 정이현의 행보는 단연 눈에 띄었다. 그동안 소설, 주요 신문과 잡지의 연재칼럼, 그리고 각종 문화제나 대학교 주최의 작가 초청 모임에서 “문학은 곧 독자와의 소통에서 그 존재 의의를 찾아야 한다”“개인적 삶의 정체성이 곧 문학의 가치로 환원돼야 한다”는 나름의 문학관을 줄곧 강조해왔고, 1994년 ‘나우누리’가 설립되면서부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벼락 같은 충격”을 즐겨 경험해왔다는 정이현이고 보면, 매일매일 독자와의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한 신문 연재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써내고 그린 모든 것이 화제 + 참으로 오랜만에 만난 ‘소설 읽는 맛’

2005년 10월에 첫 연재를 시작하여 2006년 4월 말 총 129회로 마감하기까지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는, 연재 초기부터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1 도입부를 장식하는 잠언 투의 강렬하고 감각적인 문장, 2 매 회 끊어읽기가 가능한 산뜻한 구성, 3 건조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문장, 4 곳곳에 솔직 담백하게 표출된 21세기 도시 남녀의 삶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 5 속도감 있는 전개, 6 적재적소에 포진한 젊은 도시인들의 생활코드(스타벅스, 맥도날드, 베스킨라빈스31, 유명 체인 중국요릿집, 베트남 쌀국수 등)과 이들이 연상시키는 7 시트콤 드라마적 감성, 더불어 이미 확고한 마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는 8 일러스트레이터 권신아씨의 섬세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삽화는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정이현의 소설은 기존 소설에선 익히 볼 수 없었던 ‘도시적 삶의 코드’를 전면에 내세워 그 자장 안에서 얽히고설킨 인물의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제 막 직장생활 7년차를 건너온 서른한 살의 ‘오은수’는 오랜 직장생활의 매너리즘에 빠진 도시에 거주하는 미혼 여성들의 일과 연애, 친구와 가족, 그리고 결혼 등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이야기를 온몸으로 연기한다. 마치 ‘내방(內房)’에서나 은밀히 나눔 직한 은밀한 욕망과 개성을 감추지 못하는 인물들의 대화가, 200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각종 이모티콘을 장착한 휴대폰 액정화면과 인터넷 메신저 화면 속을 숨가쁘게 그리고 자유롭게 유영한다. 15년 우정을 과시하는 단짝 은수와 유희, 재인의 각기 다른 직업관과 연애관, 결혼관에 독자들 특히 20, 30대 젊은 여성들은 일희일비하며 인터넷 댓글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때로는 전폭적인 지지를, 때로는 가차없는 비난의 글을 쏟아냈다. 또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열정과 도전으로 맞서는 다정한 연하남 태오, 개량형 옥수수 낱알처럼 모든 것이 반듯하지만 알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영수, 오랜 시간 소울메이트 같은 친구에서 이제 이성으로 다가서는 유준 등 독특한 개성의 남성 인물들 역시 주변에서 봄 직한 인물로 거듭나면서 동세대 남성 독자들을 『달콤』의 열독자 대열에 합류시켰다. 여기에 중장년층 남성 독자들의 은근한 호기심까지 이번 소설을 통해 정이현 소설 독자의 폭은 훨씬 더 확대되었다. 지금 바로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를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치면 확인되는, 무려 1,200여 개의 네티즌 개인 블로그와 카페들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한국 소설 시장의 새로운 활력소 + 21세기 새로운 여성 화자의 출현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의 출간을 즈음해서 이미 문단 안팎에선, 침체된 한국 문학과 소설 시장의 회복을 점치는 조심스런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한두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제외하곤 지금의 한국 소설 시장은 지명도 있는 기존 작가라 할지라도 초판 5천~1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대신 최근 몇 년 새에 외국 문학, 특히 일본 소설이 한국 소설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거침없이 변화하는 사회와 독자들의 취향을 생각해보건대, 동세대의 젊고 다양한 감각을 예리하게 간취하여 깔끔한 글쓰기를 시도하고, 거기에 문학적 호평까지 얻고 있는 정이현의 소설이 대중에게서 멀어진 한국 소설을 본연의 자리로 되돌리고 침체된 한국 소설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여기에서 비롯된다.

한편 정이현 소설 속 주인공은 이전 세대 여성 작가들에 의해 그려진 여성 화자의 모습과도 차별성을 보인다. 90년대 여성 소설이 전통적인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희생당하거나 부당한 차별에 앓는 여성의 저항과 제도 밖으로의 일탈을 주제화하고, 이를 섬세하고 처절한 내면의 고백이나 혹은 그러한 정조의 언어에 담아내는 데 치중했다면, 정이현의 ‘그녀들’은 그 남성 우위의 사회적 지배 이데올로기와 자본주의의 보이지 않는 폭압 아래 형성된 여성상과 여성성을 수용하는 듯하다가 이내 철저히 이용하는 영악함을 보여준다. 혹자가 말한 “적나라한 여성성”을 보여주되 그 속에 숨어 있는 정치 사회적 역학 관계를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시각으로 접하게 만드는 것은, 작가가 자조 섞인 냉소와 자기위무 대신 메마른 현실을 건조한 문체에 담아 재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데서 기인할 것이다.

여러 면에서 기존 소설과 차별지어지는 정이현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는, 이미 연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일본 고단샤와의 판권 계약 체결로 문단에 또 다른 이슈로 자리 잡았다. 이번 출간과 더불어 일본어판도 곧 소개될 예정이며, 전자책은 물론, 기타 드라마와 영화 등 2차 저작권의 협의 역시 활발히 진행 중이다.

분명 젊은 작가 정이현은 이전 세대 작가들과는 달리, 시대에 대한 부채감에서 자유롭고 소위 민족과 사회라는 정치적 담론과도 거리를 둔 듯 보인다. 대신에 정치와 경제, 사회의 이념 논리 대신 그들 거대 담론에 묻혀 미처 조명받지 못했던 개인, 나와 너의 24시간을 채우고 있는 이미지(패션과 광고), 대화(수다와 기사, 인터넷 메신저, 휴대폰 문자), 관계(가족과 연인,부부) 등에 주파수를 맞춘다. 앞서 말한 ‘속도감 있는 전개’와 ‘가벼운 듯하지만 녹록지 않은 주제의식(생각할 거리)’ ‘간결하지만 머릿속에 꼭꼭 새겨두고픈 꽉 찬 문장’은 이 작가의 가장 든든한 연장이며, 작가 역시 그 연장들을 얄미울 정도로 잘 부린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모두가 모른 척”해왔던, 누구든 볼 수는 있지만, 아무나 쓸 수는 없는 개인의 욕망, 그 만화경 같은 세계가 작가 정이현의 이야기장(場)이다. 『달콤한 나의 도시』를 펼쳐든 순간 우리는 아마도, 삐딱한 시선으로 조금 ‘까칠하게’ 까발려지는 사람 이야기, 세상 이야기를 접하게 될 것이고 이어 “바로 내 이야기야”라고 무릎을 내려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나의 도시에 사는, 나의 은수에 관한 이야기다. 당신의 도시에 사는, 당신의 인물과는 전혀 다를 수도 있다. 당연하다. 나는 요즘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2005년 늦여름부터 2006년 초여름까지 은수와 함께 지냈다. 누군가와 헤어져야 할 때 억지로라도 태연을 가장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맨송맨송한 얼굴로 보내기 힘들다. 덕분에 여러 가지를 버틸 수 있었다. 그녀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달콤한 나의 도시』가 내 이름이 아니라 오은수의 이름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 『달콤한 나의 도시』 中 「작가의 말」에서

회원리뷰 (299건) 리뷰 총점7.0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씁쓸한 나의 마을, 서른 두 살에 대한 마음의 공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Locker-D | 2009.11.14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모든 고백은 이기적이다.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고백을 할 때, 그에게 진심을 알리고 싶다는 갈망보다 제 마음의 짐을 덜고 싶다는 욕심이 더 클지도 모른다. -p106   주말 현장 근무는 정말 지독하게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나도 평범한 화이트 칼라 회사원들 처럼 주말에는 좀 쉬고, 빨간날도 좀 쉬고 싶다. 일주일 동안 불어닥친 무시무시한 칼바람, 그리고 비
리뷰제목

모든 고백은 이기적이다.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고백을 할 때, 그에게 진심을 알리고 싶다는 갈망보다 제 마음의 짐을 덜고 싶다는 욕심이 더 클지도 모른다. -p106

 

주말 현장 근무는 정말 지독하게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나도 평범한 화이트 칼라 회사원들 처럼 주말에는 좀 쉬고, 빨간날도 좀 쉬고 싶다. 일주일 동안 불어닥친 무시무시한 칼바람, 그리고 비 때문에 현장은 거의 개점휴업상태였다. 타워크레인이 강풍으로 작동이 불가하니, 작업자들도 일이 없고, 어느 허름한 술집에서 소주나 기울이고 있었던 일주일이었다. 그런데 하필 휴무조가 떠난 오늘,왜 내가 근무할 때 날씨가 이렇게 좋은 것인가. 아침부터 현장을 뛰어다니고, 먼지를 마시다 보니 숨이 턱턱 막힌다. 간만에 돌아온 화창한 날씨에 누군가는 주말맞이 여행을 떠나는 날, 나는 다음 주 콘크리트 타설 때문에 철근, 거푸집을 점검하고 장비사용 시간을 분배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군, 건설산업 종사자, 대기업 건축기사, 그렇게 나를 위로해 주면 쌩큐 베리 감사할 뿐이다. 위로금이라도 한 푼 쥐어주면 더 좋고. 이럴 때 예전 만나던 그 아이라도 있으면, 전화라도 해서 투덜대고 싶은데, 어떤 이유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그 아이와 연락을 끊었다.

 

모든 고백은 정말 이기적이다. 여인에게 하는 사랑고백이든,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차마 말하기 힘들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이야기 하지마라'고 하면서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든, 그 고백은 자기 마음의 짐을 덜고 싶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더 큰 것이다. 올해 여름에 만났던 여러명의 사람들, 소위 남들이 말하는 '선' 이라는 것도 해보았고, '소개팅'이라는 것도 했다. 그리고 그 중 몇에게는 사귀자는 식의 고백을 했다. 그런데 그 고백이 과연 내가 진심으로 좋아해서 했던 고백이었는가라는 점에서는 아니다고 하고 싶다. 어쩌면 여자에게 고백하는 연기를 했을 수도 있고, 여자의 마음을 한번 뺏어보고 싶다는 변태적 속물근성의 발현일 수도 있다. 회사일이 바쁘다보니까, 그보다 결정적인 것, 내가 일하는 이곳이 너무 시골이라는 것이 그 사람들과 자연스레 멀어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결국 나의 서른 한살은, 11월 칼바람부는 동해바다 근처에서, 대한민국 건강한 남성 한 명으로서 또는 외로운 한마리 갈매기로서 마을 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마을의 모든 술집 막걸리 혹은 소주를 있는 힘껏 퍼 마시며, 가끔은 당구도 치면서 여유로운 저녁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연인 사이의 대화는 세 가지의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처음에는 각자의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다음에는 자기 자신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이야기하려 들고, 종국에는 그냥 아무 말 없이 얼굴만 바라보고 있어도 편안해지는 상태가 온다는 것이다. -p140

 

그리고 편안해지는 상태가 온 다음은? 편안해지는 상태가 온 후, 지겹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난 그랬으니까. 정말 완벽한 이상형을 만나더라도, 너무 편안해지면 위험하다.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긴장감있고, 좀더 오랫동안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지겨운데 헤어지기 싫으면 결혼을 하든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든가 해야한다.   

 

서른두 살. 가진 것도 없고, 이룬 것도 없다. 나를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고, 내가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 우울한 자유일까, 자유로운 우울일까. 나,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무엇이든? -p440

 

대학동창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음주 토요일에 결혼한다." 으레 오랜만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오면 대략 짐작은 한다. 우리 나이때 갑작스레 연락할 일은 경조사 밖에 없다. 자기 일에 빠져 살거나, 아님 친구들이 바쁠까봐 안부전화는 거의 연중행사에 가깝다. 자주 연락해서 이런저런 수다떨 수 있는 친구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다음주에 결혼한다는 친구가 물었다. "너 내년에 시험칠꺼야? 준비는 하고 있어?" 친구는 내가 사법시험을 준비했다는 것을 알고, 경제적인 이유였든 내 마음의 포기였든 아깝게 시험에 떨어진 후 포기했다는 것도 안다. 그리고 별다른 차선책이 없었으므로 건설회사에 취직했다는 것도 친구들은 모두 알고 있다.

 

난 "글쎄, 아직 미정이야." 라고 했다. 앞으로 '고시 따위는 하지 않을꺼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아직 그 친구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내게도 지금보다 나를 넘어선, 그 어떤 계획이 있고 보다 폼나는 멋진 인생을 계획 중이라는 뉘앙스를 적어도 남기기 위해서다. 재수할때 생일선물로 친구가 전해 준 책이 갑자기 생각났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책이다. 나는 내 스스로의 존재가 항상 비중이 크기를 바랬다. 남들의 눈에 띄고 싶어했다. 대기업 건설회사에 입사한 후 서울에서 많이 떨어진 시골 건설현장에 일하고 있는 것에 큰 불평을 하지 않는 이유는, 마치 내가 해병대 입대 후 연평도에서 근무했을때 '너희들 이만큼 힘들게 살아본 경험있어?' 라는 자부심 같은 것을 가슴 한켠에 묻고 있어서다. 그렇게라도 인정받고 싶은거다.

 

이 책의 주인공이 겪은 나이인 서른 한살, 서른 두살... 내 나이가 이제 한달 보름이 지나면 서른 두살이 된다. 나는 부모님께 의지하고 싶고, 부모님은 내게 의지하고 싶어한다. 든든한 아들이 있기에 행복하다고 하신다. 과연 지금 내가 예전에 포기했던 그 꿈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고 했는데, 나는 지금 포기한 것이 아니고 포기했다고 스스로 믿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멋진 인생이란, 달콤한 나의 삶이란, 일단 한번 독하게 밀어부쳐보고 끝까지 해내고 말든가, 아님 처절하게 깨지고 부서져서 공기중으로 산화하든가 하는 그런 강렬함 아니겠는가. 나만의 달콤한 도시로, 비상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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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소녀와 어머니 내용 평점2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2008.07.1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꼬맹이 1학년 시절, 5,6학년의 키 큰 형들을 보면 나는 얼마나 더 자라야 저만큼 클까 안달했었다. 중학생 때는 콧수염 거뭇한 고등학생들은 이미 어른들이었다. 이십대의 나이에 바라보는 삼십세는 많은 것을 배우고 갖춘 어른, 기성세대였다. 그러나 지나고 나면 느끼게 된다. 내 마음 속에는 1학년 때부터 조금도 자라지 않은 어린애가 살고 있고, 서른 아니라 마흔이 되어도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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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이 1학년 시절, 5,6학년의 키 큰 형들을 보면 나는 얼마나 더 자라야 저만큼 클까 안달했었다. 중학생 때는 콧수염 거뭇한 고등학생들은 이미 어른들이었다. 이십대의 나이에 바라보는 삼십세는 많은 것을 배우고 갖춘 어른, 기성세대였다. 그러나 지나고 나면 느끼게 된다. 내 마음 속에는 1학년 때부터 조금도 자라지 않은 어린애가 살고 있고, 서른 아니라 마흔이 되어도 새로운 거 보면 신기하고 갖고 싶은 거 못 가지면 속 상한 것 다 마찬가지이다.  


"생속이다"라는 말이 있다. 생나물, 생고기와 마찬가지로 속마음이 여리고 푸릇푸릇하고 민감하다는 소리이다. 생속은 나이가 들면서 과일이 익듯 익어 삭은 속이 되는데, 그러기 위하여 고통의 세례를 거쳐야 한다. 고통 중에 제일의 고통은 역시 내가 사랑하는 여인, 남자, 그리고 아이들이 속을 썩이는 것이다. "내가 시방 내 속이 아니여 이눔아."하고 등짝을 퍽 때리고 싶어도 동시에 사랑스럽고 가여우니, 이리하여 속이 푹 곪고 삭아서 익은 속이 된다. 이것은 누구나 겪기 마련인 것이고 어찌보면 잘 삭을 수 있는 것은 복받은 거다. 그런데 제대로 고통의 세례를 겪지 않아 생속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꼰대들이 있으니 제때 익지 못한 늙은 풋과일은 여럿에게 민폐를 끼치고야 마는 것이다. 


남성에 비하여 여성은 일단 외모로는 많은 변화를 거치는 것 같다. 소녀와, 여인과, 아줌마와 할머니의 변화는 소년,청년,중년,노년 남성보다 더 드라마틱해 보이니 이것은 아마도 다른 성의 외모에 대한 나의 감수성이 더 민감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초경과 결혼, 임신-출산-양육, 폐경을 거치는 여성의 육체가 남성보다 호르몬 변화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혹자의 의견에 따르면, 미래인류는 보다 더 어린아이같아질 거라고들 한다. 일단 영양상태가 좋으며 육체적 과부하가 적으니 얼굴에 주름살이 적고, 마음은 생속을 더 오래 가질 수 있을 것이고, 세상과 학문에 대한 공부가 많으면 사고가 합리적이고 여유있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동의한다. 과거의 남자배우들은 우락부락한 남성미를 자랑하였으나 요즘의 배우는 남녀 모두 선이 곱고 동안이며 어여쁘지 않은가?

 

정이현의 소설에 나오는 세 명의 여성 또한 마찬가지라, 재인,은수,유희 각기 성격은 조금 달라도 대체로 소녀의 마음을 가진 채 결혼이라고 하는 삶의 마디 앞에 서서 고꾸라지고 아파하고 외로워하고 슬퍼한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시간은 줄기차게 흐를 것이고, 어머니의 삶을 살아가든지 아니면 솔로부대의 최전선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나름의 장점과 단점이 있을 터, 그러나 정이현의 주인공들은 그 미래를 찬찬히 살피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의 외로움과 자기연민에 빠져든다. 이럴 때 우리는 인간적이라고 하지 않는가?

 

미래는 지나고 나면 그다지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이 미래라는 것이 내가 선택하지 않았음에도 막무가내로 내 삶으로 밀고 들어온다는 것이다. 순간을 선택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감정이란 나와 남의 경계에서 생겨날 수 밖에 없다. 평생을 먹을 것 천지에 둘러싸여 꼬박꼬박 졸며 사는 팬더나 나무늘보가 아닌 이상,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사랑하고 판돈을 걸고 내기에 뛰어드는 것 이외의 길이 있겠는가.


결혼와 남편이라는 괴물에게 데이고 도망나온 재인공주. 쇼핑하듯 꿈을 고르고 가치와 가격을 끝없이 재보는 유희장군. 그리고 '나는 잘난 것 하나도 없는데 남자가 자꾸 따르네' 수인양. 자자, 정이현 작가님. 순정만화 주인공들을 30대의 나이로 높여서 서울 바닥에 가져다 놓았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독자로 하여금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내고 같이 슬퍼하고 기뻐하게 해 놓은 것이 이야기꾼의 할 바 아니겠습니까? 드라마작가의 작업이 인문학자의 작업보다 가치 없다고 누가 감히 말하겠습니까?


학교 앞 문구점에 파는 500원짜리 반지도 핑크빛 보석함에 넣어두는 우리 딸내미. 자그마한 삶의 여정도 아름답게 포장하여 판매하고, 또 이를 평화롭게 소비하는 이 자본주의 시장경제 세상에서, 가벼운 아침드라마 한 편은 또한 즐거운 소일거리가 아니겠습니까. 저야 뭐 연애소설보다는 치고박는 무협지를 더 좋아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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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달콤한 나의 도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현슬린 | 2007.11.16 | 추천9 | 댓글2 리뷰제목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다. 주인공에 감정이입도 잘 되고 보면서 웃기도 하고 흥분을 하기도 했다. 한국적 사회의 특성, 30대라는 나이,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 고려되는 각종 계급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조건들을 우울하지만 담담하게 다뤘다. 보는 내내  깊이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치부를 들킨 듯 쓰리고 아팠다. 30대 여성이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한번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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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다. 주인공에 감정이입도 잘 되고 보면서 웃기도 하고 흥분을 하기도 했다. 한국적 사회의 특성, 30대라는 나이,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 고려되는 각종 계급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조건들을 우울하지만 담담하게 다뤘다. 보는 내내  깊이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치부를 들킨 듯 쓰리고 아팠다. 30대 여성이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한번 쯤 해보지 않았을까?


  지극히 현실적인 듯 보이는 이 작품은 그러나 환타지다. 미국의 밝고 샤방한 칙릿이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먹물을 좀 먹고 우울과 사색이라는 걸 바르면 이런 글이 나오지 않을까.


  만약 김영수가 문제가 없는 사람이어서 은수가 그대로 결혼을 했다면 그녀는 과연 행복했을까? 특별한 문제가 없으니 재인이처럼 이혼도 못하고 아마 또 그럭저럭 꾸역꾸역 살아야 했을지도 모르는 거다. 마지막에 떠밀리듯 창업을 하고 독립을 하는 그녀를 보고 있으니 보다보다 이렇게 답답한 애는 또 처음이다.


  그래도 32살이면 어른이고 사회생활을 8년이나 했는데도 불구하고 남한테 보호받고 보살핌을 받고 싶어한다니........ 친구가 이혼을 했는데도 결혼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한다는 건 좀 심하지 않나?  평범한 여자라면 다들 한번 씩은 하는 생각이라지만 누군가에게 구원받고 싶다는 거 이거 신데렐라나 백설 공주 콤플렉스 아니야? 내놓고 말하기 쪽팔린 생각이다.


  나는 결혼에 대해서 상당히 회의적이다. 물론 둘이 같이 산다는 사실 자체에 거부감이 드는 건 아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외로운 존재고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두 사람이 같이 산다는 사실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현대의 결혼은 두 사람이 각자에게 서로의 짐을 떠넘기고 사회가 만들어준 짐을 하나씩 더 지고 사는 거 같다. 사회나 제도를 만들 때는 분명히 더 편하고 행복하게 살자고 만든 걸 텐데 이제는 주객이 전도되서 사람들은 사회나 제도의 눈치를 보면서 서로를 착취하면서 살고 있다.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 구조나 사회가 개인의 행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내려놔야 하지 않을까? 물론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나도 안다. 사회에서 조장한 30대 여성의 위기감, 남들에게 소개시킬 때 쪽팔리지 않을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강박관념. 사회적 체면과 시선, 여러 가지 방식으로 무의식에까지 각인된 각종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


  그 때문에 여자가 남자를 변화시키려는 건 자신의 자존심 때문이라는 유준의 이야기는 참 가슴에 와닿았다. 자기 남자친구가 다른 사람의 남자친구보다 조건이 쳐진다고 느껴지면 열등감을 느껴서 남자를 볶는다는건 자신의 인생을 친구의 인생과 비교한다는 거다. 과연 행복이라는게 객관적으로 비교가 가능한가?


  물론 나도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한건 아니었다. 살다보니까 내가 맘대로 바꿀 수 있는 건 나 자신밖에 없더라. 바뀐 나 때문에 상대방이 바뀔지도 모르고 혹은 그 바뀐 나에 맞는 다른 사람이 나타날지는 그 다음 일이다. 옆에 있는 상대방의 존재가치는 허영의 충족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으며 서로의 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그 아픔을 공유하고 다시 걸어갈 힘을 얻는것으로 옆에 있는 사람의 존재가치는 충분하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나이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불행해진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마치 과거의 내 잘못들을 보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혹시 내가 또 이런 실수를 저지르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마저 들었다.


  사람은 결국 혼자라는 사실, 옆에 있는 누군가는 떠날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는 건 아픈일이다. 때로는 나도 부정하고 싶다. 하지만 나를 위로 할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고 내가 가장 사랑해야 할 대상도 나 자신이다.나머지 관계는 그 다음문제다. 부모든 남편이든 애인이던 자식이던 아무리 죽고 못 살 것처럼 굴어도 내가 아니면 결국 남일 뿐이라는 서늘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그러니 30살이고 40살이고 나를 사랑하면서 열심히 살자. 나이에 얽매여, 사람들의 시선에 얽매여 나를 버리지 말자. 언제나 하루는 24시간 똑같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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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y1859 | 2018.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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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수,하재인,남유희...태오..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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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ljh12 | 201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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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읽고있어요 달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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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2020 | 201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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