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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블 모비 딕

[ 양장 ]
리뷰 총점8.8 리뷰 5건 | 판매지수 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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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라이트노벨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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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8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940g | 188*257*20mm
ISBN13 9788954657112
ISBN10 8954657117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허먼 멜빌 탄생 200주년 기념 출간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수상 작가 크리스토프 샤부테
원작의 철학과 감동을 극대화하는 시적이고 강렬한 화면
“우리는 모두 일정 부분 에이해브 선장이다.”

우리는 모두 일정 부분 에이해브 선장이다. 나는 강인하면서 광적이고 완고하며 불가사의한 동시에 늙고 무력하고 유약하며 두려움에 사로잡힌 에이해브를 그리고 싶었다. 무엇보다 그를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인간적인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 인물들의 눈빛과 대사가 없는 적막한 그림 속에서 독자들이 더 많은 것들을 읽어내길 바란다. _크리스토프 샤부테

노벨연구소가 선정한 세계문학 100대 작품, [가디언]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소설로 꼽히는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을 프랑스 만화 작가 크리스토프 샤부테가 그래픽노블로 재탄생시켰다. 20세기 중반까지도 문학이 아니라 고래학 관련 서적으로 오해를 받을 만큼 고래와 포경업에 관한 치밀한 기록을 자랑하는 방대한 분량의 원작소설을 250여 쪽의 그래픽노블로 각색하면서, 샤부테는 인물들의 심리와 관계, 거기서 비롯되는 극적 긴장감을 더욱 부각했다. 각 장章의 시작에는 멜빌의 주요 문장을 배치하며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나갔고, 인물의 눈빛,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적막한 화면을 통해 인간의 공포와 분노, 집착과 광기 등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 난파한 배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선원 이슈미얼의 회상으로 시작하는 원작과 달리, 항해를 꿈꾸며 드넓은 초원을 가로질러 바다로 향하는 이슈미얼의 현재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도록 각색한 점 역시 눈에 띄는 그래픽노블만의 특색이다.

전설적인 흰 고래 모비 딕과 대자연을 마주한 인간의 눈은 흑백의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샤부테의 그림 속에서 한층 돋보인다. 샤부테는 대사를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탁월한 이미지로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래픽노블 『모비 딕』 역시 멜빌의 문장에 의존하기보다 대사가 없는 적막한 그림들을 남겨두었다. 에이해브 선장이 작품 속에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환유적으로 그의 다리와 의족으로만 인물을 표현하거나, 마지막 다섯 쪽에 걸쳐 흰 고래가 광기에 사로잡힌 인간을 끌고 검은 바다의 심연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 등은 이 그래픽노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크리스토프 샤부테의 『모비 딕』은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등으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2017년 미국 출간 후 ‘만화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아이스너상 ‘최우수 각색상’과 ‘최우수 작가상’ 두 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어렴풋이 드러나는 것들 005
물기둥 여인숙 009
마음의 친구 021
배 029
예언자 039
승선 043
기사와 시종 047
에이해브 053
뒷갑판 057
모비 딕 073
첫번째 고래 사냥 079
고래 해체 095
팔과 다리 105
에이해브와 스타벅 111
관에 누운 퀴퀘그 121
태평양 127
대장장이 135
고래 불침번 145
사분의 149
세인트엘모의 불 153
머스킷총 163
구명부표 169
피쿼드호, 레이철호를 만나다 177
모자 183
피쿼드호, 델리스호를 만나다 189
교향곡 193
추격: 첫째 날 201
추격: 둘째 날 213
추격: 셋째 날 227
에필로그 249

허먼 멜빌 연보 253

저자 소개 (3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시간을 두고 ‘읽어야 할’ 강렬한 그림들…
원작의 사색과 성찰의 여백을 시각적으로 생생히 구현하다

수풀이 우거진 드넓은 초원. 단출한 짐 가방 하나를 든 남자가 초원 위를 한참 동안 걸어나간다. 그는 분명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다시 초원이 드넓게 펼쳐진 적막한 화면. 이내 갈매기 한두 마리가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초원을 걷던 그 남자는 바다에 가까워진 것이리라. 그래픽노블 『모비 딕』은 이렇게 시작된다(본문 5~8쪽).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원작소설의 제1장과 2장을 전체 네 페이지, 열세 컷의 화면 속에 연출해냈다.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검은 초원과 하얀 하늘 위로 한 사람의 고독하고 검은 실루엣만이, 이따금 갈매기 몇 마리만이 등장할 뿐 아무런 서술도 대화도 없다. 그러나 예민한 독자가 행간을 읽어내듯 적막한 그림을 하나하나 읽어갈수록, 오랜 시간 바다와 항구를 찾아 홀로 먼길을 떠나온 사람의 고독은 더욱 진하게 전달된다.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꾸역꾸역 소설을 채워넣으려 하지 않고, 한 걸음 물러나 장엄하면서 엄청난 소설에 압도된 독자를 바라본다.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통해 강력한 그림의 언어를 보여준다. 존 아쿠디(미국 만화 작가)

다음 장면도 마찬가지다. 샤부테는 원작의 “살을 에는 듯이 춥고 쓸쓸한” “12월의 어느 토요일 밤” “황량한 거리”를 눈이 내리는 거리 풍경으로, 말없이 그 거리를 혼자 걷는 인물의 쓸쓸한 눈빛으로 표현했다. 초원을 걷던 이슈미얼이 마침내 묵어갈 여인숙을 찾아 방을 구하는 장면에서야 말풍선이 처음 등장한다. 이 밖에도 작품 전반에서 말풍선을 생략하고 그림만으로 집중력 있게 구성한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샤부테는 멜빌 원작의 주요 문장을 포함해 내용을 파악하는 데 꼭 필요한 대사만을 입혔다. 샤부테의 작품 속 그림은 단순히 글을 보조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읽어야 할 대상이다.

“지구를 열 바퀴라도 돌 것이다!
지구 이 끝에서 저 끝으로 뚫고서라도 갈 것이다!
그놈을 반드시 죽일 것이다!”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일정 부분 에이해브 선장이다”라고 말하며, 강인하고 광적이면서도 늙고 유약하며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물로서 에이해브를 그리고 싶었다고, 그리하여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인간적인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샤부테의 『모비 딕』에는 인물들의 얼굴이, 특히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창으로서 인물들의 눈이 크게 클로즈업된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때로는 광기에, 때로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물들의 눈빛을 담은 단 한 컷의 그림을 통해 작가는 문장으로서만 표현해낼 수 없는 독특한 심상을 자아낸다.

1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원작소설을 250여 쪽 분량의 그래픽노블로 각색하기 위해 샤부테는 고래와 포경업에 대한 백과사전식 묘사를 생략하는 대신 인물들의 심리와 관계, 거기서 비롯되는 극적 긴장감을 더욱 부각했다. 승선의 꿈을 품은 이슈미얼과 이교도 작살잡이 퀴퀘그의 첫 만남과 그들의 남다른 우정, 전설적인 흰 고래 모비 딕을 쫓아 무정하고 냉혹한 항해를 계속하는 피쿼드호의 선장 에이해브의 광기, 그리고 항해의 목적과 신의 뜻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복수심에 사로잡힌 선장과 대립하는 일등항해사 스타벅, 공포심을 잊으려 끊임없이 노래하는 스터브, 선장에게 마지막 파국의 예언을 전하는 페달라의 이야기 등 원작의 철학과 감동이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적막한 화면 위에 펼쳐진다.

회원리뷰 (5건) 리뷰 총점8.8

혜택 및 유의사항?
‘경계를 넘다, 경계에서 저항하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초*공 | 2020.12.08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경계를 넘다, 경계에서 저항하다’   - 일러스트 《모비 딕》(2019), 그래픽 노블 《모비 딕》(2019), 《야만인을 기다리며》(2019)을 읽고   ‘경계를 넘다’   문학사에서 간결하고 매력적인 첫 문장을 지닌 소설을 꼽으라면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이 소설은 출간 이후 ‘신성 모독적이고 불경한’ 소설로 여겨지기도 했다.;
리뷰제목

경계를 넘다, 경계에서 저항하다

 

- 일러스트 모비 딕(2019), 그래픽 노블 모비 딕(2019), 

야만인을 기다리며(2019)을 읽고

 

경계를 넘다

 

문학사에서 간결하고 매력적인 첫 문장을 지닌 소설을 꼽으라면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이 소설은 출간 이후 신성 모독적이고 불경한소설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신비주의적이고 이교도적인 분위기와 백인들의 인종적 편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소설 여기저기에서 드러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나는 멜빌이 일종의 경계 넘기를 시도한 소설로 읽었다.

 

이점을 이해하려면 우선 작가의 시대부터 시작해야한다. 멜빌이 이 소설을 썼던 1850년 즈음, 미국사회는 흥분과 기대감, 그리고 온갖 모순이 뒤섞인 혼돈 상태였을 것이다. 이때는 멕시코 전쟁에서 승리하고, 기차가 건설되어 대륙 양안이 연결되었고, 때마침 캘리포니아 주에서 금광이 발견되어 골드러시가 시작된 시기였다. 여기에 문명화된자본주의 사회는 고질적 병폐인 공황의 후유증을 앓으며, 노예제도라는 야만을 기반으로 위태롭게 유지되고 있었다. 모비 딕은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했다.

 

이 소설을 복수심에 불타는 포경선 선장이 카샬로 블랑슈(흰 향유고래)를 스토킹하다 파멸하는 이야기로만 읽기에는 너무나 다양하고 풍부한 층위가 존재한다. 이슈미얼은 배를 타고 육지와 바다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세계로 뛰어 들었다. 화자의 공간적 경계 넘기는 인종에 대한 편견을 넘는 인식의 경계 넘기로 이어진다. 작가는 1장에서부터 이 세상에서 노예 아닌 자 그 누구란 말인가 ”(39)라고 당시에 민감했던 문제를 건드린다. 하지만 멜빌은 백인 사회의 모순이 초래한 긴장을 한 에피소드에서 위트 있게 해소한다. 이슈미얼은 배를 타기 전 머물게 된 여인숙에서 머리를 팔러 다니던식인종 퀴퀘그와 한 침대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 이슈미얼은 편견과 무지의 두려움에 사로잡혀 편집증적인 거부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편견을 내려놓고 상대방을 관찰한 화자는 퀴퀘그와 한 침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에는 담배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친구가 된다. 이슈미얼이 저 남자도 나와 똑같은 인간이다. 내가 그를 무서워하는 것만큼 그도 내가 무서울 것이다. 술 취한 기독교인이랑 자느니 정신 멀쩡한 식인종이랑 자는 게 낫지”(67), 라고 생각했을 때, 나는 그가 사회의 관습과 편견이 만든 경계를 넘은 사건으로 읽었다. 멜빌은 자신의 문제의식을 이 에피소드에서 솜씨 있게 드러냈다. 백인 문명이 피부색으로 규정했던 문명과 야만의 경계는 포경선 안에서처럼, 한 이불 아래에서도 그 존재 의미를 상실했다.

 

이번엔 조금 다른 경계 넘기로 그래픽 노블 모비 딕을 읽어본다. 일러스트 판에서 판화가 록웰 켄트는 간결한 선으로 인물들의 모습을 강렬하게 그려냈다. 반면 크리스토프 샤부테가 각색하고 그린 그래픽 노블에서는 소설의 주요 장면들이 생동감 있게 담겨있다. 그런데 두 작품 사이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차이점 하나는 모비 딕이 물어뜯은 에이해브의 다리가 서로 다르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일러스트 판에서 에이해브가 고래뼈로 만든 의족을 댄 곳이 왼쪽 다리인 반면, 그래픽 노블에서는 오른쪽 다리에 나무로 만든 의족을 대고 있다.

 

원작에서는 모비 딕이 선장의 어느 쪽 다리를 물어갔는지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미국의 여러 대중 매체에서 묘사되는 에이해브를 살펴보니 모두 일러스트 판처럼 왼쪽 다리에 의족을 대고 있었다. 사소해 보이는 이 현상이 내겐 꽤나 흥미롭고, 결코 사소하게 보이지 않았다. 대서양을 경계로 두 작가는 에이해브가 의족을 댄 다리를 다르게 선택한 것이다. 나는 무엇보다 프랑스의 작가 샤부테가 한쪽 사회에서 통용되던 관습의 경계를 넘고, 보다 자유로운 해석을 가미한 것으로 읽었다.

 

그림1  (왼쪽일러스트 모비 딕록웰 켄트가 그린 에이해브

(오른쪽그래픽노블 모비 딕크리스토프 샤부테가 그린 에이해브



마찬가지로 경계 넘기의 관점에서 J.M. 쿳시의 소설 야만인을 기다리며를 읽어본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작가 쿳시는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법률로 공식화된 1948년보다 조금 이른 1940년에 태어났다. 이 소설은 야만적인 인종차별 정책이 한창이던 1980년에 출간되었다. 외견상 소설의 시간 및 공간적 배경은 배제되어 있지만, ‘작가의 시·공간을 염두에 두고 읽을 수 있다. 따라서 소설의 배경은 제도의 경계 밖에 있는 존재를 야만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정복했던 문명의 제국주의적 맥락에 닿아 있다. ‘백인작가 쿳시는 내부고발자의 시선으로 문명과 야만의 경계 넘기를 시도하고, 화자의 입으로 문명의 야만성을 고발한다.

 

소설의 화자는 제3제국의 변방에서 30년을 보낸 치안판사다. 이 변방은 제국의 식민지에 요새를 만들어 스스로를 가둔곳이기도 하다. 치안판사는 변방에서 아무 일 없이’, 권태롭지만 조용하게 살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취미로 유목민들의 폐허를 발굴하고, 이따금 유곽을 들르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앞에 검은 선글라스를 낀 제3제국 경찰 졸 대령이 나타나면서 모든 것이 뒤바뀐다. 졸 대령의 임무는 야만인들을 정복하고 몰아내어 야만인들의 위협으로부터 문명세계를 보호하는 일이었다. 사실 졸 대령이 유목민들을 야만인이라고 부르고 잡아들였던 이유는 무지로 인한 공포와 증오가 더 컸다.

 

제국경찰의 무자비한 만행을 지켜보는 화자의 시선은 인종간의 편견을 넘나드는 이슈미얼의 시선을 떠올리게 한다. 모비 딕에서 퀘이커교도가 큰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포경선의 이름은 백인들의 정복활동으로 멸종한 인디언 부족 피쿼드에서 따온 것이다. ‘문명야만을 몰아내고자 스스로가 야만인이 되어버린 역설을 두 소설에서 발견한다. 쿳시가 소설에서 구체적인 시·공간을 제거한 것도 제3제국 하수인들의 만행이 특정 시기와 사회의 문제만이 아님을 환기하고자 했을 것이다. 곧 이 문제는 보편적인 문명사회가 지니는 편견과 억압적 관습에 관한 것이며, 작가는 이 문제의 본질을 예리하게 파헤친다.

 


경계에서 저항하다

 

쿳시가 야만인을 기다리며에서 인식의 경계 넘기를 시도한 반면, 소설의 화자는 문명과 야만, 비인간과 인간 사이의 경계에서 저항한다. 치안판사는 제국의 경계를 넘어가 졸 대령이 잡아들였던 유목민 여자를 유목민에게 넘겨주고 복귀한 후, ‘적과 내통했다는 죄목으로 수감된다. 사회의 질서, 이데올로기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계를 지우고, 경계의 안쪽에 자리할 것을 강요하는 것이다. 화자는 졸 대령이야말로 문명에서 온 야만인이라고 비판하고, 경계의 어느 쪽에 서기를 거부한다. 그는 이 경계에 구애받지 않는 삶을 꿈꾸었기에 고초를 당해야 했다.

 

치안판사는 제3제국 경찰들에게 몽둥이로 얻어맞아 손이 부러지고, 코가 부러진 상태에서도, 노예처럼 끌려온 유목민들을 보고 우리는 위대한 생명의 기적이야! (...) 이 사람들을 봐라! (...) 사람들이다!”(177)라고 경찰을 향해 항변한다. “나와 졸 대령은 다르다고 주장해야 한다!”(76)라고 다짐할 때 그는 내면의 소리에 따라 제국의 야만인이 되기를 거부한 것이다. 야만적인 문명에 의해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가 훼손되는 엄혹한 상황에서도 이에 저항하는 인간의 꿈틀거림을 발견할 수 있다.


일러스트모비 딕에서도 이슈미얼이 고래의 강인한 생명력을 본받아 경계에서 저항할 것을 외치는 대목이 나온다. “오오, 인간이여! 고래를 찬양하고 고래를 본받을 지어다! 그대도 얼음 사이에서 온기를 유지하라. 그대도 이 세상에 살되 그곳에 속하진 마라. 적도에서 냉정을 유지하고, 극지에서도 계속 피가 흐르게 하라.”(483) 자신의 생명력을 위엄 있게 지키는 고래처럼 우리도 인간다움을 지켜나갈 것을 선언하는 멜빌의 문제의식이 여기에 담겨 있다. 나는 이 대목을 가장 좋아해서, 모비 딕을 언급할 때마다 이슈미얼의 이 외침을 떠올린다.

 

일러스트모비 딕의 마지막 그림은 이슈미얼이 침몰하는 피쿼드호의 소용돌이를 뒤로하고 관-구명부표를 붙든 채 수면 위로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다. 반면 그래픽 노블 모비 딕은 이슈미얼이 관을 붙들고 바다 위에 외롭게 떠 있는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마지막 그림 치고는 평범해 보이는데, 작가는 원작의 첫 문장을 마지막 장면에 배치해서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영원회귀를 떠올리게 하는 이교도적 특징을 강하게 부각한다. 관습의 경계에서 저항하고, 그 경계를 뛰어 넘는다. 뫼비우스의 띠를 떠올리게 하는 경계의 무화라고 할 수 있을까. 오독일지라도 작가의 신선한 해석과 새로운 시도를 발견하는 일은 이 그래픽 노블을 읽는 묘미다.

 

지금까지 세 편의 작품을 경계의 관점에서 읽어보고자 했다. 흥미로운 점은 작품 속의 세계가 대립하고 충돌하되, 어느 접점 곧, 정지와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뫼비우스의 띠처럼 끊임없이 흐르는 양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모비 딕은 이야기가 끝나면 지면의 경계를 벗어나 또 다시 바다에서의 삶이 이어질 것만 같다. 이것은 경계에서 저항하기를 넘어 경계 무화하기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야만인을 기다리며의 마지막에 이르러 요새에는 다시 평온이 찾아오고, 치안판사는 다시 야만인을 기다린다. 아마도 그 이유는 문명이 기록한 역사의 표면 아래 묻힌 유목민들의 진실한 삶을 다시금 기대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것은 계속되는 삶과 질서에 대한 믿음을 새롭게 발견하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가 아침에 눈을 뜬다는 것이 이러한 삶과 질서를 한 번 더 믿는 일인 것처럼 말이다.


그림2  리뷰한 책들

  일러스트 모비 딕그래픽노블 모비 딕야만인을 기다리며

표지그림초란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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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피쿼드 호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n***8 | 2020.08.24 | 추천3 | 댓글2 리뷰제목
 오래전에는 고래기름을 얻으려고 고래를 많이 잡았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고래를 잡아도 고래가 줄어들지 않으리라고 생각했겠지요. 고래만 그렇게 생각했겠어요. 지금은 지구온난화와 바다로 떠내려간 플라스틱 때문에 고래나 물고기가 죽기도 합니다. 고래가 죽은 걸 보고 왜 죽었는지 모른다고도 하는데, 정확한 까닭은 몰라도 보면 알잖아요. 사람이 많이 잡은 게 첫번째고 다;
리뷰제목

 오래전에는 고래기름을 얻으려고 고래를 많이 잡았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고래를 잡아도 고래가 줄어들지 않으리라고 생각했겠지요. 고래만 그렇게 생각했겠어요. 지금은 지구온난화와 바다로 떠내려간 플라스틱 때문에 고래나 물고기가 죽기도 합니다. 고래가 죽은 걸 보고 왜 죽었는지 모른다고도 하는데, 정확한 까닭은 몰라도 보면 알잖아요. 사람이 많이 잡은 게 첫번째고 다음은 먹으면 안 되는 걸 먹어서지요. 이 책을 보고 이런 말을 먼저 하다니. 좀 더 다른 걸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오래전에는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려면 목숨을 걸어야 했겠습니다. 넓은 바다에서 고래를 보면 작은 보트를 띄우고 작살로 고래를 찔러서 잡다니. 아주 큰 고래를 잡을 때는 배가 부서지고 작살에 이어진 밧줄이 다리나 팔에 감겨 바닷속에 끌려가기도 했을 것 같아요. 고래 잡다 죽은 사람 많겠지요.

 

 사람이 바다에서 오래 지내지 못하던 때도 있군요. 비타민C가 없어서. 시간이 흐르고 바다에서 채소를 먹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는군요. 그걸 몰랐을 때는 많은 사람이 죽었겠습니다. 바다에 갈 때 채소를 가지고 가야 한다는 걸 안 뒤로는 커다란 배를 더 만들고 멀리까지 갔겠지요. 대항해 시대라고 하던가요. 그때 고래잡이 배도 많이 늘었겠습니다. 바다에서 조용히 살던 고래는 사람이 나타나서 무서웠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고래 마음을 아는 건 아니지만. 아니 무섭다기보다 배를 보고 그저 커다란 물고기나 자기 동료로 생각했을 것 같네요. 이것도 사람인 제 처지에서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소설 ‘모비 딕’은 무척 두껍습니다.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책이 어떤지 본 적은 있어요. 두꺼운 책을 그래픽노블로 만들었습니다. 소설로 만나기에는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 그래픽노블은 한번 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걸 보면 다는 아닐지라도 ‘모비 딕’을 조금 느낄 듯합니다. 여러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도 나오는데 그저 그림만으로 말하기도 해요. 시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말 없이 그림만으로 된 이야기가 없지는 않군요. 저는 그런 건 별로 못 봤습니다. 그림책도 많이 못 만났네요. 말이 없는 그림만 봐도 이해가 되는 게 있기는 하겠지요. 화가가 그린 그림은 거기에 여러 가지를 담겠습니다. 그걸 다 알기는 어렵겠지만. 이걸 보니 소설은 어떨까 하는 마음이 조금 생겼습니다. 언젠가 소설로 만날지, 평생 못 만날지. 이 책은 죽기 전에 읽어야 하는 책 1001권에서 한권이기도 하네요. 그게 다 맞다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모비 딕’이 한번 만나봐도 괜찮은 책은 맞겠지요.

 

 허먼 멜빌 하면 《필경사 바틀비》가 생각납니다. 이 책도 아직 못 봤지만. 허먼 멜빌은 실제 고래잡이 배를 타기도 했더군요. 자신이 경험한 걸 소설로 썼어요. 바틀비도 다르지 않았을지. 허먼 멜빌은 필경사보다 서기로 일했던데. 허먼 멜빌이 살았던 시대에도 필경사가 많았을까요. 아주 없지는 않았겠지만. 식인종과 함께 지낸 적도 있어서 여기에 식인종이 나오는가 봅니다. 식인종 퀴퀘그. 겉모습은 그래도 사람을 잡아먹지는 않아요. 퀴퀘그는 작살잡이로 고래잡이 배에 타려는 남자와 함께 같은 배 피쿼드 호에 타요. 피쿼드 호 선장이 예전에 향유고래한테 한쪽 다리를 잃은 에이해브 선장이에요. 에이해브 선장 이름은 들어봤어요. 에이해브가 쫓는 흰 고래는 한 마리뿐일까요. 고래는 많을 텐데 같은 걸 다시 만나기도 할지. 이런 생각하면 안 될까요. 여러 사람이 그 고래를 보기도 했으니 같은 고래가 맞겠지요.

 

 자기 다리 한쪽을 물어뜯어간 흰 고래를 에이해브는 원수처럼 생각하더군요. 악마라고도 해요. 그건 자신이 잡고 싶지만 잡지 못한 걸 말하는 걸까요. 자연일지. 에이해브 선장은 흰 고래한테 미친 듯해요.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갈 때 선원들한테 자신과 그 고래를 잡자고 하고 고래를 만나자 나흘이나 쫓아가요. 선원은 선장 말을 들을 수밖에 없겠지요. 일등항해사 스타벅은 에이해브 선장한테 이제 그만두자고 말하기도 하는데. 고래가 작살에 맞고 바닷속에 들어가거나 사람 팔이나 다리를 물어뜯는 건 본능이지요. 자기도 살아야 하니. 작살에 맞으면 아프니 날뛰고 그러다 배에 몸이 부딪치기도 하겠지요. 에이해브 선장이 쫓던 흰 고래는 피쿼드 호를 부수고 바닷속으로 들어갑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에이해브 선장과 선원은 모두 죽고 단 한사람만 살아 남아요. 이슈미얼.

 

 이슈미얼이라는 이름은 소설에서도 마지막에 나올까요. 이 책을 보니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가 생각났어요. 아주 똑같지는 않지만. 노인과 에이해브 선장은 다르군요. 무언가와 맞서 싸우는 건 비슷한 듯하지만. 앞으로도 흰 고래가 사람한테 잡히지 않았으면 해요. 에이해브 선장만큼 흰 고래한테 집착한 사람은 없었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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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흥미진진한 그림 단단한 서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l****w | 2020.04.0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수풀이 우거진 드넓은 초원. 단출한 짐 가방 하나를 든 남자가 초원 위를 한참 동안 걸어나간다. 그는 분명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다시 초원이 드넓게 펼쳐진 적막한 화면. 이내 갈매기 한두 마리가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초원을 걷던 그 남자는 바다에 가까워진 것이리라. 그래픽노블 『모비 딕』은 이렇게 시작된다(본문 5~8쪽).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원작소설의 제1장과 2장을;
리뷰제목

수풀이 우거진 드넓은 초원. 단출한 짐 가방 하나를 든 남자가 초원 위를 한참 동안 걸어나간다. 그는 분명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다시 초원이 드넓게 펼쳐진 적막한 화면. 이내 갈매기 한두 마리가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초원을 걷던 그 남자는 바다에 가까워진 것이리라. 그래픽노블 『모비 딕』은 이렇게 시작된다(본문 5~8쪽).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원작소설의 제1장과 2장을 전체 네 페이지, 열세 컷의 화면 속에 연출해냈다.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검은 초원과 하얀 하늘 위로 한 사람의 고독하고 검은 실루엣만이, 이따금 갈매기 몇 마리만이 등장할 뿐 아무런 서술도 대화도 없다. 그러나 예민한 독자가 행간을 읽어내듯 적막한 그림을 하나하나 읽어갈수록, 오랜 시간 바다와 항구를 찾아 홀로 먼길을 떠나온 사람의 고독은 더욱 진하게 전달된다.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꾸역꾸역 소설을 채워넣으려 하지 않고, 한 걸음 물러나 장엄하면서 엄청난 소설에 압도된 독자를 바라본다.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통해 강력한 그림의 언어를 보여준다. 존 아쿠디(미국 만화 작가)

다음 장면도 마찬가지다. 샤부테는 원작의 “살을 에는 듯이 춥고 쓸쓸한” “12월의 어느 토요일 밤” “황량한 거리”를 눈이 내리는 거리 풍경으로, 말없이 그 거리를 혼자 걷는 인물의 쓸쓸한 눈빛으로 표현했다. 초원을 걷던 이슈미얼이 마침내 묵어갈 여인숙을 찾아 방을 구하는 장면에서야 말풍선이 처음 등장한다. 이 밖에도 작품 전반에서 말풍선을 생략하고 그림만으로 집중력 있게 구성한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샤부테는 멜빌 원작의 주요 문장을 포함해 내용을 파악하는 데 꼭 필요한 대사만을 입혔다. 샤부테의 작품 속 그림은 단순히 글을 보조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읽어야 할 대상이다.

“지구를 열 바퀴라도 돌 것이다!
지구 이 끝에서 저 끝으로 뚫고서라도 갈 것이다!
그놈을 반드시 죽일 것이다!”

크리스토프 샤부테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일정 부분 에이해브 선장이다”라고 말하며, 강인하고 광적이면서도 늙고 유약하며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물로서 에이해브를 그리고 싶었다고, 그리하여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인간적인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샤부테의 『모비 딕』에는 인물들의 얼굴이, 특히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창으로서 인물들의 눈이 크게 클로즈업된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때로는 광기에, 때로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물들의 눈빛을 담은 단 한 컷의 그림을 통해 작가는 문장으로서만 표현해낼 수 없는 독특한 심상을 자아낸다.

1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원작소설을 250여 쪽 분량의 그래픽노블로 각색하기 위해 샤부테는 고래와 포경업에 대한 백과사전식 묘사를 생략하는 대신 인물들의 심리와 관계, 거기서 비롯되는 극적 긴장감을 더욱 부각했다. 승선의 꿈을 품은 이슈미얼과 이교도 작살잡이 퀴퀘그의 첫 만남과 그들의 남다른 우정, 전설적인 흰 고래 모비 딕을 쫓아 무정하고 냉혹한 항해를 계속하는 피쿼드호의 선장 에이해브의 광기, 그리고 항해의 목적과 신의 뜻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복수심에 사로잡힌 선장과 대립하는 일등항해사 스타벅, 공포심을 잊으려 끊임없이 노래하는 스터브, 선장에게 마지막 파국의 예언을 전하는 페달라의 이야기 등 원작의 철학과 감동이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적막한 화면 위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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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9건) 한줄평 총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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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모비딕 그래픽노블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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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 | 2021.01.05
구매 평점2점
대부분 사람얼굴과동작으로만 표현..좀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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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8*****1 | 2020.10.13
구매 평점5점
근사한 그림으로 가득한 그래픽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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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c*****o |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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