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6년 07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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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4쪽 | 386g | 137*197*30mm |
ISBN13 | 9791187206200 |
ISBN10 | 1187206202 |
발행일 | 2016년 07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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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4쪽 | 386g | 137*197*30mm |
ISBN13 | 9791187206200 |
ISBN10 | 1187206202 |
프롤로그 / 9 1부 / 17 2부 / 57 3부 / 133 4부 / 169 5부 / 231 6부 / 289 에필로그 / 327 작품해설 / 333 주요 장편소설 / 341 |
크리스마스 선물 교환식으로 받았던 책.
독후감 쓰려고 도서 검색해보고 알았다. 5편까지 있었구나. . . .
% 스포 주의 %
달에서 5만 년 전의, 인간과 동일한 외견을 가진 시체, '월인'의 정체를 밝히는 이야기이다.
프로젝트 전체를 총괄하는 헌트의 시점으로, 각 분야의 과학자들이 발견과 논쟁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 5만 년 전후와 관련된 기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7만 년 전 동아프리카로부터 사피엔스는 아라비안 반도로 퍼졌고 유라시안 대륙 전체에서 우세했다.
- 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이 현재 우리와 같은 종이 되기까지 종간 교배보다는 적절한 종이었던 사피엔스로 교체되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인류학자로서 유발 하라리는 생존에 유리했던 사피엔스만의 특징을 '독특한 언어'로 주장하며 그 이유를 과학적 사실들로 설명한다. <별의 계승자>의 저자 또한 과학자들 사이의 논쟁이 되고 있는 이 시대로부터 상상력을 발전해 나간 듯하다. 인류학자의 스코프가 지구 내부라면 (당연함), 제임스 호건은 '월인' 찰리를 5만년 전의 생물체로 설정함으로써 '지구와 그 주변 행성들에서 같은 시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전개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네안데르탈인은 5만 년 전에서 4만 년 전 사이에 갑자기 사라지듯이 멸망했습니다. 아무래도 신참자인 훨씬 진보된 종에게 이길 수 없었나 봅니다. 이 새 인종이 하늘에서 내려온 듯 갑작스럽게 출현한 것도 과학자들의 고민거리였습니다. 그 새 인종이 바로 호모 사피엔스, 우리였죠."
과학적으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단편을 상상력으로 채우는 것은 소설가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에게도 좋은 영감이 되지 않을까? 현재 발견된 증거들을 가장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찾아야 하기에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각이 늘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제로 이런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을 것 같은 주제와, 공간, 등장인물로 둘러싸여 진행된다는 점에서 테드창이나 김초엽 작가의 SF 소설과는 확실히 다른 결을 띤다. 소설가가 과학을 재료로 쓴 글보다는 과학자가 쓴 소설 같은 느낌이다.
당연히 이 드넓은 우주에 우리와 같은 존재가 있지 않을까? 더 고도화된 문명과 과학 기술을 가진 존재가 있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그 존재와 과거 인류를 긴밀하게 엮어냄으로써 인류의 과거와 미래까지 떠올려보는 기회가 됐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후반부 월인의 정체와 지금까지 얽히고설킨 문제들이 한 번에 풀리는 장면이 굉장히 압도되는 시각적 묘사로 이루어져 있는 점이었다. 상상만으로도 벅찬데 시각적으로 구현되었을 때, 얼마나 큰 감동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2022년 서울국제도서전에 들렀을 때, SF 장르를 취급하는 출판사 부스에서 자유롭게 여러 권 고르다가 눈에 띄어 구매하게 되었던 책. 그때 10여권 정도를 사전 정보 없이 감과 추측만으로 구매했었는데, 이 책을 모르고 지나갔더라면 정말 아쉬웠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몰입력이 좋고 재미있는 책이다.
현대의 한국 SF는 대부분 좁고 깊은 과학 소재를 기반으로 하여 인문학적인 구조의 큰 주제를 키워나가는 경우가 많다. 미래의 시점에 어떤 기술이 발전했을 때 그 기술의 중심부 혹은 주변부에 위치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 구조가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를 이야기하며, 우리가 어떤 태도와 관점을 가지고 그 기술을 대해야 하는지,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꾸려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 그러나 제임스 P. 호건의 <별의 계승자>는 철저히 과학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한다.
과학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 자칫하면 지루하고 이해 가지 않는 학술적 사실만을 줄줄 나열해 독자들을 떨어져 나가게 만들 수 있다. <별의 계승자> 또한 초반부에 그런 위기를 살짝 겪는데, 5만 년 전에 달에 있었던 '찰리'라는 존재가 밝혀지면서 분위기가 순식간에 반전된다. 이 책은 '찰리'가 발견되고, 우리가 믿고 있던 다윈의 진화론과 지구의 역사가 뿌리부터 흔들리는 와중에 과학자들이 치열한 토론과 추리를 통해 모든 증거에 부합하는 완벽한 가설을 세워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과정은 무대만 우주일 뿐이지 추리 소설의 형식과 거의 비슷하여, 수수께끼의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나가는 기분이 든다. 아주 조그마한 힌트가 발견되고, 그 힌트를 통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상상한 다음, 애가 탈 즈음에 다음 힌트를 내어주는 방식으로, 작가는 독자들을 충분히 즐겁게 한다.
과학자들의 토론이니만큼 쓰이는 용어나 오고 가는 말들이 어렵기는 하다.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나도 단번에 전부 이해하기는 어려워 여러 번 반복해 읽어야 했던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그들이 주고받는 말을 전부 이해하지 못해도 연구에 참여하는 사람들(혹은 작가)의 기발한 발상을 따라가기는 어렵지 않다. 게다가 <별의 계승자>의 묘미는 끝에 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가설을 뒤엎고 보완하고 새롭게 보기를 반복하다 어느 순간 장장 300페이지를 통해 짠 촘촘한 거미줄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게 되면, 머리 아픈 토론의 파도를 견딘 보람을 느낄 것이다.
<별의 계승자>는 인간이 우주 공간을 처음 발견하고 지구는 그 광활한 우주 속 티끌만 한 먼지보다도 작은 점 하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때 받은 충격을 다시 한번 선사한다. 이렇게 촘촘하고 치밀하게 짠 내용이 사실이 아닌 허구라는 부분은 더 매력적이다. 타 SF 소설과는 다르게 과학 기술의 묘사에 더 집중하고 있지만 그것이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는 것 또한 작가의 능력이리라. <별의 계승자>는 이 첫 권으로 명성을 얻은 뒤 4권을 추가로 집필해 현재 해당 세계관에는 총 5권이 연결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한 권이 주는 임팩트가 강렬하다 생각해 나머지 책들에는 오히려 관심이 안 가지만... 나중에 여건이 된다면 2권을 추가로 읽어보고 싶다.
초월적인 힘이라든가 섭리가 있다는 생각은 관찰자의 왜곡된 의식 속에 있지, 관찰 대상이 되는 사실 안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달에서 5만년전 지금의 인류와 거의 동일한 생명체의 유해가 발굴이 된다. 그는 어디에서 온 것이고 왜 거기서 죽어 있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가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다. 많이 반복된 소재이긴 하지만 소재 자체의 매력은 충분하다. 단지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과정이 꽤나 지루하다. 그래서 소설로서의 매력은 그닥이다.
큰 갈등없이 사건 자체에 집중한다는 면에서 아서 클라크의 소설들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그만큼 장엄함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테드 창만큼 과학적인 아이디어를 밀도있는 이야기로 풀어내지도 못했다. 개인적 취향과 맞지 않는 부분이겠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