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7년 01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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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63쪽 | 730g | 165*225*30mm |
ISBN13 | 9788970557533 |
ISBN10 | 8970557539 |
발행일 | 2007년 01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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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63쪽 | 730g | 165*225*30mm |
ISBN13 | 9788970557533 |
ISBN10 | 8970557539 |
학이 위정 팔일 이인 공야장 옹야 술이 태백 자한 향당 선진 안연 자로 헌문 위영공 계씨 양화 미자 자장 요왈 |
20대가 되어서 이제야 논어를 읽게 되었다. 논어는 공자가 죽고 나서 공자의 제자들이 공자가 했던 말들을 엮은 책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서삼경’에서 사서에 속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논어’이다. 공자의 가르침을 따르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중국 고대사를 알아가면서 공자를 모르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아니 중국을 이해함에 있어서 공자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사람을 볼 때 말과 행동을 보고 판단하게 된다. 특히 이 논어는 공자가 제자들을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했던 말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공자를 더욱 다각도로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논어를 읽으면서 주목해뒀다가 사색을 하면서 따로 메모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글을 쓰고자 한다.
제 14편 ‘헌문’ 36장,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덕으로 원한을 갚는 것이 어떠하나이까?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러시다면 덕은 무엇으로 갚겠소? 직도(直道)로 원한을 갚고 덕을 덕으로 갚아야만 하는 것이오.”
어떤 사람이 원한을 덕으로 갚는 것이 어떠하냐고 물었다. 이것은 이상에 가깝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공자도 그렇다면 은혜는 무엇으로 갚느냐고 반문한다. 그리고서는 원한은 직도(直道)로 갚아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과 이상을 고려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공자를 말할 때 자주 언급되는 ‘중용의 도’가 아닌가 싶다.
제 19편 ‘자장’ 4장
자하가 말하기를, “비록 소도(小道)라 할지라도 반드시 볼 만한 것이 있다. 그러나 원대한 뜻을 이루는 데 방해가 될까 두려우므로, 군자는 이를 하지 않느니라.”
한마디로 군자는 전문적인 분야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 같은 첨단의 시대에는 모든 것이 세분화가 되어있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우리는 군자를 찾을 수 있을까?
10장
자하가 말하기를, “군자는 신뢰를 받고 난 뒤에야 백성을 부린다. 신뢰를 받기도 전에 백성을 부리면 자기를 심하게 부린다고 여기느니라. 신임을 받은 뒤에 또한 간해야 한다. 신임을 받기도 전에 간하면 자기를 비방한다고 여기느니라.”
얼마 전에 ‘신뢰의 속도’라는 책을 읽고서 신뢰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지라 이 구절이 눈에 띄었다. 남에게 무엇을 하건 신뢰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제 20편 ‘요왈’ 3장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천명(天命)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고, 예를 알지 못하면 남 앞에 설 수 없으며, 말을 알지 못하면 남을 알 수가 없느니라.“
논어의 맨 마지막 장이다. 군자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천명을 아는 지의 여부로 정의한 것이 주목된다. 그렇다면 공자는 천명을 알았는가? 나는 공자가 천명을 알았다는 것 보다는 천명을 엿보았고 따라 하길 원했다고만 생각한다. 즉 천명에 의해서 특별히 선택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이러한 생각은 도가의 사상가들이 공자를 인위적이라고 비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일 수도 있겠다.
이 논어를 통해 공자가 제자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자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면서 공자가 어떠한 사람인 지 대략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논어에서는 군자는 어떠해야 하는 지를 많이 언급했는데, 군자가 되는 것과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들이 현재 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하지만 공자가 후대에 미친 영향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서 공자는 그리도 신화화 될 수 있었는지 생각해볼 수는 없었다. 어쨌든 이 논어를 통해서 공자에게 갖고 있던 거리감이 어느 정도 좁혀졌다는 느낌이다.
다른 출판사의 것들과 비교해 홍신문화사의 논어가 나은 점은 우선 번역이 부자연스럽거나 어색한 느낌을 주지 않고 부드럽게 읽힌다는 것입니다. 미묘한 차이기는 하지만 같은 원본을 번역한 논어라도 역자에 따라 얼마든지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거부감 없이 술술 읽힌다는 면에서 홍신문화사의 논어 번역은 우수한 점수를 받을 만합니다.
글 한편 한편마다 빠짐없이 달려 있는 해설은 논어를 처음 접하시는 분이라도 더 이상의 주석이 필요없을 만큼 구체적인 편입니다. 덕분에 책이 살짝 두꺼워지기는 했지만, 공자나 논어에 관련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상태라면 책이 조금 두껍다는 것이야 전혀 단점이 되지 않으리라 봅니다. (만약 이미 여러 권의 공자, 논어 관련 서적을 탐독하셔서 꼼꼼한 해설보다는 순수한 액기스 위주의 소장본 논어가 필요하신 분이라면 다른 것-개인적으로는 홍익출판사 김형찬 역-을 추천합니다)
혹시 한문 공부를 병행하시고 싶은 분이라면 역시 다른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한글 위주의 번역이라 한자의 쓰임이나 문법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다뤄지지는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사람답게 사는 것인지 궁금하신 분이라면 빨리 읽어보십시오. 두번 세번 읽어도 수고가 아깝지 않은 책이 논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