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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4
1부 지치고 괴롭고 웃고 울었더니 싸릿마을 12 아빠 14 코미디언 18 아빠2 20 아빠가 해주는 삼겹살김치볶음 먹고 싶어요 22 눈과 눈 24 선택 26 어른이 되던 날 27 아빠와 아들 28 우리 30 어차피 봄 32 잡을 수 없는 바람이라 하였는데 난 오늘 그 바람을 잡았다 34 어른이 된 어린이 36 아빠 번호 38 2014년 7월 14일 40 그립고, 보고 싶다 42 시를 쓰게 하는 당신에게 44 맛있는 레시피 46 새벽 3시 37분 47 오늘도 파이팅 50 반짝반짝 52 별의 길 54 2부 내 힘이 되어줘 시를 읽기 전에 58 내 힘이 되어줘 60 표현 62 생각의 차이 63 아직도 모른다 64 물어본다 66 오늘 서울은 맑음 68 봄날의 산행 70 혼자 여행하는 것 72 어떤 향기 74 날씨 좋은 날 76 지하철역 앞에서 77 다름 78 반복 79 안 돼!!! 기다려~ 82 이름 모를 풀 84 집으로 가는 길 86 나방의 꿈 88 그림자 90 별똥별 92 흰머리 93 곧 마흔 94 3부 짝짝이 양말, 울다 지쳐 서랍에 잠들다 고개 들어 하늘 봐요 98 보물창고 99 꿈 101 타인의 삶 102 출발 104 제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105 양말 108 퇴근 110 고백 112 고마워 114 입맞춤 116 피어납니다 117 찔레꽃 118 불면증 120 밝은 밤 121 너라면 122 말이 되는 이유 124 너에게 가는 길 126 빗소리 127 순정 128 보고 싶어 129 훨훨 130 끄적끄적 131 헤어질 걸 알면서도 134 짝사랑 136 마중 139 떨어진 꽃잎 140 당신은 잘못 없습니다 142 끝 144 지워지지 않는다 146 4부 인생에도 앵콜이 있다면 코미디 빅리그 150 관객 152 직업 154 그리움 156 딸기우유 158 꽃밭 160 고속도로 다리 위에 쓰여 있는 글 161 나 홀로 떠났던 오죽헌에서 162 그대여 당신도 164 그러지 말걸 166 오지 마세요 168 소유 170 뜨고 지고 뜨고 지고 171 1909호 174 이 책에 수록된 박진성 작가 조각작품 일람 178 |
“웃기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때론 이런 생각도 합니다.” 이 시집이 출간되어 세상에 나가기 시작하는 12월 4일은 공교롭게도 암투병 끝에 돌아가신 그의 아버지의 생신이다. 이 시집엔 아버지에 대한 시들이 유독 많다. 아버지를 향한 깊은 그리움이 이 시집의 어느 부분들을 태어나게 했을 것이다. “아빠가 해주는 삼겹살김치볶음 먹고 싶어요”라고 투정을 부려보다가, 하루는 아버지의 옛 전화번호로 문득 전화를 걸어본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확인 후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차가운 목소리만 매번 돌아오지만,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전화번호가 있다.(「아빠 번호」, 38쪽) 방송과 무대에서 재치 있는 장면들을 만들어내는 그의 일상과 머릿속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시들도 눈에 띈다. 그의 하늘엔 아무도 보지 못하고 궁금해하지 않는 공룡과 불사조가 나타나고, 고단한 하루 끝엔 벗어놓은 양말이 ‘세탁기와 벽 틈 사이를 오르다 지쳐’ 멍하니 세탁바구니를 바라본다. 보산 국민학교 운동장/나에게만 보였던/하늘의 거대한 공룡 구름은//디지털미디어시티 광장에서도/역시나 나에게만 보인다.// 부리부리한 눈과/날카로운 발톱의/거대한 공룡이 나타났는데/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제발 누구라도 봤으면 좋겠다./오늘은 공룡 뒤로/불사조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고개 들어 하늘 봐요」전문, 98쪽) 얼마나 외로웠을까./한쪽 양말/서랍 깊숙이 어두운 곳에/울다 지쳐/엎드려 잠들어 있다.// 짝짝이 양말들 속/한쪽 양말/얼마나 서러웠을까./얼마나 부러웠을까./얼마나 그리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한쪽 양말/세탁기와 벽 틈 사이/오르다 지쳐/세탁바구니 멍하니 본다. (「양말」, 108쪽) “지치고 괴롭고 웃고 울었더니 빛나는 별이 되었다.” 양세형 작가의 시엔 유독 ‘별’의 심상이 많이 등장한다. 돌아가셔서 하늘의 별이 된 아버지, 관객석에서 반짝거리는 눈으로 코미디언들을 향해 박수치는 사람들, 가끔 초라하고 슬프지만 아침마다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시작하는 사람들, 그러다 다시 퇴근길 지하철에서 흔들리는 사람들, 세상의 모든 반짝거리는 사람들, 남몰래 울고 싶은 어른들, 이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와서 ‘별’이 된다. 마냥 웃겨 보이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눈물과 그리움이 있고, 누구의 삶에나 “넘어가는 길 긁힌 팔꿈치에서 느꼈던 아픔 그리고 웃음”이 있다. 그래서 양세형은 계속 쓴다. “아픔을 닦으면 내일은 웃음이다.”(「1909호」, 174~175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