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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연구

공기의 연구

: 일본을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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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58g | 148*210*20mm
ISBN13 9791188366057
ISBN10 11883660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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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와 물로 끊임없이 심적 전환을 이룸으로써 항상 새로운 심리적 질서에 들어가는 일본적 인간 체제Basileia tou Anthrop의 표본을 찾고자 하는 것, 그것이 이 책의 주제다.
--- p.5

이웃은 스스로를 비춰보는 가장 선명한 거울이다. 한국의 ‘분위기’와 일본의 ‘공기’를 비교하는 작업은 양국에서 발휘되는 무형의 집단적 압력의 정체를 밝혀내는 데 도움을 줄 것이고, 멀리 떨어진 나라들과 비교할 때에 비해 훨씬 더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두 나라에 공히. 그런 점에서 야마모토 시치헤이의 《공기의 연구》가 우리나라의 독자들에게 던지는 것은 해답이 아니라 질문일 것이다.
--- p.11

감정이입은 모든 민족에 나타나지만, 임재감적 파악이 성립하려면 감정이입을 절대화하여 그것을 감정이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따라서 그 전제가 되는 것은 감정이입의 일상화, 무의식화 내지 생활화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것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 있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 세계, 즉 일본적 세계여야만 하는 것이다.
--- p.50

나는 이것이 결국 애니미즘 사회의 전통적인 행동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일본인이 매 시점에 있어서 ‘순수한 인간’으로 평하는 사람들이란 결국 이런 민족적 전통에 순수하게 충실한 인간이라는 의미일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세계의 파국적인 위험은 민족 전체를 지배하는 ‘공기’가 무너져 다른 ‘공기’로 변하지 않고, 순수한 인간에 의해 유지되어 반영구적으로 고정되고 영속적으로 제도화될 때 찾아올 것이다. 그것은 파시즘보다 엄격한 ‘전체공기구속주의全?空?拘束主義’가 될 것이다.
--- p.89

〈‘공기’의 연구〉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결정을 내리는 것은 ‘공기’이고 공기가 조성되는 원리는 대상을 임재감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임재감적 파악의 원리는 대상에 일방적으로 감정을 이입함으로써 자신을 대상과 일체화하고, 대상에 대한 분석을 거부하는 심적 태도다. 그러므로 대상에 대한 분석으로는 임재감적 파악을 벗어날 수 없다.
--- p.190

말할 필요도 없이, 당시의 모든 일본인은 덴노가 단지 인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굳이 발설하지 않는 것이 정의롭고 신실한 것이고 발설하면 정의롭지도 신실하지도 않게 되어버린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요컨대 그것을 발설하는 사람은 비국민, 즉 ‘일본인이 아닌’ 사람이 되는 것이다.
--- p.195

외부의 펀디를 보지 않는 전통이 스스로의 ‘펀디’를 보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리라. 그리고 이것이 서너 번 전환을 거듭하게 되면 언젠가는 스스로 그 힘을 잃고 ‘생각과 삶이 괴리되지 않는’ (평온한 상태라기보다는) 일종의 정체 상태에 접어들고 쇄국적 사회가 재현되지 않을까. 이런 방향성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것이 실현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스스로의 ‘펀디’를 다시 파악하는 수밖에 없다.
--- p.261

결국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없애버린’ 것이 일단은 사라진 것처럼 보여도 그 실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와 투명한 물로 변해 우리를 구속하고 있다. 어떻게 그 주술적 속박을 풀고 거기에서 벗어날 것인가? 그것을 새롭게 파악하는 것, 그것만이 거기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사람은 무언가를 파악했을 때 지금까지 자기를 구속하던 것을 거꾸로 구속할 수 있고, 다른 위치로 이미 한 걸음 나아간다. 사람은 ‘공기’를 진정으로 파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공기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난다.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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