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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경 이야기
내 집은 어디에 가전제품을 사다 혼자 살기 방범 대책 새로운 내가 엄마가 오다 핫케이크 한밤중의 사건 언어의 터널 아르바이트 찾기 일러스트 영업 신기한 편집부 파친코를 하다 피팅룸에서 클럽에 가다 헤어컷 모델 윗집 사람 한밤의 햄버거 가게 헤어짐 맛군 2. 도쿄 허둥지둥족 ·2019년 유성 구경 A형 독감입니다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것 학생수첩 도쿄 허둥지둥족 마들렌, 좋아해요? 적당히 하기 연습 모스라 바쁜 미래 나이트 가드 레이와 시대의 선풍기 보헤미안 랩소디 남의 집 내부 어울리는 음식 조합 악어 공원 곤란할 때는 지갑을 사기 좋은 날 밤새우기 좋아하는 사람 ·2020년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 발효의 힘 매화를 보다 꽃 비녀, 아르메리아 골목의 이름 아마릴리스 까만 전화기 온라인 회의 빵 굽는 기계 내 몸을 잣대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과자 스마트폰 너머의 친구 먹고 싶은 음식 베스트 5 나에게 보내는 편지 선글라스를 쓰고 사이클링 막막해지기 전에 마스크와 미용실 책의 용어 옛 사랑 ·2021년 운동화 블루스 세 개의 소포 박력분으로 만들다 마지막 선물 감자샐러드 먹고 싶어! 마리토쪼 딴 길로 새는 멍멍이 막대 불꽃 무리하지 않는 어른 전부 싫어진 밤 최근 즐거웠던 일 최강의 조언 최애를 원해 기다리는 즐거움 오랜만에 귀성 ·2022년 나쁜 버릇 인스턴트 누카도코 40년 만의 직소 퍼즐 팡데로 부를 수 있어요 지우개만 한 고양이 나보다 저 아이 후토코로모치 ‘마음’의 무게 작약 봉오리 3. 막차가 떠난 후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동시에 영어 숙제 진지하게 놀다 막차가 떠난 후 그때의 우리 |
저마스다 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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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대해서라면 아는 게 전혀 없으므로 살고 싶은 동네도 없었다. 오로지 우연히 본 여성 잡지의 〈살고 싶은 도쿄 동네 베스트 10〉이라는 특집 기사에 의지해 집을 구하는 중이었다.
---「1장_내 집은 어디에」중에서 “엄마가 사줄게.” 그러는 엄마를 말리고 나는 직접 계산했다. 전부 내 돈으로 하고 싶었다. 이사 비용도, 집의 보증금과 사례금, 가전제품이나 가구까지 전부 단 한 푼도 부모님에게 기대기 싫었다. 도쿄에서 나를 시험한다는 건 그런 거다. 나는 하여간 황소고집이다. ---「1장_엄마가 오다」중에서 접골원에서 갈고닦은 드라마 말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 아르바이트 동료들의 말투를 적극적으로 흉내 내기로 했다. 어미에 “~했잖아”를 쓰는 아이가 있으면 따라 했고 “있잖아~”도 도입했고, “그치”도 더 자주 사용해서 “저기, 있잖아, 이번 근무표 말인데”라는 말이 술술 나오기 시작했다. ---「1장_아르바이트 찾기」중에서 그날 무슨 이야기를 더 했는지는 전혀 기억 안 난다. 그래도 왠지 기뻤다. 절에서 일하는 사람과 일러스트레이터. 직종은 전혀 다르지만 도시에서 혼자 산다는 점은 같다. 같이 도쿄에서 열심히 해봐요. 이런 기분이었다. ---「1장_윗집 사람」중에서 그런 피아노 레슨도 10년 만에 일단락. 한번 그만두면 다시 못 치게 될 게 틀림없지만, 지금의 나는 시작하기 전의 ‘치지 못하는 나’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 10년 치의 즐거운 화요일을 토핑할 수 있었다. ---「2장_내가 제일 하고 싶은 것」중에서 이름이 있다는 건 동료가 있다는 뜻이다. 별빛 아래, 커튼을 내린 방에서 나와 마찬가지로 부스럭부스럭 뭔가를 하는 사람들의 존재에 안심한다. 밤은 다정하다. 밖에 나가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자기 가치를 높여라! 이렇게 재촉하지 않는다. ---「2장_밤새우기 좋아하는 사람」중에서 그리고 지금 제일 먹고 싶은 건 오사카의 우리 엄마가 만든 찹쌀떡 ‘오하기’다. 부드러운 팥소에 고슬고슬한 찹쌀 알갱이. 신칸센을 타고 약 두 시간 반. 가까우면서도 먼 고향이다. ---「2장_먹고 싶은 음식 베스트 5」중에서 나는 무리하고 싶지 않은 어른이었다. 무리하고 싶지 않은 것과 노력하지 않는 것은 조금 다르다. 노력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노력하는 것은 때때로 즐겁다. 그러나 무리하는 건 괴롭다. 무리하는 건 언제나 즐겁지 않다. 무리를 한다는 건, 수면 시간을 줄이거나 식사 시간을 줄이는 것뿐만이 아니다. 산책 시간을 줄이거나 혹은 멍하니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 또한 ‘무리’다. ---「2장_무리하지 않는 어른」중에서 각양각색의 배움. 돌이켜보면 어려서부터 꾸준히 ‘좋아하는 마음’이 이어진 것은 그림 그리기뿐이다. “좋아하는 일이 있으면 좋지. 핫핫핫(느긋한 부모님의 웃음소리).” 미술 성적도 보통인 딸인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고 계속 칭찬해줬다. ---「2장_나보다 저 아이」중에서 “오사카에는 안 돌아올 거니?” ‘나이를 먹어 언젠가 은퇴한 다음에’라는 의미다. 돌아올 생각이 없다는 말을 할 수도 없고 아니 뭐, 도쿄에도 익숙해졌으니까, 하고 어물어물. 도쿄에서는 표준어를 쓰며 생활하는데, 내 내면에는 언제나 간사이 사투리의 리듬감이 새겨져 있다. 사투리에 품은 애착은 평생 사라지지 않으리라. 그렇지만 나는 도쿄도 좋았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있고, 친숙한 생활이 있다.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노르웨이 숲이 펼쳐진다면 좋겠다고 망상할 때도 있지만, 동네 산책로에도 매화는 핀다. 벚꽃도 핀다. 창문 너머로는 소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3장_그때의 우리」중에서 |
“낯선 곳에서 비로소 찾은 나의 모습, 그
럭저럭 꽤 마음에 듭니다.” 사소한 행복, 고독이 주는 충만함, 함께하는 다정함까지 생활의 터전을 옮긴다는 건 지금껏 살아왔던 방식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하는 것과 마찬 가지다. 부모님과 떨어지고 죽고 못 사는 친구들과 멀어지고, 미래를 꿈꾸며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것. 그건 아마도 멀고도 긴 여행, 혹은 나무 옮겨심기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나를 시험해보고 싶은 기분. 가족과 떨어지기 싫은 기분.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몹시도 고민한 끝에 상경한 도쿄였다.” 마스다 미리는 그렇게 고심해서 상경한 도쿄에서 치기 어린 허세를 부리기도 하면서(‘일러스트레이터처럼 영어로 된 직업을 가지려면 멋있는 것도 중요하니까 담배를 한번 피워볼까?’) 그동안 몰랐던 자신을 새삼스레 발견해나간다. 시행착오 속에서 자기다움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을 보노라면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 절로 번진다. 굳이 지름길을 택할 필요가 없으니 골목길에 있는 이 집 저 집을 구경하면서 목적지에 가고, 뜨거운 커피를 담은 보온병을 들고 공원에 가서 초콜릿과 함께 즐기고, 맛있고 예쁜 갖가지 음식을 먹어 보며 취향을 넓혀가고……. 혼자서 누리는 사소하지만 충만한 행복이 책 곳곳에 흩뿌려져 있다. 그러면서도 어느 날은 이렇게 말한다. “상경한 지 25년. 몇 년이 지나도 도쿄가 새롭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그곳이 좋고, 또 새롭게 발견한 나를 자연스레 받아들이기. 마스다 미리의 혼자 살이는 이렇게나 하루하루 충만하다. 아! 그렇다고 해서 도시생활과 혼자 살이가 마냥 고독한 것만은 아니다.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새로 사귄 사람들과의 다정한 에피소드도 마음 한편을 밝게 물들인다. 우리는 혼자서,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그렇게 어른이 된다. “저는 무리하고 싶지 않은 어른입니다.” 마스다 미리의 하루를 뿌듯하게 채우는 ‘느긋한 최선’ 도쿄에서 혼자 살며 작가가 알게 된 건 도쿄라는 도시만이 아니었다. 낯선 곳에서 홀로 생활할 때 기실 가장 많이 알게 되는 건 자기 자신이니까. 마스다 미리는 스스로를 ‘무리하고 싶지 않은 어른’이 라고 칭한다. 그러면서 잠자는 시간을 줄이거나 식사 시간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자신에게는 산책 시간을 줄이거나 혹은 멍하니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 또한 ‘무리’라는 걸 알았다고 말한다. 물론 노력은 한다. 노력하지 않는 것과 무리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 노력해야만 하는 일도 있고, 노력은 때때로 즐겁기까지 하다. 하지만 무리하면 결국 즐거움과 멀어지기 때문에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자신을 잃지 않는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언제나 ‘느긋한 최선’을 다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수수께끼 같은 스스로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슬며시 찾아온다. 계속해서 나를 알아가고 나와 화해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어른의 모습인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