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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의 산책자

두 도시의 산책자

: 낯선 도시에서 찾은 가볍게 사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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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18g | 130*215*20mm
ISBN13 9791196205645
ISBN10 119620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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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학교에 적을 두었지만 현지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철저히 외부인도 아닌, 돌아올 것이 예정되어 있어 적당히 발을 걸쳐 놓고 이런저런 경험을 해 본 그런 사람으로 존재했다. 낯선 도시에서의 생활은 익숙해질 듯하면 늘 새로운 무언가가 불쑥 나타나곤 해서, 그 친숙함에 물들지 않고 한 발짝 더 떨어져 주변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늘 새로운 시간을 살고 있다」중에서

한마디로 유학을 준비하던 그해, 나는 연애도 않던 스물아홉 살의 여자였다. 나와 같이 GRE 학원을 다니며 스터디를 했던, 지금도 연락하는 ‘친구들’은 나보다 세 살, 여섯 살이 어린 여자들과 동갑내기 남자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스물여덟이든 스물아홉이든 아직 어리고 젊은 나이였는데, 그땐 나이도 많은데 유학은 무슨 유학인가 불안함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서른 살, 공부하는 여자」중에서

사실 먹어 보진 않아도 슈퍼에서 본 적은 있는 그런 채소도 많은데, 난 그때까지 오크라라는 채소를 본 적도 없어서 얼마나 신기했는지 모른다. 알지 못하니 보이지도 않았던 건가. 아직 내가 모르는 식재료가 지구상에 무궁무진할 텐데, 왜 그리 오크라의 발견이 신기했는지. 난 그날도, 그 이후로도 오크라에 대해 계속 “서른이 넘어 처음으로 먹어 본 재료였어.”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처음 먹어 보는 맛」중에서

뉴욕 지하철역과는 다른 패스역만의 특유한 냄새가 있는데, 나는 그 냄새를 맡으면 뉴저지에 살며 통학하던 때가 마구 떠오른다. 또 뉴욕 JFK 공항에서 나는 냄새도 있다. 나는 특히 입국 층보다 출국 층의 냄새가 더 기억에 남는다. 유학 중에는 ‘다시 뉴욕에 돌아왔다!’보다는 ‘드디어 한국 간다!’라는 생각이 더 기쁘고 설렌 기억으로 남아 그런가 보다. ---「추억은 냄새로 남는다」중에서

남들에게 맛있다고 해서 꼭 나한테도 맛있으라는 법은 없다. 아무리 여행 책자에서 유명하고 맛있다 해도 아닌 경우도 많다. 그냥 맛있으면 행복하게 감사하면 되고, 별로였으면 “좀 별로였다.”라고 말할 수 있는 주관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브런치 맛집 찾는 법」중에서

뉴욕이라고 남의 차림새나 스타일에 신경 쓰지 않는 건 아니다. 오히려 패션에 신경 쓰는 사람의 비중으로 따진다면 한국보다 훨씬 더 할 것이다. 가게에서 옷을 사기 위해 입어 보고 거울을 볼 때 직원도 아닌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너 그 옷 잘 어울린다. 꼭 사.”라며 참견하는 경우도 훨씬 많다.
---「레깅스는 바지인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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