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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이동호 | 창비 | 2021년 06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4 리뷰 15건 | 판매지수 3,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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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환경 68위 | 사회 정치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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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6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264g | 128*188*20mm
ISBN13 9788936486778
ISBN10 8936486772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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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채식주의자가 돼지를 키우고 잡아먹은 이야기다. 다소 기괴하게 들리는데, 이 프로젝트는 동물권을 향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했다. 공장식 축산이 아니라, 생명을 존중하는 도축은 불가능할까?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는 그렇게 나온 책이다. - 손민규 사회정치 MD

제8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식탁 위의 고기가 아닌 살아 있는 돼지와 함께한 1년
동물을 키우고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카카오의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가 주최한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가 출간되었다. 전직 군인이자 여행 작가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저자 이동호는 스물여덟이라는 젊은 나이에 농촌으로 이주한다. 귀촌 후 축산 동물과 업계의 열악한 현실을 목격한 저자는 채식을 시작하지만 여러 의문이 뒤따른다. 인간은 잡식동물로 태어났는데 고기를 먹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 동물을 학대하는 축산 방식이 문제라면,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란 동물의 고기를 먹으면 괜찮지 않을까? 어쩌면 그게 ‘자연의 섭리’ 아닐까? 저자는 이런 질문을 품고 마당에서 돼지 세마리를 직접 키워보기로 한다. 긴박감 넘치는 돼지 사육 현장부터 외면하고 싶은 돼지의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편의 드라마가 이 책에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인간은 다른 생명을 취해 먹고 산다. 저자는 마당에서 돼지를 기르며 우리가 먹는 생명의 고귀함과 자연의 아름다운 순환을 배우고, 동물을 키우고 먹는다는 것의 의미를 고민한다. 나아가 값싼 고기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공장식 축산의 실태, 대규모 축산이 야기하는 환경오염 문제 등으로 고민을 확장한다.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에는 펄떡이는 힘과 유머로 가득 찬 이야기, 그리고 그 가운데 던지는 묵직한 문제의식이 눈부시게 어우러진다. 채식을 고민하는 이부터 육식을 사랑하는 이까지, 이 땅의 동물과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인간이 마주해야 하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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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육식주의자도 구원받을 수 있을까

1부 공장과 농장 사이
1. 돼지를 부탁해
2. 함정에 빠진 건 아닐까요
3. 돈 워리, 맨
4. 샌님의 돼지우리 만들기
5. 집 나간 돼지
6. 목구멍이 작아 슬픈 짐승
7. 대장을 정하자
8. 어디까지 먹을 거야
9. 방 청소를 깨끗이
10. 캡틴 H의 집에서
11. 정답은 이 안에 있어
12. 워터 파크 개장
13. 사랑의 스튜디오
2부 생명과 고기 사이
14. 눈을 마주쳐선 안 돼
15. 고사에는 머리를
16. 포박
17. 망치를 들고서
18. 탕박과 발골
19. 오리도 부탁해
20. 널 먹어도 되겠니
21. 돼지고기는 돼지의 삶(살)
22. 치사율 99퍼센트의 전염병
23.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24. 고귀한 돼지를 찾아서

에필로그: 내가 사는 마을, 평촌

참고 자료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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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과 육식, 농장과 공장,
동물과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다


귀농이나 귀촌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아름다운 풍경과 신선한 공기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충청도로 귀촌한 저자는 꿈꾸던 것과는 다른 현실을 마주한다. 농촌에는 도시에서 떠밀려 온 각종 기피 시설이 있고, 축산업도 그중 하나다. 국내 최대 축산단지가 있는 충청도에는 동물을 실은 화물차가 끊임없이 오가고, 매일 아침 가축의 분뇨 냄새가 가득한 안개가 낀다.
우리나라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99퍼센트는 창문이 없는 축사에서 평균 6개월이라는 짧은 생을 산다. 평생 흙을 밟지 못하고, 도축장에 가는 날 처음 햇빛을 본다. 빈번한 동물 학대, 항생제 남용에 따른 생태계 교란, 축산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해마다 반복되는 가축 전염병과 살처분 등은 공장식 축산이 이어지는 한 벌어질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다. 축산업의 열악한 현실과 구조적인 모순을 목격한 저자는 고기 생산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채식을 시작한다.
저자가 귀촌한 마을에는 젊은 축산인들이 결성한 ‘대안축산연구회’가 있다. 축산인 당사자들이 모여 기존 축산 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대안을 찾는 이 모임에서 자연양돈이라는 새로운 사육 방식을 알게 된다. 동물의 본성을 존중하고 자연스레 키움으로써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귀중함을 배울 수 있는 자연양돈 방식이 채식의 연장이라고 여긴 저자는 돼지에게 깨끗하고 넓은 마당을 제공하고, 농가에서 나온 부산물로 만든 건강한 사료를 먹이며 돼지를 키우기로 한다.

살아 있는 동물에게 배운 생명의 무게

동물을 키우는 일, 그것도 한번도 실제로 접촉해본 적 없는 낯선 동물을 키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저자가 인근 농업학교에서 흑돼지 세마리를 분양받아 데려온 날, 돼지는 애써 만들어놓은 울타리를 뚫고 달아난다. 그는 도망친 돼지를 다시 찾아오며 앞으로의 일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감한다. 매일 몇시간씩 돼지에 매여 밥과 물을 챙겨주고, 우리를 청소하고, 똥을 치우는 고된 노동이 한편의 시트콤처럼 유머러스하게 그려진다. 그러는 중에도 머릿속에는 복잡한 질문이 떠나지 않는다. 이렇게 키운 돼지를 나는 과연 잡아먹을 수 있을까? 돼지가 행복하게 자라더라도 결국 잡아먹을 거라면 이 모든 수고로움에 무슨 가치와 소용이 있는 걸까?
현대사회에서 식탁 위의 고기는 먹기 좋게 포장된 상품이자 식자재로 여겨질 뿐, 가축을 죽이고 도체를 손질하는 이전의 과정은 지워진다. 소비자에게 굳이 불편한 진실을 알려 소비욕을 위축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돼지의 마지막 순간을 마주하며 다른 동물의 생명을 얻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역설한다. 눈앞의 돼지를, 그것도 직접 키운 돼지를 죽이는 것은 거부감이 드는 일이다. 죄책감, 망설임, 미안함 등 복잡한 감정에 괴로워하지만, 그럼에도 돼지를 직접 잡은 이유는 자신이 취할 생명에 대한 책임감이자 예의에서 비롯되었다고 저자는 털어놓는다. 내가 입에 넣는 돼지고기가 조금 전까지 살아 숨 쉬었던 동물의 피와 살이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끼며, 불편하지만 외면해서는 안 되는 진실을 독자에게 전한다.

동물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꿈꾸며

이 책은 동물을 모두 대안 축산 방식으로 기르자거나 모든 사람이 채식을 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지 않는다. 다만 개개인의 작은 선택이 모이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음을 강조한다. 예컨대 버려지는 비인기 부위의 고기를 소비하면 사육되는 가축의 전체 마릿수를 줄일 수 있고, 자연 축산 방식으로 생산된 고기를 먹으면 동물이 살아 있는 동안 불필요한 고통을 줄일 수 있다. 중요한 건 우리가 먹는 고기의 이면을 직시하고 어떤 고기를 먹을지 선택하는 것, 동물의 고통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 인간과 인간이 먹는 동물이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것이다.
세마리 돼지가 떠난 이듬해 봄, 마당에 토마토 싹이 났다. 돼지는 토마토를 먹으며 자랐고, 토마토는 돼지 똥의 양분으로 싹을 틔운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먹히고, 하나의 삶이 또다른 삶으로 이어지는 자연의 경이로운 순환이 계속된다. 이 자연스러운 순환이 같은 땅 위에 사는 다른 동물과 평화로이 공존하기 위해 인간이 지녀야 하는 태도에 대한 묵직한 통찰을 제공한다.

회원리뷰 (15건) 리뷰 총점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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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더*드 | 2021.07.08 | 추천4 | 댓글2 리뷰제목
<돼지를 부탁해>라는 제목과 생동감 넘치는 글이 인상깊었다.     창비(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된 소식을 듣고 주문했더니 제목이 바뀌어 있었다.(편집자의 손을 거쳐 새 옷을 갖춰 입고 출간된 신작>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잘 팔리는 제목이랄까? 모순형용을 사용한 제목에서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진다...)   일단 쉽게 생각해본다. 육식 일체를 식;
리뷰제목

돼지를 부탁해라는 제목과 생동감 넘치는 글이 인상깊었다.

 

 

창비(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된 소식을 듣고 주문했더니 제목이 바뀌어 있었다.(편집자의 손을 거쳐 새 옷을 갖춰 입고 출간된 신작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잘 팔리는 제목이랄까? 모순형용을 사용한 제목에서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진다...)

 

일단 쉽게 생각해본다.

육식 일체를 식탁에서 빼 버리면 당최 차림새가 안 난다. 그래, 사실은 어떻게 한 상을 차릴 순 있겠지만, 사실 자신이 없다. 부위별 소고기 5-600g이면 적당히 그릴에 구워가며, 열무김치나 상추겉절이를 곁들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영양 면에서도 미안하지 않고, 밥상 차림새도 그럭저럭 괜찮다.

 

1주일의 상차림이 있다면, 돼지고기(는 다용도), 소고기, 닭고기를 적당히 분배하여 몇 가지 요리가 가능하다. (돼지고기 김치찌개, 소고기 미역국, 닭고기와 양파를 듬뿍 넣은 치킨 카레와 소고기구이, 모든 야채를 넣을 수 있는 닭갈비, 돼지고기를 볶아 넣은 김밥, 유부초밥 등등)

 

이런 상황에서 채식주의는 너무나 이상적으로 들린다. 고기를 뺀 밥상이라. 글쎄 한 두 끼는 어찌 가능하겠지만, 매일 매일을? 나는 아보카도와 낫또 김치만 넣고도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과연 아이들은? 채식주의로 얻고자 하는 건 무엇이길래 

 

고민이 많은 부분이다. 올해 읽었던 책들에서 배웠기 때문에 쉽게 외면할 수 없다. 단어 그대로 산업화되어버린 축산업과 공장식 도축. 이제는 현실을 안다.

 

(이런저런 고민에 빠져 있던 내게 다가온 글)

 

그 와중에 직업군인이었다가, 귀농을 선택한 이 저자의 이야기가 참 흥미롭게 다가왔다.

 

거대 축산업의 현장이며, 친환경 축사가 혼재하는 이 마을에서 단 3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이유. 그 과정의 험난함 (돼지열병과 같은 감염병의 위험-축사 바깥에 위치한 이 3마리 돼지가 감염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사료화 되지 않은 돼지 밥을 매끼니 마다 준비해주는 수고로움-자연그대로 키워보겠다는 의지)을 여실히 담은 이 책을 읽으며, 정말 책 한권은 그냥 나오는 게 아니구나 하는 (엉뚱한 소감과) 것과 축산업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종국에는 채식을 선택하게 되는 기승전결의 과정이 너무도 다이나믹하게 읽혔다.(연재분보다 더 새로운 내용이 있을까 싶어 책을 주문해보았다)

 

그 와중에 안에 그려진 삽화로의 돼지들은 또 어찌나 귀여운지...(실제는? 멧돼지의 후손느낌이 물씬 풍긴다는데...) 돼지들을 돌보는 저자의 자세가 참으로 생경하게 다가와 책을 읽다가 일상을 놓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남편 역시 읽더니 꼭 리뷰로 남기고 싶다고 책을 따로 챙겨 놓는 걸 보니 역시 브런치 8회 대상작 다운 반응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권한 책을 집중해 읽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한켠이 뿌듯)

엄격한 채식을 생각하면 어쩌면 거리를 좁히기 어려울지 모르겠으나, 이 책의 저자가 느낀대로 가축화된 동물들이 사는 동안은 동물들에게 친화적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먹고 자면서 일생을 누리는 삶은 어떨까. (=동물권의 보장 vs 결국 잡아먹는다는 결론에는 그것이 다 무슨 소용?) 

 

어쩐지 두서없는 문장에 저자의 말을 빌려본다.

 

그렇게 결론이 났다 싶었는데, 생각은 다시 뫼비우스의 띠처럼 처음으로 돌아왔다. 돼지가 사는 동안 행복했다고 하더라도 돼지를 잡아먹는 것은 괜찮은 걸까. 결국 잡아먹힐 거라면, 살아 있는 동안 행복했다는 것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질문들이 꼬리를 물었다. 결국 나는 돼지를 직접 키워보지 않고서는 안 될 지경이 되었다. 1년이 조금 안 되는 기간 동안 세 마리 돼지를 키우고, 잡아먹었다. p11, 12

 

190쪽의 분량은 부담 없이 읽기 좋다. 당신 채식주의자입니까? 하면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책이 아니라, 좀 더 현실적으로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가능한 방법을 고민하는 책이기에 채식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라면 한 번은 읽어보길 권해본다.

 

 

 
댓글 2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아*짱 | 2021.06.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저자는 20대 후반 젊은 나이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돼지가 사는 동네로 귀촌을 하였다. 그곳에서 돼지가 자라는 환경을 보며 채식을 결심하였고 목장에서 일을 하며 기존의 공장식 축산 방식에 문제의식을 느낀 사람들과 모여 '대안축산연구회'를 결성하였다. 그리고 1년간 직접 3마리의 돼지를 키우며 동물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였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가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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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0대 후반 젊은 나이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돼지가 사는 동네로 귀촌을 하였다. 그곳에서 돼지가 자라는 환경을 보며 채식을 결심하였고 목장에서 일을 하며 기존의 공장식 축산 방식에 문제의식을 느낀 사람들과 모여 '대안축산연구회'를 결성하였다. 그리고 1년간 직접 3마리의 돼지를 키우며 동물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였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가볍고 유쾌하게 보여준다. 특히 저자가 돼지들을 데려오고, 키우고, 도축하는 과정은 코메디 프로 만큼 재미있게 묘사한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보여주는 우리나라 축산업의 현실은 상당히 불편하고 괴롭기까지하다. 오로지 경제성과 수익성만이 축산업의 목표이다. 좀 더 싸게, 좀 더 많이가 지상 최고의 과제이다. 거기서 오는 다양한 문제점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거나 간과되어 왔다. 내 가족이 먹을 식량에서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바뀌면서 축산업은 대형화, 기업화되었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순환의 질서는 무너지고 말았다. 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결국 인간에게로 그 영향이 미칠 것이다.

어릴 때 돼지 농장을 하던 큰아버지댁에 가면 냉장고에 주사약이 잔뜩 있었다. 종종 돼지에게 주사를 직접 놓던 모습들을 보기도 하였다. 이게 이미 몇 십년 전 내 경험이다. 항생제나 각종 약들이 (전문가의 처치 없이) 이미 그 시기부터 남용되고 있었다. 주말마다 마트에 가면 나는 무항생제, 무성장촉진제, 무살충제 제품들, 흔히 유기농이라는 제품들만 고른다. 가격도 일반 제품보다 훨씬 비싸다. 그럼에도 나는 이것들을 고를 수 없다. (언제나 찜찜한 의심을 품으면서...) 게다가 요즘은 동물복지도 따져보아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결국 건강한 제품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이런 것들은 고려 대상이 전혀 아니었다. 자연에서 나고 자라는 것들은 전부 건강한 음식이라 믿었다. 이제는 먹는거 하나 마음 편히 먹을 수 없다. 전부 인간이 스스로 만든 결과물이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순환의 고리가 깨지면서 결국 피해는 인간에게 돌아오고 있다.

p.9

유기축산은 동물에게 유기농(=건강한) 사료를 먹이고,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으며, 항생제 같은 약이 필요없는 쾌적한 환경에서 키우는 것을 말한다. 건강한 가축의 분뇨는 먹이를 기르기 위한 퇴비로 되돌아간다. 순환이 이루어지는 사육 방싱이다.

p.10

자연양돈이란 간단히 말해 깨끗하고 적정한 크기의 축사에서 돼지의 본성을 억압하지 않으면서 사육하는 방식이다. 돼지들은 땅을 파며 놀고, 농가에서 나온 부산물로 만든 사료를 먹으며 천천히 자란다고 했다. 견학을 가서 내 눈으로 직접 확인도 했다. 그곳의 돼지들은 농촌을 파괴하지 않았고, 동물로서 충분히 존중을 받으며 사육되고 있었다. '이렇게 기른다면 먹어도 되겠다'라고 생각했다. 거창하게 표현하면 예의를 갖춘 고기랄까. 생명을 정성 들여 키우고 그 생명을 죽여서 먹는 과정을 통해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고귀함을 지킨다는 면에서 채식의 연장이라고 여겨졌다.

p.34

하지만 인간이 돼지를 길들인 1만년의 세월 동안 인간과 가축, 자연 사이에 오염은 없었다. 오염은 동물을 과도하게 밀집시켜 키우면서 생겨났다.

p.35

습하고 불결한 환경에서 빽빽하게 살면 누구라도 병이 난다. 돼지들이 자라는 동안 겪는 흔한 질병은 설사다. 산업계의 해결 방법은 항생제이다. '건강한 돼지'가 아니라 '더 빨리, 더 많은' 돼지 사육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p.74

과거에 가축은 콩꼬투리나 옥수숫대 같이 인간이 먹지 않는 부산물을 먹었지만 이제는 콩이나 옥수수, 즉 농산물 자체를 먹는다. 전세계 농지의 83퍼센트가 가축을 기르고 그들을 먹이기 위한 작물을 재배하는 데 쓰인다. 주객이 전도되었다. 옥수수와 콩은 표토를 사라지게 하는 대표적인 사막화 작물이다. 지구의 피부 역할을 하는 표토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

 

p.89

미국의 '폴리페이스'라는 농장에서는 소와 닭, 그리고 돼지를 같이 키운다. 농장주인 조엘 샐러틴은 동물을 한 종만 키우는 것도 한 농경지에 한 농작물만 키우는 단작만큼 나쁜 일이라고 말한다. 여러 가축을 키우면 다양성을 통해 상호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에 한가지 종만 존재하는 경우는 없다. 다양한 종이 서로 균형을 유지한다. 한가지만 키우(남기)고자 하면 불균형이 생기고, 불균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억제가 필요하다. 단작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억제는 커지고, 작용이 있으면 그만큼의 반작용이 발생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p.110

가축이 울타리 안에 살던 시절, 동물은 가족까지는 아니었을지라도 구성원으로서 존중을 받았다.......지금의 동물은 경제 논리 안에 있다. 이 논리에 맞춰 인간은 동물을 살이 빨리 찌거나, 알을 많이 낳거나, 젖이 많이 나오는 품종으로 개량한다. 기준에 맞지 않는 동물은 불량품이다.

p.139

윤리적 도축이라는 말이 있다. 도축에 '윤리'라는 말을 붙여도 되는지 묻고 싶었다. 윤리적으로 죽인다니, 대체 무슨 말이지?......'동물복지'도 결국 사람 중심의 생색은 아닐까? 양심의 가책을 덜기 위한 자기위안 말이다. 그렇다고 산업식이 아닌 방법으로, 예컨대 망치로 돼지를 잡는다고 죄책감이 들지 않는 게 아니었다. 성스러운 행위도 아니며, 천사들이 내려와 죄를 사해주지도 않았다. 다만 분명한건, 책임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p.156

우리는 서로를 먹고 서로에게 먹힌다. 나도 무언가의 양분이 될 것이다. 생명만이 생명을 줄 수 있다. 돼지를 키우고 또 잡아먹으면서 생명을 먹는 것의 책임을 곱씹어보았다.

p.161

축산 동물의 수명은 경제성에 따라 결정된다. 소는 30개월, 돼지는 6개월, 닭은 1개월을 산다. 사료 전환율이 가장 높은 시점이다.........

오랜 기간을 수렵인으로 살았던 인간의 유전자는 지방에 더 높은 열량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방이 없는 살코기는 맛이 거의 나지 않는다. 소비자가 부드러운 고기를 선호한다는 사실이 동물의 움직임을 최대한 억압하는 사육 방식의 근거로 쓰이기도 한다. '마블링'은 축산업이 만들어낸 마케팅의 산물이지만, 기름의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을 선호하는 것은 유전자의 영역이다.

p.163

인간은 먹을 수 없는 것과 먹지 않는 부산물을 활용해 가축을 길러왔다. 생태계가 감당하는 만큼 가축을 길렀다. 지금은 더 많은 고기를 먹기 위해 자연이 스스로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자원을 쓰고, 그만큼의 폐기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p.168

미지의 바이러스 대다수는 야생에 있다. 야생이 인간에게 오는 게 아니라, 인간이 야생을 뒤흔들기 때문에 인간에게 올 수 밖에 없다. 지상 동물 총량의 97퍼센트를 차지하는 인간(과 가축)의 영역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넓어지고 있다.

p.171

축산물에 남아 있는 항생제 내성균을 사람이 직접 먹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가축에게 투여한 항생제의 80퍼센트는 배설물과 함께 배출된다. 분뇨에 포함된 항생제에는 정화 기준이 없다. 그 때문에 항생제는 하천으로 유입되고 축적된다.........

기술 발전이 상황을 해결해 줄 거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업계는 발전하는 기술을 가축을 더 많이, 더 빨리 생산하는 쪽으로 써왔다. 정책을 통해 식품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행정 당국은 '물가 안정'과 '경제 활성화'라는 구호 뒤로 숨는다.

p.172

현대 인류는 유례없는 양의 축산물을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에 거짓은 없다. 많이 얻으려면 많이 써야 한다. 인류는 기적을 이룬 것이 아니라, 내일의 열매를 끌어왔을 뿐이다.

p.185

싸게 많이 먹는 소비문화는 생명을 억압하는 사육 방식, 미래 자원까지 고갈시켜가며 생산하는 '공장식 농장'과 연결되어 있다. 이 소비와 생산의 고리가 가축과 인간의 관계를 왜곡한다. 이 왜곡이 결국은 우리가 살아가는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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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나를 이끌었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s******a | 2021.06.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채식주의자가 돼지를 키운다? 제목 자체가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하게 만들었다.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나에게는 더욱 흥미로운 책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향해 달려가는데도 글쓴이는 채식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단지 공장형 돼지 사육에 대한 반대 의견, 환경을 생각하는 사육, 다음세대들을 걱정하는 등등의 모습만 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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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가 돼지를 키운다? 제목 자체가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하게 만들었다.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나에게는 더욱 흥미로운 책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향해 달려가는데도 글쓴이는 채식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단지 공장형 돼지 사육에 대한 반대 의견, 환경을 생각하는 사육, 다음세대들을 걱정하는 등등의 모습만 보였을 뿐, 돼지 3마리를 친환경적으로 잘키워 잡아 먹었다. 그렇게 내용은 마무리 되었다. 이게 뭔가 싶었는데 에필로그에 채식을 선언하는 모습이 나왔다. '아, 채식주의자가 맞군.'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다. 

채식주의자라서 채식을 권장할 줄만 알았는데 전혀 그런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단지 적당한 고기 소비의 문화를 권장하고, 또 그런 문화가 조성된다면 환경오염에서 벗어날 수도, 다음세대에게도 더 건강한 자연을 물려 줄 수 있음을 권장한다. 더불어 돼지를 키우며 함께 동고동락하는 존재, 결론은 잡아 먹는 가축이지만 최대한의 존중을 한다면 돼지들도 웃으며 생을 마감할 수 있음을 알려 주었다.

책을 읽는내내 돼지의 모습이 상상되었고 글쓴이를 돕는 이들이 그려져 실제로 웃음을 터트리며 재미있게 읽었다. 재미있는데 다 읽고나니 내심 마음 한켠은 무거워지는, 글체와 편집, 구성이 탄탄하여 참 좋았다.

그리고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돼지의 이야기를 접하니 가격을 운운하며 고기를 고를 것이 아닌 가격에 상관없이 정성들여 키운 고기를 구입해보리라 다짐해본다. 아, 돼지를 안 먹으니 소와 닭, 오리를 고를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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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돼지 고기 이면의 돼지를 마주하고 육식을 줄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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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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