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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의 우아한 수다

50의 우아한 수다

: ‘지천명’에 얽매이지 않는 오직 나를 위한 시간

홍선희 | 책엔 | 2022년 01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4건 | 판매지수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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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09쪽 | 258g | 128*205*13mm
ISBN13 9791187685616
ISBN10 118768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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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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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첫눈 내리는 날 누구에게 만나자고 데이트 신청을 해볼까. 정호승 시인의 시처럼 눈 오는 날에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웃음 포인트가 같은 사람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의 결이 같아서 같은 지점에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그래서 긴긴 겨울밤 날이 새도록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웃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좋다. 목차만 봐도 설레는 재미난 한 권의 책처럼 삶이 다양한 읽을거리만큼이나 풍성한 사람이 좋다.
--- p.23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니 따뜻한 차 한 잔이 더없이 좋다. 오늘은 수삼에 생강과 대추를 넣고 푹 끓여 따뜻한 차를 만들고 있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주전자에서 풍겨 나오는 수삼의 향을 맡으며 문득 우리의 삶에도 겨울이 필요하다는 어느 교수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인삼은 땅의 기운을 엄청나게 빨아들이기 때문에 몇 년 인삼을 재배하고 나면 그 땅에는 어느 농작물도 자라지 않아 몇 년은 그 땅을 버려두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보면 우리의 삶도 그것과 닮아 있다. 지난 가을이 홀연히 나뭇잎을 떨구고 갔듯이 우리도 채움보다 비움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 p.59

누군가를 좋아할 때 그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지는 이유는 그 사람이 좋아서만이 아니다. 그 사람과 함께하는 그 시간 속의 내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지고 그 시간이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있을 때 나의 모습이 내 맘에 꼭 들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지금 내 곁에 있다면 그건 축복이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기다려지는 산타클로스의 선물처럼 조건 없이 내게 건네진 기쁨이다.
--- p.100

살아 있다고 느끼는 순간들을 하나씩 모아야겠다. 그것만이 죽음에 대한 유일한 대비책일지 모른다. 우리는 모두 태어난 그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기에 살아 있는 오늘이 더없이 기쁘고 소중하다. 새벽녘의 매콤하고 쌉쌀한 공기, 해가 지는 서쪽 하늘의 노을, 물이 고인 웅덩이에 비친 무지개까지도 아름다운 날들이다. 살아 숨 쉬는 세상 모든 것은 아름답다. 그래,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간절히 바랬다던 오늘이다. 오늘도 눈부시게 살아보자. 그래야 죽음 앞에서 웃음 지을 수 있다. 그래야 잘 죽을 수 있다.
--- p.134

지란지교를 꿈꾸며 나의 슬픔에 함께 아파해 주고 나의 성공과 기쁨에도 진정으로 함께 기뻐해 줄 수 있는 친구 한 명쯤 내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늘 그런 친구에 목말라하곤 한다. ‘그때 우리 참 좋았지?’라고 말하면서 다른 부연 설명을 애써서 하지 않아도 그때가 언제인지를 알고 웃는 친구, 기쁨만이 아니라 웃음 뒤에 가려진 슬픔까지 읽어내고 적절한 감정으로 반응해 주고 공감해 줄 수 있는 그런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은밀한 욕망을 서로 내비치기도 하며 때로는 서로가 밑지는 것 같은 마음에도 결국엔 내 것을 덜어주며 한바탕 웃음을 쏟아낼 수 있는 그런 친구 말이다. 그런 친구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며, 나 역시도 그런 친구가 되어주고 싶은 사람을 찾고는 한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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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없는 수다가 경계 없이 몰아친다. 사계절에 담긴 우아한 감성에 가슴이 먹먹해지다가도, 차가운 이성에 깜짝 놀란다. 유연함과 차가움의 판타지는 20대의 여린 사랑에 30대의 현실적 행복을 더해버린 50대의 타임캡슐에 담긴 추억 퍼즐과도 같다. 마치 오늘만 살 것 같은 열정과 평생 살고 싶은 욕망이 쉴 새 없이 넘나드는 수다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의 기억과 소박하고 다정한 삶이 스민다. 스쳐 지나갔던 시공간을 내 방 창가 앞에 스크랩해두고 싶은 풍경으로 바꿔주는 글이다.
-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텍전공 교수)
길 떠날 엄두가 나지 않는 막막한 숫눈길에서 누군가 남겨둔 선량한 발자국을 보았을 때처럼 가슴이 따뜻해진다. 길이 보이지 않는데도 길을 잃지 않고 걸어간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긴 채 걷다 보면 결국 그이가 남겨둔 게 발자국이 아닌 온기였음을 알게 된다.
- 손홍규 (소설가)
마흔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을 썼다. 이제 오십의 이야기를 쓸 차례가 다가온다. 그런데 왠지 《50의 우아한 수다》에 선수를 빼앗긴 것만 같다. 나보다 더 인생의 참맛을 즐기며 살 줄 아는 분을 만나다니. 내가 메모해두었던 소재들이 이 책에 다 있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다 보니 울었다가 웃었다가…. 작가와 마주 보고 앉아 도란도란 수다를 떨고 있는 행복한 상상에 빠져든다.
- 조기준 (작가, 라디오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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