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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 가만히 외우고 싶고 베끼고 싶은 65편의 시

신철 그림 / 안도현 | 모악 | 2019년 02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9건 | 판매지수 2,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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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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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9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286g | 140*220*20mm
ISBN13 9791188071180
ISBN10 1188071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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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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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에게 바치는 시집”
“앞으로 만나게 될 그 사람을 위해 읽어야 할 시집”


서정과 서사와 감성, 예술적 감동의 삼위일체

활발한 창작 활동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안도현 시인이 특별한 시집을 펴냈다.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에는 안도현 시인만의 문학적 감수성으로 가려 모은 65편의 시가 담겨 있다. 황동규, 이성복, 정희성, 천양희, 도종환, 송찬호, 함민복, 김해자, 장석남, 문태준, 손택수, 박성우 등 거장부터 중견과 신진에 이르기까지, 한국 시단을 이끌어가는 쟁쟁한 시인들의 빛나는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삶의 터전 곳곳에서 영혼의 언어로 길어 올린 시편들에는 웅숭깊은 사유가 서정적 언어로 수놓아져 있다. 그 시편들의 행간에 숨어 있는 의미를 안도현 시인은 특유의 섬세한 언어로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안도현 시인의 해설을 통해 독자들은 또 다른 시적 질문과 만나고, 그에 대한 응답을 발견하면서 시를 읽는 즐거움은 더욱 커진다. 그리하여 한 편의 시는 단순한 감동으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의미를 찾아 그에 화답하는 과정을 거쳐 더 넓은 예술적 공감의 장으로 나아간다. 이처럼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은 다채로운 시의 정원에 펼쳐진 서정과 서사와 감성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어준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젓갈 · 이대흠 / 가을소묘 · 함민복 / 메꽃 · 이안 / 우는 손 · 유홍준 / 나무에 대하여 · 이성복 / 이마 · 신미나 / 따뜻한 비 · 이현승 / 화학선생님 · 정양 / 고향 · 조말선 / 여름 끝물 · 문성해 / 아침 · 문태준 / 그믐 · 김수열 / 나팔꽃 · 권대웅 / 휘영청이라는 말 · 이상국 / 하관 · 천수호 / 9월 · 고영민 / 빗소리 곁에 · 장석남 / 의자 · 차성환 / 먹기러기 · 손택수 / 종로일가 · 황인찬 / 합일 · 김해자 / 이런 낭패 · 도광의 / 옥이 · 이병초 / 저무는 우시장 · 고두현 / 소년에게 · 박성우 / 모란이 피네 · 송찬호 / 허공 · 이덕규 / 병든 짐승 · 도종환 / 발 · 권기만 / 물가재미식해 · 김명인 / 도토리들 · 이봉환 / 그늘에 묻다 · 길상호 / 그믐오리 · 이중기 / 반 뼘 · 손세실리아 / 탁! 탁! · 이설야 / 고약한 사이 · 조성국 / 물 안의 여자 · 김근 / 동담치 · 육근상 / 꽃잠 · 김성규 / 집에 못가다 · 정희성 / 11월 · 서정춘 / 한점 해봐, 언니 · 김언희 / 그렇게 · 김명수 / 나는 벌써 · 이재무 / 사이 · 김수복 / 우물 · 이영광 / 늙음 · 최영철 / 잔설 · 이정록 / 늪의 내간체를 얻다 · 송재학 / 사춘 · 정끝별 / 석유 · 송경동 / 더 쨍한 사랑 노래 · 황동규 / 서릿발 · 송종찬 / 벼랑의 나무 · 안상학 / 꽃 핀 저쪽 · 최정례 / 가족의 시작 · 김주대 / 별이 사라진다 · 천양희 / 풍장 · 이동순 / 그루터기 · 박승민 / 별 닦는 나무 · 공광규 / 배롱나무의 안쪽 · 안현미 / 12월 · 유강희 / 억새풀 · 이윤학 / 이문재 · 노독 / 등꽃이 필 때 · 김윤이

저자 소개 (2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시를 읽는 일로 생을 통과하는 사람이 시인이다!

안도현 시인은 말한다. 시인이란, “세상의 모든 말과 우주의 예사롭지 않은 기미를 날카롭게 알아채”는 사람이라고. “좋은 말 한 마디, 빛나는 문장 하나를 품고 있어도 하루 종일 외롭지 않”은 사람이라고. 그런데 시를 사랑한다는 것은 시를 쓰는 행위일까? 아니면 시를 읽는 행위일까? 안도현 시인은 다시 말한다. “시를 쓰지 않지만 시를 읽는 일로 생을 통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훨씬 시인에 가깝다”고. 지금 이 순간,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에 수록된 시편들을 가만히 외우고 몰래 베끼고 있는 당신이 바로 시인이라고.

어머니가 주신 반찬에는 어머니의
몸 아닌 것이 없다

입맛 없을 때 먹으라고 주신 젓갈
매운 고추 송송 썰어 먹으려다 보니
이런,

어머니의 속을 절인 것 아닌가
-이대흠의 「젓갈」 전문

“오랜 시간 간장이 짓물러지도록 살아온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속을 태우며 살아온 화자의 모습이 이 짧은 시 속에 다 들어 있다. 우리는 시가 반성의 양식이라는 걸 여기서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젓갈 때문에 잠시 숙연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속을 절여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건네줘 보았나.” -안도현 시인의 해설 중에서

오동나무 밑을 지나가는데 아이 하나가 다가온다

동그랗게 말아 쥔 아이의 손아귀에서

매미 울음소리가 들린다

얘야 그 손

풀어

매미 놓아주어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 평생 우는 손으로 살아야 한단다
-유홍준 「우는 손」 전문

“아이에게 매미는 신기한 놀이지만 매미에게 아이는 저승사자다. 시인은 매미를 놓아달라고 점잖게 요청한다. 5행의 ‘풀어’는 단 두 글자인데 매미라는 미물을 속박에서 해방시키는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한다. 그 어떤 구호보다 강력한 울림을 만드는 두 글자다. 우리는 지금, 혹시 우는 손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안도현 시인의 해설 중에서

장판에 손톱으로
꾹 눌러놓은 자국 같은 게
마음이라면
거기 들어가 눕고 싶었다

요를 덮고
한 사흘만
조용히 앓다가

밥물이 알맞나
손등으로 물금을 재러
일어나서 부엌으로
-신미나 「이마」 전문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병을 얻은 것은 아마도 사랑이 만든 서러움 때문일 것이다. 한 사흘 앓아눕는 것으로 마음의 병을 이기고자 하는 태도는 이미 치유의 길을 훤히 알고 있다는 뜻이다. 손등으로 물금을 잰다는 말은 얼마나 아름답고 가지런한가!” -안도현 시인의 해설 중에서

아슴아슴하고 따뜻한 그림과 함께하는 시 읽기!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은 독자들에게 시 읽기의 참맛과 함께 회화적 상상력을 음미하는 기쁨도 선사한다. 시집 곳곳에 보물처럼 자리하고 있는 신철 화백의 감성적 그림들은 읽는 즐거움을 넘어 보는 즐거움까지 누리게 한다. 65명의 시인이 쓴 65편의 개성 넘치는 시편과 안도현 시인이 조곤조곤 들려주는 친절한 해설, 여기에 아슴아슴한 선과 가슴이 따뜻해지는 색채로 이루어진 신철 화백의 그림은 입체적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처럼 특별한 예술적 체험을 안겨주는 시집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은 세상살이에 지친 독자들에게 편안한 위안과 더불어 새로운 희망과 설렘을 안겨주고 있다.

회원리뷰 (9건) 리뷰 총점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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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73]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소**기 | 2021.06.29 | 추천24 | 댓글2 리뷰제목
[ 나무에 대하여 ]                                            - 이성복 때로 나무들은 아래로 내려가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나무의 몸통뿐만 아니라 가지;
리뷰제목

[ 나무에 대하여 ]

 
                                         - 이성복

때로 나무들은

아래로 내려가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나무의 몸통뿐만 아니라 가지도 잎새도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고 싶을 것이다

무슨 부끄러운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남의 눈에 띄지 않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왼종일 마냥 서 있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을 것이다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제 뿌리가 엉켜 있는 곳이

얼마나 어두운지 알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몸통과 가지와 잎새를 고스란히 제 뿌리 밑에 묻어두고,

언젠가 두고 온 하늘 아래

다시 서 보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 이마 ]

                                              - 신미나

장판에 손톱으로

눌러놓은 자국 같은 게

마음이라면

거기 들어가 눕고 싶었다

 

요를 덮고

사흘만

조용히 앓다가


 

밥물이 알맞나

손등으로 물금을 재러

일어나서 부엌으로

 

[ 모란이 피네 ]

 
                                    - 송찬호

 

외로운 홑몸 그 종지기가 죽고

종탑만 남아 있는 골짜기를 지나

마지막 종소리를

이렇게 보자기에 싸 왔어요

 

그런데 애야, 그게 장엄한 사원의 종소리라면

의젓하게 가마에 태워 오지 그러느냐

혹, 어느 잔혹한 전쟁처럼

그것의 코만 베어 온 것 아니냐

머리만 떼어 온 것 아니냐,

이리 투정하신다면 할 말은 없지만


 

긴긴 오뉴월 한낮

마지막 벙그는 종소리를

당신께 보여주려고,

꽃모서리까지 환하게

펼쳐놓은 모란보자기

 

 

 

[ 휘영청이라는 말 ]

                                      - 이상국

휘영청이라는 말 그립다

 

어머니가 글을 몰라 어디다 적어놓지는 않았지만


 

누구 제삿날이나 되어

깨끗하게 소제한 하늘에 걸어놓은

휘영청

 

내가 촌구석이 싫다고 부모 몰래 집 떠날

 

지붕위에 걸터앉아 짐승처럼 내려다보던

그 달

 

말 한마디 못해보고 떠나보낸 계집아이 입속처럼

 

아직도 붉디붉은,

 

오늘도 먼 길 걸어

이제는 제사도 없는 집으로 돌아오는데

마음의 타관 객지를 지나 떠오르는

휘영청

 

휘영청이라는

 

 

[ 사이 ]

 
                                          - 김수복

눈을 감고 하늘을 올려다보니

 

사이가 참 좋다

 

나와 나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나무와 나무 사이

새들과 새들 사이

지는 해오 뜨는 해 사이

 

도착하여야 할 시대의 정거장이 있다면 더 좋다.

 

 

[ 우물 ]

                                          - 이영광


 

우물은,

동네 사람들 얼굴을 죄다 기억하고 있다

 

우물이 있던 자리

우물이 있는 자리

 

나는 우물 밑에서 올려다보는 얼굴들을 죄다

기억하고 있다

 

 

[ 더 쨍한 사랑 노래 ]

   
                                     - 황동규

그대 기척 어느덧 지표地表에서 휘발하고

저녁 하늘

바다 가까이 바다 냄새 맡을 때쯤

바다 홀연히 사라진 강물처럼

황당하게 나는 흐른다.

하구河口였나 싶은 곳에 뻘이 드러나고

바람도 없는데 도요새 몇마리

비칠대며 걸어다닌다.

저어새 하나 엷은 석양 물에 두 발목 담그고

무연히 서 있다.


흘러온 반대편이 그래도 가야 할 곳,

수평선 있는 쪽이 바다였던가?

수평선도 지평선도 여느 금도 없는 곳?

 

 

[ 노독 ]

                                          - 이문재

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물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등불 이리 환한가


그림자 이토록 낯선

둥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속으로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속으로 들어온 길이

불의 심지를 한 칸 올리며 말한다

함부로 길을 나서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

 

...  소/라/향/기  ...

댓글 2 2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4
아직은 부족한 인생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호* | 2019.08.0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안도현 시인이 엮은 책.날도 더워지고 몸은 쳐지고, 책은 잘 안 읽히고. 그래서 오랜만에 시를 한번 읽어보고자 이 책을 구입했다.하나의 시와 시에 대한 엮은이의 생각.시를 읊조리는데 여전히 잘 모르겠다.그래서 엮은이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여전히잘 모르겠네.그래도 하나씩 끝까지 읽어본다.나중에 또 읽으면 되지,그런 생각으로.시는 "천천히 읊조리면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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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이 엮은 책.
날도 더워지고 몸은 쳐지고, 책은 잘 안 읽히고.
그래서 오랜만에 시를 한번 읽어보고자 이 책을 구입했다.

하나의 시와 시에 대한 엮은이의 생각.
시를 읊조리는데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래서 엮은이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잘 모르겠네.

그래도 하나씩 끝까지 읽어본다.
나중에 또 읽으면 되지,
그런 생각으로.

시는 "천천히 읊조리면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라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면서 읽어야 하나보다. 아직은 부족한 인생.


반 뼘/손세실리아

모 라이브카페 구석진 자리엔
닿기만 해도 심하게 뒤뚱거려
술 쏟는 일 다반사인 원탁이 놓여 있다
거기 누가 앉을까 싶지만
손님 없어 파리 날리는 날이나 월세 날
나이든 단골들 귀신같이 찾아와
아이코 어이쿠 술병 엎질러가며
작정하고 매상 올려준다는데
꿈의 반 뼘을 상실한 이들이
발목 반 뼘 잘려나간 짝다리 탁자에 앉아
서로를 부축해 온 뼘을 이루는
기막힌 광경을 지켜보다가 문득
반 뼘쯤 모자란 시를 써야겠다 생각한다
생의 의지를 반 뼘쯤 놓아버린 누군가
행간으로 걸어들어와 온 뼘이 되는

그런


완전주의자는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완벽한 세상을 꿈꾼다. 과학과 예술은 완전주의자들이 설계한 이상세계의 하나다. 신이 인간을 만들 때도 완전한 인격체를 갖춘 포유동물을 구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완전하다고 믿는 순간 그것은 언제나 반 뼘이 모자란다. 모자라는 것들은 삐걱거리고, 흔들리고, 너덜거린다. 시인은 반 뼘쯤 모자란 생이 오히려 아름답다고 말한다. 완전한 것은 없다. (pp.92-93)




나는 벌써/이재무

삼십 대 초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았다 오십 대가 되면 일에서 벗어나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해 살겠다 사십 대가 되었을 때 나는 기획을 수정하였다 육십 대가 되면 일 따위는 걷어차 버리고 애오라지 먹고 노는 삶에 충실하겠다 올해 예순이 되었다 칠십까지 일하고 여생은 꽃이나 뒤적이고 나뭇가지나 희롱하는 바람으로 살아야겠다.

나는 벌써 죽었거나 망해버렸다


사람은 인생의 계획을 수정하면서 나이를 먹는가 보다. 마음먹은 것들은 이뤄지지 않았는데, 후회하면서 또 새로운 계획을 구상하는 일이 삶인지도 모르겠다.마지막 행의 통찰이 아프고 서늘하다. 시인은 수포로 돌아간 시간을 죽음이라고 규정한다. 이 모든 게 노동과 관련이 있다. 꿈꾸는 대로 놀지 못하고 꾸역꾸역 일해야 하는, 늦게까지, 무언가를 위해 밥을 벌어야 하는 당신과 나. (pp.116-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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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안도현 엮음, 모악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u******k | 2019.03.29 | 추천1 | 댓글1 리뷰제목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지금보다 덜 설렜고, 지금보다 덜 아팠을 것이다. 이 시를 지금 읽게되어서 지금, 나는 매우 설레고, 지금, 나는 매우 아프다.  안도현 시인이 엮은 65편의 시 모두를 가만히 외우고 싶고 베끼고 싶지는 않았다.어떤 말을 하는지 쉽게 다가오지 않는 시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시는 되새기며 읽는 맛이 있지 않은가.단번에 내 마음을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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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지금보다 덜 설렜고, 지금보다 덜 아팠을 것이다.

이 시를 지금 읽게되어서 지금, 나는 매우 설레고, 지금, 나는 매우 아프다.

 

안도현 시인이 엮은 65편의 시 모두를 가만히 외우고 싶고 베끼고 싶지는 않았다.

어떤 말을 하는지 쉽게 다가오지 않는 시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시는 되새기며 읽는 맛이 있지 않은가.

단번에 내 마음을 울컥하게 만드는 시도 있었다. 그래서 읽고 또 읽었다

한 행 한 행, 한 단어 한 단어가 내게 말을 했다. 아프라고, 설레라고, 그리고 또 아프고 설레라고.

 

 

마침표가 없는, 이 한 행이자 한 연이 나를, 소년으로 만들었다.

외투를 벗어 주지 않던 남편에게 왜 외투를 벗어 주지 않냐며 투덜거리던 내 모습이,

혹, 그 외투 속으로 나를 이끌려 했던 것은 아닌가, 싶은 남편의 마음이,

이제야 눈 앞에 그려지며 피식 웃을 수 있었다.

 

p70

소년에게, 박성우

 

     소년이여, 작은 창 열고 나와 소녀에게 목도리를 둘러주어라 여름부터 와 있었을 소녀에게 스웨터를 내주어라 행여라도 털 장갑은 내주지 마라 소녀를 자전거 뒤에 태워 그대 점퍼 주머니에 손을 넣게 하라. 

 

이 책은 왼쪽에는 작품, 오른쪽에는 안도현 시인의 감상이 적혀있다.

작품을 먼저 읽고, 내 마음을 느낀 후, 안도현 시인의 감상을 읽는 재미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자신의 감상이 맞는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주저되어 시 읽기를 꺼려하는 독자에게

당신의 감상이 충분히 잘 흘러가고 있다고 혹은, 이렇게 읽는 건 어떻냐고 말해 주는 것 같았다.

 

 

 

p77

    나도 병이 들었다. 아마 그 병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부대끼면서 얻은 병일 것이다. 가만히 있다는 건 침묵과 절제로 시간을 보낸다는 말이다. 서두르지 말고, 더 얻으려고 하지 말고, 목소리 높이지 말고, 제발 좀 가만히 있자. 가만히 사랑하고, 가만히 웃자.

 

 

이 시를 읽으며, 나는 아팠다.

내가 아픈데, 가만히 웅크리지 않고, 내 상처를 내가 핥지 않은 나를 보게 되었다. 그래서 더 아팠다.

누군가 나의 아픔을 대신 치유해 주기를 바랐다. 그럴 수록 나의 치유 능력을 잃게 되는 것을...

 

나는 병든 짐승, 짐승의 섭리를 배워야 한다.

 

삽입된 신철 화가님의 작품이 이 책을 더 따뜻하게 만든다.

그림과 색으로 이 책의 촉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올 봄이 가기 전, 안도현 시인이 정성스레 엮은 65편의 시를 읽어 보는 것은 어떨까?

싸늘한 겨울이 지나가는 것을, 따뜻한 봄이 다가오는 것을 문자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 1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한줄평 (10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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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읽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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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소**기 |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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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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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책*이 | 2021.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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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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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광* | 2020.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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