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7년 05월 17일 |
---|---|
쪽수, 무게, 크기 | 328쪽 | 374g | 130*198*30mm |
ISBN13 | 9791196090203 |
ISBN10 | 1196090203 |
발행일 | 2017년 05월 17일 |
---|---|
쪽수, 무게, 크기 | 328쪽 | 374g | 130*198*30mm |
ISBN13 | 9791196090203 |
ISBN10 | 1196090203 |
수상작 대상 이건혁 피코 수상 소감 우수상 박지혜 코로니스를 구해줘 가작 이영인 네 번째 세계 초청작 김보영 고요한 시대 김창규 삼사라 심사평 좌담 |
<읽은기간: 2022.6.28~7.1>
뒤에 이어질 책 내용이 궁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다음날 눈 뜨자마자 책을 펼친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많은 소설책을 읽고 비문학도 오랜 시간 읽어온 나에게 그런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내 생활과 독서시간을 잘 조율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이 나의 조절하는 독서를 깨고 잠 못 이루게 만들었다.
눈에 띄게 제목처럼 된 부분은 '피코'지만 본 제목은 제 1회 한국 과학 문학상 수상 작품집이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SF 소설로 공모를 했는데 거기서 수상한 소설을 함께 출판했다는 이야기이다. 처음에 이 책을 구매했던 건 큰 기대를 품고 구매한건 아니었고 김초엽 작가가 나오기 전 드물게 SF 소설이 한 두 권 나올 때쯤이라 그냥 시간을 보내고자 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줄줄이 2회, 3회 책을 구매한 기억도 함께. 이 책은 소설집으로 장편소설이 아니고 단편 혹은 중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안에 내용도 5가지 소설이 있으며 각각 소설이 재밌는 특징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재밌게 봤던 소설 2가지를 리뷰하고자 한다.
첫 소설은 ‘피코’라는 소설로 이 과학 문학상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2016년에 출판되었기에 2022년에 이 책을 본 나로서는 소재가 특이하거나 그런 점은 없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비서로 활동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다만 타 소설과 다른 점은 저자의 소감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가 부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전에 정재승 작가의 ‘열두 발자국’에서도 나온 내용이기도 한데, 인공지능이 인간의 문명을 파괴하지 않을 것이라는 맥락과 맞아 떨어지면서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을 이야기해주는 이 소설이 따듯해서 기억에 남는다.
다른 소설은 ‘코로니스를 구해줘’라는 소설인데 VR과 연관된 소재로 구성되어 있으며 으스스한 분위기와 함께 과학스릴러의 느낌도 난다. 작가의 필력이 좋아서 흡입력이 좋은 것도 사실이지만 마냥 재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학교 내 왕따에 관한 문제인줄 알았더니 반전이 있으면서 인간의 성악설이나 열등감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 나와 있기 때문에 독자로 하여금 생각할 거리를 던져둔다. 재미뿐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확장하는 사고를 하게 하는 것이 좋은 소설이라는 생각을 늘 하는데, 이 소설이 그런 경우였다.
소설집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이번 책은 짧은 소설로도 강렬한 기억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신예작가들이 많았는데 이런 작가 분들이 있어 우리나라 SF 문학의 장래성이 밝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과학을 좋아하거나 새로운 상상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제1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2017년 초판)
저자 - 이건혁, 박지혜, 이영인, 김보영, 김창규
출판사 - 허블
정가 - 12000원
페이지 - 327p
앞으로 국내 SF계를 이끌어갈 신인 단편집
앞으로 국내 SF계를 이끌어갈 수도 있을 신인 작가들의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작년 2016년 머니투데이에서
개최했던 한국과학문학상에 수상작 3편을 모아 허블이라는 출판사에서 작품집을 출간하였다. 얼마전 출판사
페이스북에 아프리카 TV 방송인 '곽방TV'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박지혜 작가님과 SF아카이브 대표인 박상준님이
출연하여 SF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소식이 올라와 본방사수하였고 그 방송에서 이 작품집에 대해 비중있게
소개하여 기대치가 더욱 올라갔다. 무려 300편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심사위원들이 60편씩 나눠서 심사 했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었다고 하는데 그중에서 우수한 작품을 뽑아내 그런지 일단 근래에 읽었던 SF단편집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단편집이라고 생각된다. 올해도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이 진행되고 현재 원고를 접수하는
중이니 내년엔 더욱 재미있고 흥미로운 수장작들의 작품집이 출간될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1. 피코 - 이견혁
AI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으로 말미암아 인공지능의 반란으로 인류의 대부분이 학살당한 이후의 세계
살아남은 인류는 AI의 자가학습 능력에 브레이크를 걸어 반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인간의 사춘기
같은 자가학습 휴지기를 도입한다. 인간의 가사노동 로봇들(피코)에 휴지기를 두고 7년동안 사용 후
학습능력이 폭발적으로 상승되기 전에 정부에서 관리하는 피코 폐기 업체에서 피코를 수거 및 폐기처리
하는 방식을 도입하게 된다. 피코 폐기 업체의 사원인 제타는 불법 개조로 수거 기간을 넘긴 피코의 처리
임무를 맡고 폐기 대상의 집으로 찾아간다. 인공지능의 학살이후 인간형 피코의 개조는 불법으로 금지
되어있는데 찾아간 집에서 만난 폐기 대상 피코는 제타가 일을 시작한 이례 가장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
을 하고 있었는데......
- 한마디로 위험천만한 AI에게 한눈에 뻑 간것이다....그렇게 일들이 진행되고...충격적 결말이 일어날
것이라 짐작 했는데....-_- 의외로 잔잔하게 끝난다는....초반 설정만 보고 딱 초절정 미녀 AI에게
홀려 놀아나다 비참한 최후를 맡는 영화 [엑스 마키나]가 떠올랐는데 결말에서 비틀은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의 마지막 챕터에 수상작에 대한 심사평이 실려있는데, 어느 심사위원인지는 모르겠는데,
스토리 자체가 진부하고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심사평이 딱 내 생각과 일치한다. 뭔가..임팩트가 부족하다.
2. 코로니스를 구해줘 - 박지혜
인기 공포 호러 게임 여성 BJ인 준오는 게임 전문 방송국의 개국 이벤트로 24시간내 신작 호러게임을
클리어하는 플레이 모습을 전세계에 생중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게임은 VR 헤드기어를 통해
플레이어의 두뇌에 직접 선을 연결하여 자극을 주어 실제로 체험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신작
게임은 플레이어의 기억속 가장 공포스러운 장면을 포착하여 플레이어의 성향에 맞게 게임을 진행
시키는 새로운 방식의 게임 엔진이 적용된다. 학창시절 가혹한 왕따의 경험을 가진 준오는 게임 시작
과 동시에 가장 떠올리기 싫었던 고등학교 교실에서 눈을 뜨게 되는데.......
- 개인적으로는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SF이기도 하지만 공포 스릴러에 가까운 이야기라 더욱
좋았다.(SF도 좋아하고, 공포도 좋아하는데 SF 공포 스릴러는 완전 취향 저격이라는...)사실 설정은
꽤 익숙한 설정이라 살인 게임이 전세계에 생중계된다는 설정의 '제라드 버틀러'가 주연했던 [게이머]
설정에 왕따를 주제로 했던 [학교괴담 2]편이 적절히 섞인 작품이었다. 머..설정이야 어디서 본듯
하지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스토리 텔링이나 호러 게임의 공포적 묘사가 상당히 맘에 들어 정말
긴장하면서 본 작품이다. 곽방TV에 나온 작가가 평소에도 게임을 좋아하고 즐겨한다고 했는데, 작품속
크리쳐 묘사는 [사일런트 힐]이 연상될 정도로 공포스럽게 잘 묘사한것 같다. 약간 뻔하지만 결말까지
맘에들어 개인적으론 이 작품이 1등 작품이었다.
3. 네 번째 세계 - 이영인
광물체취를 위해 작업중인 행성에서 시아라는 외계의 반구형 장치를 발견하고 최초의 외계 지성체
접촉이라는 발견에 선내 승무원들은 기쁨에 휩싸인다. 그렇게 정체불명의 반구형 장치를 조사하고
며칠이 지난뒤 의문의 폭발음과 함께 우주선 대부분이 파괴되고 남은 일부 승무원들은 탈출선에
피신하여 목숨을 건진다. 이후 탈출선 밖의 부서진 함선에서 정체불명의 괴 생명체가 증식하는
기이한 현상과 시아와 같은 커다란 반구형 차단막에 함선이 덮혀 있는것을 발견하고 혼란에 빠진다.
탈출선에서 시아에 대한 연구를 지속한 결과 자신들이 시아를 통해 19억년의 과거로 타임 워프 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데......
- 가장 SF다운 작품이었다. 허무맹랑한것 같으면서도 무리한 이야기를 쭈욱 이끌어내 결말에 도달하는
방식이 진지해서 괜찮았던 작품같다. 엔트로피의 반대 개념인 반엔트로피라는 개념도 신선했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설정들이 흥미로웠다. 시아의 탄생 배경에 관한 설명? 추론이 좀 빈약한게 아쉬웠다.
4. 고요한 시대 - 김보영 (초청작)
VR기기를 통해 자신의 마음속 혹은 심리상태를 100%오픈하는 마인드 채팅이 10~20대에 선풍적으로
인기를 끄는 시대에 지지율 10%의 미미한 시골출신 대선후보가 젊은 세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기득권 정당에서는 이를 우려하여 언어학자에게 낙선운동을 의뢰한다. 언어학자 교수 영희는 자신도
처음으로 VR기기를 사용하여 대선후보에게 접속하는데.......
- 김보영 작가님 작품중 가장 좋았던 단편인듯....에피소드로 보나 뭐로보나 딱 노통이 생각나는
단편이었다. ㅠ_ㅠ 이야기나 결말이나 모든게 좋았다. 2013년 대선직후 냈다가 '이 엄중한 시국에
무슨짓입니까'라며 반려된 작품이라고 한다....
5. 삼사라 - 김창규 (초청작)
인공지능 넨버와 유리는 삼사라 우주선을 우주를 유영하며 중앙의 지시를 따른다. 그러던 어느날
정체불명의 우주선을 발견하고 중앙에서는 이 의문의 우주선을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낸버와
유리는 의문의 우주선에서 생체형 기계 두대와 첫 접촉을 하는데.....
- 역시 김창규 작가.....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이야기에 깔끔한 결말까지...과거 한센병에 걸린
환자들을 격리 유배한 일에 모티브를 딴듯 한 이야기였다.
6.심사평
- 각 수상작들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이 실려있어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평가했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7. 좌담
바로 작년에 쓰인 작품들이라 그런지 VR기기나 개인방송 같은 최신 트렌드가 작품에 많이 반영되
있는것 같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이라는 사회적 이슈 덕분에 AI 인공지능에 대한 작품들이
대거 쏟아져 들어왔다는 심사 후기가 흥미로웠다. 과연 올해는 어떤 과학 트렌드로 작품들이 나올
지 궁금해진다.
덧 - 표지 디자인 덕분에 대부분 피코가 제목인줄 아는데(나도 그런줄 알았다.) 피코로 검색하면
이 책 안나온다는...-_-;;;
SF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과학적인 소재를 주 소재로 삼았을 뿐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재미있는 소설들도 많은데
이상하게 우리나라에서는 좀 무시당하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뭐, 외국도 그런 편이었지만)
이런 문학상들이 여기저기 만들어지고 유지되면
앞으로 더 좋은 글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가 되는,
그래서 더 사 읽고 싶은 작품.
대상을 받은 '피코'는 읽기 편하고 글도 좋았지만
발상 자체는 사실 좀 뻔하다고나 할까.
오히려 난 약간 호러같은 느낌의 '코로니스를 구해줘'를
좀 더 재미있게 읽었다는...
'네 번 째 세계'의 경우는 너무 본인의 지식 자랑에 빠진 느낌이랄까.
혼자 독백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다 보니 해설이 너무 구구절절해서
오히려 재미가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과학에 기반을 뒀지만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사람들이 많이 읽을 수 있는 소설이지 않을까.
초청작으로 나온 '고요한 시대'나 '삼사라'는 둘 다 재미있었다.
나름 시대의 흐름이나 과학적인 상상력도 잘 끌어 쓴 작품.
왜 초청작인지 알 것 같네.
앞으로 이런 상이 많이 늘어나고
글을 쓰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우리나라도 유명한 SF작가가 많이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되는 작품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