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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북] 너도 하늘말나리야

[테이크북] 너도 하늘말나리야

이금이 | 밤티 | 2021년 09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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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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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320g | 135*200*13mm
ISBN13 9791191826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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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는 그 말에 솔깃했다. 엄마와 단둘이 낯선 곳에 가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삼촌 집에서 지내면 아빠도 자주 만날 수 있다. 미르는 엄마 아빠가 헤어진 이유는 몰랐지만 이혼을 원한 이 엄마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 p.16

“우리 바우도 너처럼 한글 이름이야. 같은 학년이니까 앞으로 친하게 지내라.” 아저씨가 말했다. 엄마가 미르 나이를 말한 모양이었다. 바우라는 이름을 듣자 펑퍼짐한 아저씨를 줄여 놓은 아이모습이 그려졌다. 친해질 일은 절대로 없을 거다. 바우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이곳의 그 어떤 것에도 마음을 주지 않을 테니까.
--- p.21

엄마는 아빠와 이혼하면서 뭐든지 고마워하기로 작정했나 보다. 좀 더 일찍 그런 마음을 가졌으면 아빠와 헤어지지도 않았을 텐데. 미르는 숟가락을 팽개치듯 놓다가 슬쩍 엄마 눈치를 보았다. 언제나 엄한 은 아빠보다 엄마였다. 그런데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p.30

미르는 활기차게 움직이는 그 아이가 어쩐지 신나거나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이상했다. 내 마음 때문일까. 이 세상 무엇이든 눈이 먼저 보는 건 없는 것 같았다. 아니, 눈이 먼저 보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건 마음이다. 내 기분이 좋았으면 저 아이도 신나 보였을까. 남자애는 나뭇가지에 혼자 앉아 있는 새처럼 외로워 보였다. 미르, 자신의 모습이기도 했다.
--- p.39

소희는 미르가 못마땅하다가도 느티나무 아래에 서 있던 모습이 떠오르면 마음이 누그러들었다. 혼자만의 얼굴을 보지 않았으면 자기 역시 미르를 재수 없는 아이라고 생각하고 말았을 거다.
--- p.75

“할머니, 오래오래 사셔야 돼. 내가 작가가 돼서 할머니 가슴속에 있는 얘기 다 써 줄게. 그때까지 꼭 건강하셔야 해.” 소희는 할머니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말했다. 쯧쯧, 불쌍한 것. 할머니가 소희를 어루만지듯 바라보았다.
--- p.86

모범생, 우등생, 부모가 없어도 반듯하게 자란 아이. 철든 아이. 어른스러운 아이……. 소희를 따라다니는 말들이다. 아주 어렸을 때를 빼놓고 소희는 선생님이나 할머니에게 자기 잘못으로 꾸지람을 들은 적이 없다. 어른들이 어떤 아이를 좋아하는지 알았기에 스스로 그 틀에 맞추어서 살았다. 제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다 울음을 터뜨리던 미르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소희는 살면서 그래 본 적이 없었다.
--- p.102

야생화 도감에서 찾은 하늘말나리라는 이름은 꽃하고 잘 어울렸다. 집으로 옮겨 심으면 꽃이 잘 피지 않는다고 했다. 바우는 어쩐지 그 꽃이 소희를 닮은 것 같았다. 바우는 하늘말나리를 몇 번이나 다시 그렸다. 소희 같은 꽃이라고 생각하니까 완벽하게 그려야 할 것 같았다.
--- p. 146

아빠는 소장님을 좋아하는 걸까? 재혼하라는 할머니 말에 그냥 웃기만 했던 게 그래서였나? 자기 아빠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고 울던 미르 모습이 떠올랐다. 난 아빠를 용서할 수 없어, 하고 외치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했다. 나도 싫어. 바우 역시 아빠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엄마 아닌 다른 사람을 좋아하다니. 바우는 아빠가 소장님과 곧 결혼한다는 이야기라도 들은 것처럼 화가 났다.
--- p. 159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와 달밭마을의 진료소에서 살게 된 미르는 모두에게 퉁명스럽다. 아빠도 좋아하고 서울도 떠나기 싫었던 미르, 이 모든 일이 엄마 잘못인 것 같다.

달밭마을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소희는 늘 어른스럽지만 단지 마음의 상처를 보이고 싶지 않을 뿐이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착하기만 한 소희는 사실 버림받을까봐 두렵다. 어쩌면 어른들이 바라는 ‘올바른 자녀상’에 가장 부합되는 소희의 속마음은 어떤 걸까?

어릴 적 엄마를 잃은 충격으로 선택적 함구증에 걸린 바우는 소희와 아빠에게만 말을 한다. 엄마 산소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 바우 앞에 어느 날부터 미르가 자꾸 신경 쓰인다.

자기 선택이 아닌, 주변 환경에 의해 외로워진 세 청소년이 우연히 마주치면서 벌어지는 내밀하고도 진솔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미움도 분노도 눈물도, 혼자만의 얼굴을 보여주는 것도 모두 우정의 과정인 걸. 달라도 너무 다른 세 청소년 미르, 바우, 소희는 꽉 닫힌 서로의 마음을 어떻게 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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