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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동양고전 읽는 법
제1장 『논어』의 연원 『논어』의 두 가지 발음 공자의 말에 귀 기울이기 제자들의 기록 사제 관계의 기점 제2장 스승으로서의 공자 먼저 예악에 나아가게 하다 포위된 스승과 제자들 개성을 존중하다 교학상장의 참뜻 배움을 좋아한다는 것 제3장 공자는 진리의 확성기가 아니었다 공자는 도리만 늘어놓지 않았다 인재를 평가하는 법 지나친 슬픔 공자의 내적 모순 다면적인 인간 어떻게 ‘인자’가 될 것인가 이미 갖춰진 답은 없다 공자의 유머 감각 제4장 본래의 공자로 돌아가기 공자는 유심론자였나 예와 감정 교육 핵심을 잘못 짚은 제자 공자는 걱정이 많았다 모든 인격을 내보인 스승 공자의 농담 제5장 스승에게는 정답이 없었다 삶과 죽음은 무엇인가 성격으로 운명을 이해하다 진위를 가리는 능력 답은 하나가 아니다 제자들의 바람 결론 지금 공자를 읽는 의미 역자 후기: 자공의 눈에 비친 공자 |
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필독서 『논어』, 그러나……
『논어』는 동아시아인에게 일생에 한 번쯤은 읽어 봐야 할 책으로 인식된다. 세상에 나온 후 2천여 년간 동아시아의 사상과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고전 가운데 하나인 『논어』는 고대 중국의 사상가이자 교육자인 공자孔子의 언행을 기록한 책이다. 공자와 『논어』가 지금까지도 얼마나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는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만 봐도 『논어』는 여전히 각 대학교의 필독서로 선정되며, 『논어』와 공자를 다룬 책은 끊이지 않고 출간되고 있으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필독서 중 하나로 여기는 『논어』. 그러나 이 길지 않은 고전은 생각보다 읽기가 쉽지 않다. 만인의 스승으로 추앙받는 공자의 말씀을 통해 인생에 대한 안목을 높이고 사고의 깊이를 확장하고자 하는 이들은 대뜸 『논어』를 집어 들었다가 금세 낙심하고 손을 놓고 만다. 짧은 대화가 영문도 알 수 없이 늘어서 있을 뿐 무슨 말인지도 알 수 없고 왜 그 말을 하는지도 가닥을 잡기 어렵다. 무엇보다 그 간단한 문장을 해석하는 주석은 더 원래 『논어』의 문장보다 길고 갑갑하다. 조각조각 흩어진 듯한 『논어』의 원래 문장과 고루하고 도덕적인 주석의 설명을 보다 보면 달리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고 주장한 게 아니겠구나 하는 마음까지 든다. 그러나 그럼에도 지금까지 고전으로서 확고한 자리를 매김하고 있고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한 번쯤은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는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면 조금만 마음의 준비를 하고 다시 도전해 보자. 타이완의 인문학자 양자오의 『논어를 읽다』는 그런 독자를 위한 작지만 단단한 안내서다. 과연 『논어』와 공자를 어떻게 읽어야 좋은가? 양자오는 타이완의 훙젠민재단에서 설립한 인문 강좌인 민룽 강당敏隆講堂에서 ‘중국 역사 다시 보기’라는 강의를 진행했다. 신석기에서 신해혁명까지 130강으로 이어진 이 수업에 이어서 역사의 관점으로 중국의 고전을 다시 읽는 내용을 덧붙였는데, 그것이 책으로 정리되어 나왔고 그중 첫 책이 이 『논어를 읽다』이다. 이전에 나왔던 ‘서양고전강의 시리즈’에서 양자오의 저서가 보여 줬던 관점은 여기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고전을 우선 역사의 맥락에 놓고 이해하고자 한다. 공자가 어떤 역사 시기에 살았는지, 공자가 그 시대와 이후에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논어』가 왜 중요한 책인지, 『논어』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양자오는 전통적인 사서집주의 해석이나 지나치게 현대적인 해석을 일단 뒤로 물리고 역사의 맥락에서 공자를 이해하고 『논어』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논어』는 공자의 제자들이 그의 사후에 공자의 언행과 대화를 기록한 책으로, 글의 배치도 논리적이지 않고 내용이 겹치기도 한다. 양자오는 이 점에 착안하여 오히려 『논어』가 후대의 손을 덜 탔으리라 추측하고, 『논어』의 본문에 집중하여 공자와 그의 말을 이해하자고 권한다. 그리고 그렇게 양자오의 필설로 조형된 공자는 지금까지 우리가 선입견으로 알고 있던 근엄하고 권위에 물든 어르신이 아니라 농담도 하고 제자의 말에 쩔쩔매기도 하며 희로애락을 솔직히 드러내는 사람이다. 정직한 선생의 진실한 안내서 저자 양자오는 정직하다. 그는 자기가 보고 이해하고 아는 것만 말하고자 한다. 『논어를 읽다』에서 양자오는 『논어』와 함께 필요한 자료를 참고하여 자기의 관점으로 읽고 이해한 바를 말한다. 그는 이런 읽기 방법을 통해, 우리에게 저자의 독법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도 자신의 관점으로 『논어』를 읽어 보라고 권한다. 그가 읽은 『논어』는 공자의 진솔한 모습이 남김없이 드러나는 기록이자 배움의 터다. 양자오에게 공자는 대단히 인간적이고 지혜로우며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양자오 선생은 그간의 해석으로 지나치게 딱딱하고 엄숙해진 공자의 모습을 몹시 안타까워한다. 『논어를 읽다』는 『논어』 전체를 하나하나 읽어 주지 않는다. 「선진」 편을 중심으로 같이 살펴보고 궁리해야 할 문장을 다른 편에서 찾아와 함께 읽을 뿐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책을 읽어 주는 게 아니라 독자가 스스로 읽기를 권하며, 읽기에 도움이 되는 배경 지식과 윤곽과 방향을 내놓는다. 『논어』 전체를 다루지는 않았지만 이 얇은 책을 읽고 나면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보여 주는 모습들에 매혹되어 『논어』를 제대로 읽고 싶어질 것이다. 『논어를 읽다』는 인생의 필독서인 『논어』를 잘 읽기 위한 탁월한 입문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