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연구는 아주 활발하며 절대로 ‘상아탑’ 안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심리학 연구는 웹사이트(호기심 효과를 보라)나 레스토랑(팁을 더 많이 받는 법에 대한 항목을 보라), 법정(거짓 기억과 새로운 거짓말 탐지 검사 항목을 보라), 광고(빨간색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알면 놀랄 것이다)는 물론 스마트폰(왜 스마트폰에 중독되는지, 그것으로 사진을 찍거나 찍지 않는 것이 실제 경험을 저해하는지) 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심리학자들이 요즘 무엇을 하는지 알게 되면 놀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말했듯이 여기에서 설명한 실험을 단 하나도 해보지 않더라도, 실험이란 게 굉장히 흥미롭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들어가며」중에서
심리학과 학생이나 교사들은 내가 심리학의 연구방법론 수업에서 배우는 많은 용어 사용을 피해왔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것이다.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조작적 정의, 통제변인 따위나 통계분석을 읽는 방법과 관련된 용어 말이다. 그건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는 학교 밖 독자들도 이 책을 즐기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묘사하는 모든 실험으로도 실제 실험을 수행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요약 보고서를 쓸 수 있다. 독립변인(실험자가 조작하는 것)과 종속변인(측정하는 것) 모두 알아보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심리학 실험이란 무엇일까」중에서
강의실에 앉아 쏟아져 나오는 지식들을 보며 혼자 ‘이걸 어떻게 다 외워?’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해보았는가? 단기기억에는 아주 적은 양의 정보를 아주 짧은 시간만 담아놓을 수 있다. 그 정보를 계속 중얼거리면 며칠은 가겠지만. 그러니 당신이 기억 가능한 용량에 별로 자신이 없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이것은 그저 당신의 기억력을 최대로 발휘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이 실험을 보면 당신이 스스로 기대한 것보다 얼마나 더 많이 기억할 수 있는지 알고 놀라게 될 것이다. 실은 당신이 모르는 간단한 ‘기억 요령’이 좀 있다.
---「당신의 기억력을 생각보다 좋다」중에서
스탠퍼드대학교의 짐바르도와 동료들은 앞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감옥 상황에서 ‘죄수’와 ‘간수’ 역할을 이용하기로 계획한 뒤, 스탠퍼드대학교의 한 건물 지하에 가짜 감옥을 만들어냈다. 먼저 남학생 24명을 골라서 죄수나 간수 역할에 무작위로 배정했다. 죄수들은 식별번호와 죄수들이 입을 법한 옷을 받았고, 간수들은 유니폼과 어두운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처음에 간수들은 그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역할을 연기하며 죄수들을 감옥에 집어넣었다. 처음에는 친근한 분위기였지만 연구가 며칠간 진행되자 상황이 변했다. 간수들은 까다롭고 야비해졌고 죄수들도 실제 죄수들이 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간수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하고,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 점차 학생들이 자신의 역할을 아주 깊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우리의 역할이 우리를 만든다」중에서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니면 우리가 무언가를 공개적으로 하기 전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알고 싶어 한다. 아마 당신은 TV나 컴퓨터, 심지어 믹서기 하나를 사기 전에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다른 사람들이 그 제품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확인할 것이다. 제조사들도 이걸 알기 때문에 자사 제품에 별 5개를 주고 다른 사람과 좋은 경험을 공유해달라고 격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남들이 하는 대로 하려는’ 이 욕망이 얼마나 커질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이 사물을 다르게 본다고 하면, 자기 자신의 눈, 당신 자신의 현실감각조차 의심하게 될까? 바로 이것이 솔로몬 애쉬가 알아내려고 한 문제였고, 우리도 직접 실험해볼 것이다.
---「동조의 힘」중에서
심리학자들이 사랑하는 연구 주제가 있다면 단연 기억이다. 이 인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 기억 연구는 어렵지 않다. 그저 참가자들에게 외워야 할 목록을 주고 잠깐 기다렸다가 기억나는 것을 적으라고 하면 된다. 멋들어진 기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둘, 연구를 통해 알아내는 사실이 사람들이 자신의 기억에 대해 기대하는 것과 너무 모순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았다고 믿는 것에 확신을 갖지만, 기억의 정확성에 대한 증거는 그렇게 자신만만해선 안 된다고 시사한다.
---「일어난 적 없는 일을 기억하다」중에서
이런 식의 제목을 단 글을 본 적 있는가? ‘이 개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낸 뒤 벌어진 일을 믿기 힘들 것이다!’나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오늘 해야 할 5가지’ 따위의 글. 이런 유형의 제목은 ‘간질간질한 호기심’이나 ‘지식격차’를 주입하려는 시도이고, 당신은 답을 알아내야만 할 것이다. 강민정 등의 연구 중 fMRI를 사용하지 않은 두 번째 부분은 재현할 만하다. 우리가 할 일은 가짜 웹사이트를 꼼꼼히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사이트에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제목이 함께 담겨야 한다. 사람들은 어떤 것을 클릭할까?
---「우리의 뇌는 호기심을 사랑한다」중에서
당신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비밀요원이다. 동료 요원 A에게 ‘상자’를 받아서 다른 장소로 배달하는 것이 당신 임무이다. 아, 임무 수행 도중 방해를 받을 수도 있는데, 만약 ‘악당’을 만난다면 그 상자를 받기로 한 장소를 거짓으로 말해야 한다. 어떤 연구자들은 뭐가 재미있는지 잘 안다. 브리와 동료들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알아내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사건이 벌어지던 그 시각에 자기가 있던 곳의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이다. 영화와 달리 우리에게는 성능 좋은 거짓말 탐지기가 없고, 이른바 ‘자백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을 졸리게 만들고 좀 더 말하기 쉽게 만드는 약은 있지만 이런 상태에서 말하는 내용은 진실일 수도, 그저 꿈속에서 만들어낸 상상일 수도 있다. 브리와 동료들은 당신이 거짓말을 하는지 알아낼 재미있는 방식을 찾아냈다. 여기에는 요원과 상자, 악당이 나온다. 어떻게 했는지 알아보자.
---「거짓말을 더 잘 잡아내는 법」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