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11월 29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92쪽 | 410g | 128*190*24mm |
ISBN13 | 9791136216182 |
ISBN10 | 1136216189 |
발행일 | 2019년 11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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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92쪽 | 410g | 128*190*24mm |
ISBN13 | 9791136216182 |
ISBN10 | 1136216189 |
천사의 귀 중앙분리대 위험한 초보운전 건너가세요 버리지 말아 줘 거울 속에서 10년 만의 후기 옮긴이의 말 |
해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국내에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다작(多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그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평균적으로 1년에 2~3권 정도의 작품을 썼다고 한다. 그가 한국에서 유명해지면서 과거에 쓰여진 작품들을 새롭게 출간을 하면서 그의 작품이 쏟아져 출간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이미지가 생겨난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그 덕분에 나 역시 10여년 전에 그의 작품을 몰아서 읽어본 경험이 있다.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의 작품이 시간이 흐를수록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면서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추리의 매력과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아서 가끔 그의 예전 작품들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교통경찰의 밤]은 1989년부터 1991년까지 3년여에 걸쳐 실었던 작품을 1992년에 모아서 출간하였으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작품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어서 나로서는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이 책에 수록된 6편의 단편들은 책의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교통사고를 소재로 하고 있다. '매스커레이드 호텔' 시리즈를 비롯하여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에서는 단편들도 꽤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추리소설에서의 단편은 사실 작가 입장에서도 쓰기가 그리 만만치 않으리라 생각된다. 짧은 분량에 사건과 수사, 반전이라는 흐름을 논리적으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어설픈 결말이나 전혀 개연성이 없는 추리는 단편 추리소설의 치명적인 약점일 수 있는데, 적어도 [교통경찰의 밤]은 그런 아쉬움의 범주에는 속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개인마다 이는 달리 느껴질 수 있기에 그 평가는 유동적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몇가지 측면에서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된다.
각각의 단편들의 주요 소재는 교통사고의 발생에 따른 그 사고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고 있다. 6편의 이야기에는 신호위반, 뺑소니, 운전 중 무단 투척과 같은 다양한 교통사고가 등장하는데, 이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면서 동시에 또 다른 반전을 추가함으로써 우리는 교통사고로만 한정되는 단조로운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천사의 귀]에서는 사고 당시 피해자가 앞을 보지 못하는 인물이기에 오로지 귀를 통하여 신호위반의 진실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오로지 청각만으로 절묘하게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이 작품은 그 마지막의 반전과 더불어 뜻밖의 진실을 보여준다. [버리지 말아줘] 역시 앞차가 운전하면서 무단으로 던진 캔에 의하여 약혼녀가 시력을 상실하는 사건을 다루는데, 그 증거가 되는 캔이 이야기의 막판에 무단투기가 아닌 끔찍한 사건에 대한 결말로 이어지는 점은 이들 작품이 오로지 교통사고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앙분리대]와 [건너가세요]는 무단횡단 또는 주차한 차량에 의하여 오히려 피해를 입은 상대방이 취할 수 있는 내용들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데, 이 작품은 교통법의 한계를 지적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실에서도 분명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을 치거나 또는 그것을 회피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운전자의 잘못으로 귀결되고, 또한 불법으로 주차된 차량에 의하여 통행에 문제가 생겨서 큰 불편으로 야기됨에도 불구하고 그에 의한 피해를 대부분 피해자가 감내해야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기에 꽤나 공감을 하면서 읽혀지게 된다. 더구나 그 법의 한계를 각각의 반전을 통하여 지적하는 부분은 통쾌함마저 선사한다. 물론 그 통쾌함의 범위는 너무나 제한적이지만 말이다. [중앙분리대]와 [거울속으로] 역시 위협 운전을 포함하여 얼마든지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거나 목격한 소재를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반전과 결합되어 특별한 이야기로 탄생하게 된다.
이 작품들이 쓰여진 1990년를 감안한다면 대부분의 수사는 탐문수사나 목격자의 진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차에 달린 블랙박스라든지 거리 곳곳에 설치된 CCTV의 존재로 인하여 대부분의 교통사고가 해결되고 있지만, 이 시기에는 그러한 것들이 보편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교통경찰의 자체적인 역량과 노력이 사건 해결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품에서도 사건에 적극적으로 임하여 해결하는 경찰의 모습도 존재하지만, 수많은 교통사고에 비하여 열악한 교통경찰의 상황이 사고의 피해자에게 부정적으로 비춰지는 모습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꽤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도 다양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수사를 하지 않다가 인터넷 또는 언론을 통하여 이슈가 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 그 당시나 지금이나 교통 사고에 대한 열악한 경찰의 현실 또는 사고에 대한 우선순위가 별반 나아지지 않았음도 생각해보게 된다.
이야기의 배경이 일본이라는 점도 우리로서는 흥미롭다. 일본과 한국은 차선 방향이 정반대이며, 운전석의 위치 역시 정반대이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감안하고 읽어야 이 작품의 내용을 제대로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한국에서는 중앙선이 대부분 운전자의 왼편에 위치하지만, 일본은 거꾸로 운전자의 오른편에 위치할 수밖에 없으며, 길가에 주차된 차들 역시 한국은 운전자의 오른편, 일본은 왼편에 있게 된다. 심지어 나 역시 일본차를 몰아본 적이 없어서 이 책을 통하여 처음 알게 되었는데, 방향 지시등과 와이퍼를 동작시키는 부분도 한국과 일본은 좌우가 반대로 되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일본과 한국의 차를 서로 바꾸어서 운전하게 된다면 조금은 익숙해져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것을 아예 소재로 활용하여 쓴 작품은 바로 [거울 속에서]이다. 이 책의 작품들을 통하여 한국과 일본의 차선과 차량의 차이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부분이 아닌가 싶다.
"정말로 풍요로운 나라가 됐다면 가장 먼저 우리부터 한가해져야 해. 근데 뭐야, 사건사고가 전혀 줄어들지 않잖아."
"물질은 넘쳐 나도 정신적인 여유는 없다는 건가요?"
"그렇지, 바로 그거야."
- p. 238, [거울 속에서] 中에서 -
사건 현장으로 출동하는 경찰들의 이 푸념섞인 대화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회파 미스터리 장르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마쓰모토 세이초가 그 대표적인 작가인데, 히가시노 게이고와 미야베 미유키가 그 계보를 잇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르는데, 각종 범죄와 사고가 단순히 개인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애초 그들이 속한 사회로부터 기인한 바가 크다는 점을 바로 작품 속에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사회파 미스터리이다. 경찰들의 대화에는 열악한 그들의 근무 환경과 함께 점점 물질주의에 경도되어가는 일본의 사회 현실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파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빚을 내서 외제차를 사는 것은 물론 그에 대하여 차량 표면을 파손하는 행위 역시 일본의 거품 경제는 물론 만연된 물질주의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그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반전과 더불어 의미심장한 요소를 담아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교통경찰의 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 아니지만, 오히려 그의 초기 추리소설의 매력을 느껴보고자 한다면 이 책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단편집이지만, 그의 장편을 마치 압축해 놓은 듯한 구성으로 인하여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하여 낯설다면 이 책을 통하여 그의 글에 대한 분위기를 미리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글과 출간에 대하여 많은 평가가 공존하고 있지만, 오랜기간 주기적으로 꾸준히 책을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에 그의 책은 항상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양한 장르로의 도전을 꾀하고 있기에 정통 추리에 대하여 관심이 있다면 이 작품과 같이 그의 예전 작품들을 만나보는 것도 꽤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십대 후반, 처음으로 운전면허를 땄다. 하지만 차가 없는 관계로 일년반 정도는 장롱면허로 넣어둘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찰나에 오빠가 차를 바꾸면서 기존에 타던 차를 주겠다고 했고 마침 출퇴근이 여러모로 힘들던 시기라 넙죽 받게 되었다. 늘 누군가가 운전해주는 차(버스,택시 등)를 타기만 하다가 막상 직접 운전해보니 여러모로 신경이 쓰이고 힘든 점이 많았다. 내가 아는 누군가가 그랬다. 면허를 따서 운전이란 걸 해보니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누군가 태워주는 차를 타는 게 정말 좋은 거라고. 그렇다! 차를 타고 가며 여유있게 바깥풍경 볼 거 다 보고 먹을 거 다 먹으면서 잠까지 잘 수 있는 그 편안함이라닛-!! 차를 운전하기 전까진 미처 깊이 생각지 못했던 사실이다.
막상 직접 운전을 해보니 주차는 까다롭고 다른 차가 가까이 다가오기라도 하면 괜히 예민해지고 가끔 맞은 편에서 차가 오는데도 내 차를 앞지르기 하는 차라도 있는 날에는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팔딱팔딱 뛰다못해 벌렁벌렁거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덕분에 뉴스에서 보는 각종 교통사건들 역시 그냥 대충 지나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이는 어쩌다보니 운전을 천직으로 삼은 아빠님 때문에 어릴 때부터 신경을 썼지만 내가 운전이라는 걸 하게 되고 부터는 아빠님의 직업에 대한 이해도가 마구마구 높아지며 더더욱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
암튼 그런 온갖 운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러면서도 오싹 소름이 돋고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의외의 진실과 깨달음, 교훈까지 선사해주는 책을 만났다.
교통경찰의 치열한 밤을 그려 낸 여섯 편의 미스터리!
<교통경찰의 밤>
검은 외제차와 노란 경차가 사거리에서 충돌, 경차에 탄 운전자만 사망한다. 검은 외제차에 탄 남녀는 신호가 파란불이었다고 주장하며 경차의 과실을 주장하는데 공교롭게도 경차에 동승해 살아남은 이는 운전자의 여동생으로 앞을 볼 수가 없다. 외제차의 일방적인 주장이 받아들여질 뻔하지만 앞을 보지 못하는 그녀는 그 당시 귀로 들은 전부를 기억해내며 상대편의 주장을 맞받아치는데...!
"경찰 아저씨는 당황해서 눈이 안 보이는 일도 있나요?"
"아니, 눈이 안보이는 일은 없지만... ... ."
"그렇죠? 우리 시각장애인의 귀는 비장애인의 눈과 똑같아요." p36
훈훈한 미담이 될 뻔한 이야기는 예기치 못한 반전으로 오싹 소름이 돋게 만든다. 진실은 과연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되는 '천사의 귀'
야근을 하고 퇴근하는 남자의 차는 어쩌다보니 트럭의 뒤를 따라가게 된다. 잠시 후, 트럭이 중앙분리대 쪽으로 크게 넘어지고 맞은편에서 오던 차와 충돌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트럭 운전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죽고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은 트럭 운전자 부인이 동창이란 걸 알게 되고 둘은 그날 밤의 진실을 파헤치는데...!
"규칙이란 양날의 검이야. 우리를 지켜 줘야 할 규칙이 어느 날 갑자기 우리를 공격하기도 해. 그러니까 칼을 쓰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얘기겠지. 무능한 바보라면 그걸 틀에 박힌 형식대로만 휘두르니까." p93
법규는 아주 살짝 어긋나는 것만으로도 적이 되기도 하고 한편이 되기도 한다. p103
어떤 일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뛰어들기 마련인가보다. 얼마나 억울하고 슬프면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걸까...?라는 마음이 드는 '중앙분리대'
큰 도로가 있지만 지름길로 가면 조금 더 빨리 갈 수 있다. 대신 길은 울퉁불퉁한 편이다. 남자는 빨리 집에 도착할 생각에 신나게 달려가지만 곧 앞의 차를 발견하게 되고 느릿느릿 가게 된다. 알고보니 초보 운전. 앞차를 놀려줄 생각에 쫓아가지만 앞차는 속도를 올리다 가드레일과 충돌, 뒤이어 남자의 차도 앞차에 살짝 부딪히지만 그는 그대로 달아나고... 이 일은 나비효과처럼 어마어마한 결과를 불러들이는데...!
설령 이번처럼 덫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그의 행위가 살인미수에 해당된다는 것은 틀림이 없으니까. 다만 그것을 처벌해 줄 사람이 없었을 뿐이다. p141
무고죄...일까? 그치만 위협 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제대로 일깨워주는 '위험한 초보 운전'
웹서비스 회사에 근무하는 남자는 차를 좁은 골목길 한 켠에 주차해놓고 여자친구의 집에서 연휴를 보내고 절에 가려고 나오니 차에 흠집이 나 있는 게 아닌가? 자비로 수리하려던 찰나 얼마 뒤, 차를 흠집낸 사람이라며 수리비를 물어주겠다고 연락이 온다. 헌데 이 사람, 남자의 여자친구가 스키를 타고 싶어하는 걸 알고 스키장 근처 자신의 별장을 집요하게 추천하는데...! 과연 이 남자의 정체는??
"무신경한 노상주차로 타인에게 폐를 끼쳤다는 것을 알고 나서도 여전히 잠깐 세워뒀을 뿐이라고 말하는 그 사람이." p178~179
우리에게 잘못이 없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p181
불법주차라는 점이 문제지만 그렇다해도 결국 죄를 물을 수 없으니 이는 도의적 책임인 걸까? 법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갚아준 '건너가세요'
노상주차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면서 가장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두 커플이 있다. 한 커플은 곧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부부로 또 한 커플은 잘못된 만남으로 맺어진 커플인데 공교롭게도 고속도로 앞뒤를 달리던 두 차량 중 앞서 가고 있던 차에서 뒤차, 즉 예비부부가 타고 있던 차로 캔이 날아들어 신부가 될 여성의 왼쪽 눈이 크게 다친다. 잘못된 만남 커플은 결국 잘못된 선택을 하고 예비부부 커플은 사랑을 더욱 공고히 하며 느닷없이 날아든 캔을 던진 차를 추적하기에 이르는데...!
지금까지 마주친 흰색 볼보와는 뭔가 다르다.
이 차가 아닐까하는 직감이 있었던 것이다. p220
집념! 끈기! 그러나 이것은 우연의 일치!! 권선징악이 생각나는 '버리지 말아 줘'
마무리가 살짝 아쉽긴 하지만 인간의 잔인한 면모를 새삼 엿볼 수 있는, 정작 당사자는 몰라도, 아니 몰랐기에 나름 더 통쾌한 복수 이야기였다.
교차로에서 승용차와 스쿠터가 충돌, 헬멧을 쓰지 않은 스쿠터 운전자가 사망, 헌데 차를 운전한 사람은 회사에 소속된 육상부 코치로 10년동안 아무런 말썽을 일으키지 않은 모범운전자였다. 그런 사람이 운전 미숙처럼 보이는 사건을 일으킨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핸들의 위치며 차선, 모든 것이 거울에 비친 것처럼 반대가 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그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p274
일본은 우리와 운전석이 반대인 것으로 안다. 바로 그 반대인 것 때문에 벌어진 제법 놀라우면서도 안타까웠던 '거울 속에서'
어쨌든 진실을 알았는데 경찰이 이런 선택을 하다닛! 좀 의아했지만 나라를, 대의를 중시한다면 그러지 말란 법은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선택은 결코 옳지 않다는 게 내 생각이지만. 아무리 그렇고 그런 사이라 해도 일이 원만하게 잘 마무리 되어도 훗날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부메랑이 날아들지 말란 법은 없지 않을까? 사람의 마음은 언제 어떻게 바뀔 지도 알 수 없고 관계 역시 그러하니까.
***
계속 생각이 났고 꼭 한번쯤 만나보고 싶었던 소설이다. 여섯 편의 이야기는 제각기 다른 이야기지만 전해주는 메시지는 거의 같지 않을까?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거나 지나치지 않는...
'안전운전과 교통법규 준수'
올초에 일이 있어 차를 떠나보내고 지금은 다시 뚜벅이가 되었지만 운전을 하는 동안 느낀 것은 차가 있고 운전을 함으로 인해 언제, 어디든 내가 가고픈 곳으로 편리하게 갈 수 있다는 점과 나 혼자만 운전을 조심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도 그렇지만 운전도 서로가 양보하고 서로를 배려와 존중하며 조심 또 조심할 때 매일같이 벌어지는 교통사건들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아직 몇 편 만나보진 못했지만 지금까지 만나본 소설들의 느낌은 대개 다 좋았다. 요 책도 재미와 흥미, 교훈까지 모두 두루두루 갖춘 이야기가 아닐 수 없는데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꼬옥! 만나보면 좋겠고 그렇지 않더라도 느끼는 무언가가 반드시 있을 테니 꼬옥 꼭! 만나보길-!!
우리 모두 꼬옥 조심 또 조심해요....♡
『교통경찰의 밤』은, 여섯 편의 단편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은 소설이다. 각각의 스토리마다 개별적인 재미가 있으며, 미스터리의 대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허를 찌르는 반전이 있다. 제목에 교통경찰이 등장하는 이유는, 교통사고 범죄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 가려진 인간 삶의 고달픈 허상을 현재진행형으로 목도하게 된다.
천사의 귀
정식 직업도 없는 젊은 청년이 보란듯이 외제차를 몰고, 곁에는 액세서리처럼 끼고 다니는 아름다운 외모의 여자친구가 모피코트까지 휘감고 있다. 인간의 진심이 측은지심인지라, 허세 작렬의 오렌지족은 눈꼴시리다. 대신 시각장애인이면서 어여쁘기까지 한 소녀가 특별한 청력과 기억까지 가졌다면, 당연히 응원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비록 그것이 거짓이라 할 지라도..
중앙분리대
갑자기 뛰어든 보행자를 치게 되면 운전자의 전방주시태만이 되고, 보행자의 과실은 없다. 뛰어든 보행자를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핸들을 꺾은 운전자는 중앙분리대를 박고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교통 법규는 그런 양날의 검이다. 조금만 어긋나도 적이 되기도 하고 한편이 되기도 한다. 그 법규를 몸을 날려 보여주는 한 여성의 처절한 저항은 법의 현실을 조롱하는 듯하다.
위험한 초보운전
초보운전자를 놀려 먹기 위해 재미로 위협한 뒤, 부상자를 내팽개치고 유유히 자기 갈 길 가버린 운전자는 응징받아야 마땅하다. 핸들만 잡았다 하면, 온순한 사람도 난폭한 늑대로 변한다. 이런 늑대는 여유같은 자매가 눌러줘도 좋으리..
건너가세요
노상주차는 명백한 교통 법규 위반이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별다른 죄의식 없이 벌이는 일 중에 하나다. 보행자를 불편하게 하는 것을 넘어, 위급한 응급환자를 태운 차가 지날 수 없도록 진로를 방해했다면, 그것은 명백한 살인 행위가 아닐까. 아이의 목숨을 두고 촌각을 다퉈야 하는 부모의 심정은 어땠을까..
버리지 말아 줘
차창 너머 무심코 버린 커피캔이 타인을 공격한다. 여기에 불균까지 가담하고, 살인까지 계획한다. 하여간 나쁜 것들은 일상이 죄다 오염돼 있다. 자기 자동차만 빼놓고는.. 그래도 걸린 건 걸리게 돼 있다. 무심코 떨어뜨린 커피캔이 우연히 들린 그 장소에서, 증거품이 될 줄이야..
거울 속에서
승용차와 스쿠터 충돌.. 아무래도 석연치 않은 진실의 키워드에는 '우측통행'이 있었다. 일본의 차량방식이 좌측통행인 데 반해 외국의 차량방식은 우측통행이었던 것이다. 우리 역시 일본의 식민지배에 있어, 좌측통행이 당연했었는데 2009년 10월부터 우측통행으로 바꼈다. 그도 그럴 것이 차량과 보행을 따로 가진 경우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고 하니 오랫동안 참으로 독특했구나 싶다. 일본인이 해외 여행을 갈 때는 렌터카 신청은 하지 않는 걸로..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
*국토해양부는 1921년부터 시행된 현행의 보행자 좌측통행 원칙을 우측통행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9년 10월 1일부터는 공공시설물과 지하철, 공항, 항만 등의 에스컬레이터는 물론 안내표지 개선이 완료된 다중이용시설부터 우측보행을 시범 시행한다. 주요 보행유도시설 개선이 모두 끝나는 내년 7월부터는 우측보행을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공공시설물과 지하철 등 다중 이용 교통시설의 에스컬레이터, 환승통로 안내표지 등이 우측보행에 맞게 개선된다.
*출처 http://www.busanjin.go.kr/news/index.busanjin?contentsSid=2609&sn=148&sq=3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