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3년 02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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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76쪽 | 650g | 153*212*30mm |
ISBN13 | 9788997382163 |
ISBN10 | 8997382160 |
발행일 | 2013년 02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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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76쪽 | 650g | 153*212*30mm |
ISBN13 | 9788997382163 |
ISBN10 | 8997382160 |
개정증보판 머리말 _명화에는 과학적 창의력이 담겨 있습니다 초판 머리말 _과학의 눈으로 보는 미술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chapter1. 미술의 역사를 바꾼 화학 ㆍ마리아의 파란색 치마를 그린 물감 _미켈란젤로 ㆍ3D로 나타낸 실증주의 _조토 ㆍ2061년 귀환하는 핼리 혜성을 기다리며 _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토크 ㆍ미술의 역사를 바꾼 불포화지방산 _에이크 ㆍ미술의 역사를 바꾼 불포화지방산이 우리 몸도 바꾼다! _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토크 ㆍ화학에는 문외한이었던 천재 예술가 _다 빈치 ㆍ화학반응으로 바뀐 그림의 제목 _렘브란트 ㆍ화가를 죽인 흰색 물감 _휘슬러 ㆍ‘납’의 문화사 _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토크 ㆍ유흥주점의 벽보에서 기원한 포스터컬러 _로트렉 ㆍ진사와 등황 _신윤복 ㆍ먹과 한지의 과학 _장승업 ㆍ서양의 수채화와 동양의 한국화의 차이 _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토크 chapter 2. 화학원소와 화학자를 그리다 ㆍ청동과 황동으로 빚어낸 ‘천국의 문’ _기베르티 ㆍ청동의 진화 _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토크 ㆍ연금술의 죽음 _코시모 ㆍ인을 발견한 연금술사 _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토크 ㆍ공기의 밀도와 모나리자의 신비 _다 빈치 ㆍ화학의 4원소로 표현한 우주의 근원 _뒤러 ㆍ밀납과 수은 _브뢰헬 ㆍ산소를 그린 화가 _라이트 ㆍ산소를 발견한 세 명의 화학자 _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토크 ㆍ근대화학의 어머니에 대한 헌화 _다비드 ㆍ위대한 화학자를 단두대로 보낸 선동화 _다비드 ㆍ김홍도의 풍속화에 나타난 입체이성질체 _김홍도 ㆍ같지만 같지 않은 입체이성질체 _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토크 chapter 3. 광학과 색채과학이 캔버스로 들어가다 ㆍ생과 사를 가르는 굴절률 _홀바인 ㆍ카메라 옵스큐라의 반사효과 _베르메르 ㆍ무한과 절대의 포물선 _프리드리히 ㆍ내면을 표현하는 거울효과 _마네 ㆍ거울의 과학 _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토크 ㆍ동역학과 정역학의 공존 _드가 ㆍ색의 주기율 _마티스 ㆍ색채만으로 입체를 표현하다 _마티스 chapter 4. 스펙트럼 분광학으로 태동한 인상주의 ㆍ캔버스에 투영된 스펙트럼 _모네 ㆍ분광법, 빛의 색깔을 발견하다 _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토크 ㆍ화가가 내린 색에 대한 과학적 정의 _쇠라 ㆍ처절한 고통 속에 핀 예술 _고흐 ㆍ춤추는 스펙트럼 _고흐 ㆍ빛과 색에 대한 과학적 보고서 _모네 ㆍ따뜻한 햇볕을 그린 화가 _르누아르 chapter 5. 경이로운 과학적 상상력 ㆍ난류, 비너스의 탄생 에너지 _보티첼리 ㆍ500년 전의 기괴한 SF _보쉬 ㆍ터널링 효과를 그리다 _미켈란젤로 ㆍ터널링 효과와 조셉슨 효과 _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토크 ㆍ죽음의 그림자를 해부하다 _렘브란트 ㆍ촛불 하나로 밝힌 과학_라이트 ㆍ이브, 뉴턴, 세잔의 사과 _세잔 ㆍ과학의 경이로운 발명품들 _들로네 ㆍ의학의 상징 _틴토레토 ㆍ작품 찾아보기 ㆍ인명 찾아보기 |
미켈란젤로가 그린 <최후의 심판>에 얽힌 이야기는 아주 재밌다. 그 중에서 자신의 그림을 공중목욕탕에 어울릴 것 같다고 비난한 체세나의 얼굴을 지옥왕 비노스로 표현했다는 점은 정말 통쾌한 복수극이다. 고전 예술에서 파란색은 주로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색으로도 쓰였는데 미켈란젤로의 미완성 작에는 성모 마리아를 그려넣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빈자리가 있다. 당시 비싸고 얻기 힘든 청금석에서 얻을 수 있는 울트라마린 안료를 구하지 못해서 일수도 있다고 한다. 당대 최고의 예술가도 구하지 못하는 안료라니. 희소성을 띄어서 그런지 울트라 마린의 색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다.
미술관에 간 지식인 시리즈 중 세 번째로 읽은 「미술관에 간 화학자」, 나에겐 낯선 영역에 속했던 화학이었기에 읽기 전부터 걱정을 안고서 읽기 시작했으나 '화학의 내용이 들어갔던가?!' 의아함이 느껴질 정도로 화학에 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그림 속에 스며들어있었다. 그것도 읽으며 '화학 이야기가 어디 있지?'하고 생각하고 봐야 '요있지~'라고 알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명화 속에 화학 이야기가 있었으니 저자의 필체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명화 속에서 언급되었던 화학 이야기는 '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토크'에서 따로 더 자세하게 다루어주니 명화 감상은 명화 감상대로 제대로 하고 거기에 플러스해 화학 지식까지 가져갈 수 있어서 좋다. 위 사진의 '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토크' 내용은 캔버스에 투영된 스펙트럼을 설명하며 인상주의와 함께 언급된 '빛'에 대한 내용이다.
인상주의는 사실 당시에 막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과학의 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투명한 빛이 모든 색으로 분광될 수 있으며, 물체가 고유한 색을 지닌 것이 아니라, 빛이 물체에 닿고 투과하고 반사하면서 파장이 다른 스펙트럼에 의해 색이 결정된다는 것을 과학이 알려준 것이다. 반짝이는 햇빛 아래 시시각각 변하는 색채의 향연을 병치혼합 기법으로 재현하면서 인상주의가 태동한 것이다.
p.285
「미술관에 간 화학자」를 읽으며 무엇보다 좋았던 건 우리나라의 그림도 볼 수 있었다는 것! 김홍도의 <씨름>을 보며 씨름꾼 두 사람이 가운데 있고 그 주위를 구경꾼들이 동그랗게 둘러싸고 있는 원형 구도인 것으로 시작해 왼쪽 위 무리와 오른쪽 아래 무리의 합과 오른쪽 위 무리와 왼쪽 아래 무리의 합이 모두 10으로 이방진 구도라는 것도 배운다. 또한 그림 속 씨름 시합에서 누가 이기는지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혹시 그 이상한 점을 발견했는가?! 그림 아래 오른쪽 두 구경꾼 중 하나의 손을 살펴보면 답을 알 수 있다. 왼손과 오른손이 바뀐 현상이 그의 또 다른 걸작 <무동>에서도 나타난다. 여기에서 우리는 완전히 똑같은데 겹쳐지지는 않아서 다른 물질이 되는 것 광학이성질체를 배울 수 있다. 이외에도 두 개의 그림으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
학생 시절에도 이 그림들을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대로 배웠더라면 더 재미있게 배웠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새로운 시점으로 하나하나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미술과 화학?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라는 의아함도 잠시 명화 속 등장하는 화학 이야기를 보다 보면 '아~'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특히 색에 사용한 재료와 빛의 효과에 대한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그러고 보면 미술은 반드시 채색 재료가 사용된다. 물감의 색은 한정되어 있는데 작가가 표현하려는 색은 아주 미묘했으니 색채와 기법, 안료와 염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발전하며 알아가는 화학 이야기가 재미있다.
앞서읽은 「미술관에 간 의학자」와 「미술관에 간 수학자」에 나왔던 그림이 「미술관에 간 화학자」에도 나온다. 그런데 그들이 중점적으로 설명하는 부분들이 다 틀리다.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 보이는 같은 그림들, 시리즈 책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지금도 미술에 대해 새로운 것을 알게 되면 감탄하고 무릎을 치며 재미있어 합니다. …… 이 책에서 필자는 과학자의 눈으로 본 미술, 미술과 함께하는 과학에 대해 말하고자 하였습니다. 구도, 화가, 시대 배경, 미술 재료 등 그림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마 기존에 나온 미술 해설서와는 많이 다를 것입니다. 과학자의 눈은 아무래도 미술 전문가나 인문학자의 눈과 같을 수는 없을 테니까요.
p.8
전창림 저자의 말대로 새로운 것을 알게 되면 감탄하고 무릎을 치며 재미있어하며 읽을 수 있었던 이번 책! 그의 「미술관에 간 화학자 : 두 번째 이야기」도 너무 기대된다.
요즘 미술관련 서적을 연달아 몇 권 읽었더니 제목과 화가의 이름만 들어도 몇 작품 정도는 저절로 떠올리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닌, 스스로에게 느끼는 뿌듯함. 으쓱으쓱. 보통의 미술책은 그림과 그에 관한 시대적 배경, 화가가 그림을 그릴 당시의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해준다면, 이 <미술관에 간 지식인> 시리즈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의 시각에서 그림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화학, 의학, 수학, 물리학. 학창시절 자연계와 관련된 분야에는 영 재능이 없었던 터라 늘 고생했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시험과 관련 없이, 게다가 좋아하는 그림과 연관지어 접하다보니 흥미가 생긴다. 학교에서 공부했던 내용들이 이렇게 사용되는 걸 들여다보니, 내가 무지해서 몰랐을 뿐 전혀 '쓸 데 없는' 학문이 아니었던 것이다!
시리즈 중 처음으로 읽은 책은 [미술관에 간 화학자]. 미술사를 뒤흔든 거장들의 작품이 화학자의 시각에서 재탄생되는 신비로운 경험! 과학 과목 중 그나마 화학은 쉽게 느껴져서 열심히 했었는데(물론 지금은 기억나는 것이 없다;;) 책에 실린 설명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닌지라 더 몰입해서 읽었던 것 같다. 다만, 그 몰입의 시간이 너무 과해서인지 왜 이리 책 한권을 읽어내기가 시간이 많이 걸렸는지. 페이지마다 밑줄이 넘쳐난다.
그 중 인상깊은 작품들 몇 개를 소개해보자면, 먼저 조각가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의 서쪽 벽에 그린 <최후의 심판>. 6년의 작업 끝에 14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벽면에 391명의 육체들을 그려낸 이 작품에는 예수 바로 곁에 고개 숙인 성모 마리아가 그려져 있는데, 치마를 '울트라마린'이라는 염료를 사용하여 칠한 것으로 추정된다. 울트라마린의 어원은 '바다', '멀리'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원료는 청금석, 황금 다음으로 비쌌다. <그리스도의 매장> 오른쪽 하단에는 누군가를 그려넣기 위해 빈자리를 남겨 놓았는데, 성모 마리아를 그리려 했던 것으로 추측한다. 성모 마리아를 표현하는 데 꼭 필요한 파란색 울트라마린 안료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까. 이 '울트라마린'이라는 염료는 책을 읽다보면 여러 번 등장하는 염료 중 하나다.
이전의 그림들에서는 전혀 볼 수 없던 화려한 색채와 살아 있는 것 같은 표현의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 유화의 창시자로 알려진 에이크의 이 작품은 식물성 불포화지방산인 아마인유를 이용하여 이전에는 거의 불가능했던 정교한 붓질이 가능한 유화 기법을 완성하였다. 불포화지방산은 지방산 사슬 중에 불포화기를 포함하고 있어서 녹는점이 낮아 상온에서 액체 상태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불포화기가 가교결합을 하며 굳어져 단단한 도막을 형성하는데, 이 점을 그림물감에 이용한 것. 특히 신부 드레스를 칠한 녹색이 눈을 끄는데, 이 녹색은 말라카이트 그린이라는 성분으로, 구리 광맥 속에서 가끔 출토되는 구리 리간드의 구리 카보네이트다. kg당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안료를 화면의 넓은 부분에 칠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이 그림의 의뢰인은 대단한 부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작품들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그 중 김홍도에 비해 비교적 스포트라이트를 적게 받았던 신윤복의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다. 신윤복은 김홍도, 김득신과 더불어 조선 후기의 3대 풍속화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서민들의 생활을 주로 그린 김홍도와는 달리 양반과 기녀 간의 애정사를 주로 그렸고, 섬세하고 유연한 선과 색채의 달인이었다. 신윤복 이전까지 조선의 그림은 여인을 주인공으로 그린 적이 없었고 여인의 심리상태를 회화적으로 표현한 적이 없었다. 조선의 미인도는 이상화된 여성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남기려는 목적으로 그려졌을 뿐이었다.
그런 그의 작품 중 색채 구사가 잘 되어 있다는<미인도>. 치마의 옥색과 속치마 고름의 붉은 색이 눈에 띤다. 특히 이 붉은 색은 진사라는 광물에서 얻어지는 주(朱) 색인데 황화수은으로서 독성이 매우 강하지만 변색이 잘 안되고 색이 아름다워 오랫동안 화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서양의 버밀리온이 바로 이 색이다.
한국화에 있어서 수묵화와 채색화의 차이도 이번에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한국화에서는 수묵화는 먹으로만 단색으로 그린 그림, 채색화는 색을 칠한 그림 등으로 단순하게 나누지 않는다. 수묵화와 채색화의 구분은 채색 기법에 따른 것이다. 수묵화 기법은 종이나 비단에 물감이 스며들게 하는 기법으로, 일반적인 한국화의 산수화가 이에 속한다. 채색화는 종이에 아교를 먹여 물감이 스며들지 못하게 준비 작업을 하고 세필붓을 사용하여 물감을 표면에 부착시키는 방식으로 그린다. 여러 색이 보이는 수묵화가 있을 수 있고, 단색으로 그린 채색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 너무 재미있지 않은가!!
이 외에도 김홍도의 풍속화에 담겨 있는 '입체이성질체', 왜상기법이 사용된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 생각보다 많은 그림들 속에 숨어 있는 연금술에 관한 이야기, 드가와 페르메이르 등 다른 거장들의 작품도 색다른 시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성과 감성으로 예술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들. <미술관에 간 지식인> 시리즈에 화학편만 두 권인데, 저자가 들려줄 다른 화학 이야기도 기대된다. 일단은 [미술관에 간 의학자] 부터 먼저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