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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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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

리뷰 총점9.1 리뷰 1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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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368g | 135*200*15mm
ISBN13 9788950956882
ISBN10 8950956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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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야, 내 어릴 때 꿈이 머였는지 아나?”
“뭐였는데요?”
“선장……. 저래 커다란 배를 모는 선장.”
“근데 왜 이제까지 말 안했어요?”
“…… 사람은 누구든, 몬 이룬 꿈이 있으니까…….” (12쪽)

아버지는 수많은 피난민을 헤집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막순의 손을 꼭 붙잡고 걷는 덕수의 두 눈에 피난민의 모습이 하나하나 새겨졌다. 추운 칼바람에 꽁꽁 언 손을 녹이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없었다. …… 그 와중에도 가슴을 드러내고 품 안의 갓난쟁이에게 마른 젖을 물리는 엄마의 모습이 처절했다. 허리가 완전히 꼬부라진 할아버지를 지게 위에 얹은 사내가 터덜터덜 걷고 있었다. 할아버지를 덮어씌운 낡은 담요 위로 눈이 수북이 쌓였다. 문득 할아버지가 덕수를 응시했다. 그 눈동자에 끝을 알 수 없는 절망이 담겨 있었다. 순간 할아버지가 앞으로 푹 꼬꾸라지면서 땅바닥으로 털썩 떨어졌다. 지게가 그 자리에 우뚝 멈추었다. (35쪽)

“아바이, 아바이, 같이 가우다!”
아버지는 오른발을 내디뎠다가 갑자기 덕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외투를 벗어 덕수에게 씌워주고는 비장하게 말했다.
“아바이가 없으면 장남인 덕수 니가 가장이지 에이요?”
덕수가 얼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눈에서는 그렁그렁 눈물이 흘렀다.
“가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이 먼저라 하지 않았음매!”
덕수가 눈물을 훔치며 재차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부턴 니가 가장이니까니, 가족들 잘 지키기요.”
아버지는 덕수를 꼭 껴안았다. (49~50쪽)

청년들은 차례차례 비행기에 댄 사다리를 올랐다. 덕수는 첫 계단에 오른발을 올리며 눈을 감았다. 이 길이 분명 부자로 가는 길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비행기 아래에는 방송국 카메라 여러 대가 조국을 떠나는 청년들의 모습을 담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 환송대에서 저토록 미친 듯 손을 흔드는 까닭은 분명 아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엄마의 간절한 소원일 것이었다. 부모로서 호의호식시켜주지 못한 미안함의 절규일 것이었다. 저 경쾌하고 힘찬 나팔 소리는 대한의 아들들이 조국의 이름을 드높이기 바라는 염원일 것이었다.
덕수는 카메라를 향해 이를 환히 드러내고 명랑하게 소리쳤다.
“엄마, 울지 마소. 내 돈 마이 벌어가꼬 오께!” (112~113쪽)

“그만큼 했으면 됐어요! 더 이상 뭘 더 해요? 왜 항상 당신만 희생해야 하냐고요. 그리고 누가 모를 줄 알아요? 아가씨 결혼? 그건 핑계고, 가게 때문에 그 전쟁터 가려는 거잖아요. 당신은 그 가게에 왜 그렇게 목을 매요? 꽃분이네에 뼈를 묻을 생각이에요?”
덕수가 버럭 고함을 내질렀다.
“고마해라! 먼 여자가 이리 말이 많노!”
“……!”
“누군 머 가고 싶어서 가는 줄 아나! 이런 기 내 팔자라꼬! 내 팔자가 이런데 우짜란 말이고!”
“당신 팔자가 어때서! 이제는 남이 아니라 당신을 위해서도 한번 살아보라고요. 당신 인생인데 왜 그 안에 당신은 없냐고요!” (222~223쪽)

“내는 그렇게 생각한다.
힘든 세월에 태어나가,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이라 우리가 겪는 기 참 다행이라고. …… 그 망할 놈의 6?25를 우리 도주가 겪었다고, 서독 그 지옥 같은 갱도에 우리 도주가 들어가 있었다고, 여기 월남, 이 전쟁통에 우리 아이들이 돈 벌러 들어와 있다고……. 그게 도주가 아이라 나인 게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가 겪어온 그 아픔들이 모두 일어나지 않았으면 참 좋았을 긴데, 벌써 일어난 일, 그냥 내랑 도주 엄마가 겪어버린 게 참 다행 아닌가 싶다.” (232~233쪽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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