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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큐큐 퀴어 단편선-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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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302g | 135*200*20mm
ISBN13 9791196438111
ISBN10 1196438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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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퀴어문학 전문 출판사에서 발간한 퀴어문학 단편선. 한국 문단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는 6명의 젊은 작가들이 참여했다. 고전을 퀴어 서사로 풀어낸 이번 소설집에는 다양한 사람과 사랑이 나온다. 이제 미처 우리가 몰랐던, 발견하지 못했던 다채로운 사랑의 폭을 발견할 때다. -문학M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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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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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키스?”
우리는 그 말을 놓고 웃음을 터트린다. 첫 키스. 그 말이 무슨 대단한 농담이라도 되는 듯이.
“오늘 하게 될 줄은 몰랐네. 너랑 할 줄도 몰랐지만.”
“나라서 싫어?”
“너라서 행운이라고 생각해.” ---「볕과 그림자」중에서

“산다는 게 말이야, 산다는 게…….”
하지만 사는 게 어떻다는 건지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상관없다. 하트는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테니까.
“나도 그래.” ---「볕과 그림자」중에서

그 고립감은 소중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고 마치 햇볕에 달궈진 모래밭을 밟았던 아까의 낮처럼 몸이 따뜻해진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따뜻해진다는 것은 어쩌면 내 자신이 별이 된다는 것은 아닐까. 측정할 수 없는 정도의 열기를 갖게 되어 눈부시게 밝아진다는 것은 아닐까. ---「레이디」중에서

그러자 좀 슬퍼졌는데 우리가 뭘 가진 것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건 빈곤함에 대한 자각 같은 것이었다. 우리가 몸을 만질 때나 함께 걸을 때나 사랑해, 라고 표현하고 싶을 때마다 나는 마음에 비해 그걸 드러낼 방법이 없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건 원래 없다기보다는 우리의 무지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애초에 없는 것이 아니라 가지지 못한 것 같았다. ---「레이디」중에서

내 피에는 사람들의 하트가 흐르거든.
그거면 족해. 난. ---「강원도 형」중에서

나는 누구 앞에서도 솔직할 수 없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거든. 누구라도 날 사랑해주면 그걸로 족하거든. 그러니까 더 나를 숨기고 싶어. 더 내가 아니고 싶어. 내가 나를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 때까지 한없이 내게서 멀어지고 싶어.
아니. 거짓말이야.
실은 나, 단 한순간이라도 나 자신이고 싶어. 그냥 아무것도 아닌 나 자신으로서 살고 싶어. 내 모습 그대로 사랑받고 싶어. ---「강원도 형」중에서

나는 혼자 오는 손님들을 좋아했다. 그들은 골똘히 수프를 바라봤고 골똘히 수프를 먹었다. 한 숟가락을 입에 넣고서 허공을 응시했다. 오래도록 입을 우물거렸다. 입안에서 혼잣말을 웅얼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가끔은 나도 수프 한 그릇을 떠서 각자 떨어져 앉은 손님들 사이에 앉고는 했다. 혼자라는 느낌도 함께라는 느낌도 들지 않아서 좋았다. ---「뻔한 세상의 아주 평범한 말투」중에서

아프면 멀게 느껴졌다. 천장이 너무 높아 보였다. 방문이 너무 멀어 보였다. 물에 잠긴 것처럼 눈을 뜨고 있어도 초점이 흩어졌다. 소리들이 웅얼거렸다. 자세를 바꾸려면 공기를 밀어내는 느낌으로 몸을 움직여야 했다. 숨을 참고 있는 것처럼 가슴이 답답했다. 내가 지금 여기에 이렇게 있다는 걸 잊어버릴 수가 없었다. 아프다는 것은 나 자신이 나 자신을 지나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을 듣고 있어야만 하는 느낌이었다. ---「뻔한 세상의 아주 평범한 말투」중에서

나도 더 이상 너를 설득할 생각은 없어. 단지 나는 네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싶었어. 네가 그 인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줄 알았지. ---「카밀라」중에서

이 순간에도, 나는 어떤 시간을 붙잡고 있었으니까. 정말로 끝나버릴 것 같은 순간. 누군가를 영원히 잃어버릴 것 같은 꿈. ---「카밀라」중에서

나는 엄마에게 류를 소개시켜줄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는지도 몰랐다. 소개시켜주고 싶다, 는 그 마음을 난 더 좋아했는지도.
“여기서 끝이라고?”
“응. 여긴 여기가 끝.” ---「유월 열차」중에서

“다시 우리 둘만 남았어.”
“그러네? 너무 좋네?”
“나도.”
나는 류의 허벅지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어 몸을 고정했다. 열차가 더 기울어졌지만 하나도 불안하지 않았다. 드문드문 불 밝힌 건물 사이로 로터리가 동그랗게 빛났다. 그건 이제 손가락에 끼울 수 있을 만큼 작아져 있었다.
---「유월 열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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