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너머의 세상

너머의 세상

[ 양장 ]
주원규 | 새움 | 2013년 03월 0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0 리뷰 13건 | 판매지수 12
정가
11,800
판매가
10,62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0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98g | 129*187*20mm
ISBN13 9788993964530
ISBN10 899396453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언젠가, 지금은 이혼한 전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함께 집을 나왔을 때, 터미널 딱딱한 나무 의자에서 하룻밤을 지새우던 그 기약 없는 절망의 순간에도 엄마를 위로해주던 이는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우빈이었다. 중증의 알코올중독을 앓던 제 아빠가 홧김에 내던진 술병에 맞아 이마 전체가 피범벅이 된 우빈이 말을 건넸다. 흐르는 피를 휴지로 틀어막으며, 어서 빨리 이 지옥에서 벗어나길 보이지 않는 신에게 기도하던 그때, 우빈이 했던 말이 있다. 지금도 지수에겐 그 말이 잊히지 않고 남아 있다.
‘엄마, 울지 마. 내가 있잖아.’
‘내가 있잖아.’ --- pp.87-88

세영의 몸도 블랙홀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그 순간 세영은 살아야 한다는 것 외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살아야 한다는 생각의 그림 속엔 희미하지만 함께 모였던 가족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러나 지금 세영의 현실을 압도하는 건 믿을 수 없는 공포, 자신의 무너져 내린 몸 위로 끝없이 쏟아지는 박스들, 모든 집기들이었다. 세영은 비명을 지르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았다. 그러곤 신에게 기도했다. 자비를 베풀어달라는 기도, 아주 어렸을 적 지금은 볼 수 없는 어머니에게서 전해들은 단 하나의 기도를 시작했다.
‘자비를 베풀어주세요, 자비를.’ --- p.153

다른 이들, 두 동강 난 대교 위에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여전히 아무것도 믿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뒤집혀진,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서울의 참변을 인정하지 못했다.
모든 것이 멈춰버린 조용한 세상을. --- p.155

믿을 수 없는 참혹한 광경이 그의 시야를 압도했다. …(중략)… 그러므로 그는 이제 마음 놓고 이 20층을 저주할 수 있었다. 더 이상 이곳은 비현실 속 지옥이 아니므로. 현실이 곧 지옥이므로. --- pp.164-165

윤정우의 진심은 무엇일까. 현수는 정말 알고 싶었다. 세상이 무너진 뒤에야 미안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진심에 대해 알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 pp.228-229

그렇지만 세영은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번호가 기억나지 않았다.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던 ‘아빠’, ‘새엄마’, ‘우빈’, 그리고 ‘할아버지’ 단축 다이얼 1, 2, 3, 4. 그 이상은 기억나지 않았다. 모든 것이 희미하고 가물가물했다. 세영은 010만 누르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그런 세영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자신도 모르게 맑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졌고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미워만 하고, 자신의 신세를 망친 거추장한 걸림돌로만 생각했던 사람들, 가족이란 이름으로 모인 그들, 지금 세영은 그들의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했다. 당연했다. 한 번도 외우려 하지 않았으니까. 외우고 싶지 않았으니까. --- p.248

그날 세영은 처음으로 두발자전거 위에 올라탔다. 뒤에서는 현수가 받쳐주었다. 세영은 연신 뒤를 돌아보며 확인하듯 같은 말을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아빠, 놓으면 안 돼. 놓으면 안 된다고.”
“걱정 마. 아빠가 붙잡아줄게.”
“놓으면 안 돼…… 진짜 놓으면 안 돼.”
“아빠가 보고 있으니까 괜찮아.”
“놓으면…….”
“괜찮아.”
“…….”
“괜찮아, 세영아.”
세영이 불안해할 때마다 현수는 아빠란 말을 힘주어 들려주었다. 아빠가 붙잡아 주고, 아빠가 보고 있기에, 그랬기에 세영은 두발자전거의 페달을 힘껏 돌릴 수 있었다. 뒤에서 늘 든든한 아빠가 자신을 지켜주었기에, 그랬기에 조심스럽지만 용기 있게 세영의 두발 자전거는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지금의 세영처럼.
세영은 휴대폰을 귀에다 대고 계속해서 나지막하게 아빠를 부르며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희미한 빛살이 점점 더 강렬해지는 곳으로.
“아빠.”
“아빠.” --- pp.267-268

울지 않았다. 울음이 나지 않았다. 현수는 오히려 기뻤다. 신비롭기만 한 충만한 희열이 현수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우린 살아날 것이다. 모두 살아서 만날 것이다. 내일이 있기에.
비로소 현수는 내일이 무슨 날인지 알게 되었다. 새삼 떠올린 그날이 바로 내일이다. 내일, 우리 가족 모두가 모일 것이다. 모여서 서로가 살아 있음을, 살아 있는 것 자체를 기뻐할 것이다. 더 이상 미워하지도, 원망하지도, 아파하지도 않을 것이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 살아 있는 가족을 보는 것만으로, 말을 섞는 것만으로도 기뻐할 것이다. 그게 가족이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보고만 있어도 기쁜 게 가족이니까. 가족이니까. 현수는 어떻게든 내려가야 했다. 가족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살리기 위해.
…(중략)… 현수는 이제 내려가기 위해 존재하는 인간이 되었다. 위가 아닌 밑, 모두가 우러러보는 세상이 아닌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으로 내려가고 또 내려갔다. --- pp.269-270

현수는 더 이상 지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고맙다는 말도 당분간 유예하고 싶었다. 앞으로,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더 나은 삶을 약속하고 싶었다. 현수는 마지막 한마디만 하고 싶었다. 그 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을 믿고 따라온 사랑하는 지수에 대한, 그리고 가족들에 대한 약속이고 다짐이었다.
“우리 매년 오늘이 되면 이곳에 오자.”
“…….”
“당신과 나, 아버지, 세영이와 우빈이. 우리 해마다 오늘이 되면 이곳에 오자. 알았지?”
“알았어.”
“알겠지? 약속했다? 약속한 거야.”
“알았어. 약속할게.”
현수가 지수를 끌어안았다. 지수의 가슴 속에서 벅찬 슬픔이 밀려들었다. 서글프거나 불행을 느끼는 슬픔이 아닌, 참된 기쁨으로부터 비롯된 슬픔이었다. 그래서일까. 지수는 자신의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 p.282

회원리뷰 (13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0,62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