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쥘 베른 Jules Verne 1828년 프랑스 서부의 항구도시 낭트에서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부터 바다와 그 너머에 있는 미지의 땅을 동경했다. 열한 살 때 사촌누이를 사랑하여, 산호 목걸이를 선물하려고 인도행 무역선에 몰래 탔다가 아버지에게 들켜서 돌아온다. 이때 아버지한테 약속한 한마디?“앞으로는 꿈속에서만 여행하겠다”?는 참으로 암시적이다. 열아홉 살 때 법률을 공부하러 파리로 상경하지만 독서와 극장 순례로 시간을 보낸다. 20대에는 극작가를 지망하지만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서른네 살 때인 1862년, 친구가 제작한 기구(거인호)에서 영감을 얻어 쓴 『기구를 타고 5주간』이 출판업자 에첼의 눈에 띄어 이듬해인 1863년에 출판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는다. 일약 인기작가가 된 베른은 ‘경이의 여행’ 시리즈라고 일컬어지는 수많은 걸작을 1년에 한 편 이상씩 40여 년 동안 꾸준히 쓰게 된다. 1905년에 사망할 때까지 80편이 넘는 장편소설을 썼고, 전세계에서 번역되어 수많은 애독자를 열광시켰다.
그린이 질베르 모렐 Gilbert Maurel 1950년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났다. ‘갈리마르’를 비롯한 여러 출판사의 아동 도서에 삽화를 그렸으며, 『아르카숑의 샘』을 비롯한 그림책도 여러 권 펴냈다. 지금은 라로셸에 거주하면서 아틀리에를 운영하고 있고, 그곳 해양박물관 전시에도 자문역으로 참여하고 있다.
옮긴이 김석희 서울대학교 인문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국문학과를 중퇴했으며,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가로 데뷔했다. 영어·프랑스어·일본어를 넘나들면서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존 러스킨의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키란 데사이의 『상실의 상속』, 로라 잉걸스 와일더의 『초원의 집』 시리즈,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과 『신비의 섬』,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홋타 요시에의 『고야』 등 200여 권을 번역했다. 역자후기 모음집 『번역가의 서재』 등을 펴냈으며, 제1회 한국번역상 대상을 수상했다.
때는 1866년, 세계 각지의 바다에 괴생명체가 출몰하여 선박들을 공격한다. 이에 미국 정부는 그 정체를 밝히기 위해 원정대를 발족하고 프랑스의 유명 박물학 박사 피에르 아로낙스와 그의 하인 콩세유, 고래잡이의 명수 네드 랜드가 여기에 참가하게 된다. 반년에 가까운 탐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성과를 올리지 못해 모두가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었을 즈음 마침내 괴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순양함이 혼란에 빠진 와중에 아로낙스 박사, 콩세유, 네드 랜드는 바다에 빠지고 만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괴생명체’에 의해 구출받게 된 세 사람은 그것이 생명체가 아닌, 초현대적 과학 기술로 제작된 잠수함 ‘노틸러스’호임을 알게 된다. 잠수함의 주인 네모 선장은 육지 세상을 등지고 해저 세계를 탐험하는 바다의 은둔자였다. 그는 아로낙스 박사 일행에게 노틸러스호의 보안을 위해 육지로 내보내주지 않는 대신 자신의 탐험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던 아로낙스 박사 일행은 그리하여 네모 선장과 함께 바다 속 세계를 누비며 갖가지 기기묘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네모 선장의 탐험에는 또 다른 숨겨진 목적이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