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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 다시 읽는 황순원

[ 개정판 ] 도서 제본방식 안내이동 다시읽는 한국문학-01이동
리뷰 총점9.3 리뷰 3건 | 판매지수 7,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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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0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54g | 148*210*20mm
ISBN13 9788979521146
ISBN10 8979521146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현대문학 고유의 서정적 아름다움과 예술성을 대표하는 작가 황순원의 대표 단편 모음집. 그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대표작이자 현대문학의 대표 단편소설이라 칭할만한 작품 「소나기」와 죽은 어머니의 이미지를 집요하게 추구하는 소년의 내적 편력을 심리적인 흐름을 따라 잘 묘사하고 있는 「별」, 그리고 「산골아이」와 「독 짓는 늙은이」 등 황순원의 초기 작품 네 편을 모아 담았다.

이 책은 1998년에 첫 선을 보인 이래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다시 읽는 시리즈'의 개정증보판으로, 새로운 구성과 보기 좋은 편집으로 읽는 재미를 더했으며, 각 권마다 한 편에서 두 편 이상의 소설을 더하였다. 또한 낯선 토속어나 옛말, 한자어 등은 본문 아래 꼼꼼하게 풀어 담아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일반 성인 독자까지 모두가 함께 읽기에 좋도록 구성하였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추천의 말 / 문학, 지성과 품성을 만드는 생명의 언어 - 교육부 독서교육발전자문위원회 위원 허병두
소나기

산골아이
독 짓는 늙은이
작가소개
작품해설 / 황순원 초기 소설의 세계 - 문학평론가 김재영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소녀가 속삭이듯이, 이리 들어와 앉으라고 했다.
괜찮다고 했다. 소녀가 다시 들어와 앉으라고 했다. 할 수 없이 뒷걸음질을 쳤다. 그 바람에 소녀가 안고 있는 꽃묶음이 우그러들었다. 그러나 소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비에 젖은 소년의 몸내음새가 확 코에 끼얹혀졌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도리어 소년의 몸기운으로 해서 떨리던 몸이 적이 누그러지는 느낌이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이 책에는 서정성이 뛰어나고 절제된 문체와 소설 구성의 세련된 기교로 독자들에게 미적 감동을 유발시키는 소설가로 정평이 나 있는 황순원의 대표적 단편소설인 '소나기'를 비롯한 4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황순원은 초기에는 주로 환성적인 수법으로 소년소녀가 등장하는 동화류의 작품을 많이 썼다. 그러므로 그의 초기 작품들은 유년이나 동화적인 낙원의 색채로 가리워진 세계로서 성숙에로의 통과제의가 아직 채 이루어지지 않은 유년기에 그 기조를 두고 있다.
한 예로 1941년 발표된 단편으로 죽은 어머니의 이미지를 집요하게 추구하는 소년의 내적 편력을 심리적인 흐름에 따라 묘사하고 있는 '별', 그리고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로 성에 눈뜨게 되는 사춘기 소년소녀의 애수 어린 첫사랑의 경험을 통해서 인생 입문의 과정에서 보편적으로 겪게 되는 외상적인 아픔과 정서적인 손상을 다루고 있는 '소나기' 등을 들 수 있다.

그 밖에도 한겨울 깊은 산골마을의 고즈넉한 인가에 찾아드는 밤 풍경의 서정적 묘사가 일품인 '산골아이'는 묵뚝뚝하면서도 왠지 정겨움이 묻어나는 이북 사투리와 밤마다 소년이 할머니에게 졸라 듣는 무시무시한 옛날 이야기가 으스스하면서도 잔잔한 정감을 자아내고 있

회원리뷰 (3건) 리뷰 총점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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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황순원, 「별」과 「소나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오***스 | 2019.04.06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 황순원, 「별」과 「소나기」       황순원은 ‘순수’에 목말라하는 작가이다. 그에게 순수는 이데올로기와는 무관하다. 작가가 어머니, 누이, 소녀와 같은 대상에서 순수의 기호를 보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어머니와 누이와 소녀는 ‘욕망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존재들을 상징한다. 김소월이 「엄마야 누나야」에서 노래했듯이, 어머니와 누이=소녀는 욕망의;
리뷰제목

▣ 황순원, 「별」과 「소나기」

 

 

 

황순원은 순수에 목말라하는 작가이다. 그에게 순수는 이데올로기와는 무관하다. 작가가 어머니, 누이, 소녀와 같은 대상에서 순수의 기호를 보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어머니와 누이와 소녀는 욕망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존재들을 상징한다. 김소월이 「엄마야 누나야」에서 노래했듯이, 어머니와 누이=소녀는 욕망의 때, 달리 말하면 이데올로기와는 전연 상관없는 자리에 있다. 황순원의 「별」에는 어머니와 누이가 순수의 결정체로 나타나고, 「소나기」에서는 서울에서 온 소녀가 순수의 결정체로 묘사된다. 어머니와 누이와 소녀는 공통적으로 작품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데, 이것은 황순원이 생각하는 순수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는 실현될 수 없는 본질임을 에둘러 드러낸다. 순수를 향한 낭만주의적 열정은 언제나 죽음의식과 통한다. 죽음만큼 순수한 것이 어디에 있는가.

 

「별」과 「소나기」는 어린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별」에 나오는 아이는 어머니가 없다. 아이는 누이의 얼굴이 어머니와 닮았다는 동네 할머니 말을 듣고 누이의 얼굴을 찬찬히 살핀다. 죽은 어머니를 마음으로나마 느끼기 위해서이다. 너무나 엷은 입술이 지나치게 큰 데 비겨 눈은 짭짭하니 작고, 그 눈이 또 늘 몽롱이 흐려 있는 누이의 얼굴이다. 이복동생을 등에 업은 열한 살 누이가 아이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아이는 누이의 지나치게 큰 입새로 드러난 검은 잇몸을 바라보다가 어머니가 누이처럼 미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죽은 어머니는 관념이다. 아이는 머릿속에 아름다운 어머니를 그린다. 이에 비하면 누이는 현실이다. 아이는 머릿속으로 누이의 모습을 그리지 않는다. 어머니는 어머니이고, 누이는 누이이다. 현실에서 누이를 부정할수록 어머니는 아이의 모든 것이 된다. 관념으로 그린 어머니를 지키려면 현실을 사는 누이를 부정해야 하는 상황에 아이는 직면한 셈이다.

 

못생긴 누이를 부정하는 마음은 누이가 준 예쁜 각시 인형을 부정하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아이는 늘 몸에 품고 다니던 인형을 땅속에 묻는다. 인형인가 누이인가 분간 못할 서로 얽힌 손들이 매달리는 걸 아이는 느꼈지만, 아이는 어머니와 다른 그 손들을 애써 외면한다. 누이가 어머니 역할을 하려고 할 때마다 아이는 매몰차게 누이를 대한다. 당나귀 등에서 떨어졌을 때도 아이는 누이가 내미는 손을 무지스럽게 뿌리친다. 누이 등에 업힌 이복동생의 엉덩이를 꼬집어 울리기도 한다. 아기를 울린 누이가 의붓어머니에게 혼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누이가 마치 어머니처럼 굴 적마다 도리어 돌아간 어머니가 누이와 같지 않다는 생각으로 해서 더 누이에게 냉정할 수 있는 아이라는 진술에 드러나는 대로, 아이는 어떻게든 누이와 닮지 않은 어머니를 가슴속에 간직하려고 한다. 누이가 어머니 마음을 낼수록 아이는 그래서 누이를 자꾸만 멀리 한다.

 

그러나 이때 소녀는 또 자기만 뜻없이 바라보고 있는 아이에게 느껴지는 어떤 부족감을 못 참겠다는 듯한 기색을 떠올렸는가 하면, 아이의 어깨를 끌어당기면서 어느새 자기의 입술을 아이의 입에다 갖다 대고 부비었다. 아이는 저도 모르게 피하는 자세를 취하였으나, 서로 입술을 부비고 난 뒤에야 소녀에게서 물러났다. 그리고 일어났다. 그리고, 거친 숨을 쉬면서 흥분과 부끄러움으로 해서 빨개진 소녀를 내려다보았다. 벌써 소녀는 아이에게 결코 아름다운 소녀는 아니었다. 얼마나 음란스러운 눈인가. 이 소녀도 어머니가 아니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아이는 소녀에게서 돌아섰다. 소녀는 실망과 멸시로 찬 아이의 기색을 느끼며 아이를 붙들려 했으나, 아이는 쉽게 그네를 뿌리치고 무성한 여름 언덕길을 뛰어내릴 수 있었다.

 

열네 살이 된 아이는 여전히 누이와 거리를 둔다. 아이는 예쁜 소녀를 좋아한다. 아이가 생각하는 예쁜 소녀는 얼굴만 예뻐서는 안 된다. 몸도 마음도 순수해야 한다. 순수한 존재는 그저 바라봐야만 하는 존재이다. 티 하나 묻지 않은 소녀에 대한 환상으로 아이는 마음속에 그려진 어머니를 되새긴다. 문제는 아이 앞에 있는 예쁜 소녀는 욕망을 지닌 인간이라는 점에 있다. 아이는 그윽한 눈으로 소녀를 바라보지만 소녀는 그에 만족하지 못한다. 소녀는 아이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원한다. 아이 입술에 자기 입술을 댐으로써 소녀는 자기 마음을 아이에게 표현한다. 소녀에게 아이는 현실을 사는 남자인 셈이다. 하지만 아이는 소녀를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소녀는 어머니처럼 순결해야 한다. 입을 맞추고 부끄러워하는 소녀를 보며 아이는 이렇게 생각한다. 얼마나 음란스러운 눈인가. 이 소녀도 어머니가 아니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아이는 어머니를 별과 같은 존재로 생각한다. 별은 하늘에 떠있다. 하늘에 뜬 별은 볼 수는 있지만, 만질 수는 없는 사물이다. 예쁜 소녀와는 다르게 하늘에 뜬 별은 음란한 눈을 지니고 있지 않은 것이다. 순결한 소녀에 대한 욕망은 못생긴 누이를 대하는 아이의 마음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하루는 아버지가 노기 찬 음성으로 누이를 꾸짖는다. 누이가 한 반 동무의 오라비와 만난다는 걸 안 것이다. 전에 아이도 누이가 만나는 청년을 본 적이 있다. 아이는 그때 누이와 같은 여자와 좋아하는 청년의 마음을 정말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누이에게 또 청년을 만나면 치마로 묶어 강물에 집어넣을 거라고 경고한다. 아이는 온몸을 부르르 떨며 그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아버지가 누이에게 한 경고를 아이는 스스로 실천한다. 누이는 아무 말 없이 아이의 말을 듣는다. 치마로 묶어 강물에 집어넣어도 가만있을 자세다. 아이는 어머니와 같은 애정으로 자신을 대하는 누이가 싫어 치마 위에 죽은 듯이 누운 누이를 남겨둔 채 집으로 돌아온다.

 

누이가 시집가는 날, 아이는 누이가 자신을 찾는 걸 알면서도 외면을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누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아이는 들었다. 누이의 얼굴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자 아이는 땅에 묻은 인형을 다시 파내기 위해 골목으로 뛰어간다. 인형을 묻은 자리라고 생각한 곳을 여러 군데 팠지만 인형은 어디에도 없다. 골목을 나오는데 당나귀가 나온다. 등에 올라타서는 누이를 왜 죽였느냐고 소리를 친다. 부러 당나귀 등에서 떨어졌지만 누이는 오지 않는다. 아이 눈에 눈물이 고인다. 사방이 어두워지면서 별이 돋는다. 눈물이 고인 아이 눈으로 별빛이 내려온다. 아이는 오른편 눈에 내려온 별이 돌아간 어머니라고 느낀다. 왼편 눈으로 내려온 별은 죽은 누이가 아니냐는 생각을 하다가 아이는 고개를 젓는다. 누이는 어머니와 같은 아름다운 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아이는 죽은 누이마저 부정한다. 순수를 향한 열망은 이토록 아이 마음속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셈이다.

 

순수는 이데올로기(‘의미라고 해도 좋다)를 넘어서는 자리에 있다. 순수의 공간에는 의미가 들어설 여지가 없다. 작가는 죽은 어머니를 그리는 아이의 마음으로 순수를 그려낸다. 아이 마음에 새겨진 아름다움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아이는 자기 머릿속에 그려진 어머니의 모습으로 누이를 판단하고, 다른 소녀들을 판단한다. 아이에게 어머니는 성녀(聖女)이다. 누이나 소녀들은 어머니의 성녀 이미지에서 한참이나 멀리 떨어져 있다. 제목 은 이리 보면 그 누구도 다가갈 수 없는 순수한 이미지를 상징한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때가 묻지 않는 순수의 상징을 작가는 하늘에 뜬 에서 본다. 별은 땅에서 생활하는 인간과는 다른 장소에 있다. 지금 이곳에 부재하는 이미지를 어머니에게 투영함으로써 아이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성녀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곳에서 살 수 없는 성녀는 그래서 죽을 수밖에 없다. 어머니가 죽고, 어머니와 비슷한누이 역시 죽는다. 성녀로서 어머니 이미지를 마음에 품고 있는 한 아이는 결코 여자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 어디에도 없는 순수 이미지로 작가는 지금 이곳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와 맞서고 있는 셈이다.

 

황순원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소나기」 역시 이러한 순수 이미지에서 한 치도 벗어나고 있지 않다. 시골 소년과 서울에서 온 소녀의 애달픈 사랑을 다룬 이 소설에서 소녀는   에 나오는 어머니의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분홍 스웨터 소매를 걷어 올린 팔과 목덜미가 마냥 희었다.”라는 구절에 나타나는 대로, 소녀는 시골이라는 공간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소년이 사는 시골과 어울리지 않은 소녀는 그럼 왜 시골로 왔는가? 병이 들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병든 소녀를 순수의 결정체로 묘사한다. 병든 소녀는 어떻게 순수와 연결되는 것일까? 죄가 없는 소녀가 병에 걸렸다. 병에 걸린 아이를 볼 때 우리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생각해 보라. 얼마 살지 않았으니 어른들처럼 죄를 짓지 않은 아이가 병에 걸려 죽어간다. 이만큼 가슴 아픈 상황이 어디에 있을까. ‘병든 소녀는 병과 소녀가 합쳐진 말이 아니다. ‘병든 소녀는 그 자체로 하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소년과 소녀는 산 너머로 짧은 여행을 떠난다.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다. 소녀의 주도로 여행이 이루어졌지만, 실제 여행은 소년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산은 소년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원두막에서 무를 먹고, 지천에 핀 꽃을 한 움큼 꺾기도 한다. 비탈진 곳에 핀 꽃을 꺾으려던 소녀가 아래로 미끄러져 살짝 다치기도 했지만, 그를 계기로 소년과 소녀는 더욱 가까워진다.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소나기는 소년과 소녀가 가까워지는 바로 이 순간에 내린다. 소나기가 내리면서 날도 추워진다. 소녀의 입술이 파아랗게 질렸다. 어깨를 자꾸 떨었다.” 병든 소녀가 소나기를 맞았으니 몸이 남아날 리 없다. 도랑 있는 곳에 오니 엄청나게 물이 불어 있다. 빛마저 제법 붉은 흙탕물이다. 소년이 등을 내민다. 소녀는 순순히 업힌다. 이 날 이후로 소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한참이나 지나 소년은 개울가에서 소녀를 본다. 소녀의 얼굴이 핼쑥하다.

 

소녀가 분홍 스웨터 앞자락을 내려다본다. 거기에 검붉은 진흙물 같은 게 들어 있었다.

소녀가 가만히 보조개를 떠올리며,

그래 이게 무슨 물 같니?”

소년은 스웨터 앞자락만 바라보고 있었다.

, 생각해 냈다. 그날 도랑을 건너면서 내가 업힌 일이 있지? 그때 네 등에서 옮은 물이다.”

소년은 얼굴이 확 달아오름을 느꼈다.

 

소녀는 스웨터 앞자락에 묻은 검붉은 진흙물을 소년에게 보여준다. 소나기가 내린 날, 소년이 소녀를 업었을 때 옮은 물이다. 이때 이미 소녀는 자기 죽음을 예감했는지도 모른다. 얼굴이 확 달아오른 소년을 보며 소녀는 무엇을 생각했을까? 갈림길에서 헤어지며 소녀는 소년에게 대추를 준다. 그러면서 추석이 지나면 집을 내주고 다른 곳으로 갈 거라고 이야기한다. 소녀와 헤어져 집에 돌아오는 소년의 마음은 쓸쓸하기만 하다. 대추알의 단맛을 느낄 수 없을 정도다. 이날 밤 소년은 덕쇠 할아버지네 호두밭으로 간다. 떠나는 소녀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서이다. 호두로 불룩해진 주머니를 어루만지다 소년은 아차, 하는 생각이 든다. 병이 좀 낫거들랑 이사 가기 전에 개울가로 나와 달라는 말을 하지 못한 것이다. 바보 같은 것, 바보 같은 것이라는 말로 작가는 소년의 애틋한 심리를 표현한다.

 

소녀네가 이사 가는 날이 다가왔다. 내일이다. 소년은 저도 모르게 주머니 속 호두알을 만지작거린다. 그리고 그날 밤, 소년은 잠결에 소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번 계집애는 어린 것이 여간 잔망스럽지 않다고 말하는 아버지 목소리가 들린다. 소녀는 자기가 죽거든 입던 옷을 꼭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고 했단다. 작가는 이 대목에서 소설을 끝낸다. 이후에 벌어질 일은 독자들의 상상에 맡겨둔 것이다. 소년은 소녀를 잊을 수 있을까? 소년은 아마도 소녀의 스웨터에 묻은 검붉은 진흙물을 잊지 못할 것이다. 소녀가 그 흔적을 어찌 생각하는지 소년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병든 소녀가 죽었다. 소년의 흔적이 묻은 옷을 입은 채 죽었다. 작가는 소년과 소녀 사이를 오가는 이 마음에서 때 묻지 않은 순수를 본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의미가 끼어들 수 있을까?

 

병든 소녀를 소년은 좋아했고, 병든 소녀는 소년을 좋아했다. 황순원은 이루어지지 않은 소년과 소녀의 사랑으로 순수를 표현한다. 「별」에 등장하는 아이나 이 소설에 등장하는 소년은 순수를 향한 열망에 깊숙이 빠져 있다. 어찌 보면 그들은 어머니와 소녀를 곁에 둘 수 없는 운명을 안고 태어났는지 모른다. 그들은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있다. 순수한 존재로서 어머니와 소녀는 이 세상에 없다. 「소나기」에 등장하는 소년은 현실에서 소녀를 만나지 않았느냐고? 맞다. 하지만 현실에 나타난 소녀는 곧바로 죽는다. 소년은 이미 병이 든 소녀를 통해 순수의 비극을 체험한 셈이다. 황순원이 그리는 순수는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바탕으로 그려진다. 그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꿈을 소설의 세계로 불러낸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소설에는 현실이 없다. 순수라는 관념으로 그는 이데올로기 너머에서 빛나는 허상을 현실인 듯 대면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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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소나기 마을을 가봐야겠다.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레* | 2011.04.2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우연찮게 양평쪽에 있는 소나기 마을에 가게됐다. 한바퀴 쭉~ 돌기에, 산책하기에 좋게 잘 만들어놨다. (http://www.소나기마을.kr/) 황순원 문학관도 있었는데 (2천원) 유료라 안들어간건 아니고 황순원에 대한 지식이 너무 적은 상태라 별 의미가 없을거 같아 들어가지 않았다. 이후 지인께 선물 받은 책.   소나기, 별, 산골아이, 독 짓는 늙은이. 총 4편의 단편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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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양평쪽에 있는 소나기 마을에 가게됐다.

한바퀴 쭉~ 돌기에, 산책하기에 좋게 잘 만들어놨다.

(http://www.소나기마을.kr/)

황순원 문학관도 있었는데 (2천원) 유료라 안들어간건 아니고

황순원에 대한 지식이 너무 적은 상태라 별 의미가 없을거 같아

들어가지 않았다. 이후 지인께 선물 받은 책.

 

소나기, 별, 산골아이, 독 짓는 늙은이. 총 4편의 단편

2편은 인상깊게 읽었고 (소나기, 독 짓는 늙은이)

2편은 크게 와닿지 않았다. (별, 산골아이)

 

서정적이라는 건 이런 느낌 이구나.

 

그리고....

내가 모르는 단어가 이렇게 많았다는 것에 깜짝 놀랬다.

그래도 책 하단에 어려운 단어에 대한 설명이 자그마하게

나와있어서 편하게 읽었다. 참 다행. ^^

 

다음에 양평에 놀러 가게 되면 소나기 마을에 다시 가서

황순원 문학관도 가봐야 겠다.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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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디 흔하지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m***p | 2008.12.0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맑은소리의 다시읽는 시리즈는 깔끔해서 좋다.   황순원의 소나기 역시 그러하다. 별, 독짓는 늙은이 등이 들어 있는 이 작품집은 초등학생들도 우리 대표문학을 이해하기 쉽도록 어휘도 설명되어 있고 간간이 삽화도 들어 있어 보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물론 글자 크기도 적당해 누구나 보기 쉽다.   몇년 전 타계한 황순원 선생의 작품을 읽으면서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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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소리의 다시읽는 시리즈는 깔끔해서 좋다.

 

황순원의 소나기 역시 그러하다.

별, 독짓는 늙은이 등이 들어 있는 이 작품집은

초등학생들도 우리 대표문학을 이해하기 쉽도록

어휘도 설명되어 있고 간간이 삽화도 들어 있어

보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물론 글자 크기도 적당해 누구나 보기 쉽다.

 

몇년 전 타계한 황순원 선생의 작품을 읽으면서

간혹 지식인으로 현실을 너무 무시하고 순수 문학 세계에만 빠져 있었다고

비평하는 사람들이 있는데....그런 비평들은 다 잊고 싶다.

 

간혹 이런 문학의 세계 속에서 헤엄쳐 보는 것도 좋은 일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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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0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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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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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r*****8 | 2021.12.30
구매 평점4점
아들아 읽자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로얄 n*****g | 2020.09.29
구매 평점5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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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n*****g | 2020.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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