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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의 털

사계절 1318문고-50이동
리뷰 총점9.0 리뷰 43건 | 판매지수 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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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문학상 대상! 『오, 사랑』 스트링 파우치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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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8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2쪽 | 342g | 153*224*20mm
ISBN13 9788958283065
ISBN10 895828306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 이 책을 추천한 담당자 : 최성혜 (cocomo@yes24.com)
제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기구한 머리털 이야기의 재미가 시작된다. 머리카락 이야기 하나에 학교 두발 규제와 관련한 청소년 인권 문제뿐만 아니라 주인공 일호의 가족사, 우리 사회와 역사까지 모두 들어 있다. 남자아이들의 이야기를 힘 있게 그려냈으며,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평범해 보이지만 독창적인 캐릭터, 은근한 유머가 더해진 감칠맛 나면서도 정갈한 문장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이 책의 주인공 일호는 주인공이 되기에는 너무나 평범해 보인다. 그러나 그의 앞에는 머리털을 사수하기 위한 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자신만의 단순한 머리털이 아니라 대한민국 열일곱 살들의 머리털이다. 모범생 일호가 두발 규제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을 때, 일호와 마찬가지로 한 번도 싸워 보지 않았던 할아버지 역시 외로운 투쟁을 시작한다.

저자는 일호의 싸움과 궤를 같이하며 또다른 싸움을 치루는 할아버지를 통해서 이 땅에서 열심히 살아온 모든 사람들을 대변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처음으로 세상과 맞선 뒤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제 자리를 다시 찾아가게 되는 열일곱 살 일호의 자아 찾기, 우리 사회와 역사 의식까지 하나에 담고 있는 소설이다.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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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이 되는 날 아침, 나는 날이 바짝 선 가위 앞에 앉아야 했다. 아침 내내 숫돌에 무뎌진 날을 갈리며 풀벌레처럼 울던 가위의 민날은 시퍼렇게 되살아나 입을 꾹 다문 채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위의 두 민날이 내 정수리 위에서 서로 교차하며 머리카락 끝을 앙칼지게 자르는 순간, 나는 추운 날 오줌을 쏟아 낸 것처럼 진저리를 쳤다. --- p.5

내가 처음으로 아버지의 부재를 가슴으로 느낀 것은 예닐곱 살 때였다. 그 때만 해도 태성이발소에는 내 또래 사내아이들이 아버지 손을 붙잡고 왔다. 아이들은 제 아버지 앞에서 머리를 깎았고, 아버지들은 마치 성스러운 의식이라도 치르는 양 엄숙하게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 이발소 낡은 소파에 쭈그리고 앉아 한글 쓰기나 수학 학습지 따위를 풀던 나는 크는 것을 확인해 줄 아버지가 없어 영영 어른이 되지 못할까 봐 겁났다. --- p.11

매독이 악을 쓰며 밀어뜨리고 닥치는 대로 발로 걷어차도 나는 내 손아귀에 있는 손목을 놓지 않았다. 나는 미친개를 물어뜯는 단단히 미친 개였다. 엄마 나, 단단해진 것 맞나요? 나는 속목이 빠져나가려고 버둥거릴수록 더 다부지게 파고들었다. 매독은 발길질을 하다 잠시 숨을 고르더니 나를 손목에 매단 채 잡아끌면서 온갖 욕을 퍼부었다.
“이 개새끼!” --- pp.50~52

그런데 일호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바로 그 순간에, 느닷없이 17년 동안 부재했던 일호 아버지가 등장한다. 아버지는 “햇빛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기 시작하던 여름날 아침” 손님 맞을 채비를 하다가 “갑작스레 이발소 문을 열고 거리로” 나온 뒤, 그 길로 먼 여행을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 p.9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열일곱, 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하다
제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작 김해원의 『열일곱 살의 털』은 제목을 읽자마자 밀려드는 ‘야릇한’ 추측 때문에 2차 성징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아닐까 기대하게 된다. 사계절문학상 심사위원들(오정희ㆍ박상률ㆍ김중혁마저 주위 눈치를 보며 몰래 작품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털’이 머리털임을 깨닫고 흥미가 덜해질 무렵, 머리털 이야기의 진짜 재미가 시작된다. 이 작품에 독특한 인물이 등장하거나 거창한 사건이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심사평대로 “주인공은 문제아도 장애인도 아니다. 평범한 아이다. 눈물날 만큼 감동적인 이야기도 없으며, 대단한 모험을 겪는 것도 아니다”. 청소년소설 주인공들이 대개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거나, 버거운 집안 문제로 가슴앓이를 하거나, 유난히 감성이 섬세해서 해결 지점을 찾기도 어려운 내적갈등을 안고 살아간다는 흐름을 갖고 있었다면, 『열일곱 살의 털』 주인공 일호는 주인공이 되기에는 너무나 ‘문제가 없어’ 보인다. 공부도 꽤 하고 단짝 친구도 있고 집안 어른들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며 평온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아이다. 단 특별한 점이 있다면 태어나기 전부터 아버지가 집을 나가 여행을 하면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작품은 일호가 할아버지의 이발소 의자에서 열일곱 살 생일을 맞는 장면으로 시작하면서 앞으로 머리카락과 관련하여 유구한 사건들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한다.

일호는 해마다 생일날을 할아버지가 해 주는 이발로 맞이한다. 그러나 열일곱 살의 머리카락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욕망이 뒤엉켜 자라고 있다고 믿는 이발사 할아버지의 손에 별다른 저항감 없이 머리를 맡기는 일호 앞에 아이러니하게도 머리털을 사수하기 위한 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일호가 사수하려는 것은 제 머리털이 아니다. 대한민국 열일곱 살들의 머리털이다. 학교가 인정하는 모범 두발로 아이들 사이에 ‘범생이 1호’로 통하던 일호는 체육 선생이 두발 규정을 어긴 아이의 머리에 라이터를 들이대며 위협하는 것을 보고 ‘이성을 잃는’다. 한 번도 싸워 본 적 없는 일호가 싸움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순간이다.

온순한 ‘범생이’ 일호가 고등학생에게는 거대한 공룡과도 같을 학교와 한판 싸움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를 지켜보는 독자는 난폭한 바리캉이 자신의 머리를 밀고 지나가는 듯한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일호는 “왜 이렇게 힘 조절이 안 되는 걸까. 나는 너무 물컹하거나 단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힘든 싸움의 길로 들어선 뒤다. 일호는 상담실에 불려가 혼자 남겨졌을 때, 누가 볼까 봐 얼른 손등으로 눈물을 훔칠 만큼 물컹하지만, 체육 선생에게 사죄하는 대신 두발 규제 반대 시위를 계획할 만큼 단단하기도 하다.

너무 물컹하거나 너무 단단한 열일곱 살 일호의 자아 찾기
작가는 일호의 아버지가 오랫동안 여행을 떠났다고 설정함으로써 아버지와 아들의 심리적인 거리감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일호에게 아버지는 ‘분명히 있는데 느낄 수 없는’ 존재다. 아버지가 있어야 할 자리에 할아버지가 굳건하게 서 있어선지 일호에게서 부성의 결락이 전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팔팔한 청년에게 이발사로 살아가게 될 삶은 답답하고 지리멸렬했을 터이다. 일호는 우리가 흔하게 상정하는 아버지상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아버지를 가슴으로 받아들이면서 자기 자신 그대로를 사랑하는 계기를 갖게 된다.

일호가 두발 규제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을 때, 일호와 마찬가지로 한 번도 싸워 보지 않았던 할아버지 역시 외로운 싸움의 길로 들어선다. 일호 할아버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이발소인 태성이발소의 3대 이발사로, 마포구 도원동 일대의 재개발을 놓고 주민들 의견이 찬반으로 갈리자 “나라를 위해 하는 일이니 반대를 해서야 쓰겠습니까? 우리가 따라야지요.” 하고 ‘순수한 애국심’을 발휘한다. 그렇지만 할아버지에게 돌아오는 것은 “어르신 참 답답하십니다.” 하는 말뿐이다. 그런데 칠십 평생을 할머니 말대로 ‘제 털 뽑아 제 구멍에 박을 위인’으로 살았고, “이발 그거 몇 분이면 후딱 해치우는” 걸 가지고 “가업을 잇느니 마느니” 하면서 “굴러들어온 돈복을 차 버린” 고지식한 양반이 나라에서 하는 일에 처음으로 의구심을 가진다. 그리고 재개발로 주민들이 고루 덕을 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후, 세입자대책위원회에 합세하여 시위에 나선다. 비록 할아버지의 시위가 세입자가 아닌 사람이 세입자의 입장에 선다는 한계에 부딪쳐 타다 만 불꽃처럼 사그라지긴 해도 말이다. 할아버지는 훗날 일호가 다니는 오정고등학교 학생들이 ‘별사건’이라고 부르게 될 일을 벌이면서 당신이 일호의 싸움을 이해하게 되었음을 말없이 드러내고, 일호는 할아버지가 있음으로 해서 자신이 단단히 땅에 발붙이고 살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김해원은 고종이 단발령을 내렸을 때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며 상투를 자르던, 이제는 역사 뒤편으로 사라진 체두관이라는 관직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고, 체두관에 대한 자료를 공부하면서 우리 역사에서 머리털의 상징성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중고등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두발 규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학교 정문에서 두발 규제 반대 시위를 한 경험이 있는 중앙고등학교 이하람 군을 만나 경험담을 상세히 듣고 일호의 캐릭터를 형성해 나가는 데 도움을 받았다. 일호는 동네 편의점 앞이나, 피씨방, 학원 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리숙한 고등학생이지만 이야기를 힘 있게 끌어갈 만큼 다부진 의지를 갖춘 아이다.
일호의 싸움과 궤를 같이하며 또다른 싸움을 치루는 할아버지의 변모는 유쾌하고 놀랍다. 작가는 할아버지를 통해서 이 땅에서 열심히 살아온 모든 사람들을 대변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일호 할아버지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우리 현대사를 이끌어 온, 열심히 살아 나라가 발전하면 모두 잘 살게 되리라는 믿음을 가졌던 사람이다. 하지만 급속한 산업화와 현대화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일흔이 넘어서야 자신이 선 곳이 벗어나기 어려운 그늘이란 걸 깨닫는다. 그런데 자신의 가치관이 무너졌을 때 절망하고 포기하는 사람이 있지만, 할아버지는 현실을 인정하고 정면 돌파한다. 작가는 우리 인간의 역사는 그런 사람들의 힘으로 바뀌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밖에도 한때는 어리고 철없는 처녀였지만 남편 없이 아이를 기르느라 세월에 단련된 엄마, 고집 세고 융통성 없는 남편 옆에서 속깨나 끓였을 할머니, 자신만의 감성적인 내면은 살며시 감쳐 두고 주어진 일에 흔들림 없이 매진하는 오정고등학교 학생부장 오광두 선생, 넉넉한 몸집에 너스레도 잘 떨지만 뜻밖의 일 앞에서는 소심해지는 친구 정진까지 모두가 전형성과 개성을 동시에 갖춘 생생한 인물들이다.

처음으로 세상과 맞선 뒤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제 자리를 다시 찾아가게 되는 열일곱 살 일호의 이야기에는 학교 두발 규제와 관련한 청소년 인권 문제뿐만 아니라 주인공 일호의 가족사, 우리 사회와 역사가 모두 담겨 있다. 독자는 일호의 긴 여정을 함께하다가 결국 자신의 신념을 지켜내고 ‘단단해지는’ 일호에게 박수를 보내게 된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김해원의 『열일곱 살의 털』은 이상한 작품이다. 우선 제목이 흥미롭다. 털, 이라니…. 어떤 털을 말하는 것인가, 하고 주위 눈치를 보며 몰래 작품을 읽게 만든다. 난 또, 뭐라고, 머리털을 말하는 거였군, 흥미가 덜해지는 순간, 기구한 머리털 이야기의 재미가 시작된다. 심사위원들은 일단 집중력에 감탄했다. 머리카락 이야기 하나만으로 소설을 끝까지 밀고 간 작품이 있었던가요· 없었죠! 그러나 집중력뿐이었다면 소설은 ‘머리카락의 문화사’ 같은 논문으로 변질되고 말았을 것이다. 집중력에다 재미있는 에피소드, 평범해 보이지만 독창적인 캐릭터, 은근한 유머가 더해지자 독특한 작품이 탄생했다. 문장 역시 평범해 보이지만 정확하고, 이야기의 흐름을 깨뜨리지 않는다. 남자아이들의 이야기를 힘 있게 그려낸 것은 근래 보기 드물었던 특별한 재능이라 할 만하다. 흠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머리카락 이야기에 온 머리를 집중하다 보니 필요 이상으로 머리카락 이야기가 과한 부분이 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이야기의 설득력을 망가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작품의 매력을 망가뜨리지는 않았다.
『열일곱 살의 털』을 이상한 작품이라고 표현한 것은, 별로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작품인데 읽다 보면 ‘이상하게도’ 재미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문제아도, 장애인도 아니다. 평범한 아이다. 눈물날 만큼 감동적인 이야기도 없으며, 대단한 모험을 겪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재미있다. 소설 읽는 맛이 살아 있다. 요즘처럼 버라이어티한 세상에서 이런 장점이 오히려 새롭게 느껴진다. 새로워 보이지 않지만 새로운 작품, 『열일곱 살의 털』을 대상으로 뽑게 됐다. 심사위원들은 쉽게 마음을 모았다.
여담이지만, 심사위원들은 『열일곱 살의 털』을 대상으로 뽑은 후 한참 동안 각자의 털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 작품을 읽고 나면 누구나 자신의 털 이야기가 하고 싶어질 것이다.
오정희·박상률·김중혁 (제6회 사계절문학상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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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제도적 저항의 한계 지점 -『열일곱 살의 털』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오***스 | 2017.08.21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제도 속의 저항, 그 한계지점에 대해- 김해원의 『열일곱 살의 털』       청소년은 제도 속에서 살아간다. 인간이 만든 제도가 인간을 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하는 것은 인간의 삶에 드리워진 역설이지만, 그 역설을 역설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복잡해진 현대 사회의 삶에 적응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학교(제도)에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이 대안학교라는 또 다른;
리뷰제목

제도 속의 저항, 그 한계지점에 대해

- 김해원의 『열일곱 살의 털』

 

 

 

청소년은 제도 속에서 살아간다. 인간이 만든 제도가 인간을 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하는 것은 인간의 삶에 드리워진 역설이지만, 그 역설을 역설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복잡해진 현대 사회의 삶에 적응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학교(제도)에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이 대안학교라는 또 다른 제도를 찾아가는 이유는, 제도 속의 인간은 근본적으로 제도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제도에 반항하는 청소년들의 형상은 사실 제도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반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계절 문학상 수상작인 김해원의 <열일곱 살의 털>(사계절, 2008)에는 제도 안에서 발생하는 청소년들의 저항 형태가 나타나 있다. ‘머리털에 대한 지나친 검열을 거부하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반응 양태는 제도적 삶을 벗어날 수 없는 존재들의 실존적 정황을 대변한다. 두발 단속을 자신들의 개성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인식하면서도, 그들은 학교의 정책을 어쩔 수 없이 수용한다.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것이고, 그러면 대학 진학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제도라는 위에서 전개되는 청소년들의 삶에는 근본적으로 자신들의 개성을 스스로 억압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고리가 내장되어 있는 셈이다.

 

<열일곱 살의 털>에서 오정고의 학생부장 오광두는 신입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오정고 학생이라면 누구든 이 두발 형태를 지켜야 한다. 두발 규정을 엄수하는 것은 오정고 학생의 기본 자세다. 원칙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마라.”(35) ‘~라면 ~해야 한다는 원칙은 엄수해야 될 원칙이며, 그것을 어기면 누구든오정고 학생이 될 수 없다. 제도의 담론은 제도의 구성원들에게 틀을 제시하고, 그 틀을 어기지 말라고 명령한다. 예외가 없는 원칙은 따라서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 청소년들과 불화의 상황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제도가 청소년들의 반항을 부추긴다. 반항의 양상은 다양하다. 문재현은 두발 규제에 대한 불만으로 아예 삭발을 했다가 대안학교로 전학하고, 주인공 송일호는 두발 규제 반대 시위를 계획한 것이 적발되어 정학을 당한다. 함께 시위를 계획했던 친구들이 반성문을 쓰라는 학생부장의 요구를 수용하지만, 일호는 교문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하며 학교의 부당한 처사에 끝까지 저항한다.

 

이 소설은 이처럼 홀로 부당한 제도와의 싸움에 나선 일호의 내적 갈등과 학교 선생, 엄마, 할아버지 등과 일호 사이의 외적 갈등을 세심하게 묘사하고 있다. 3대째 이발사의 업을 잇고 있는 할아버지는 열일곱 살이면 어른이라는 신념으로 일호의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바싹 깎는다. 머리 스타일을 멋과 연관 짓는 일호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할아버지는 사회의 질서와 어울리는 머리형을 일호에게 요구한다. 일호는 할아버지의 일방적인 처사가 못마땅하지만, “머리칼은 네 자신을 나타내는 징표다. 머리칼을 함부로 다루는 것은 네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과 같다.”(50)는 할아버지의 말에는 수긍한다. 머리칼을 인격과 동일시하는 할아버지의 생각은 일호가 두발 문제에 저항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두발 규정을 어긴 학생에게 1학년 체육 선생은 라이터를 학생의 머리에 갖다 대며 정말 불이라도 붙일 양으로 라이터돌을 틱틱 그어 댔다.” 일호는 순식간에 체육선생에게 달려들어 라이터를 빼앗고는 운동장 바닥에 내팽개친다. 머리칼을 인격으로 생각하는 그에게 체육선생의 행동은 참을 수 없는 인격 모독으로 비쳐진 것이다.

 

두발 규제라는 제도에 대한 일호의 반항은 그러므로 머리칼이 길다고 라이터를 들이대는 선생님의 비인간적인 행위를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 부당한 제도가 반항을 부추기기도 하지만, 부당한 제도를 근거로 학생들에게 군림하려는 선생들의 권위적인 태도가 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강한 저항을 불러일으킨다. 시위의 이유를 밝힌 유인물을 읽고 학생부장은 학교 교칙을 어기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글이며, 어른들의 사주를 받은 글이라고 단정한다. 제도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어른들의 입장은 제도 밖의 세계를 염원하는 청소년들의 생각을 불순하다고 평가한다. 불순한 싹은 애초부터 잘라야 한다. 제도를 유지해야 하는 어른과 제도 밖을 사유하려는 청소년들의 생각은 이처럼 발상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너희 학교 규정이 그런 걸. 네가 그런다고 바뀌지 않아”(145)라며 일호의 행동을 꾸짖는 엄마의 생각 역시 제도적 사유의 틀에 갇혀 있다. 현실과 이상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아이들을 제도적 현실에 맞추려는 어른들의 생각이 제도에 대한 아이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심화시키는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열일곱 살의 털>에는 엄격한 규율로 통제된 어른들의 육체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생체권력이란 말이 2000년대 들어 문학담론의 중요한 인식틀로 수용되기도 했는데, 사회(제도)는 구성원들의 육체를 훈육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제도가 원하는 주체상으로 만들어낸다. 독재 정권 시절의 비민주적인 행태를 체험한 기성세대에게 규율은 살기 위해서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으로 인식된다. 그들 역시 젊은 시절에는 독재정권의 두발 단속에 반항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두발 단속의 주체가 되는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한다. 학생부장 오광두는 일호에게 어른이 되어도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건 아니야라고 말한다. 훈육의 대상은 제도 속에서 성장하여 훈육의 주체가 된다. 훈육의 대상이었기에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반항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이 현실 속에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사항임을 어른들은 알고 있다. 어른이 되어도 마음대로 살 수 없는 이유는 어른이 되면 스스로 짊어져야 할 제도적 몫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일호는 어른들과의 게임을 이기고도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라고 단정한다. “이겼다 싶어 득의만면할 때 어른들은 손을 들어주는 척하면서 슬쩍 패를 뒤집어놓는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속임수를 능수능란하게 부리는 야바위꾼이 되는 것인지 모른다.”(41) 일호가 속임수라고 말하는 것을 어른들은 제도적인 현실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일호는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고서야 제도와의 싸움에서 살아남는다. 일호의 할아버지는 일호의 마음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인물이다. 할아버지는 국가에서 하는 일이라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재개발과 관련된 사건에서 나타나는 바 국가는 반드시 서민들의 삶을 보살펴줘야 한다고 할아버지는 또한 생각한다. 20년 간 세상과 유리되어 세상물정을 모르는 아버지와 달리 할아버지는 자신의 신념을 굳건히 지키며 세상 사람들과 만난다. 재개발을 국가가 하는 일이라고 찬성하던 할아버지는 재개발이 서민들, 특히 집이 없는 가난한 세입자들을 길거리에 내쫓는 일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재개발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돌변한다. 국가는 서민들의 삶을 보호해야 한다는 신념이 국가(애국심)에 대한 신념보다 더 강했기 때문이다. 학생부장이 아이들의 머리를 바리캉으로 괴발개발 깎는 장면을 목격한 할아버지가 학생들의 머리를 별 모양으로 깎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일으킨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할아버지는 머리털은 인격이라는 신념으로 이발사로서의 자부심을 지키며 살아왔다. 그런데, 학생부장이 학생들의 머리를 마음대로 자르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할아버지의 이런 자부심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할아버지는 항의하는 교장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는 종로에서 이발소를 했는데, 우리 이발소에는 그 근처에 있는 학교 학생들이 많이 왔습니다. 그 시절에도 두발 단속이 심했지요. 한번은 대여섯 명이 단속에 걸려 머리를 깎이고 와서는 머리 꼭대기 쪽을 별 모양으로 깎아 달라고 했지요. 물론 제가 해주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그 날 기억이 생생합니다. 한 학생이 그랬지요. 내 자식들 머리는 마음대로 하게 놔둘 거라고요. 아이들 의견을 존중해 줄 거라고 했습니다.”(202)

 

 

독재 정권의 두발 단속에 걸려 머리를 깎인 학생들이 할아버지에게 머리 꼭대기 쪽을 별 모양으로 깎아달라고 요청한다. 국가의 시책에 찬성해야 한다고 생각한 할아버지는 당연히 학생들의 요구를 묵살한다. 이런 할아버지가 일호의 학교에서 별 사건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일까? ‘존중이라는 말에 드러나는 것처럼, 할아버지는 국가(제도)가 학생들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뒤늦게 깨닫는다. 재개발을 명분으로 서민들의 삶을 존중하지 않는 국가(제도)에 할아버지가 저항의 칼날을 들이대는 이유와 동일하다. 교장이 할아버지가 이야기한 기억 속의 인물이라는 소문이 학교에 퍼지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할아버지를 통해 작가가 두발 문제를 인간에 대한 존중의 문제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별사건으로 학교의 두발 규제는 폐지되거나 완화되는 방향으로 정리된다.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할아버지의 존중과 일호가 주장하는 인간의 존엄성은 동일한 맥락 속에 있다. 두 사람은 사람이 우선이라는 신념을 갖고 제도적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일으킨 별사건이나, 교장의 갑작스러운 마음 변화는 제도 속의 인물들의 변화치고는 너무 안이하게 그려지고 있다. 과거의 기억에서 길어 올리는 대안은 윤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지만, 실제의 현실을 타개할만한 구체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 1인 피켓 시위를 하며 일호는 과연 무엇을 느꼈을까? 제도의 벽은 과연 허물어진 것일까? 어른들이 변하면 제도적 마찰도 쉽게 해소될 수 있다는 생각은 제도 밖의 어른들을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아닐까? 제도 속의 저항을 그리는 청소년 소설이, 또 어른 인물을 통해 그 저항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청소년 소설이 곱씹어서 생각해 볼 문제들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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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살의 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삐****킹 | 2016.01.0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일호는 해마다 생일날을 할아버지가 해 주는 이발로 맞이한다. 그러나 열일곱 살의 머리카락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욕망이 뒤엉켜 자라고 있다고 믿는 이발사 할아버지의 손에 별다른 저항감 없이 머리를 맡기는 일호 앞에 아이러니하게도 머리털을 사수하기 위한 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일호가 사수하려는 것은 제 머리털이 아니다. 대한민국 열일곱 살들의 머리털이다. 학교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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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호는 해마다 생일날을 할아버지가 해 주는 이발로 맞이한다. 그러나 열일곱 살의 머리카락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욕망이 뒤엉켜 자라고 있다고 믿는 이발사 할아버지의 손에 별다른 저항감 없이 머리를 맡기는 일호 앞에 아이러니하게도 머리털을 사수하기 위한 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일호가 사수하려는 것은 제 머리털이 아니다. 대한민국 열일곱 살들의 머리털이다. 학교가 인정하는 모범 두발로 아이들 사이에 ‘범생이 1호’로 통하던 일호는 체육 선생이 두발 규정을 어긴 아이의 머리에 라이터를 들이대며 위협하는 것을 보고 ‘이성을 잃는’다. 한 번도 싸워 본 적 없는 일호가 싸움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순간이 되었다.

 

솔직히 나에겐 잘 와닿지 않는 책이다. 나는 01년생으로 현재 내 중학교에선 두발규정은 없어진지 오래, 여자아이들은 기본 어깨가 넘고 가슴까지 오는 아이들이 과반수이다. 남학생들 또한 앞머리도 많고 염색도 하기도 한다. 여학생이던 남학생이던 염색하는 학생, 파마한 학생이 많고  여학생은 화장도 하고 귀도 뚫고 치마도 자르고 폭도 줄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학생들은 불량학생이 아니다. 그냥 평범한 학생들이다. 몇년전만 해도 이는 상상할수가 없는 상황들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현재에서 이런학생은 정말 찾기 쉽다. 나는 염색과 귀는 안뚫었지만 치마도 짥고 폭도 줄였다. 어른들은 상상이 안되신다고 말한다. 어른들에게 있어 학교는 매우 엄격한곳이였고, 학교 수업시간에는 졸아본적도 자본적도 선생님한테 반항을하거나 말대꾸를 한적도 없다고 한다. 지금 보면 교사를 때리는 학생들도 나오는데... 학교에서 자는 학생들이 과반수 이상인데... 나도 그때가 상상이 잘 안된다. 궁금하기도 하다. 둘다 문제가 있지만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온순한 ‘범생이’ 일호가 고등학생에게는 거대한 공룡과도 같을 학교와 한판 싸움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를 지켜보는 독자는 난폭한 바리캉이 자신의 머리를 밀고 지나가는 듯한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일호는 “왜 이렇게 힘 조절이 안 되는 걸까. 나는 너무 물컹하거나 단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힘든 싸움의 길로 들어선 뒤다. 일호는 상담실에 불려가 혼자 남겨졌을 때, 누가 볼까 봐 얼른 손등으로 눈물을 훔칠 만큼 물컹하지만, 체육 선생에게 사죄하는 대신 두발 규제 반대 시위를 계획할 만큼 단단하기도 하다.

 

앞으로 일호는 서열과 불평등이 난무하는 세상속으로 나아가야 한다. 때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함에 무릎이 꺾이고 어찌할 수 없는 절망이 뒤통수를 후려치더라도 쉽게 타협하거나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해서 때로는 희생도 감수해야 함을, 무엇보다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있어야 할 '그 곳'에 서 있는 용기를 배웠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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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의 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두**리 | 2013.06.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열일곱 살의 털 사계절 1318 문고 50 김해원 지음 사계절   <입장 바꾸어 쓰기 - 엄마의 입장> 일호가 초등학교 일학년이었을 때, 갑자기 학교에서 전화가 온 적이 있다. 일호의 담임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다짜고짜 '아들을 혼자 키우느라 고생 많으셨겠어요.' 라는 말을 꺼냈다. '일호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서요?' 라는 말도 했다. 나는 머리가 멍해졌다. '일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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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1318 문고 50

김해원 지음

사계절

 

<입장 바꾸어 쓰기 - 엄마의 입장>

일호가 초등학교 일학년이었을 때, 갑자기 학교에서 전화가 온 적이 있다. 일호의 담임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다짜고짜 '아들을 혼자 키우느라 고생 많으셨겠어요.' 라는 말을 꺼냈다. '일호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서요?' 라는 말도 했다. 나는 머리가 멍해졌다. '일호가 그렇게 말했어요.' 선생님은 수화기 너머에서 코를 훌쩍거렸다. 나는 순간 가슴이 아팠다.

나는 마음 여린 여선생님에게 일호 아빠가 살아있음을 분명히 말했다. 일호 아빠가 이미 세상에 없는 셈 치고 사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날 밤, 아무래도 일호 아빠가 살아있다는 걸 알려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사진엽서 석 장을 꺼내 보여주었다.

일호에게 아빠는 살아 있다며 사진엽서를 보여주며 말했다.

일호는 편지에 집 주소만 쓰여진 것을 바라보더니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소설 속의 갈등 찾기>

1.서로 다른 대상이나 생각들이 대립하거나 충돌하는 것을 문학에서는 갈등이라고 한다.

2. 갈등에는 한 인물의 내면에서 서로 다른 생각이 대립해 발생하는 내적 갈등과 인물과 외부 대상 사이에서 일어나는 외적 갈등이 있다.

3. 소설을 감상할 때는 갈등이 생긴 원인을 찾고, 그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살펴야 한다.

→ 갈등의 원인과 해결 과정을 살피면서 감상한다.

 

오광두(오세윤 학생부장)는 바리캉을 이용해서 2학년 세 명의 머리를 밀었다. 그는 겉모습은 깔끔하고 학생들의 머리카락을 두발 규정을 지키지 않은 학생들 동의 없이 거칠게 미는 사람이다.

[열일곱 살의 털]에서는 머리카락을 두고 벌이진 일호와 학교의 갈등은 학교 측이 '두발 규제 폐지 혹은 완화'로 물러나면서 해결됩니다. 이는 아버지나 할아버지도 도움을 줬지만 해결할 수 있던 힘은 일호에게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펼친 일호의 태도 때문에 해결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2013.6.22.(토) 이은우(초등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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