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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자가 매일 집에 온다 (큰글자도서)

낯선 여자가 매일 집에 온다 (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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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자가 매일 집에 온다
[도서] 낯선 여자가 매일 집에 온다
무라이 리코 저/이지수 역 오르골
10% 14,400
낯선 여자가 매일 집에 온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201*294*20mm
ISBN13 9791192642048
ISBN10 119264204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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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설 자리가 없다. 여자가 오면 내가 설 자리가 없다. 방해물 취급을 받으니까 어쩔 수 없다. 쓸모가 없다고, 능력이 없다고 넌지시 말했으니까. 낯선 여자가 집에 들이닥쳐 내가 이제껏 소중히 사용해 온, 깨끗이 쓸고 닦아온 부엌을 마음대로 주무르다니. 이것은 굴욕일 뿐이다.
--- pp.19~20

너에게 한번 물어본 적이 있다. “매일 교대로 우리 집에 오는 그 여자들, 대체 뭐야?” 그러자 너는 “어머님, 그 사람들은 아버님과 어머님의 생활을 도와드리는 분들이에요. 간병 프로죠”라고 하던데, 나는 집안일 프로거든?
나는 벌써 60년이나 주부 일을 훌륭히 수행해 왔다.
--- p.30

분명 아는 길을 걷고 있었는데 그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어져, 꺾고 싶지도 않은 모퉁이에서 꺾어버린다. 그러면 눈 깜짝할 사이에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르게 된다. 하늘을 올려다봐도 표식으로 삼을 건 없다. 평소 현관에서 보이던 하늘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어느 세계에도 속하지 못하는 나는 그야말로 유령이다.
--- p.51

이런 노부부와 사이좋게 지내봤자 이득은 손톱만큼도 없다. 그렇다고 남편의 훌륭한 인생이 부정당한 건 아니다. 인생의 가치는 얼마나 사랑했느냐, 그리고 얼마나 사랑받았느냐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나는 진심으로 남편을 사랑한다. 그걸로 분명 충분하다.
--- p.94

너는 나에게도 거침없이 말을 툭툭 던진다. 얼굴만 보면 “약은 드셨어요?” 하고 묻는다. 진절머리가 난다.
“패치라면 매일 꼬박꼬박 달력에 붙이고 있어.”
이렇게 대답하자, 너는 웃으며 말했다.
“아유, 어머님, 패치는 어머님 몸에 붙이셔야죠.”
--- p.156

노을이 붉어서 아름다운데도 그 빨간색이 나를 괴롭히는 나날이 이어졌다.
침대 위의 빨간 펜은 누구 것이었을까. 왜 베개 위치가 바뀌는 걸까. 생각하면 할수록 이상하고 화가 난다. 가족에게 말해 봐야 웃으며 얼버무릴 뿐.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자,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싫어졌다.
--- p.162

앞으로는 지역포괄지원센터 사람이나 도우미나 아들 부부에게 도움을 받으면 된다. 무리는 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 애쓰지도 않을 것이다. 의지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 p.172

불편함은 있지만 전 괜찮아요. 이 행복한 나날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에필로그」중에서

늙는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처량하며 절망적인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심란한 감정을 품지 않고 필요한 사항을 준비하며 이성적으로 수속을 밟아나갈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나겠지. 이는 ‘가족이기 때문’이라기보다 인생 선배에 대한 경의에 가까운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그들의 가장 든든한 아군이고 싶다.
---「저자 후기」중에서

괴로운 상황 속에서도 잠깐 멈춰 서서, 그 거친 태도 뒤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준다면 언쟁의 대부분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용서가 안 된다고 생각될 때, 진심으로 슬퍼질 때는 다정했던 부모님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 앞을 향해 함께 걸어주세요.
---「한국 독자들에게」중에서

어떤 상황이나 사건에서 당사자의 입장을 온전히 느끼는 건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렇게 ‘나’와 ‘너’의 입장을 맞바꾸어 책을 한 권 써나가는 여정을 통해 저자는 그전과는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당사자를 이해하게 되었으리라. “힘내”라는 말보다 “당신의 절망과 괴로움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말이 당사자에게는 훨씬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나에게는 이 책이 그런 노력을 하겠다는 다짐으로 느껴졌다.
---「옮긴이의 말」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을 읽어가며 가슴속에서 까닭 모를 일렁임이 느껴졌습니다. 바로 제가 수많은 분들을 진료하면서 전했던, “세상을 치매 환자의 눈으로 바라봐 주세요”란 말 그대로 주인공 치매 환자가 바라본 세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고령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입니다. 일반인들이 치매에 미리 대비하기에도 좋고,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나 전문 시설 종사자들, 의료진들에게도 환자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 이은아 (신경과 전문의, 의학박사, 『이은아 박사의 치매를 부탁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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