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43억 년 전 생명의 무대로 들어온 슈퍼 세균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지구상의 최초 세포 생물에게 LUCA라는 이름을 주었는데, 이는 ‘최후의 우주 공통의 조상(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의 약칭이다. 이들이 나타났을 때 지구는 아마도 불과 몇 억 년밖에 되지 않았을 것이다.
세균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화석만큼 확실한 존재의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 초기 존재의 증거는 역설적이게도 기후 변화 때문에 가능해졌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과거에는 인간이 감히 접근할 수 없었던 고대 암석들이 점점 더 많이 발견된 것이다.
--- 「원시 세균: 인간이 큰 빚을 지고 있는 일 중독자」 중에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가 알레르기나 다른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더 큰 것은 확실하다. 이들 신생아들은 또한 감염에도 취약하다. 이후 이들이 알레르기, 천식 또는 제1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도 분명 훨씬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왕절개 수술 후 특이한 조치를 취하는 의사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즉 아기가 첫 울음소리를 낸 후 산모의 질 분비물을 아기의 몸에 바르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분만을 통한 출산 시의 박테리아 접종을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의 이런 ‘질내 박테리아 뿌리기’가 정말로 유용한지 여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 「우리 몸속의 미생물: 평생의 친구」 중에서
소의 젖에서 따뜻한 생우유를 직접 짜서 마시는 것이 요즘에는 꽤 인기를 얻고 있다. 원하는 우유를 소에서 직접 짜서 마실 수 있다면 우리가 왜 낙농업을 지원하겠는가? 당신이 우유의 열처리 과정을 피하고 싶다면 캄필로박터의 존재도 감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이는 생우유 위에 떠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임산부나 면역결핍자들은 가능한 한 생우유를 삼가야 한다.
--- 「긴급 수배: 미생물계의 거물급 수배자」 중에서
2017년 여름, 몇몇 동료들과 나는 처음으로 수세미의 엄청난 세균 배양 능력을 증명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 주방 보조기구 안에는 1세제곱센티미터당 최대 540억 마리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
한 가지 비교를 해보자. 20만 년 전 지구상에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한 이후 오늘날까지 약 1,000억 명의 사람들이 살았다. 2세제곱센티미터 크기의 수세미에는 지구상에서 살아왔던 인구보다 더 많은 수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 동일한 생물량 밀도를 얻으려면 그랜드캐니언에 3조 명에 달하는 인구를 밀어 넣어야 할 것이다.
--- 「세계에서 가장 큰 발아 호텔: 주방용 수세미」 중에서
믿기 힘들겠지만 손 씻기와 같은 간단한 방법만으로도 장염 전염주기를 매우 효과적으로 깨뜨릴 수 있다. 오늘날 유행하는 손 소독이 굳이 필요하지도 않다.
모든 사람이 손을 열심히 씻는다면 손잡이나 수도꼭지도 잘 오염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문제다. 하이델베르크의 과학자들은 2017년 연구를 통해 화장실을 사용한 후 손을 씻지 않는 사람이 남성의 경우 약 11%, 여성은 약 3%가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더 불안한 사실이 있으니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18%, 남성의 49%가 비누를 사용하지 않고 손을 씻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손을 철저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손가락 사이를 씻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과정을 모두 마치는 데는 20~30초가 걸릴 수 있다.
--- 「금지구역: 왜 화장실은 세균에게 매력적이지 않은가」 중에서
비행기는 세균의 확산에 있어서 애매한 수송 수단이다. 가령 제트기는 승객과 함께 이국적인 병원체를 지구의 외진 곳에서 순식간에 독일로 데려올 수 있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전염병도 남중국에서 유럽, 캐나다로 몇 주 이내에 옮겨졌다. 2003년 봄,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이 호흡기 증후군은 대규모 비행경로를 따라 먼저 확산되었다.
그렇지만 비행기 자체에는 박테리아와 세균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다. 미생물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은 분명 좌석의 접이식 테이블일 것이다. 그러나 1cm2당 약 300마리의 세균은 미생물학자에게 경종을 울릴 만한 양이라고 보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 「여행하는 세균들」 중에서
입은 체내 미생물이 장에 이어 두 번째로 밀집한 서식지다. 특히 박테리아는 치아에서 치석의 형태로 자신을 드러낸다. 이는 충치, 치주질환, 입 냄새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오필름 형태로 치아와 혀에 자리 잡는다.
치석 안에 있는 박테리아는 촉진성 혐기성 유기체다. 이들은 신진대사를 위해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치아 내에서 젖산 발효가 일어날 수 있으며 발효된 젖산은 치아의 에나멜을 공격해 파괴한다.
혐기성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 즉시 불쾌한 냄새가 난다. 그러다 보니 입과 장이 거의 차이가 없게 되는 것이다.
--- 「인류의 진정한 골칫거리: 땀과 입 냄새, 그리고 여드름」 중에서
현대의 세제 성분 목록은 화학자들이나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계면활성제, 수성유연제, 세척알칼리, 발포 억제제, 향수, 표백제 및 형광발광제, 표백활성제 및 안정제, 색 전달 억제제 및 방부제 등등.
그런데 여기에서 자세히 살펴볼 가치가 있는 성분도 있다. 조직의 얼룩을 구체적으로 ‘먹어 치우기 위해’ 세제에 들어 있는 효소 성분이다.
대부분의 효소는 말 그대로 미리 설계된 형태로 세제 속에 포함되는데, 효소의 양에 따라 청소의 성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세제에 효소가 많이 들어갈수록 값이 비싸진다.
--- 「세탁기의 경고: 우리를 괴롭히는 빨래 속 세균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