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07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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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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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61.89MB ? |
ISBN13 | 9788954672634 |
KC인증 |
발행일 | 2020년 07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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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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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61.89MB ? |
ISBN13 | 9788954672634 |
KC인증 |
MD 한마디
[곧고 깊으면서도 따스한 시선, 정세랑 소설] 일생 단 한 번의 제사를 위해 하와이를 찾은 어느 가족의 이야기. 이것은 가족의 이야기이면서, 녹록하지 않은 시대를 먼저 살아낸 선배의 이야기, 늘 인간으로 예술가로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야 했을 여성 예술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정세랑의 새 소설이다. 어떤 설명이 더 필요한가. -소설MD 박형욱
시선으로부터, 작가의 말 |
정세랑 작가님의 매력은 어디까지?
나와 맞지 않는 작가님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또 다른 느낌.
재밌게 읽었다.
*밑줄
형식만 남고 마음이 사라지면 고생일 뿐입니다. 그것도 순전 여자들만.
"그렇게 단언하시면 안 돼요. 세상에 단언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고, 단언하는 사람은 쉬이 믿으면 안 된다고 어머님이 네번째 책에서 한 단원 분량으로 말씀하셨잖아요?"
친구들을 모조리 떠나보내는 건 끔찍해. 얼마나 끔찍한지 몰라. 차라리 젊은 시절 행려병자로 죽은 이들이 부러울 정도야."
우윤뿐 아니라 다른 손녀들에게도 매번 그랬다. 인생 말고 생활에 도움이 되는 팁 하나와 액세서리 하나를, 만날 때마다 주었다.
"다시 태어난다면 새나 물고기처럼 아주 가벼운 영혼이고 싶어."
우윤은 장례에도 가지 못했지만 괜찮았다. 할머니는 장례 같은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예"가 들어가는 단어는 사실 묶어서 싫어했다. 모던 걸. 우리의 모던 걸. 내 모든 것의 뿌리. 아직 태어나지 않은 괴물의 콧등에 기대 많이 울었다.
"엄마, 나는 죽지 않았어. 죽지 않았으니까 사는 것처럼 살아야지."
탁월한 재능이 엿보인다고, 좋은 기회를 주겠다고, 나에게 관심 있어할 사람들을 소개해주겠다고 후하게 제시하는 사람을 그냥 믿어서는 안되었다. 나는 경험 부족에서 비롯한 잘못된 판단으로, 유명하고 힘있는 남자의 손에 떨어진 여러 여성 중 한 명이었다.
"정말로 좋아하던 것을 갑자기 뚝 끊을 수 있다는 게 이해가 안 가."
꼉아가 몇 번이고 의문스러워하자, 시선은 탄력을 받아야 할 시기에 계속해서 꺾이면 안쪽의 무언가가 소멸할 수도 있다고 설명해주었지만 경아로선 미진한 느낌이었다.
"누구나 꺾이잖아?"
"그야 그런데 운이 안 맞아서, 혹은 준비가 덜 되어서 꺾이는 것과 다른 사람의 악의로 꺾이는 건 다르지. 그리고 그렇게 꺾일 때 다들 물끄러미 보고만 있다면 만정이 떨어진달까?"
"할머니는 그 정도의 악의는 상상하지 못했던 거야. 그런데 우리는 할 수 있지. 21세기 사람들이니까. 그런 악의가 존재한다는 걸 알지."
"너도 할머니 닮아서는 그런 소리 그만해. 쓰는 게 뭐 대단한 것 같지? 그건 웬만큼 뻔뻔한 인간이면 다 할 수 있어. 뻔뻔한 것들이 세상에 잔뜩 내놓은 허섭스레기들 사이에서 길을 찾고 진짜 읽을 만한 걸 찾아내는 게 더 어려운 거야."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그가 죽이고 싶었던 것은 그 자신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도 나의 행복, 나의 예술, 나의 사랑이었던 게 분명하다. 그가 되살아날 수 없는 것처럼 나도 회복하지 못했으면 하는 집요한 의지의 실행이었다.
어른들은 기대보다 현저히 모르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혜림은 인생의 중요한 선택은 스스로 알아서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우리는 추악한 시대를 살면서도 매일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던 그 사람을 닮았으니까. 엉망으로 실패하고 바닥까지 지쳐도 끝내는 계속해냈던 사람이 등을 밀어주었으니까. 세상을 뜬 지 십년이 지나서도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사람의 조각이 우리 안에 있으니까.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정세랑 작가님의 시선으로부터,를 읽은 후에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세랑 작가님의 지구에서 한아뿐을 예전에 읽었었는데 너무 마음에 드는 글이었고 재밌게 잘 읽어서 해당 도서도 구매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정세랑 작가님 특유의 분위기나 문체도 마음에 들고 읽으면서 울림을 주는 글이라는 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재밌게 잘 읽었어요.
그 누구보다 가부장제 시대를 산 심시선 씨로부터 뻗어나간 가족들의 이야기가 재밌었다.
엄마이자 할머니인 그녀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모습을 띄지만 그 속에 단단한 심지를 갖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이 굳건해보였다.
많은 고난을 겪고, 실패를 하더라도 넘어지지 않고 끝없이 도전하는 모습들이 다양하지만 다 심시선 씨를 닮았다고 느꼈다.
그리고 나도 서핑을 정말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을 나는 것도, 수영을 하는 것도 아닌 바다를 느끼는 기분이 어떤걸까 정말 궁금해졌다.
올해 안에 서핑을 배울 수 있을까? 언젠가 이 감상문을 다시 읽을 내가 어떤 답변을 할 지 궁금하다.
미래의 나야,, 나는 서핑을 배웠니? 즐거웠니?
정세랑 작가님의 책 속 인물들은 모두 다양한 상황 속에 있지만 저마다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지니고 있다.
그러면서도 현실을 덤덤하고 부정적이지 않게 표현해내서 보는데 거부감이 들지 않아 좋다는 생각이 든다.
“죽음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끔은 마주해야 했다.”
죽음과 가능한 멀리 사는 게 안전한 삶이겠지만 가끔 죽음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통해 삶을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스쿠버 다이빙이라는 죽음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선과 내 삶의 방향성이 달라짐을 깨달았기 때문인 것 같다.
“아주 빨리 뛰는 심장으로 짧게 살다가 가벼운 깃털과 가는 뼈만 남기는 대상에 대해 왜 이렇게 무한한 사랑을 느끼는지 해림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해림은 자신의 전생이 새라고 생각할 정도로 새를 사랑하는 인물이다. 나 또한 내 전생이 강아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릴 때부터 강아지에 대해 특별한 사랑을 느낀다. 그렇기에 이 문장이 정말 공감갔다.
인간에 비해 너무나도 짧게 살다가 가벼운 털과 작은 뼈만 남기는 대상에 대해 왜 이렇게 무한한 사랑을 느끼게 될까. 나조차 모르겠다. 그저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