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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면역학 수업

아이를 위한 면역학 수업

: 감염병, 백신, 항생제

박지영 | 창비 | 2020년 04월 0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22건 | 판매지수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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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378g | 148*210*14mm
ISBN13 9788936459215
ISBN10 89364592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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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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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들은 ‘면역력’이라는 것이 마치 무협지나 만화에 나오는 방어막처럼 작용해서, 면역력이 높으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절대 침입할 수 없는 몸이 되는 것이라고 오해도 합니다. 마치 무균실에 있는 사람처럼 말이죠. 어렸을 때 감기를 자주 앓거나 잔병치레를 많이 한 사람들은 ‘면역력이 낮아서’ 그렇다고 얘기를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감기 한 번 걸리지 않는 것이 과연 좋을까요?
--- p. 7 「프롤로그」 중에서

사실 면역의 시작은 ‘나’와 ‘적’을 구분하는 것이기는 합니다. 적과 나를 구분해야, 적을 물리치고 적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으니까요. 또한 면역은 나의 ‘친구’가 누구인지 잘 구분해 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친구를 적으로 오인하여 공격하면 친구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구분이 어떤 경우에는 애매합니다. 암세포는 분명히 ‘나’의 세포인데 ‘적’이기도 하죠. 몸속에서 여러 기능을 하는 체내 유익균human microbiota은 분명히 ‘나’가 아니지만 ‘적’ 또한 아니고 오히려 나를 도와줍니다. 우리 면역 시스템에서는 어떻게 이런 것들을 구분하고 있을까요?
--- p. 20 「면역이 뭐예요?」 중에서

내재 면역과 획득 면역은 따로따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에요. 내재 면역과 획득 면역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적이 처음 나타나면 반응 속도가 빠른 내재 면역이 먼저 공격을 하여 획득 면역이 신중하게 공격을 준비할 시간을 벌어 줍니다. 이때 내재 면역과 획득 면역을 연결해 주는 세포가 바로 수지상 세포입니다. 수지상 세포는 대식 세포의 일종으로 외부 침입자나 이상 세포를 감시하고 잡아먹습니다. 그런 후 잘 소화시킨 조각을 주조직 적합성 복 합체에 올려놓으면 T세포가 이를 인식하고 그때부터 획득 면역이 시작됩니다.
--- p. 24 「우리 몸의 면역의 두 단계」 중에서

그래서 감기처럼 흔하게 걸리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에는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를 쓰기보다는 ‘보존적 치료’를 합니다. 보존적 치료란 아이를 최대한 편안하게 해 주어서 아이의 면역력이 바이러스를 이겨 내도록 도와준다는 뜻이죠. 열이 심하면 해열제를 쓰기도 하고,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 주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이고, 탈수가 일어나지 않게 수분 섭취를 충분히 시키는 것들이 바로 보존적 치료예요.
--- p. 63 「바이러스성 질병에 걸렸을 때」 중에서

아토피 피부염에 스테로이드제를 쓰자고 하면 거부감을 보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스테로이드에 대한 불안 때문에 피부 염증이 심한데도 보습제만 쓰거나 아예 치료를 안 하는 분들이 있어요. 1장에서 이야기한 사례처럼 각종 건강 보조 식품을 먹이고 직접 만든 보습제를 발라 주지만 스테로이드제만은 강력히 거부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만성 염증으로 인한 피부 손상이 지속되어 오히려 다른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보통 첫 일주일 동안 피부 염증을 호전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약을 하루 1~2회 사용하고, 상태가 좋아지면 횟수나 강도를 낮추면서 조절합니다. 물론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와 상의하에 필요한 기간에는 충분한 용량을 사용해야 합니다. 꾸준한 보습과 적절한 치료로 아이의 피부 장벽을 지켜 주세요.
--- p. 87 「알레르기 행진의 첫 시작, 아토피 피부염」 중에서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이유가 더 있습니다. 이유식은 바로 면역 등록의 과정이라는 것이죠. 친구와 적을 대충 구분하게 되는 시기가 대략 돌 정도인데요, 그전까지는 몸속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것들을 친구로 등록합니다. 음식을 포함하여 체내 유익균들도 여기에 포함되지요. 그래서 생후 1년간의 이유식 시기에 풍부하고 다양한 음식을 경험할수록 나중에 음식 알레르기가 발생할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죠.
--- p. 89 「친구를 적으로 인식하는 음식 알레르기」 중에서

감기를 자주, 오래 앓거나 피로하고 컨디션이 안 좋으면 면역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에요. 신체적, 심리적 스트레스는 일시적으로 면역력을 떨어뜨리니까요. 인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코르티솔은 바로 강력한 항염증 작용을 하는 스테로이드입니다. 항염증 작용은 쉽게 말하면 면역 세포의 작용을 떨어뜨리는 것이죠. 하지만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대부분은 의학적으로는 ‘정상 면역자’입니다.
--- p. 95 「면역 저하자에서의 감염」 중에서

면역의 핵심은 정확성과 균형입니다. 면역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공격할 적과 보호해야 하는 아군을 정확하게 구분해야 하죠. 엉뚱한 대상을 공격하면 알레르기나 자가 면역 질환이 생기고, 공격해야 할 적을 내버려 두면 암이 생기거나 감염병이 발생합니다. 또 적과 싸울 때에 아군이 같이 다치지 않도록 힘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합니다. 지나친 공격으로 면역 과잉 반응이 생기면 스스로 자기 세포들까지 파괴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합니다.
이제 ‘면역력이 높아야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왜 잘못되었는지 잘 아시겠죠?
--- p. 100 「암을 치료하는 면역 세포」 중에서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 집단이 감염병에 대한 면역을 얻는 것은 엄청나게 많은 수의 취약한 인구가 죽고 희생하여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것을 마냥 좋게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바꿔 말하면 구대륙 사람들은 남미인들에 비해 일찍이 대규모의 희생을 반복해서 치른 것입니다.
--- p. 113~114 「천연두와 우두법, 예방 접종의 시작」 중에서

우리가 쓰는 약 중 항생제만큼 두 얼굴을 가진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항생제는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무기입니다. 그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다제 내성균 발생은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인류를 위협하고 있고, 생애 초기 우리 몸의 면역 세포의 교사이기도 한 체내 유익균이 반복적인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다양성을 잃으면 각종 질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항생제의 장점만 보는 분들은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바로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기도 하고, 단점만 보는 분들은 항생제를 독약 보듯이 하시죠. 어떤 약이든 장점과 단점을 모두 알고 있어야 아이의 상태에 따라 득실을 따져 가며 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약을 처방하는 의사도, 약을 먹는 환자와 보호자도 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죠.
--- p. 125 「항생제, 아껴야만 하는 인류의 무기」 중에서

항생제를 충분한 기간 복용하면 항생제에 내성이 없는 균들은 죽고,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균들도 우리 몸의 면역 세포들이 같이 싸워 물리칠 수 있죠. 그런데 만약 항생제를 하루 이틀 복용하고 증상이 좋아져 임의로 복약을 중단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경우 내성이 있는 균들이 우세하게 살아남게 됩니다. 또한 내성이 없던 다른 균들에게도 내성을 전달하고, 점점 증식하여 다음에는 같은 항생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해집니다.
--- p. 129 「항생제 오남용이 불러온 비극, 다제 내성균」 중에서

백신으로 수많은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면 모든 감염병에 대한 백신을 전부 다 만들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1년에도 몇 번씩 걸리는 감기나 부모들의 애를 태우는 수족구병에 대한 백신은 왜 없는 걸까요?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 p. 154 「어떤 백신을 만들 수 있을까?」 중에서

얼마 전 안아키라는 인터넷 카페의 운영자가 자연 면역이 좋다며 서로 수두를 옮겨 주는 수두 파티를 권장하여 논란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자연 면역이 백신 접종을 통한 면역보다 더 좋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수두가 특별한 합병증 없이 지나가기는 하지만 일부 고위험군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고 우리나라처럼 인구가 밀집한 곳에서는 집단적으로 발병할 수 있습니다. 근거 없는 주장으로 대중을 선동하는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 p. 173 「우리 아이가 맞는 백신을 알아봅시다」 중에서

하지만 어른이라고 예방 접종이 필요 없는 건 아니에요. 특히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엄마와 아이를 같이 돌보는 아빠는 질병에 걸리면 아이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건강 관리를 잘 하셔야 합니다. 또한 요즘은 조부모님이 아이를 돌봐 주시는 경우가 많고, 노인들도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알아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 p. 179「엄마 아빠도 예방 접종을 해야 해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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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일은 모래성 쌓기와 같습니다. 이런 소문과 저런 정보에 휩쓸리기만 하지요. 오히려 건강에 해로운 결정을 내리기도 쉬워 한편으로는 위험하기도 합니다. 면역에 대한 오해는 항생제나 예방 접종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나 불신으로 이어집니다. 또 ‘면역력 강화’라는 신기루를 좇아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건강을 해치기도 합니다. 『아이를 위한 면역학 수업』에는 면역력을 강화하는 특별한 비법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 대신 면역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전 지구적으로 나와 내 아이가 진정으로 건강하게 지내는 바른 길을 알려 줍니다. 내용이 정말 유익하고 무엇보다도 술술 재미나게 읽힙니다. 아이를 키우는 많은 부모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 정재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잘 자고 잘 먹는 아기의 시간표』 저자)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잠든 아이에게 이렇게 속삭이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가 안 아픈 것보다 잘 아픈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면역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백신과 항생제가 언제, 왜 필요한지 명확한 근거를 알고 나니 아이가 아플 때 너무 불안해하지 않고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를 진정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 김아연 (육아서 『나는 워킹맘입니다』 『엄마로만 살지 않겠습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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