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오래전에 덮었다고 여긴 과거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 자신에게 복수할 때도 있습니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과거. 야스타케 씨는 겐토에게 틀림없이 그런 과거겠지. 하지만 복수하러 오진 않았다. 겐토가 마지막에 보여준 미소가 그 증거다. ---「태양은 외톨이」중에서
“이미 이 세상에 내가 엄마라고 부를 사람은 없어. (…)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어. 죽은 사람을 나쁘게 말하면 안 된다고 하잖니. 내 엄마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기로 했어. (…) 남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나더러 못됐다고 하겠지만,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그만큼 많은 일이 있었어. 어느 한쪽이 죽지 않는 한 용서하지 못하는 관계도 있단다. 하필 그게 모녀라니 최악이지만.” ---「태양은 외톨이」중에서
“내가 누군가의 엄마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 될 리도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도 하나가 태어나준 덕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 진심으로. 그래서 하나가 ‘엄마’라고 불러줄 때마다 나는 엄마가 됐단다. 엄마가 될 수 있었어. 하나, 나를 엄마로 만들어줘서 고마워.” ---「태양은 외톨이」중에서
“잘 들어라. 나를 용서하지 않아도 돼. 나는 용서를 바랄 자격도 없는 인간이야. 지금처럼 계속 미워하면 돼.” “하지만 그러면 쓸쓸하잖아요? 앞으로도 혼자면 쓸쓸하지 않아요?” “쓸쓸하다고?” 다쓰요 씨가 히죽 웃더니 검지를 세워 하늘을 가리켰다. “태양은 언제나 외톨이야.” ---「태양은 외톨이」중에서
이것은 이대로 야마나시에 가지고 가기로 했다. 여자가 마시다 만 페트병을 계속 소중하게 들고 다니는 것도 약간 변태 같지 않나. 괜찮을까, 나. 아니다, 닌자나 스파이가 자살용으로 독을 가지고 다니는 것처럼 이 페트병은 내 각오의 표현이다. 신앙의 길을 버리는 순간 이걸 마시겠다. 그때 신의 자식인 미카미 신야는 죽는다. 그리고 속세로 돌아온다. ---「신이시여, 헬프」중에서
본 적 없는 여자다. 내가 잊었을 뿐이고 그쪽은 나를 아는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 저렇게 눈에 띄는 여자라면 아마 기억했을 텐데. 의아하게 여기며 계속 걸었다. 거리가 가까워졌다. 여자 바로 근처까지 갔다. 아. 오른쪽 뺨에 세 개 연속한 점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그것이 분명히 꽂히듯이 나를 꿰뚫었다. 다리가 굳어버려서 꼼짝할 수 없었다. 설마. 하지만 저 눈은, 나를 바라보는 저 눈빛은 틀림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