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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젊은 문화인이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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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88g | 145*210*20mm
ISBN13 9788960903685
ISBN10 89609036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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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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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남편(장준환) 역할에는 어느 배우도 캐스팅하기가 어려운 거예요. 그 사람 느낌을 어느 누구도 내줄 수 없을 것 같아서 끝내 캐스팅을 못했어요. 잠깐 방에서 대화를 나누는 신인데. 제가 너무 캐스팅을 못하겠다고, 직접 출연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남편한테 부탁을 했어요. 그랬더니 처음에는 자긴 절대로 연기 못한다고 펄쩍펄쩍 뛰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에 합의를 봤어요. 얼굴이 안 나오게 등하고 옆모습만 찍을 테니까 대사만 해주면 된다. 얼굴은 안 나와도 그편이 훨씬 느낌이 살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약속하고 남편이 현장에 왔어요. 그런데 제가 카메라 앵글을 세팅하는 사이에 보니까 남편이 옆방에 서 얼굴 분장을 다 했더라고요.(웃음) “아니, 얼굴도 안 나오는데 분장을 왜 했어요?” 하고 물었더니 “내가 감독인데, 감독 말을 어떻게 믿어요?” 이러는 거예요. 감독이 현장에서 어떻게 찍을지 어떻게 아느냐고.(웃음) 그렇게 한 컷 도와주고 돌아갔어요.
--- p.25

쓴다는 것은 자신의 내면과 맞서는 일이에요. 취재도 많이 하고 사람과 사람이 정보를 주고받을 때 생겨나는 관계성도 있습니다만 결국에는 자기 자신과 펜, 종이 또는 컴퓨터로 된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혼자서 하는 싸움이죠. 한편으로 저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저 스스로를 고독으로 몰아넣는데, 역시 어딘가 견딜 수 없는 부분이 있어요.
--- p. 34

확실히 고레에다 감독님은 아이 연출이 훌륭해요. 저는 고레에다 감독님이 어린아이 연출을 하신 작품의 조감독으로는 일해보지 않아서 감독님께 비결을 물었어요. “거의 연기 경험이 없는 아이를 캐스팅하고, 시나리오는 사전에 일절 보여주지 않아. 촬영 당일에 귓가에서 말해야 할 것을 속닥속닥 속삭여서 현장에서 만들어가지” 하시던걸요. 어린아이란 학습 능력이 높다는 것이 좋기도 나쁘기도 해서, 한번 버릇으로 굳어버리면 어른 배우처럼 바로잡을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진지한 자세의 아역일수록 집에서 연습을 너무 하는 바람에, 엄마에게 연출을 받아서요, 오디션 때는 굉장히 생기가 넘쳤다가 현장에 오면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경우도…….
--- p.53-54

궁금하실 것 같아 알려드립니다만, 골든스테이트워리어스의 연승 행진은 중단되었습니다. 24연승에서 끝이 났습니다. 역대 최고 기록은 1971-1972년 시즌에 LA레이커스 팀이 세운 33연승이었습니다. 골든스테이트워리어스의 경기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연승이 끝난 게 아쉽기도 하지만 마음이 후련하기도 합니다. 기록 같은 건 빨리 깨지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기록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부담 없이 마음껏 경기를 할 수 있겠죠.
--- p.75쪽

그림으로 말하자면, 한 장의 그림 속에 ‘이 느낌이 좋겠다’ 하는 청사진이 미리 있어서, 그리면서 깎아내거나 덧붙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하나의 선을 그린 곳에 ‘아, 이거라면 이런 식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라든지 ‘이런 식의 전개로 여기 형체가 들어가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그림이 자동 생성되어가는 겁니다. 일련의 프로세스가 하나의 비주얼이므로, 한번 만들어진 것은 깎아내기가 굉장히 어렵죠. 한번 완성했어도 내가 추구한 것과 전체 상이 다르면 한 번 더 맨 처음부터 해나갑니다. (…) 그림을 그릴 때는 당초 생각했던 것에서 싹 달라질 때 스스로 해방감이 큽니다.
--- p.91-92

쉽게 “나는 이런 것 저런 것이 아주 싫어!” 하고 강하게 말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듯해 걱정입니다. 무언가를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이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쉬우면 그건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실 “나는 구체적으로 이런 것 저런 것이 좋아” 하고 말하는 사람이 훨씬 행복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죠.
--- p.209

일본에서도, 특히 인터넷에서는 어느 쪽인가 하면, 싫어하는 것에 대한 말이 많아서 세상에는 그런 감정이 더 많은 게 아닌가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는 그리 큰 소리를 내지 않으니 싫어하는 것을 선언하는 소리가 크게 들릴 뿐이죠. (…) ‘공감할 수 없어서 따분했습니다’가 독서에서 가장 서글픈 감상이라고 하는데, 저는 공감할 수 없는 책을 만나면 제 윤곽이 조금 변한 기분이 들어서 기뻐요. 제가 알지 못하는 생각, 아직 도달하지 못한 무엇이 있는 것 같아서 더 읽게 되고 알고 싶어지니까요. 공감할 수 없다고 거기서 책 읽기를 그만둬버리면 자신의 형태가 일절 변하지 않은 채 어른이 돼버리지 않나 생각합니다.
--- p.209-210

처음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연극을 만들었습니다. 아주 즐거웠어요. 어린이는 연극의 관객으로서 무척 뛰어나기 때문이죠. 상상력이 풍부하니까요. 그때는 어린이 쪽이 어른보다 관객으로서 훌륭하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른을 버리고 어린이 연극만을 만들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경험을 쌓을수록 쇠퇴하는 상상력만 있는 게 아니라 경험을 쌓아 강해지거나 새롭게 손에 넣는 상상력도 있거든요.
--- p. 276-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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