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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더블

: 도플갱어 작품선

[ 양장 ]
리뷰 총점9.0 리뷰 2건 | 판매지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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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1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128*190*30mm
ISBN13 9791197614149
ISBN10 119761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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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6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심지어 저를 채찍으로 때리려고 들었어요. 저는 완전히 어리둥절했어요. 그 거친 말을 듣느니 차라리 매질이 낫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그때 갑자기 아버지가 채찍을 휘두르다 말고 허공에서 동작을 멈추더니 비틀거리며 헐떡거렸어요. ‘저주야, 저주!’ 저는 공포에 사로잡혀 아버지를 올려다보았죠. 맞은편 커다란 거울에 제 모습이 보였어요. 그리고 바로 그 뒤로 사악하고 무시무시한 또 하나의 자아가 보였어요. 저와 너무나 똑같아 보여 저는 영혼까지 바들바들 떨렸습니다. 저와 똑같이 생긴 저 몸이 누구의 몸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어요. 아버지도 동시에 나의 분신을 똑똑히 보았어요. 그게 뭔지는 몰라도 무시무시하게 현실적인 모습이었죠. 거울 속에 비친 모습도 무섭기는 마찬가지였어요. 그 순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몰라요. 제가 기절해버리고 말았거든요.

-
나는 조금 더 선실 주방에 머물렀다. 내 분신은 올 때처럼 가뭇없이 사라진 걸까? 그가 나타난 일은 해명되었다. 반면 사라진 일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나는 천천히 어둑한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램프의 불을 밝혔다. 몸을 돌려 둘러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 마침내 용기를 냈을 때 그가 좁은 구석 자리에 똑바로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충격받았다고 말한다면 진실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의 육체적 존재를 의심하는 마음이 들었다. 남자가 혹시 내 눈에만 보이고 다른 이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건 아닐까? 대체 그게 가능한 일일까? 유령에 씌운 것 같은 기분이었다. 꼼짝하지 않던 그가 심각한 얼굴로 나를 향해 두 손을 살짝 들어 보였다. 분명 ‘맙소사! 완전히 구사일생이었어요!’라고 말하는 듯했다. 실로 아슬아슬했다.

-
그러자 램프의 밝은 불빛에 그 아이의 모습이 생생하게 드러났다. 동시에 내 시선은 얼굴을 향했다. 나는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아!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서늘한 느낌이 온몸을 사로잡았다.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두 무릎이 비틀거렸다. 내 영혼 전체가 대상이 없는 견딜 수 없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나는 숨을 헐떡거리며 램프를 얼굴에 더욱더 가까이 가져갔다. 이것이……, 이것이 윌리엄 윌슨의 얼굴인가? 나는 사실 그게 그의 얼굴임을 확인했지만, 그 얼굴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말라리아에 걸린 것처럼 달달 떨었다. 도대체 이 이목구비에 무엇이 있기에 이토록 나를 혼란에 빠뜨린 것일까? 나는 시선을 고정한 채 계속 바라보았다. 머리는 수많은 생각이 뒤죽박죽 섞여 어지러웠다. 그 아이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분명 환한 대낮에는 그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똑같은 이름! 똑같은 자태! 똑같은 입학일! 거기에 집요하고 무의미한 흉내 내기! 내 걸음걸이며 내 목소리, 나의 습성, 나의 태도까지!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게, 과연 습관적으로 빈정거리며 모방한 결과라는 게 현실 세계에서 도대체 가능한 일일까?

-
저는 정말 그런 광경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홈즈 씨. 동서남북 사방에서 머리가 좀 붉다 싶은 사람은 모조리 광고를 보고 시티 지역에 몰려들었더라고요. 플리트가는 빨간 머리 남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답니다. 포프스 코트는 과일 가게의 오렌지 수레 같았어요. 정말 그런 광고 하나에 전국에서 그토록 많은 사람이 몰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답니다. 온갖 색조가 다 있더군요. 밀짚색, 레몬색, 오렌지색, 벽돌색, 아이리시 세터색, 찰흙색 등등이요. 그런데 스폴딩 말마따나 진짜 생생한 불꽃색은 많지 않더라고요. 저는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걸 보고 포기하려고 했는데, 스폴딩이 고집을 꺾지 않았어요. 대체 그 친구가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밀고 당기고 들이받고 하면서 나를 끌고 군중 사이를 헤쳐 나가더니, 어느새 사무실 바로 앞 계단까지 가게 되었답니다.

-
한편 분주하고 또 한편 멍한 상태로 그렇게 앉아 있을 때 그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번쩍하고 온몸에 차갑게 소름이 덮쳤다. 그러더니 다시 화들짝 불에 덴 듯 벌게졌고,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듯했다. 그는 오싹해지며 그 자리에 꼼짝 못 하고 얼어붙었다. 천천히 꾸준하게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가 나더니, 이내 문손잡이에 손이 닿고 딸깍 자물쇠가 돌아가며 문이 열렸다.

마크하임은 말 그대로 옴짝달싹 못 하고 공포에 사로잡혔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 못했다. 죽은 자가 걸어오는 건지,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경관이 찾아온 건지, 또는 우연히 사건을 목격한 이가 무턱대고 들어와 그를 교수대로 끌고 가려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때 어떤 이가 불쑥 문틈으로 얼굴을 들이밀고 방 안을 휘 둘러보다가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더니 마치 지인을 알아본 듯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다시 나가 문을 닫았을 때, 마크하임은 더 이상 두려움을 참지 못하고 날카롭게 비명을 내질렀다. 그가 비명을 내지르자 그 방문객이 다시 돌아왔다.
“날 불렀나요?”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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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수녀 막달렌」

이 작품은 운명의 굴레에 얽혀 부지불식간에 제 손녀에게 저주를 걸고 만 브리짓과 브리짓의 딸 메리, 메리의 딸 루시에 이르는 여성 삼대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다. 스타키 장원저택에서 하녀로 일하는 브리짓은 열정이 넘치고 강인한 성정의 여인이다. 그녀는 주인 집안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딸에게 강한 집착을 보인다. 딸 메리는 어머니의 열정을 물려받아 드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픈 욕망을 보이며 어머니와 갈등을 겪는다. 결국 유럽 대륙으로 떠난 메리는 한동안 소식을 전하다가 연락이 두절된다. 슬픔에 빠진 브리짓은 딸의 개를 데리고 딸을 찾으러 대륙을 헤매다 허탕을 치고 돌아오고 만다.

어느 날 영지에 사냥하러 온 일행 중 기즈번이라는 남자가 브리짓의 개를 총으로 쏘아 죽인다. 브리짓은 그에게 저주를 건다. 운명의 수레는 돌고 돌아 이야기의 화자인 변호사가 메리의 딸 루시와 인연을 맺는다. 그러나 루시는 어느 날 자신과 똑같이 생겼지만 관능적이고 사악한 모습을 드러내는 도플갱어가 출현하면서 아버지에게 쫓겨나 은둔 생활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화자는 상속 문제가 걸린 사건을 의뢰받아 조사하던 중에 루시가 브리짓의 손녀이고 또 기즈번이 루시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루시를 사랑하게 된 화자는 루시의 저주를 풀 방법을 찾아 동분서주하는데, 과연 그는 저주를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비밀 동반자」

화자이자 주인공은 시암만에서 고국으로 돌아가는 선박의 지휘권을 처음 행사하게 된 젊은 선장이다. 그는 어느 날 밤 홀로 갑판에서 당직을 서던 중 풀려 있는 밧줄 사다리를 잡아당기다가 물속에서 발가벗은 남자를 발견한다. 선장은 거의 즉각적으로 남자와 신비로운 교감을 느낀다. 그리하여 그는 다른 배에서 살인을 저지른 남자를 자신의 선실에 숨겨주고 그의 사연을 듣는다. 선원들을 불신하고 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불안한 자의식을 지닌 선장은 레갓이라는 남자와 속삭임으로 대화하며 그를 보호한다. 선장은 그를 ‘나의 분신,’ 나의 제2의 자아’라고 일컬으며 그와 자신을 동일시한다. 남자의 존재가 발각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선장과는 달리 레갓은 언제나 자기 통제력을 잃지 않고 강건한 모습을 보인다. 선장은 레갓을 찾으러 온 세포라 호의 선장을 교묘하게 따돌린다. 그는 또한 레갓을 도망시키기 위해 한밤중에 암초가 널린 바다에서 육지 가까이 배를 대는 위험천만한 모험을 건다.

「윌리엄 윌슨」

화자이자 주인공인 윌리엄 윌슨은 어린 시절 브랜스비 학교에서 자신과 이름과 생김새, 생년월일까지 똑같은 또 다른 윌슨을 만난다. 타고난 성정이 오만한 폭군과 같고 고집불통인 윌슨은 학교에서 동료들에게 전횡을 일삼으나 오직 또 다른 윌슨만이 그의 폭정에 조용히 맞선다. 윌슨은 제2의 윌슨이 걸음걸이며 말투 등 모든 면에서 언제나 자신을 모방하며 또 자신과 감히 경쟁하려 든다고 묘사한다. 제2의 윌슨은 언제나 윌슨의 뜻을 꺾어놓을 뿐만 아니라 조용하면서도 확실하게 윌슨의 자의식을 자극한다. 그렇게 시작된 제2의 윌슨과의 악연은 브랜스비 학교를 나오고 이튼에 다닐 때도, 옥스퍼드에 다닐 때도 이어진다. 제2의 윌슨은 윌슨이 사악한 계획을 품거나 나쁜 짓을 저지를 때마다 홀연히 나타나 그에게 조용히 경고를 날린다. 학교를 졸업하고 유럽 대륙으로 넘어가 여러 나라를 전전하며 방탕한 생활을 이어갈 때도 마찬가지다. 마침내 이탈리아 어느 축제일에 귀족 부인과 부정을 저지르려는 순간 제2의 윌슨이 어김없이 또 나타나고 화가 폭발한 윌슨은 그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윌슨은 아무도 없는 방에서 결국 단도로 제2의 윌슨을 찌르고 만다. 그런데 피 흘리는 자신의 모습이 거울에 비치는 게 아닌가.

「빨간 머리 연맹」

어느 날 탐정 셜록 홈즈의 사무실로 하베즈 윌슨이라는 전당포 주인이 찾아와 사건을 의뢰한다. 윌슨은 자신의 직원 빈센트 스폴딩의 추천으로‘빨간 머리 연맹’ 사무실에서 하루 4시간씩 대영백과사전을 필사하는 일을 하고 보수를 받는 행운을 누린 이야기를 전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연맹이 해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홈즈를 찾아온 참이었다. 홈즈는 친구이자 화자인 왓슨과 함께 전당포가 위치한 색스-코벅 지구를 둘러보고 바로 이어진 화려한 업무지구를 살펴본다. 그러면서 전당포 직원의 옷차림과 업무지구의 배치를 눈여겨본다. 그런 후 홈즈는 침잠과 활력 사이를 넘나드는 버릇대로 저녁에 왓슨과 음악회에 가서 음악에 심취한다. 그러고는 늦은 밤 경찰서장과 은행 이사를 불러 왓슨과 넷이서 은행 지하실로 들어가 곧 일어날 범죄를 막는 일에 착수한다. 그렇게 그는 스폴딩이란 가명을 쓴 “런던에서 가장 뻔뻔하고 대담무쌍한 범죄자” 검거에 성공한다. 그러고 나서 사건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왓슨에게 길게 이어진 사슬을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한다.

「마크하임」

마크하임은 크리스마스에 영업하지 않는 단골 전당포에 들러 아까운 자신의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전당포 주인과 실랑이를 벌인다. 그는 평소처럼 장물로 의심되는 물건을 팔러 온 게 아니라 부유한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을 사러 왔다고 둘러댄다. 그는 주인이 거울을 내밀자 세월과 죄의 흔적을 보여주는 “빌어먹을 물건”이라며 화를 낸다. 그런 후 주인이 다른 물건을 꺼내려 돌아선 순간 단도를 꺼내 주인을 찔러 죽이고 만다. 마크하임이 가게 주인을 살해하고 난 후 가게 안은 온갖 시곗바늘 소리, 빗소리로 가득 차고 일렁이는 초와 창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빛으로 빛과 그림자가 너울댄다. 마크하임이 위층을 살피고 있을 때 누군가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방문객은 돈이 있는 곳을 알려주겠다, 하녀가 돌아오고 있으니 일을 서두르라며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이후 마크하임은 어쩐지 자신의 모습과 닮은 방문객과 자신의 지난 인생을 논하며 죄로 얼룩진 삶이지만 자신의 내면에 악덕뿐만 아니라 선에 대한 성향이 공존함을 주장한다. 그러나 나락으로 떨어질 일만 남았으니 하녀도 살해하고 돈을 훔치라는 방문객의 끈덕진 부추김에 그는 오히려 하녀에게 죄를 고백하고 경찰서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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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윌리엄 윌슨」 “매우 생생한 스타일로 쓰였으며, 기묘하고 미스터리한 재미가 끝까지 탁월하게 유지된다.”
- 워싱턴 어빙 (소설가, 전기작가)
「비밀 동반자」 "심리학적 걸작으로 널리 인정받는 「비밀 동반자」는 콘래드의 그 어떤 다른 이야기들보다 훨씬 기발한 해석의 대상이 된다."
- 로렌스 그레이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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