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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제본소] 닭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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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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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예정일 미정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127*188*20mm
ISBN13 9791191905779
ISBN10 1191905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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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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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이 꿀 몇 병과 곤란한 상황 한두 번을 가져다 주었다면, 양계는 매일 아침 암탉들이 낳는 달걀 수보다 많은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 삶과 죽음, 전능과 무력, 당연과 모순의 순간들을 데려왔다. 필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에게.
--- p.17

수탉 듀오의 깃털은 힘찬 터치의 수묵화처럼 장쾌했다. 몸통에서 꽁지털까지 진갈색에서 검정으로 바뀌는 신비한 그라데이션이 펼쳐졌다. 새까만 눈동자는 결연하고, 볏은 마침내 수평선을 박차고 떠오른 태양처럼 당차게 하늘을 향했다. 수탉이 이토록 우아하고 아름다운 존재라니, 나는 속절없이 홀리고 말았다.
--- p.33

필은 무심한 사람이 아니다. 다만 그는 다른 존재에게 고통을 전이하거나 확대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대신하고 어떤 무리를 대표해 지옥을 다녀올 뿐이다. 후딱, 혼자서.
--- p.37

닭 가족은 안전하고 익숙한 것을 던져 버리고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풍족한 닭장을 벗어나, 마당 밖으로 나가, 까만 돌담 위를 한 줄로 조로록 달려, 난생 처음 보는 황금빛 귤밭으로 러시해, 수많은 귤나무 중 하나를 골라 새 집으로 삼았다. 녀석들의 짧았던 모험이 한 편의 서부 개척시대 영화처럼 그려졌다. 세간살이를 마차 하나에 욱여넣고 새 땅과 황금을 찾아 질주하는 한 가족. 고난과 위험을, 애써 당도한 곳에 무엇이 있을지 모른다는 막막함을 짓누르고 뜻을 모아 달리는 가족, 멋있다!
--- p.50

병아리가 떠날 때는 사람도 집도 무거워진다. 작은 것들의 죽음은 큰 슬픔과 죄책감을 남긴다. 어떤 밤에는 병아리 영혼이 유령이 되어 나타나는 상상을 한 적이 있다. 어미 품에서 튀어나오듯 어딘가에서 퐁퐁퐁퐁 셀 수 없이 튀어나온 노란 병아리 유령이 어둑한 거실을 환하게 채운다. 유령이라고 해도 조금도 무섭지 않을, 그 보드랍고 무해한 것들의 영혼이 말이다.
--- p.72

달걀은 많기도 적기도 하다. 암탉이 주는 대로 감사히 여기며 오늘의 쿠키를 만들면 된다. “쿠키 구울까?” 하고는 아이 손을 잡고 닭장으로 가는 설렘이야말로 베이킹의 필수 재료다.
--- p.80

김수영은 ‘되잖은 원고 벌이’를 하며 살 바에야 차라리 닭을 키우기로 한다. 걸핏하면 전염병이 돌아 떼죽음이요, 어렵게 구한 사료는 도둑맞아, 되는 일이 없다. 돈 벌려고 시작한 양계지만 수지는 한번도 맞지를 않고, “사람은 굶어도 닭은 굶길 수 없다”며 결국 돈을 융통하러 나선다. 양계를 ‘저주받은 사람의 직업’이라 토로하던 시인은, 노오란 병아리들의 평화로운 한때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켜보다가 주억거린다. “병아리는 희망이다.”
--- p.85

우리는 닭을 기르기 전이나 지금이나 고기를, 닭을 먹는다. 어떤 이유에서든 우리 닭들이 생을 마감한다면, 녀석들의 남겨진 몸이 우리에게 영양분이 되는 것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황선미 작가의 소설 『마당을 나온 암탉』(사계절, 2002)의 막바지, 소임을 다한 늙은 암탉은 어미 족제비에게 목을 내어 준다. 내 몸으로 아기 족제비들을 먹여 살리라며. 존재와 존재는 보통 서로의 기억에 남지만, 그렇게 서로의 몸에도 영원히 이식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 p.126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에서 이사갈 집에 당도하지 못하고 엄마 아빠와도 생이별한 ‘치히로’는, 마녀가 운영하는 온천장에서 생명을 부지하는 대신 이름을 빼앗긴다. 이름을 되찾자 엄마 아빠에게 걸렸던 마법도 풀리고 비로소 집에 갈 수 있게 된다. 우리도 드디어 우리 집을 가졌을 때, 귀한 알을 낳아주고, 각종 코믹 슬랩스틱으로 웃음을 주는 소중한 닭들에게 이름을 주기로 한 것이다.
--- p.132

해변 산책에 구레를 데려간 적이 있다. 서귀포 사계해변, 한쪽 발목에 끈을 맨 채 모래 사장에 발을 디딘 구레.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밀려드는 파도 앞에 멈추어 서더니, 짙푸른 바다와 회색 하늘이 맞닿아 만든 수평선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빨간 볏은 거센 바닷바람에도 바다를 가르듯 곧게 섰고, 뺨의 솜털은 포슬포슬 흩날렸다.
--- p.162

암탉은 무정란, 유정란을 구분하지 않고 품는다. 결과를 보장받으려 들지 않고 그저 품는다. 유정란이라고 다 병아리가 되지 않고, 태어났다고 다 살아남지도 않는다. 닭의 우주에서 죽음은 너무 쉽다. 대신 암탉은 죽음보다 더 많은 알을 매일매일 낳는 것으로 죽음에 지지 않는다.
--- p.193

가난한 연인에게, 전쟁 폐허 속 민초들에게, 문학판에 진저리가 난 시인에게, 방황하는 초보 출판인에게 닭이 있었다. 닭은 무엇도 보장할 수 없는 곳에서의 시작, ‘그럼에도’ 살고자 하는 의지의 상징이었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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