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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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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294g | 128*188*18mm
ISBN13 9791186009482
ISBN10 1186009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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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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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와 친구 사이였는데,” 조엘은 빅터가 예상했던 말을 꺼냈다. “그의 죽음에 대해 그런 농담을 하다니 기묘합니다.”
“그는 내 친구가 아니었어요.”
“물론 아내 분 친구였죠.”
“그건 서로 다른 문제라는 걸 알 텐데요.”
조엘은 고개를 가볍게 숙이고는 억지웃음을 지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런 농담을 하는 건 이상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미안합니다. 다음번엔 말조심하도록 하죠. 아, 잠시만요!”
조엘 내쉬가 뒤돌아섰다.
“아내는 전혀 모르는 일입니다.” 빅터는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기둥에 기대어 말했다. “아내한테는 말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겁니다.”
--- p. 15~16

빅터는 잠시 상상에 빠졌다. 그가 차고 반대편에 있는 자기 방으로 가고 말콤이 멜린다의 방으로 갔을 때 치밀하게 살인 계획을 세우고서, 뉴욕으로 가서 내리닫이 창을 열고 말콤의 집에 침입해서 그를 때려죽이는 상상. (신문 보도에 따르면, 말콤이 범인을 순순히 집 안으로 들인 것으로 보아 면식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컸다.) 빅터는 실제 범인처럼 지문을 전혀 남기지 않고 조용하게 범행 현장을 나와 곧장 리틀 웨슬리로 돌아와서, 혹시 누군가 물어볼 경우에 대비해 말콤이 살해되던 당시 그랜드 센트럴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 상상을 했다. 물론 그 영화는 언젠가 보면 될 것이다.
--- p. 17~18

‘장난치는 거야.’ 빅터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당장 그를 놔준다면 고약한 장난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찰리가 심하게 발버둥 치자 빅터는 한 손으로는 그의 뒷덜미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물속에서 버둥거리는 그의 손목을 힘껏 붙잡았다. 찰리는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목덜미를 잡은 빅터의 손길을 떼어내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찰리의 한쪽 발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가 이내 물속으로 사라졌다.
--- p. 108

돈의 짙은 색 눈동자가 빅터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그럴까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데요?” 빅터는 강둑에 놓인 바위를 디디며 비틀거렸다. 돈은 빅터보다 1.5미터 정도 높은 지점에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돈은 머뭇거리고 있었다. 빅터는 돈에게는 소신껏 말할 만한 용기도 배짱도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당신이 그랬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돈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빅터가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다시 생각해보세요.”
돈은 아무 말 없이 빅터를 빤히 쳐다보았다.
--- p. 153

빅터는 캐머런이 멜린다와 육체관계는 가지지 않았을 거라고 되뇌었다. 그는 실제로 그렇게 믿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았다. 두 사람이 떠난 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마음을 가라앉히던 그는 유치하게 멜러 부부의 집에 가지 않겠다고 한 게 후회되었다. 지금이라도 가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면 또다시 호러스와 곤란하면서도 어색한 대화를 나눠야 할 것이다.
멜린다는 새벽 1시가 넘어서야 돌아왔다. 자기 방에서 책을 읽던 빅터는 거실로 가서 그녀를 보고 싶지 않았다. 아무튼 그녀를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술에 취했을 것이다. 새벽 1시 10분에 귀가한 걸 보니, 바비큐 파티가 끝나고 캐머런과 바에 간 게 분명했다. 바는 정각 새벽 1시에 문을 닫기 때문이다.
--- p.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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