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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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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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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372g | 115*190*23mm
ISBN13 9788932461403
ISBN10 893246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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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 p.212

슬픔을 비롯한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다. 아니, 슬픔은 아니다. 슬픔에는 한계가 없다.
--- p.90

1주일에 한 번씩 청소부가 왔다. 그럴 때마다 프랜시스의 엄마는 케이티의 사진을 전부 감추었고, 그 애가 부재한다는 모든 흔적을 없애 버렸다. 저 방은 건드리지 마세요. 엄마는 청소부에게 말하곤 했다. 우리 막내도 자기 혼자 청소하는 법을 배워야 하거든요. 사랑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엄마는 이 집에서 누군가가 죽었다는 걸 청소부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거라고 했지만, 매주 세 시간 동안 케이티가 여전히 살아 있는 척할 수 있어서 그랬다는 거 알아요. (「어머니에게 보내는 고백」, 3학년 문예 창작 과제 )

조앤 디디온은 죽은 남편의 구두를 처분할 수 없었는데, 언젠가 돌아올 남편이 그걸 신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 행성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도 죽은 이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 p.72

한 인간에 관한 사실들은 대개 타인들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그중 대부분은 애초에 타인들이 결코 알아낼 수 없는 것이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무시하면 사람들은 상징의 집합체로 변해 버린다. 우리 자신이 좋아하는 음료만 골라 담은 물통으로, 일종의 도구로 변해 버리는 것이다. 타인을 온전한 인간으로 받아들인다는 건 그의 어떤 점이 우리와 다른지 알아차리는 것이며, 또한 그 다른 점을 굳이 비틀어 숭고함에 가까운 무언가로 왜곡하지 않는 것이다.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거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선한 동시에 악하다. 가난, 방치, 학대, 불이익 같은 그들의 과거가 마법의 가루처럼 그들을 보호해 주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그들이 하는 모든 행동에 도덕적 면죄부를 제공해 주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만약 우리가 어떤 사람들이 불운을 겪었다는 점 때문에 그들의 도덕성을 실제보다 고결하게 평가하고, 그럴 때만 (같은 인간으로서) 분노할 수 있다면…… 글쎄, 그건 정말이지 슬픈 일이다.
--- p.212

그리스인들에게 연민이라는 단어는 오늘날 그 말이 우리에게 종종 그러하듯 우월감이라는 함의를 품고 있지 않았다. 연민이란 슬퍼하고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우리 인간이 불운 앞에서 드러낼 수밖에 없는 취약함을 일종의 경이로움으로 받아들일 때마다 드러나는 마음.
--- p.36~37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 중에 「자기 절단」이라는 작품이 있다. 자기 절단이란 동물이 자기방어를 위해 몸의 일부를 잘라내는 것으로, 이 시에서 해삼이 하는 행동과 같다.

위험에 처한 해삼은 자기 몸을 둘로 자른다
하나의 자아를 배고픈 세계에 버려 두고
다른 자아와 함께 도망친다

한쪽 부분은 구원, 희망이다. 다른 쪽 부분에는 구원이 미치지 않는다. 한쪽 부분을 죽게 놔두는 건 다른 쪽 부분이 자신을 재구성해 다시 살아 있는 ‘전체’로 자라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생존자는 해삼과 같다. 그 말은 생존이 죽음의 반대말이 아니라는 뜻이다. 생존이란 어떤 의미에서는 삶보다 죽음에 훨씬 가까울 수도 있다. 전쟁으로부터 수년이 지난 뒤, 샤를로트 델보의 친구이자 동료 생존자였던 마도는 델보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난 아우슈비츠에서 죽었는데 아무도 그 사실을 몰라.”
--- p.342~34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당신이 누구이든, 이전에 무엇을 읽었든 간에, 나는 당신이 이 책과 같은 것을 읽어 보지 않았음을 보장할 수 있다. ‘읽었다’고 말하는 것은 이 책을 경험하는 데 있어 정확하지 않은 표현인 것 같다. 당신은 낯선 대상을 만나는 것처럼 그의 언어를 만난다. 당장은 그 윤곽을 추적할 수 없고, 계속해서 그 대상으로 돌아가서 그 독특한 변주에 안착해야만 한다. 투마킨의 업적은 우리가 지나치게 익숙해져 버린 현상들(언어뿐만 아니라 총기 폭력, 대량 학살, 지속적인 구조적 빈곤 등)을 완전히 낯설게 만든다.
- 전미 비평가 협회 ‘올해의 비평서’ 부문 최종 후보 선정 사유
이 책이 역사와 과거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꼼꼼히 조사한다고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 이 책은 우리 나름의 경건함을 찢어 버리고, 우리의 진부함을 탐구하며, 우리가 이 세상을(단어, 사물, 사람, 감정 등 그 모든 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도록 몰아붙인다. (…) 투마킨은 사물, 단어, 사람, 문장을 뒤집어서 그것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명료하고 엄숙한 책. 계시와도 같은 책.
- 가디언
불안하면서도 화려한 에세이. 투마킨은 ‘시간은 모든 상처를 치유한다’, ‘같은 강에 두 번 들어갈 수는 없다’ 등의 격언을 사용하여 정신적 외상, 지속되는 과거, 언어의 불완전성 등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성찰한다. 그는 청소년 자살과 멜버른 북부의 노숙자 문제와 같은 주제를 다루지만, 그 접근 방식은 결코 감상적이지 않다.
- 뉴요커
이 에세이가 독창적으로 느껴지는 건 그만큼 능란하게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여러 사회 커뮤니티 사이의 유기적인 연결을 탐색하고, 사회의 작은 일부에 관해 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커다란 체계 전체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든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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