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1월 29일 |
---|---|
쪽수, 무게, 크기 | 592쪽 | 728g | 140*210*35mm |
ISBN13 | 9791196732424 |
ISBN10 | 1196732426 |
발행일 | 2021년 01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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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92쪽 | 728g | 140*210*35mm |
ISBN13 | 9791196732424 |
ISBN10 | 1196732426 |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 009 감사의 말 / 587 |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더구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이 없다'라는 광고를 인상 깊게 기억할 만큼 흥미로운 구루의 나라 인도를 배경으로 하는 데다 추리소설이라니 개인적으로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했다.
무작정 읽다가 '아들 하나를 포함한 유족이 있다.'라는 문장이 이 소설을 선명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문장을 둘러싼 퍼빈의 생각에서 인도 여성 인권의 문제가 읽혔다. 21세기인 현재에도 문화 혹은 종교라는 미명하에 종종 자행되는 일들. 한데 아내조차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저 유족 중 하나로 포함해 버리는 이 간단 명료한 문장에 과거 내 어머니 유년 시절도 인도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았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어머니는 "쓰잘데기 없는 가스나가 공부를 해서 무엇 하냐"라는 할아버지의 핀잔을 들어야 했고, 갓 시집왔던 할머니는 안방 밥상이 아닌 부뚜막 아궁이에서 밥을 먹어야 했었다는 이야기는 희미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불평등일지 모른다.
절대적인 남성 중심 아니 우월주의에 휩싸인 시대, 하지만 100년이 지난 현재에도 진행 중인 이 낡고 불합리한 인식이 팽배한 인도에서 스치듯 만난 남녀 사이에서 튄 스파크가 순식간에 화염이 될 수 있을까 의심되긴 하지만 첫눈에 불타버린 퍼빈의 불안하고 위태로운 사랑은 읽는 내내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황홀하지만 그만큼 어지럽다.
불안하던 사랑은 점점 현실로 각인되듯 퍼빈을 둘러싼 여성 그것도 아내로서의 지위나 존재의 하잘것없음이 느껴진다. 도대체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까? 답답하고 먹먹한 데다 분노로 거칠어진 호흡은 쉽게 평정되지 못했다.
소설은 퍼빈의 결혼 전과 후의 이야기로 1920년을 전후의 인도를 배경으로 한다. 어쩌면 상당히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였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그곳 봄베이는 그런 변화의 중심이었을 테다. 다양한 종교와 신분 계층이 트라이앵글처럼 구성된 곳에서 하층민의 인권은 당연스럽게 무시되던, 더구나 그저 남성의 재산처럼 치부되던 시대에 여성의 인권은 말해 무엇하랴 싶다.
아무튼 소설은 이런 사회 분위기와는 달리 열린 부모 밑에서 자란 봄베이 출신 첫 여성 사무 변호사 퍼빈의 시선을 통해 극명하게 대비되는 여성 인권의 문제를 다룬다고 생각할 때쯤 절묘하게 퍼빈의 의뢰인과 연루된 살인사건 추리물을 넘나들며 이야기는 급물살을 탄다. 숨 가쁘게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작가는 여성 인권의 문제, 영국과의 시대적 상황, 종교와 일부다처제라는 문화에 추리 소설 형식을 덧입혀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개하는데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끝까지 어우러지게 만든다. 어깨에 힘을 잔뜩 줄만큼 긴장을 유지해야 할 만큼 속도감 있는 전개는 아니지만 독자에게 여러 감정을 선사할 만큼 섬세함과 힘이 있다. 낯설지만 흥미롭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낯선 것들은 직접 마주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어요. 미지의 세계가 주는 매력인 것 같아요.
이 책을 통해 인도라는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단편적이나마 알게 되어서 좋았어요.
가장 흥미로운 점은 색다른 미스터리 장르를 만났다는 점이에요.
바로 시대적 배경과는 완전 결이 다른 주인공의 등장이랄까.
1921년 영국령 인도 붐베이에 거주하는 주인공 퍼빈 미스트리는 최초 여성 변호사예요. 퍼빈은 아버지 사히브와 함께 미스트리 하우스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어요.
이번에 퍼빈이 맡게 된 업무는 무슬림 부호의 상속 재산을 정리하는 일이에요. 죽은 남자에겐 세 아내와 네 자녀가 있고, 각각 유언대로 재산을 나누면 되는 일인데, 갑자기 편지가 온 거예요. 편지를 보낸 사람은 남편이 임명한 가족 관리인으로, 세 아내가 모든 재산을 재단에 기부하고 싶어한다고 알려온 거예요. 뭔가 딱 냄새가 나는 상황인 거죠. 더군다나 무슬림 관습에 따라 여자들은 남자들 눈에 띄지 않게 은둔 생활을 하고 있고, 세 아내는 지금 남편의 죽음을 넉 달 하고도 열흘 간 애도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남자 변호사였다면 가족 관리인의 편지대로 재산을 정리했겠지만 퍼빈은 직접 부인들을 만났어요.
인도의 종교가 다양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배웠네요. 퍼빈은 파르시, 즉 인도에 거주하는 페르시아 계통의 조로아스터교도이고, 과부들은 여성 은둔 관습을 엄격하게 지키는 무슬림이에요. 퍼빈의 절친 앨리스는 상류 계층의 영국인이지만 구시대적 관습에 매여 있어요. 저마다 종교는 다르지만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어요. 여성이라는 것, 1920년대 인도에서 여성은 신분 여하를 막론하고 억압받는 대상이라는 것.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에서 고등 교육을 받은 퍼빈은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퍼빈 미스트리의 활약이 눈부신 것 같아요. 영국의 식민통치라는 암울한 시대에 억압받는 여성들이야말로 시대적 약자예요. 처음에는 위험에 처한 과부들을 돕는 일이라고만 여겼는데, 그건 퍼빈을 포함한 모든 여성들의 일이었어요.
이러한 배경 설명만 보면 굉장히 묵직한 이야기일 것 같지만 전혀 아니에요.
이야기가 품고 있는 의미는 무거울 수 있지만 전개가 절묘해서 흥미롭게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1920년 현재의 퍼빈과 1916년 과거의 퍼빈의 이야기는, 당시 인도 여성들이 처한 상황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줬어요. 퍼빈이 왜 그토록 그녀들을 도우려고 했는지, 그 심정을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어느새 봄베이 미스터리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가 있더라고요.
저자는 영국 태생으로 인도와 독일계 부모에게서 태어나 주로 미국에서 자랐다고 해요. 다국적인 경험들을 바탕으로 이미 여러 편의 미스터리 소설을 발표했고, 애거서 상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한 추리소설 작가였어요.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의 주인공 퍼빈 미스트리는 실제로 인도 최초의 두 여성 변호사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어떤 분야든지 '최초 여성'이라는 수식어는 차별과 편견을 극복해낸 승자라는 면에서 더욱 환호하고 싶어요.
"여성의 힘을 위해!" 앨리스가 건배를 청했다.
"여성의 힘을 위해." 퍼빈이 화답하며 쨍 소리 나게 앨리스와 술잔을 부딪쳤다. (584p)
언덕은 내게 어린시절 동산에서 뛰어 놀던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밝으면서 포근한 느낌을 주는 단어 중 하나이다.
그리하여 어쩐지 푸릇 푸릇한 느낌이 있을 것 같은 단어의 언덕과
과부도 아닌 과부들.
제목이 주는 호기심에 읽게 된 책.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말라바르 : 인도 서남 해안 지방의 이름 / 네이버 지식백과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찬란하고 매혹적인 봄베이 미스터리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표지에서도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인도 소설이다.
591p 의 정말 두껍디 두꺼운 책.
법대 1학년 학생들 중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기록한 , 퍼빈 미스트리.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남자 동기들은 사무처 직원으로 사칭한 전화로
그녀에게 예정된 법대 수업이 휴강을 한다는 거짓 정보를 전달하고,
퍼빈은 어쩐지 미심쩍어 강의실을 갔다가 막 시험지가 배포되고 있을 때 겨우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친구들은 함께 문학 공부를 하자며 제안한다.
그 수업에는 여학생이 네명이나 있기에 남자애들이 감히 건드리지 못한다며
하지만 그녀는 쉽게 전공을 바꿀 수 없다.
퍼빈의 아버지 , 잠셰지 미스트리는 그녀의 딸 퍼빈 미스트리가 봄베이 최초 여성 사무 변호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는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렇듯 1916년 인도는 여성 변호사는 법정에 설 수 도 없었다. 사무 변호사가 되는 것만도 봄베이 최초의 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파격적인 행보이기도 했다.
1921년 퍼빈은 봄베이 최초 여성 변호사가 되어 있었다.
사무실 앞 그녀를 몰래 훔쳐보며 기다리고 있던 낯선듯 낯설지 않은 남자를 발견하고
그녀는 어쩐지 기분이 묘하다.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파리드 집안에서 요청이 한 건 들어왔어요. 그 가족의 대리인인 무크리 씨가 동봉한 편지에 따르면, 파리드 씨의 세 과부가 자기 몫의 재산을 포기하고 가족 재단에 그 돈을 기부하고 싶어 한대요.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그리고 그녀는 법률 사무실로 도착한 편지 내용에 의문을 갖는다.
얼마전 죽은 파리드씨의 세 아내가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려 하는 것이 너무 이상하다.
거기에 부인들 서명 중 두 개는 거의 똑같은 서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랫동안 파리드씨의 변호사로 일했지만 한 번도 부인들과 예기를 나눠 본 적 없는 아버지, 잠셰지.
과부들은 철저한 은둔 생활을 하고 있으며, 남자들과 말을 섞지 않는 것이 당연한 그 당시의 모습.
어쩐지 조선 시대를 생각나게도 하는 이 소설의 배경이
답답하기도 하고, 분노를 일으키게도 한다.
퍼빈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파리드 집안의 요청을 확인하기 위해
세 아내가 살고 있는 집으로 향하기로 한다. 세 아내와의 대화를 위해.
그 요청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퍼빈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뒤로 물러났다. 만약 그녀가 투입구안을 들여다보지 않았더라면 그가 죽었다는 걸 알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늦었다. 그녀는 이 죽음과 그로 인한 책임을 알게 돼버린 것이다.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파리드씨의 세 아내와의 대화를 위해 세아내들이 살고 있는 집으로 향했던 퍼빈,
그리고 자신의 가방을 놔두고 왔음을 깨닫고 다시 그 집으로 향한 퍼빈은
의문의 죽음을 보게 된다.
갑자기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
도대체 왜, 누구로 부터 죽임을 당한 걸까?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책은 이 당시의 인도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고 봄베이 최초 여성 사무 변호사가 된 퍼빈의 이야기를 위해
초반부터 느릿 느릿 전개를 이어간다.
사실 좀 지루해서 눈에 잘 안들어왔다. 그리고 581p라는 엄청난 책의 두께에
겁도 나기도 했다.
이름이 어찌나 어려운지, 너무 눈에 익지 않아서 몇번을 멈췄던지..
이 사람이 누구였지? 어? 이름이 뭐였지?... 하하
하지만, 중반 의문의 밀실 살인이 발생하고,
아버지와 함께 사는 딸의 모습을 보였던 퍼빈의 연애 스토리와 결혼 스토리를 읽으며
200페이지 이후부터는 멈춤 없이 빠르게 읽어 나갔다.
여성으로서의 삶을 인정 받기 어려운 시대에
변호사라는 직업을 최초로 갖게 된 한 여성의 삶이
그리고 그녀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경악스러운 사건들까지.
어느 하나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이야기를 품고 있던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20세기 초 인도의 모습을 섬세한 묘사를 통해 엿볼 수 있게 해 준 책.
밀실살인이라는 사건을 던져 더욱 빠져들게 만든 책.
한 번 읽어 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