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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서문 5 해제 11 1 학이(學而) 21 2 위정(爲政) 37 3 팔일(八佾) 59 4 이인(里仁) 81 5 공야장(公冶長) 97 6 옹야(雍也) 117 7 술이(述而) 139 8 태백(泰伯) 163 9 자한(子罕) 181 10 향당(鄕黨) 201 11 선진(先進) 221 12 안연(顔淵) 247 13 자로(子路) 267 14 헌문(憲問) 291 15 위령공(衛靈公) 323 16 계씨(季氏) 347 17 양화(陽貨) 363 18 미자(微子) 389 19 자장(子張) 403 20 요왈(堯曰) 419 참고 문헌 429 찾아보기 431 『맹자』 서문 5 해제 11 1 양혜왕 상(梁惠王上) 25 2 양혜왕 하(梁惠王下) 53 3 공손추 상(公孫丑上) 87 4 공손추 하(公孫丑下) 127 5 등문공 상(?文公上) 159 6 등문공 하(?文公下) 197 7 이루 상(離婁上) 231 8 이루 하(離婁下) 271 9 만장 상(萬章上) 305 10 만장 하(萬章下) 339 11 고자 상(告子上) 373 12 고자 하(告子下) 401 13 진심 상(盡心上) 431 14 진심 하(盡心下) 467 참고 문헌 503 찾아보기 505 『대학』 서문 5 해제 11 대학 25 해설 39 참고 문헌 85 찾아보기 87 『중용』 서문 5 해제 11 중용 25 해설 51 참고 문헌 129 찾아보기 131 |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 - 『논어』「위정」
날씨가 추워진 연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뒤에 조락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 『논어』「자한」 계로가 귀신 섬기는 일에 대하여 물으니,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미처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면서,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으리오?” “감히 죽음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아직 삶을 제대로 모르면서, 어떻게 죽음을 알겠는가?” - 『논어』「선진」 번지가 인(仁)에 대하여 물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지(知)에 대하여 물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다.” - 『논어』「안연」 더불어 말할 만한데도 그와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을 것이고, 더불어 말할 만하지 못한데도 그와 말을 하면 실언할 것이다. 지혜로운 이는 사람을 잃지도 않고 실언하지도 않는다. - 『논어』「위령공」 사람이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게 된다. - 『논어』「위령공」 걸익이 말했다. “그대는 뉘시오?” “중유라고 합니다.” “당신이 노나라 공구의 제자인가?” “그렇습니다.” “흙탕물이 도도하게 흘러 퍼져 천하가 모두 그러한데, 당신은 누구와 더불어 그것을 바꾸겠는가? 또 그대는 사람을 피하는 선비를 따르기보다는, 차라리 세상을 피하는 선비를 따르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걸익은 이렇게) 말하면서, 씨를 심고 흙 덮는 일을 그치지 않았다. 자로가 수레로 돌아와서 아뢰니, 선생님께서 깜짝 놀라며 말씀하셨다. “새와 짐승과는 어울려 살아갈 수는 없으니, 내가 이 세상 사람들과 함께하지 않고 누구와 함께하겠는가? 천하에 도가 있다면, 내가 너희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어 보려 하지 않을 것이다.” - 『논어』「미자」 맹자께서 제 선왕에게 말씀하셨다. “임금의 신하 중에 처자식을 자기 벗에게 맡기고 초나라에 가서 놀던 자가 있었는데, 돌아와 보니 그 처자식이 추위에 떨고 굶주린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왕이 말했다. “관계를 끊습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법관이 자기 부하를 다스리지 못하면 어떻게 합니까?” 왕이 말했다. “그만두게 합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라 안이 다스려지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왕이 좌우를 돌아보며 화제를 바꾸었다. - 『맹자』「양혜왕 하」 인(仁)이란 활을 쏘는 것과 같다. 활 쏘는 사람은 자신을 바로 한 다음에 쏜다. 쏘아서 적중하지 않으면 자기를 이긴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돌이켜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을 뿐이다. - 『맹자』「공손추 상」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자신을 업신여긴 후에야 남들이 그를 업신여기고, 집안은 반드시 스스로 훼손한 후에야 남들이 그 집안을 훼손하며,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 토벌당할 지경에 이른 후에야 남들이 토벌하는 것이다. - 『맹자』「이루 상」 우리는 우환 가운데 살고 안락 가운데 죽는다. - 『맹자』「고자 하」 어떤 일을 하면서도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고, 숙달되어 있으면서도 그 까닭을 깊이 알지 못하며, 일생 동안 그것을 따르면서도 그 도리를 모르는 자들이 보통 사람들이다. - 『맹자』「진심 상」 대학의 도는 자신의 밝은 덕성을 밝히는 데 있고, 백성을 자기 몸처럼 아끼는 데 있으며, 지극한 선의 경지에 머무는 데 있다. - 『대학』 경(經) 만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온갖 일에는 마무리와 시작이 있으니 먼저 하고 나중에 할 것을 알면, 도에 가깝다. - 『대학』 경 자신의 뜻을 성실히 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는 것이다. - 『대학』 전(傳) 6장 현명한 사람을 보고서도 천거하지 못하고, 천거하더라도 그를 나보다 앞세우지 못함은 천거하는 일에 태만한 것이다. 선하지 못한 사람을 보고서도 물리치지 못하고, 물리치더라도 멀리하지 못함은 잘못이다. - 『대학』 전 10장 군자는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경계하고 삼가며, 다른 사람이 듣지 않는 곳에서도 두려워한다. - 『중용』 1장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도는 사람에게서 멀리 있지 않으니, 사람이 도를 행하면서 사람에게서 멀어진다면 도라고 할 수 없다.” - 『중용』 13장 자기 마음을 다하는 것[忠]과 자기를 미루어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恕]은 도에서 멀지 않으니, 자기에게 행해지기를 원하지 않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행하지 말라. - 『중용』 13장 일은 미리 생각해 두면 이루어지고 미리 생각하지 않으면 망치게 된다. 말하기 전에 미리 생각해 두면 막힘없이 유창하고, 일하기 전에 미리 생각해 두면 일하기가 곤란하지 않으며, 실행하기 전에 미리 생각해 두면 후회하지 않게 되고, 인간의 도리를 실천하는 방법이 미리 준비되면 막히는 일이 없을 것이다. - 『중용』 20장 성실함이란 사물의 시작과 끝이니, 성실하지 않으면 어떤 사물도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성실하려 하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 성실함이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이루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이외의 것들도 이루게 한다. 자기 자신을 이루는 것은 어짊이요, 자기 이외의 것들을 이루게 하는 것은 지혜로움이다. - 『중용』 25장 --- 본문 중에서 |
500년 사서 번역사에서 기점이 될 번역
원로에서 신진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학자진의 참여 동양 철학의 각 분야를 망라하는 풍부한 주석 고려 말 성리학과 함께 전래된 사서는 440여 년 전 언해본 출간을 시작으로 우리말 번역이 이루어졌다. 오늘날에 이르러 ‘고전 르네상스’는 만개하여 『논어』의 경우 번역서로만 최소 100여 종에서 해설서까지 포함하면 700여 종에 이르게 되었다. 서양 문화의 급격한 유입이 제기한 정체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유교라는 전통을 일신하여 과거로부터 다시 배우고자 애쓴 수많은 연구자와 저술가의 노력이었다. 1992년 이강수 전 연세대 철학과 교수를 필두로 결성된 동양고전연구회는 한국 철학·선진 유가 철학·송명 유학·청 대 유학·도가 철학 전공자 12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공과 세대가 다른 연구자들은 세계화 시대의 격랑 속에서 인문 세계를 이루어 나가는 데 동양 고전의 현대화를 통해 기여한다는 연구회의 취지를 공유했다. 첫 번째 번역 사업으로 우리에게 가장 깊은 영향을 미친 사서를 선정한 이래 2016년 여름의 완역 출간까지 25여 년이 걸린 데는 동양 고전 번역에 따르는 고유의 문제가 있었다. 저자가 분명하지 않으며 판본에 따른 의미 변경의 폭이 큰 고전의 번역은 안으로는 생소한 고어의 쓰임을 명확히 밝히며 밖으로는 당대의 맥락에 비추어 문면의 의미를 고찰하는 주석(註釋) 작업이다. 고전이 성립된 지 2500년을 헤아리는 시간 동안 축적된 주석서의 양은 그야말로 방대하다. 『논어』만 해도 한 대(漢代)에 성립한 고주(古註)와 주희의 신주(新註)라는 두 개의 큰 줄기를 바탕으로 고증학과 문헌학의 성과를 반영한 현대 중국학자들의 주석들이 있으며, 한국에는 정밀한 토(吐)와 석(釋)을 가한 율곡 이이의 『논어율곡언해(論語栗谷諺解)』, 고주와 신주을 종합하고자 한 다산 정약용의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가 있고, 대만과 일본의 유수 학자들의 저서들 또한 다채롭다. 이처럼 방대한 주석을 종합함과 더불어 경전의 원의에 다가가는 것이 동양고전연구회 번역 사업의 원칙이었다. 번역의 시작은 연구자들이 각 전공 분야의 저서를 분담해 조사하고 정기 모임에서 발표하는 것이었는데, 주석들을 검토하고 솎아내는 과정에만 권당 최소 3년에서 6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번역문을 다듬는 단계에서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구절의 뜻을 확정하기 위해 치열한 토론을 통한 음미와 객관화가 이루어졌다. 이로써 한문 번역의 과도기에 남아 있던 고어와 상투어 그리고 오역을 최소화할 수 있었으며, 긴 토의를 거쳐 여러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문맥을 잡은 까닭에 하나의 사조나 주관적인 입장에 좌우되지 않을 수 있었다. 더하여 원문과 주석, 번역문과 해설을 모두 참고해야 하는 고전의 특성상 본문 편집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원문과 주석을 왼쪽 면에, 그리고 번역문과 해설을 오른쪽 면에 나란히 배치해 어느 눈높이에서 무엇을 위주로 읽든 불편함이 없으며, 번역문을 한 호흡에 읽어 나가며 전체적인 맥을 짚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높은 수준의 이론이 전개되는 『대학』과 『중용』은 번역 전문을 먼저 실었다. 디자인의 측면에서는 고전의 현대적 해석에 능하며 민음사 『사기』의 디자인으로도 유명한 안지미 디자이너의 아름다운 장정으로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교양 독자들의 눈높이에서 쉽게 읽히면서 전문성 또한 놓치지 않은 민음사의 사서는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선택이, 다시 읽는 사람에게는 지난 독서를 반추하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동양 문명의 정수 인문 정신의 원천, 사서 『논어』는 공자의 제자들이 스승에게 직접 듣거나 기록해서 지니고 있던 말들을 공자 사후에 논찬(論纂)하여 이루어진 일종의 대화집이다. 기원전 4세기경 공자를 계승하여 공자 사상을 확장하고 심화한 맹자의 주관하에 이루어진 저작이 『맹자』이며, 송 대(宋代)에 와서 『예기(禮記)』로부터 『대학』과 『중용』가 분리되어 『논어』, 『맹자』와 함께 사서로 표장(表章)되었다. 유교의 경전이자 동양 사상의 근본 문헌인 사서는 서양 학문에 빗대어 말하자면 공자의 사상을 중심으로 정치 철학, 사회 철학, 우주론, 존재론, 형이상학을 아우르는 거대한 학문적 체계이자, 우리에게 익숙한 말과 삶의 원경을 이루는 본바탕이며, 비근한 데에서 고원한 데에 이르기까지,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서 천하를 다스리는 법까지 논하는 인간의 지침서이다. 주희는 말한다. “사서를 읽을 때는 모든 것을 추구하지 말고, 자신에게 가장 절실한 구체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논어』, 일생에 걸쳐 묻고 배우며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길을 열다 중국 전국 시대 초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논어』는 ‘한 마디 말로 천하의 근심을 다스린다’는 뜻의 일언일약(一言一藥)이라는 성어에 들어맞는다. 일생 동안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게 되는 책이자, 처음 읽는 사람에게도 놀랍도록 친숙하고 절실한 이야기로 다가오는 『논어』의 첫 구절은 그 유명한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이다. “배우고 그것을 때에 맞게 익혀 나가면 기쁘지 않겠는가?”(23쪽) 배우기를 좋아하여 호학지사(好學之士)라는 칭호를 얻었고 지성선사(至聖先師), 문선왕(文宣王)이라는 존칭으로 숭앙되어 온 공자는 일생에 걸쳐 묻고 배우며 살아갔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기쁨에서 시작하는 배움은 횡으로는 스스로 서고자 하는 만큼 남 역시 서게 해 주며, 종으로는 가르침을 힘써 전해 제자들을 기르고 각자 뜻을 펴 나아가게 하는 것이었다. 공자의 목표는 우리가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이룩하는 데 있었다. 인간이 일으킨 일체 사회 현상이 결국 인간 심성의 드러남이라고 할 때, 인류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인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사람들에게 인간의 문제에 대해 눈을 뜨게 하고 사람 노릇 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고전인 『논어』는 지난날 동아시아의 정치 이상이었으며, 라틴어로 처음 번역된 후 서구 계몽주의자들에게는 먼 곳에서 비쳐 오는 빛이었다. 그리고 세계가 하나로 재편되어 가는 지구화 시대에는 “자신이 원치 않는 일을 남에게 베풀지 말 것이다.”(251쪽)라는 보편적인 황금률로 자리할 것이다. 『맹자』, 어진 정치와 안정된 경제의 실현으로 모두가 살 만한 세상을 꿈꾸다 『맹자』는 흔히 아성(亞聖), 즉 공자에 버금가는 성인으로 불리는 맹자의 사상을 담은 책이다. 맹자는 공자를 계승해 스스로는 이상적인 도덕 인격을 완성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인민들이 살 만한 세상을 만드는 ‘수기안인(修己安人)’을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맹자는 ‘왕도정치’를 제시했고 근거로서 ‘성선설’을 말했다. 맹자는 정치의 핵심이 민생을 개선하고 교화를 시행하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민생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도덕 교화가 가능하고 이상적인 인격의 완성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통치자들이 ‘민본’ 의식에 근거해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왕도정치의 바탕에 있는 것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차마 견디지 못하는 마음(不忍人之心)’이다. 이러한 덕성은 후천적으로 교육된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우리에게 주어져 있으니 잠재되어 있는 본성을 오롯이 되찾으면 될 뿐이다. 공자의 뜻을 확장, 심화시킨 『맹자』는 맹자와 왕 혹은 제자 사이에 오간 대화로 정리되어 있는데 논리가 정연하고 비유가 풍부하며 대화의 맥락이나 흐름이 있어 사서의 다른 책들에 비해 잘 읽힌다. 오늘날에도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오십보백보’, ‘농단’, ‘연목구어’, ‘자포자기’ 등의 성어들이 유래한 책이기도 하다. 제나라 선왕과의 대화에서 “지금은 백성의 생업을 마련해 주지만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부족하고 아래로는 처자는 기르기에 부족하며, 풍년에도 늘 고생스럽고 흉년에는 굶어 죽는 것을 면하지 못합니다. 이것은 다만 죽음을 구제하기에도 부족할까 두려운데 어느 겨를에 예를 닦고 의를 행하겠습니까?”(49쪽)라며 민생 구제를 촉구하고, 또한 왕의 면전에 대놓고 “임금에게 큰 허물이 있으면 간언하고, 여러 번 간언해도 듣지 않으면 임금을 바꿉니다.”(369쪽)라고 말하는 맹자의 일갈은 2000여 년이 지난 오늘의 사회 상황을 조명하며 통쾌함과 씁쓸함을 함께 남긴다. 『대학』, 마음을 바르게 닦아 천하를 경영하는 다스림의 근본을 세우다 사서 가운데 가장 분량이 적으면서도 짜임새 있는 체계를 갖춘 『대학』은 사서 읽기의 시작으로 꼽힌다. 그 내용은 크게 “대학의 도(道)는 자신의 밝은 덕성을 밝히는 데 있고(明明德), 백성을 자기 몸처럼 아끼는 데 있으며(親民), 지극한 선의 경지에 머무는 데 있다(止於至善).”라는 삼강령의 이상과 이를 이루기 위한 방법인 팔조목, 즉 격물(格物)? 치지(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는 곧 밝은 덕으로서의 착한 본성을 갈고닦아 최고의 경지인 지선에 이르고 또 이를 바탕으로 평천하하는 방안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유가적 이상형의 인간을 완성하고 이를 실제 세계로 확대하여 이상 사회를 건립하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 『대학』이다. 그렇기에 『대학』은 사서의 입문서로 꼽히면서도 제왕이 필독해야 할 정치서로서 자리매김했다. 『대학』은 큰 지향을 담고 있음에도 간결하고 쉬운 문장으로 이루어져 처음 한문 고전을 접하는 사람들도 그 뜻을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다. “윗사람에게 싫었던 것으로 아랫사람을 부리지 말라. 아랫사람에게 싫었던 것으로 윗사람을 섬기지 말라. 앞사람에게 싫었던 것으로 뒷사람을 이끌지 말라. 뒷사람에게 싫었던 것으로 앞사람을 따르지 말라. …… 이것을 자기의 처지를 미루어 남의 처지를 헤아리는 도라고 한다.”(34~35쪽)에서도 보이듯 점층적으로 이어지는 『대학』의 문장은 자기 수양에서 천하의 태평함으로 나아가는 뜻의 전개와 맞물려 읽는 사람을 고양시킨다. 짧지만 품위 있는 글 속에서 유학의 깊은 뜻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중용』, 중용의 지혜를 밝혀 나를 완성하고 세상을 조화롭게 하다 『중용』은 『대학』과 마찬가지로 『예기』의 한 편이었다가 분리되어 후일 성리학 형성의 이론적 기초를 이루었다. 『대학』이 유가의 정치철학을 말했다면 『중용』은 유가의 형이상학, 인성론, 인생철학 등을 종합적으로 말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중용』은 이미 『시경』, 『서경』, 『역경』, 『논어』 등에 등장한 중(中)의 개념을 인간 윤리에 접목해 사상적으로 전개함으로써 인간의 삶을 시공간적으로 확대, 심화하고 체계화한다. 다시 말해 『중용』은 인성(人性)의 근원과 전개를 밝힘으로써 인간과 하늘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설명한 다음 다시 사람이 하늘로 돌아가는 성인의 도를 논한다. 우주 만물의 섭리에서 인간 삶의 법칙까지 아우르는 『중용』의 사상은 그러나 마음의 철학에 그치지 않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에 맞추어(時中) 치우치지도, 지나치지도 않게 최선을 구하는 실천적 행동 지침이 된다. 그러기에 “(중용의) 도는 사람에게서 멀리 있지 않으니, 사람이 도를 행하면서 사람에게서 멀어진다면 도라고 할 수 없다.”(31쪽)라고 한 것이다. 공자는 지극히 성실하여 자신의 본성을 모두 실현하고 그로써 다른 사람의 본성과 만물을 본성도 모두 실현하게 하는 사람을 성인이라 했는데, 이때 성실함은 본성의 덕인 동시에 내면과 일상생활을 연결하는 도리가 된다. 이렇게 성인의 도를 밝히면서도 그것의 일상 속 실천 가능성을 놓치지 않는 중용의 정신은 『중용』을 마음공부의 정수이자 자기 수양의 영원한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