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1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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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36쪽 | 272g | 130*200*20mm |
ISBN13 | 9791191262117 |
ISBN10 | 1191262111 |
발행일 | 2021년 01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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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36쪽 | 272g | 130*200*20mm |
ISBN13 | 9791191262117 |
ISBN10 | 1191262111 |
그게 무엇이든 지하 생활자 공원 조 씨 기록자들 원주민 초록 맹순이 바당 아내가 죽었다 해설 미래의 미래 - 박윤영(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
먼저 이 책의 표지가 심플하고, 어두운 남색과 흰 스케치 그림, 제목의 조합이 내 마음에 드는 소장하고 싶은 디자인이었다. 그리고 소설을 읽어나가며 책의 디자인이 소설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대체로 기괴하며 어둡고 그로데스크한 분위기가 풍기지만 독특한 소재들과 그것을 풀어내는 작가의 묘사에는 흥미롭고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몰입감이 담겨있다. 독특하지만 특별하다.
책의 제목과 어울리게 실린 소설들은 기록의 형식을 주로 차용한다. 그 기록들, 임성용의 세계는 무섭기도 하지만 흥미롭고, 여행하고 싶게 만드는 무엇이 있다.
이 책은 단편 일곱 개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살인자의 기록을 담은 <그게 무엇이든>, 고단하고 반복되는 일상에 비극이 찾아온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의 이야기 <지하 생활자>, 특별한 책장수 조물주의 다소 환타지스러운 <공원 조 씨>, 미스테리한 아버지의 기록들을 담은, 책의 제목이기도 한 <기록자들>, 대한민국의 원주민이 등장하는 <원주민 초록>, 그의 등단작 <맹순이 바당>과 국밥을 좋아했던 아내의 자살을 기억하는 남편의 기록 <아내가 죽었다>가 그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임성용의 단편들, 그의 폭넓은 세계관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록자들>에서는 아버지의 기록에서 <공원 조 씨>에서 등장한 이야기가 그대로 기록되어 있는가 하면, <지하 생활자>에서 ‘나’가 일한 곳이었던 아파트로 보이는 장소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들 또한 소설집을 읽어나가며 찾을 수 있는 재미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었다. 임성용은 플롯 구성을 다양하게 배치하는데, 등단작 <맹순이 바당>부터 그것은 이야기의 결말을 예상할 수 없게 만들고, 끝까지 소설에 몰입하게 만드는 무엇이다. <맹순이 바당>이나 <아내가 죽었다>, <그게 무엇이든>등에서 볼 수 있듯 그의 소설에서는 주로 죽음이나 인간의 폭력성과 잔인함이 많이 등장한다. 슬픔과 아픔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인간의 어둠에서도 분명히 희망과 빛을 찾을 수 있다. 마치 “거대한 빌딩들 틈에 낀 초록의 밭”처럼 말이다. 인간은 본래 악한 존재지만, 자세히 보면 따뜻하고 그래서 신비로운 것처럼.
인간의 어두운 면을 고찰한 그의 시선과 기록들이 심리적인 몰입을 주는 <기록자들>의 경험은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흥미로운 여행으로 다가올 것이다.
임성용 작가가 쓴 '기록자들'은 총 7개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 단편들은 한 사람의 시점으로 쭉 이어져 쓰여있다. 거기다 대화문은 문장부호 없이 독백과 쭉 이어지기에 담담해보인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죽음, 살인, 폭력, 차별 등 다소 날 선 소재들이 쓰였다. '기록자들' 특유의 서술방식 덕에 자극적이라기보다 잔잔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한 사람의 시점으로 서술되기에 오직 한 사람의 생각, 시각, 행동으로밖에 책 속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마치 책 속 서술자의 모습으로 빙의한 듯한 착각도 들곤한다. 한 사람의 세계라 할지라도 그 사람이 보고 느끼며 다루고있는 세계는 무척 다채롭다. 길을 지나며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은밀한 비밀과 저마다의 고민을 지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새삼스레 신기하다. 또 각각 이야기들이 연관없어 보이지만, 때로 다른 단편의 이야기가 눈에 띄곤 한다. 그럴 때면 반갑기도 하고, 사람들의 삶이란 게 각자 달라 보여도 어찌보면 공통점도 갖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수록된 단편소설들 중, '공원의 조 씨'라는 이야기가 있다. 무더운 여름날, 일찌감치 책장사를 접고 쉬고 있던 조 씨는 우연히 장 씨를 만나게 된다. 장 씨와 장기도 두고 때론 내기도 하며 친밀함을 쌓고 있었다. 어느덧, 변함없이 내기를 이어가다 장 씨가 조 씨를 대접하게 되었는데 장 씨는 자신이 조물주를 만났다고 터놓는다. 가만히 듣고 있던 조 씨는 그것이 자신의 동업자, 알파임을 깨닫게 되고 장 씨가 자신의 정체도 이미 알고 있구나 짐작하게 된다. 조 씨는 조물주로서 장 씨의 기억을 없애려 한다.
이 이야기는 현실적인 다른 이야기와 다르게 SF판타지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한 쪽을 읽게 되면 조물주나 다른 지구, 생명체라는 큰 소재는 모두 사라진다. 조물주라는 너무나 큰 존재에 비해 한낱 인간의 존재는 너무나 작고 초라하기에 더더욱 조 씨의 일생이 무겁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각 소설 속에선 가부장제, 폭력에 무너진 피해자, 좌절스러운 현실을 타파하려 노력하는 이 등 다양한 군상을 보이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각 인물이 어떤 입장에 서있는지 인지하며 읽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나에겐 다소 어려운 이야기도 있어 뒤쪽 '해설' 부분을 참고 했다. 미처 놓친 부분도 잘 설명되어 있으니 7개의 단편을 모두 읽은 후, 해설을 보면 더 깊게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7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단편집입니다.
맨 처음에 나온 <그게 무엇이든>은 충격적이고 무서운 살인자 이야기였어요. (스포x)
그리고 또 재밌게 본 건 <지하 생활자> 와 <아내가 죽었다>
<공원 조 씨>입니다.
공원 조씨는 책을 파는 남자인데요, 이름이 조물주라죠 ㅎㅎ
평범하게 장씨라는 남자와 장기를 두는듯싶더니 sf(?)로 급변합니다.
웃기기도 하고 은근 몰입하게 만들었어요.
조씨와 장씨의 대화가 이어지며 밝혀지는 진실은...
이번 연구는 실패했어. 너도 그만 인정해.
인간은 달라지지 않아. 더 이상 신화도 종교도 그들에게 통하지 않아.
오히려 자기 식대로 이용만 해 먹고 있잖아.
먹고 싸고 차지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어. 실패한 생물이야.
이대로라면 지구는 백 년도 버티지 못해.
솔직히, 이 행성에서 가장 해로운 생명체가 인간이야. _76p
지하 생활자는 조금 씁쓸하면서도 슬픈 이야기였습니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가 일부러 경보기를 울려서 스프링클러를
작동하는 탓에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주인공 박 기사.
그는 오늘도 투덜거리며 올라가 정리를 합니다.
미안해하는 할머니에게 거실 스프링클러를 차라리 잠그자고 설득을 하죠.
그리고 사건은 벌어집니다. 화재가....!
아내가 죽었다는 한 가정의 우울한 단면을 보여주었어요.
환영받지 못했던 아내의 직업과 그러한 며느리를 구박하던 어머니
사이에 있던 남편은 결국 이혼을 결심합니다.
딸은 아내가 키우기로 하지만 친권은 남편에게 주는 조건으로요.
그런데, 뜻밖에도 아내는 차 사고로 사망합니다.
수면제가 떨어져 있기는 했지만.... 그리고 국밥.
마지막으로 남긴 그녀의 말을 전하는 딸의 말....
인간의 심리를 묘하게 드러내는 이야기에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덮으며 아련하게 떠오르는 말.
"밥 먹자."
"그래, 국밥먹자."
'먹어 둬, 골병든 데는 내장이 좋아.'
"식었다. 어서 먹어."
"아빠, 국밥 먹으러 가."
<아내가 죽었다>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다시 보니 먹먹하네요ㅠ
<기록자들>, <원주민 초록>, <맹순이 바당>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어서
재밌게 봤어요. 마지막에 나오는 해설까지 꼭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