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 2022년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한국과학문학상이동
김준녕 | 허블 | 2022년 08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21건 | 판매지수 1,518
베스트
장르소설 top100 4주
정가
16,000
판매가
14,400 (10% 할인)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512g | 125*210*24mm
ISBN13 9791190090698
ISBN10 1190090694

이 상품의 태그

작별하지 않는다

작별하지 않는다

12,600 (10%)

'작별하지 않는다' 상세페이지 이동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17,550 (10%)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상세페이지 이동

이처럼 사소한 것들

이처럼 사소한 것들

12,420 (10%)

'이처럼 사소한 것들' 상세페이지 이동

파견자들

파견자들

17,100 (10%)

'파견자들' 상세페이지 이동

행복한 철학자

행복한 철학자

17,100 (10%)

'행복한 철학자' 상세페이지 이동

단 한 사람

단 한 사람

13,500 (10%)

'단 한 사람' 상세페이지 이동

소년이 온다

소년이 온다

13,500 (10%)

'소년이 온다' 상세페이지 이동

죽이고 싶은 아이

죽이고 싶은 아이

11,250 (10%)

'죽이고 싶은 아이' 상세페이지 이동

밝은 밤

밝은 밤

13,950 (10%)

'밝은 밤' 상세페이지 이동

무명의 감정들

무명의 감정들

15,300 (10%)

'무명의 감정들' 상세페이지 이동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레인보우 에디션)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레인보우 에디션)

12,420 (10%)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레인보우 에디션)' 상세페이지 이동

당도 100퍼센트의 행복

당도 100퍼센트의 행복

16,200 (10%)

'당도 100퍼센트의 행복' 상세페이지 이동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스페셜 리미티드 에디션)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스페셜 리미티드 에디션)

13,500 (10%)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스페셜 리미티드 에디션)' 상세페이지 이동

지구 끝의 온실

지구 끝의 온실

13,500 (10%)

'지구 끝의 온실' 상세페이지 이동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10,800 (10%)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상세페이지 이동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16,200 (10%)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상세페이지 이동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14,400 (10%)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상세페이지 이동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13,500 (10%)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상세페이지 이동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12,600 (10%)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상세페이지 이동

붉은 궁

붉은 궁

15,300 (10%)

'붉은 궁' 상세페이지 이동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분기점 0 ·007
프롤로그 ·021
막 (1) ·027
막 (2) ·073
막 (3) ·127
분기점 1 ·167
바버샵 (1) ·173
바버샵 (2) ·207
바버샵 (3) ·251
바버샵 (4) ·317
바버샵 (5) ·337
바버샵 (6) ·401
분기점 2 ·411
그리고 우리는 ·417
막 너머, 신에게 ·431

작가노트 ·437
심사평 ·441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지구 생명체들은 277년 전, 자신들만이 전 우주의 유일한 생명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즉, 외계 생명체는 없었다. ‘위대한 아브만미르 박사’가 알아낸 사실이었다.
--- p.9

나는 우리 조상으로부터 받은 유전자 상당수가 편집된 상태로 태어났다. 나는 아버지처럼 한량 같지도 않았고, 어머니처럼 미신을 믿지도 않았으며, 형처럼 주어진 운명에 순응적이지도 않았다. 나는 그들과는 모든 면에서 달랐다. 살아남기 위해 나는 무엇도 할 수 있었다.
--- p.25

유일한 탈출구는 하나였다. 지구를 떠나는 것. 오직 그것뿐이었다.
--- p.35

내가 갈 우주가 그 노래들만큼 평온하기만을 바랐다.
--- p.69

끝을 알 수 없는 어둠이었다. 아래로는 우리가 떠나온 지구가 아까의 소란조차 없었다는 듯이 고요하게 돌고 있었다. 지구 너머로는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 p.165

무궁화호를 건조한 지구인들은 지옥으로 변한 지구에서 벗어나려 우주선을 쏘았다. 1대 비행사들은 수많은 고난을 이겨내며 탈출에 성공했지만, 140년 치가 아닌 40년 치 식량만을 실어놓은 지구인들의 간악한 술수로 인하여 무궁화호는 식량난을 겪으며 분열했고, 끝내는 서로를 죽였다. 살아남은 765명은 다시는 그런 참사가 없어야 한다면서 엄격한 규율을 세웠다. 우리의 사명은 이들에 의해단 한마디로 정의됐다. ‘모두의 생존.’
--- p.170

“맞아. 여기서는 태어난 거 자체가 죄야. 그 죄가 다른 모든 것보다 커.”
--- p.195

당연한 이야기였다. 다 살자고 그랬던 것이니까. 다 같이 살자고. 그러자고 우리가 전부 그렇게 살았던 것인데.
--- p.216

“프랑스라는 나라의 국기가 이 삼색 등의 색과 같았습니다. 박애, 자유, 평등. 모두 무궁화호에 가장 부족한 것들이죠.”
--- p.242

“상관없어요. 그 사람들, 더 고통 받아야 해요. 그 사람들은 그냥 죽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은 더 고통스러워요.”
“뭐라고?”
하나는 내 황당한 표정에도 꿋꿋하게 말을 이어갔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더 힘들다고요. 죽은 사람은 잠깐이라도 쉴 수 있지만, 우리는, 매 순간, 매일 이 짓을 해야 하니까요.”
--- p.265

무궁화호는 엄격한 규칙과 규율로 모두의 생존을 강조했다. 내가 이렇게 무궁화호 자체에 반발심을 느끼게 된 것도 아카데미에서의 교육 때문이 아니라 칠칠팔과 함께 겪은 하층민에 대한 멸시와 모욕, 그리고 배고픔 때문이었다.
--- p.294

아내라는 단어 하나에 K의 지령을 거부하겠다는 그 의지 자체가 맥없이 사라졌다. 죽을 사람과 죽은 사람은 더는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어서 아이가 살아갈 순간들이 떠올랐다. 운이 나쁘면 태어나자마자 죽을 것이다. 운이 좋으면 살아남아 아카데미에서 길러질 것이다. 아니, 그 반대인가? 아이가 살아남는다면 내가 받은 것과 같은 최소한의 교육을 받고서 13세가 되면 현장에 파견될 것이다. 이발사가 되거나, 아내처럼 바닥 청소부가 되겠지. K가 흔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아이는 우리처럼 살지는 않았으면 해.”
--- p.295

“믿어보자. 우리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 p.391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부

기후 위기가 할퀴고 간 지구, 특히 한반도는 극심한 대기근에 시달린다.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던 ‘나’는 가족과 집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무궁화호 프로젝트’에 참가하려 한다. ‘무궁화호 프로젝트’란, 바로 우주의 끝을 감싸고 있는 의문의 ‘막’을 탐사하러 직접 우주로 나서는 것. 나는 망설임 없이 ‘무궁화호 프로젝트’에 지원하고 우주선에 함께 탈 친구 ‘형섭’, ‘하나’와 만나게 된다. 그러던 와중 무궁화호 프로젝트가 축소되고 우주선에 탑승할 수 있는 인원수가 줄게 되자, ‘나’와 ‘형섭’은 무궁화호에 탑승할 동기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만다. 한편, 상부에서는 무궁화호 프로젝트를 자체를 취소하려 하고, ‘나’와 ‘형섭’은 무궁화호에 탑승하기 위해 또 다시 살육의 현장에 뛰어든다.

★2부

1대 비행사가 무궁화호에 승선하고, 무궁화호가 지구를 떠나온 지 약 20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무궁화호는 여전히 고요하게 우주를 유영하며 ‘막’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무궁화호 선내 이발사 ‘이육칠’은 죄수들의 머리를 깎고, 죄수들을 스팀기에 넣어 죽이는 일종의 ‘사형 집행관’ 역할을 한다. 스팀기에 넣어진 죄수들은 비료가 되어 무궁화호 선내 인원들의 유일한 양식인 감자의 거름으로 쓰인다. 어느 날 ‘이육칠’은 같은 이발사인 ‘칠칠팔’로부터 의문의 쪽지를 받게 되고 그 쪽지가 ‘혁명’을 일으키려는 불씨임을 알게 된다. 무궁화호 내에서도 가장 하층민인 이발사 ‘이육칠’은 거대한 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야심으로 가득 찬 신예 작가의 거대하고 담대한 질문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존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이렇게까지 살아남아야 하는가?”


김준녕은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을 통해 인간의 본질, 생명의 본질, 권력의 본질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서로를 죽이면서, 심지어 먹기까지 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기나긴 생존 투쟁의 역사, 권력이 이동하고 분배되는 역사.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은 그 기나긴 인류의 역사와 반복에 대해 말한다.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의 배경은 기후 위기 때문에 식량난에 시달리는 한국, 2부의 배경은 살아남기 위해 우주로 나간 지구인들이 살아가는 폐쇄된 우주선 안이다. 1부는 근미래를, 2부는 먼 미래를 배경으로 다루고 있지만 어떤 맥락에서는 지금의 현실과 닿아 있다.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들의 모습, 권력을 얻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인간의 모습이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안에 그대로 비춰진다. 인간의 본모습을 투명할 정도로 신랄하게 들여다 본 작품이다.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1부의 ‘나’와 ‘형섭’은 무궁화호에 탑승하기 위해, 즉 살아남아 우주로 가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무참하게 죽인다. 내가 살기 위해선 다른 사람을 죽여야 한다. 또한 권력을 얻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일종의 ‘수용소’처럼 보이는 폐쇄된 공간 내의 소년·소녀들이 벌이는 권력 투쟁 역시 치열하다. 누가 어떻게 권력을 획책하고 혹은 빼앗기는지, 권력 위에 또 어떠한 더 큰 권력이 있는지를 김준녕은 지극히 사실적인 문체로 그려낸다.

2부의 주인공 ‘이육칠’ 역시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형 집행관이다. 이육칠이 죽인 이들은 비료가 되어 결국 다른 사람에게 먹힌다. 무궁화호 내의 사람들은 모두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바탕으로 살아간다. 또한 무궁화호 내의 상위 계급 소속인 ‘K’는 우주선 안에서 혁명을 꿈꾸며, 대의를 위해서라면 서슴지 않고 다른 이들의 목숨을 희생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다른 사람의 죽음을 바탕으로 목표한 곳까지 간다. 그렇게 도달한 끝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과연 그 끝에 신은 존재할까?

인간이란 무엇인가,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존이란 무엇인가, 왜 이렇게까지 우리는 살아남아야 하는가? 과연 이런 세상에서 신은 존재하는 것인가? 이렇듯 거대 담론으로 이어질만한 질문들을 김준녕은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신예 작가의 야심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하나의 화두를 끝까지 붙들고 가는 악력,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몰입감!
소설이 끝나면 우리는 이 삶을 함께 치러낸 듯한 쾌감을 얻는다!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은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이라는 ‘재미’와 ‘몰입’면에서도 대단히 모범적이고 충실하다. 또한 역동적인 사건들과 모험, 인물들 제각각에 부여된 또렷한 목소리가 질주하는 서사를 추동하는 원동력이 된다.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은 끝까지 주제를 밀고 나가는 힘이 대단한 소설이다. 아마 심사위원 전원이 극찬한 ‘몰입력’도 소설의 ‘화두’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충실함에서 나오는 것일 테다. ‘인간의 생존 투쟁’이라는 주제의식이 아주 명확한 데다, 이야기가 도중에 샛길로 빠지거나 엉키지 않으며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서사의 끝으로 그저 일직선, 쉼 없이 내달린다. 무언가를 말하기 위한 도구로써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인물들이 겪는 핍진한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말하고자 하는 ‘화두’가 배어 나온다. 김준녕은 특유의 박력과 악력으로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장악한다. 그 장악력에서 몰입감이 생긴다.

또한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등장하여 다성적인 목소리를 내는데 그 목소리에 모두 단단한 힘이 깃들어 있다. 소설은 1부 주인공 ‘나’부터 ‘형섭’, ‘하나’, 2부 주인공 ‘이육칠’ ‘이아’ ‘K’ 등 특징적이고 개성적인 인물들을 다루면서도 번잡해지지 않는 집중력을 유지한다. “외부의 변화와 맞물려 주인공의 성격적 특징이 변화해 나가는 과정이야말로 장편이 주는 즐거움인데 이 소설은 설득력 있게 어려운 과업을 돌파해 나간다.“ (김성중_심사평) 개성적인 인물들이 그간의 사건들과 인물간의 케미스트리를 통해 어떻게 변화해나가는지를 보는 것이 이 소설의 커다란 재미가 될 것이다.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은 압도적인 문장과 이야기로 우리를 이끌어 나가며, 마침내 다다를 수 있는 끝의 끝까지 도달한다. 완전히 장악당한 독자들은 소설에 몰입하며 소설이 스스로 그려내는 큰 그림에 집중한다. 마침내 완성된 그림, 더는 돌아갈 곳 없는 세계의 끝에서 마지막 문장을 통과했을 때, 우리는 주인공과 함께 거대한 모험을 치러낸 듯한 박진감, 세계가 한층 더 열리는 확장감을 얻게 될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계속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여 밤새도록 멈추지 못하고 읽었다. 내내 심사위원임을 잊고 독자로서 몰입했다.
- 김보영 (소설가)
갈증을 해갈해주는 큰 비와도 같은 작품, 이만한 길이의 작품을 제대로 알고 장악하여 쓴 악력이 대단하다.
- 김성중 (소설가)
생명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수작
- 김희선 (소설가)
섣불리 희망을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냉소로 빠지지 않는다.
- 인아영 (문학평론가)
엄청난 몰입감을 보여주며 만장일치로 빠르게 장편 대상으로 뽑혔다.
- 강지희 (문학평론가)

회원리뷰 (21건) 리뷰 총점9.8

혜택 및 유의사항?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크****이 | 2022.11.17 | 추천5 | 댓글0 리뷰제목
【 이어서 과학자들을 놀라게 할 발견이 또 한 번 이어졌다. 아브만미르 추진기를 최초로 부착한 ‘보이저 주니어’가 우주 외곽에서 일종의 ‘막’을 발견한 것이다. 그 막은 지구에서부터 약 5광년 떨어진 곳에서 생긴, 만두피 같은 얇은 막이었다. 막은 끝없이 이어져 있었으며, 보이저 주니어가 추진기의 출력을 높여 아무리 뚫고 나가려 해도 막은 늘어만 날뿐 도저히 뚫고 나갈 수;
리뷰제목

이어서 과학자들을 놀라게 할 발견이 또 한 번 이어졌다.

아브만미르 추진기를 최초로 부착한 ‘보이저 주니어’가 우주 외곽에서 일종의 ‘막’을 발견한 것이다. 그 막은 지구에서부터 약 5광년 떨어진 곳에서 생긴, 만두피 같은 얇은 막이었다. 막은 끝없이 이어져 있었으며, 보이저 주니어가 추진기의 출력을 높여 아무리 뚫고 나가려 해도 막은 늘어만 날뿐 도저히 뚫고 나갈 수가 없었다. ( ··· 중략 ···) 뒤어이 출발한 보이저 주니어 2호부터 60호까지 모두 비슷한 거리에서 막에 의해 우주가 막혀 있다는 사실을 전해 오면서 과학자들은 우리 우주가 막에 의해 감싸진 채로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 (p. 19)

 

2026년. 심각한 기후 변화로 인해 한국인의 절반이 굶어 죽게 되고 도덕적 가치는 바닥으로 떨어져버렸다. 식량이 고갈된지 겨우 2주만에 지옥이 펼쳐졌고, 역사는 이를 ‘병오 대기근’이라 기록했다. 그때 대한민국에는 G라는 인물이 구세주처럼 등장하여 혼란스러운 나라 사정을 살피기 시작했고, 인기를 얻어 정권까지 잡은 그는 식량난에 적합한 효율적인 인간을 만든다는 목적의 ‘신인류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그에 따라 태어나는 아이들의 유전자는 모두 편집됐고, 시간이 흘러 그는 이 신인류들을 활용해 5광년이나 떨어진 곳에 우주선을 보내 ‘막’의 정체를 밝히려고 까지 한다. 목적지까지 가는 데만 해도 70년이 걸리는 곳. 그러나 지구에서의 삶이, 배고픔이 힘들었던 아이들은 이 프로젝트에 자원하여 새로운 삶을 꿈꾼다.

 

내게는 우주가 유일한 탈출구처럼 보였다. 우리 가족으로부터 벗어날 유일한 탈출구. 이대로 성인이 된다면, 고등학교를 마치기도 전에 형처럼 입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 쉬는 날도 없이 비료를 밭에 날라야 할 게 뻔했다. 나을 리 없는 아버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그저 목숨만을 부지하기 위해 수십 시간 동안 매일 일하면서 G의 초상화 앞에 물을 떠놓고 살려달라 비는 어머니의 기도를 들어야 한다니. 생각만 해도 지옥과 진배없었다. 유일한 탈출구는 하나였다.

지구를 떠나는 것.

오직 그것뿐이었다. 】 (p. 35)

 

삶이 고달퍼 지구를 떠난 이들이었지만, 우주선에서의 삶의 모습도 지구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결국 장소만 다를 뿐 인간이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일까. 살아 남기 위해서 다른 이의 것을 빼앗고, 쉽게 다른 이의 위에 올라서기도 하고, 자신만의 신념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도 하고, 도저히 견뎌내기 어려운 것들은 신에게 기대어 생각하고. 위태로운 삶은 새로운 곳에서도 여전했다. 어디에도 편안한 곳은 없었다.

 

막 너머에 도달하는 것이 그들 각자에겐 어떤 의미였을까. 그곳에 가기까지 생겨난 많은 희생이 진정 가치 있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존재에 가치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한 걸까. ‘1’은 결국 막 너머에서 새로운 시작점이 되었을까.

 

조금 더 다듬어지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힘있게 스토리를 끌고 나가며 복잡한 여운을 남긴다는 점에선 좋은 인상을 남겼다. 생존, 인간의 본성, 권력, 신의 존재 등 이 작품은 다양한 주제에 걸친 질문들을 던진다. 흥미로운 스토리 속에서 이러한 고민들에 빠져보고 싶다면, 절망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을 읽어 보길 바란다.

 

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5 댓글 0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김준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m******5 | 2022.11.05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5.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김준녕 하루하루 글 쓴다는 핑계로 비슷비슷한 글을 쓰는 게 지겨웠다. 지겹고 쓰기 싫어서 하루하루 글 쓴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안 썼다. 하지만 써야 하는 사정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쓰려고 앉았다.   조금 다른 글, 지금까지 써오지 않은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장 쉬운 건 오독하고 왜곡하는 것;
리뷰제목

5.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김준녕

하루하루 글 쓴다는 핑계로 비슷비슷한 글을 쓰는 게 지겨웠다. 지겹고 쓰기 싫어서 하루하루 글 쓴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안 썼다. 하지만 써야 하는 사정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쓰려고 앉았다.

 

조금 다른 글, 지금까지 써오지 않은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장 쉬운 건 오독하고 왜곡하는 것이다. 진실이 아니라도 내 마음대로 해석해서 쓰는 글.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의 서평을 예로 든다면 이 책을 내 마음대로 오독하고 왜곡해서 쓰면 된다. 아, 떠오른다. 어떻게 써야 할지가.

 

일단 작가의 나이를 본다. 96년생. 아주 좋다. 지금 담론계에서 대히트 치고 있는 세대론적인 분석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밀레니엘 세대에 속해있기 때문에. 작가가 태어나고 몇 년 뒤에 한국은 IMF 사태를 맞게 된다. IMF 사태 이후의 한국은 그 이전과는 다른 세계라는 걸 나는 안다. 그야말로 신자유주의의 본격적인 향연이 펼쳐지는 시대를 한국인들은 IMF 이후로 살아가게 된다. 작가는 신자유주의의 시대에 태어나서 신자유주의로 숨을 쉬고 살아갔을 것이다. 작가의 10대 초반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덮친다. 역사상 최악의 불황 중 하나였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한국 사회에 또다른 충격파로 다가온다. IMF 사태로 시작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겪은 청소년기를 보낸 삶을 상상해보려 노력한다. 내가 그걸 상상할 수 있을까. 상상력의 부족으로 그 삶의 재현은 힘들다. 하지만 작가가 쓴 소설에서 약간의 추측을 해본다.

 

<막 너머에 신 있다면>은 참혹한 소설이다. 소설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걸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온난화를 겪고 몰락한 소설 속 지구는 대기근이 덮친 뒤에 최후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 사실에 더해서 지구인들은 우주 탐사를 통해 태양계를 감싼 막을 알고 있다. 인간들은 막 때문에 더 나아갈 수 없다. 우주로 더 나아갈 수도 없고,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구는 몰락해가고 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한국을 지배하고 있던 독재자 B는 이런 상황 속에서 우주선 무궁화 호를 띄우고 막에 가닿으려고 한다. 마치 그것만이 희망이라는 듯. 미래를 기대할 수도 없고, 굶주림 속에서 괴로워하던 첫 번째 주인공 ‘나’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로서 우주선 승선을 선택한다. 140년이 넘게 걸릴 우주 항해이기에 아이들을 뽑을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아이로서 나에게 새로운 희망은 우주선 탑승 밖에 없다고 여기며. 나는 굶주림 속에서 자신을 잡아먹으려던 부모를 죽인 냉혹한 형섭의 도움을 받아가며 온갖 참혹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우주로 나아간다. 우주선에서 형섭이 냉정한 독재자가 되었다가 살해되었음을 알리며 일종의 1부격인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시간이 흐른 뒤에 우주선의 현실을 바탕으로 2부격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새로운 ‘나’가 등장한다. 1부의 주인공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세대들이 주인공이 된 우주선 무궁화는 철저한 계급제에 기반하고 있는 사회이다. 이들은 철저한 효율을 추구하며, 비효율적인 건 최선을 다해 처리한다. 인간의 죽은 몸은 비료로서 우주선 속 사람들을 위해 이용된다. 비효율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나 규율을 지키지 않은 이들은 철저하게 죽음을 내리는 식으로. 나는 우주선의 이발사로 죽을 이들의 머리를 깎고, 죽은 이들의 시체를 처리하는 스팀기를 작동시키는 인물이다. 철저한 계급화와 효율성 속에서 살아온 나는 이 삶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 우주선의 냉혹한 현실 속에서 아내와 아내가 임신한 배 속 아이에 작은 희망을 거는 나에게 우주선의 현실을 뒤바꾸려는 반란군이 접촉해오고, 동료의 잔혹한 죽음 앞에서 나는 우연히 그들과 함께 반란에 나서서, 막 너머로 향하는 발걸음을 향하게 된다.

 

위에 적은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이 소설에 희망이나 이상이 들여설 여지는 거의 없다. 대기근을 겪은 지구에서부터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혹은 막으로 가려는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서로 죽고 죽이고 이용한다.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죽이고, 내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남을 죽이고 짓밟고 이용하는 게 일반화된 현실의 모습. 어쩌민 이 비정하고 잔혹한 현실은 신자유주의의 삶을 숨쉬듯 살아온 밀레니얼 세대에게 내면화된 삶의 또다른 문학적 형상화가 아닐까. 이것이 오독이고 왜곡일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드리운 신자유주의적 삶의 모습들이 이런 식으로 형상화되는 게 일말의 삶의 진실을 담고 있다고 느낀다. 자신이 살아온 삶이 자신이 쓴 글에 반영될 수 밖에 없는 게 진실이기에.

 

일전에 나는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일본 만화 <원피스>와 <진격의 거인>을 쓴 작가는 전혀 다른 삶을 그리고 있다고. <원피스> 속 세계는 꿈과 희망, 동료애, 우정이 넘쳐흐른다. 넘쳐 흐르다 못해 폭발할 정도로. 그에 비해 <원피스>보다 후대에 나온 <진격의 거인>에는 냉혹하고 잔혹한 현실이 담겨 있다. <진격의 거인>에서 중요한 건, 꿈과 희망, 우정이 아니라 ‘생존’이다. 이 두 만화의 차이는 그 만화가 시작된 일본 삶의 차이를 반영한다고. 이 말을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에도 쓰고 싶다. 이 소설에 담긴 현실은 작가가 살아온 삶을 반영한다고. 물론 소설에 절망만 있는 건 아니다. 2부의 주인공인 나와 지구인으로 우주선에 건너온 이아의 우정, 나를 돕는 유전자 인간 백팔의 행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사이의 유대감을 절멸 시킬 수 없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막으로 향하는 나의 행동과 사고 속에는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삶의 진실이 담겨 있다. 이 세상이 아무리 비정하고 냉정하고 참혹하더라도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살아갈 수밖에 없고,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추구할 수밖에 없고, 그런 추구 속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만들어 갈 수밖에 없다는 진실, 그 의미에 ‘신’이라는 이름을 붙여 희망을 걸 수도 있고, 믿음을 가질 수도 있는 게 인간이라는 진실. 거기에 인간 삶과 문학의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포기할 수도, 폭주할 수도 없는 삶 앞에서 인간은 살아갈 수밖에 없는 법이니까.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소설] 디스토피아가 주는 안정감_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4 | 2022.10.0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비 내리는 날을 좋아했다. 태풍처럼 큰 바람이 함께 동반하면 더욱 그랬다. 천둥과 번개 치는 어느 여름 날, 아버지는 굵은 양초를 꺼내셨다. 전기가 나가자. 거실을 진동 시키는 TV소리가 멈췄다. 번쩍거리는 브라운관 불빛도 멈췄다. 저녁 8시가 되면 아버지가 즐겨보시던 뉴스가 입을 다물자. 더이상 내가 사는 세상에는 살인도, 강도도, 주가 폭락도 존재하지 않았다. 집 안을 가득;
리뷰제목

비 내리는 날을 좋아했다. 태풍처럼 큰 바람이 함께 동반하면 더욱 그랬다. 천둥과 번개 치는 어느 여름 날, 아버지는 굵은 양초를 꺼내셨다. 전기가 나가자. 거실을 진동 시키는 TV소리가 멈췄다. 번쩍거리는 브라운관 불빛도 멈췄다. 저녁 8시가 되면 아버지가 즐겨보시던 뉴스가 입을 다물자. 더이상 내가 사는 세상에는 살인도, 강도도, 주가 폭락도 존재하지 않았다. 집 안을 가득 매운 것은 가벼운 순풍에도 살랑거리는 양초 위 촛불과 흔들 흔들거니는 그림자 뿐이었다. 얇은 샤시 창을 사이에 두고 몰아치는 태풍 뒤에서 나는 적막을 즐겼다. 낙뢰가 내리치고 하늘이 잠깐 밝아지면, 하나.. 둘... 셋... 하고 천지를 흔드는 천둥 소리가 들렸다. 가만히 앉아서 그것을 보고 있으면 무료한 다른 가족 구성원이 심심한 말을 했다. 밖에는 무시무시한 것들이 위협하고 있어도 얇은 창을 사이에두고 조용히 적막을 즐긴다는 것은 무언가 거대한 보호를 받는 것처럼 느껴졌다. '집'이 나를 가로막고 보호하고 있다는 안정감이 드는 것은 맑은 하늘이 아니라, 하늘이 산산조각나던 지랄같은 날씨였다. 하늘이 와장창 깨지고 굵은 빗방울이 옆으로 몰아치면 조용히 창을 닫고 살랑거리는 촛불을 볼 수 있었다. 평소에는 찾을 수 없는 안락하고 평온한 마음은 그런 환경의 반전에 극대화 됐다. 늦은 밤 일부러 공포영화를 찾아본다. 공포영화를 보기 적합한 시간은 잠들기 직전이다. 그 무시무사하던 '컨저링'을 나는 무려 5번이나 봤다. 다만 다른 이유로 그 영화를 끝까지 완주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그 영화가 공포의 극한이라고 말했지만, 중간정도를 볼 때 쯤, 꼭 골아 떨어지곤 했다. 수차례나 이 영화를 완주하겠다고 다짐했으나 4번을 실패하고 대략 10년이 흘렀지만 '컨저링'이라는 영화는 내게 자장가 같은 역할을 했다는 기억뿐이다. 극한의 공포가 되려 사람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아이러니는 현실과 괴리에 따른 안도 때문이다. 화면 뒷편 이야기는 삶에 실제하지 않는다는 믿음. 자신이 당사자가 아니라 관전자라는 안도. 이것은 공포를 통해 극한의 안도감을 느끼게 한다.

인간의 감정은 '안정'과 '위기'가 양극으로 나눠진다. '해칠 수 있느냐, 해침을 당하느냐'라는 우주이 설계한 자연법칙에 따라 '먹이사슬'의 중간 지점에서 우린 진화했다. 토끼나 고양이와 함께 있을 때는 안도감을 느끼고 호랑이나 사자와 함께 있을 때는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앞서 말한 자연의 매커니즘 상의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고양이의 머리를 쓸어 내리는 일이 인간에게 평온한 감정을 주는 것은 고양이가 자신을 해치지 못하며, 자신은 얼마든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라는 자신감이 있을 때나 가능하다. 현실에서의 안도와 반대로 자신과 관련없는 다른 상황의 관전은 이야기가 다르다. 자신을 좇던 사나운 개를 따돌려 높은 나무 위로 도망갔을 때, 인간은 안도감을 형성한다. 그것은 나무 위에서 내려다 본 '토끼'를 봤을 때와 사뭇 다르다. 위협적인 상대에게서 완전히 격리됐다는 안도감은 어린시절 내가 느꼈던 나쁜 날씨의 촛불 같은 존재였다. 김준녕 작가의 '막 너무에 신이 있다면'은 철저한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바탕으로 인간을 관찰한다. 개인적으로 여타 재난 혹은 SF소설이 서술하는 극한 상황에서 공격적인 인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지진과 테러 등 극단의 상황에서 인간은 되려 침착했고 이성적으로 대처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가장 기아 빈곤상태가 심각한 '차드, 라오스, 동티모르'의 살인 발생률은 세계 평균 보다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배고프면 비이성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한다는 설정은 여러 곳에서 등장한다. 이것은 극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설정이다. 극이 극단적으로 변하면 변할수록 그것이 실제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안도감이 반대편에서 들기도 한다.

소설은 꽤 염세적이다. 세계관은 충격적일 만큼 폭력적이다. 소설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향해 달려간다기 보다, 세계관의 묘사에 더 깊은 신경을 쓴듯 보였다. 잔혹한 공포영화 중, 눈을 가리며 영화관 스크린에 엔딩 크레딧 스탭롤까지 지켜보는 심리라고 할까. 일단 진행된 소설은 불쾌할 정도로 잔혹하지만 속도감있게 진행된다. 작가가 독자의 멱살을 끌고 '휘리릭'하고 이야기를 끌고 다니듯 몰입감있다. 이런 염세적인 세상을 지켜보다가도 문뜩 문뜩, 따뜻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입을 위해 눈을 떼고, 눈 앞에서 재롱을 떠는 아이에게 눈을 마주친다. 몰아치는 태풍 한 가운데 얇은 샤시 창문을 닫고 촛불을 바라보는 심정은 그렇게 전개된다. 2026년 극심한 지구온난화로 전세계가 식량위기를 겪는다는 설정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소설의 배경으로 끌고 들어왔다. 여기를 도망하기 위해 유전 조작된 어린이들을 우주선으로 쏘아 우주 끝에 있는 막에 도달시킨다. 다만 그 속에서 펼쳐지는 더 잔혹한 이야기들은 '도망친 곳에 천국없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현재가 못마땅해 도망치는 대부분의 것들에 '신'은 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책을 덮으면 더이상 이야기 진행이 되지 않는 소설처럼, 영상을 꺼버리면 더이상 진행되지 않는 공포영화처럼 눈을 감아버리면 혹은 바쁘게 돌아가는 부정적인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놓아버리면 사실 모든 것은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공포를 즐기는 '관찰자'만 남게 되는 법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긴다는 말이 있다. 공포를 즐기는 방법은 그것이 현실과 동떨어진 가상의 존재임을 인지하는 것이고 그것이 내 삶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사실로 안도하는 것이다. 그것은 '도망' 없이 현재를 담담히 맞이할 수 있게 한다. 끔찍한 미래를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은 되려 삶을 돌이켜보고 현실을 냉철하게 관찰할 수 있는 관찰자로 만든다. 망해버린 책을 덮으며 '오호. 내용 괜찮네!'라고 한마디하며 디스토피아가 주는 안정감을 다시 한 번 느낀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한줄평 (5건) 한줄평 총점 8.8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현재까지 우주 SF소설의 끝판왕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 | 2023.03.25
구매 평점5점
오래생각되게하는책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t*****6 | 2022.10.12
구매 평점5점
꿈과 희망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만들어낸 추상적인 개념일 뿐, 우주공간은 허무할 뿐이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추*규 | 2022.10.08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4,4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