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장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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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정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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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걸고 아이를 찾으려는 부모와그 아이를 기억하는 유일한 아이의 필연적인 동행불꽃놀이 축제에 아들 선우를 데려간 예원은 인파 속에서 그만 아이를 잃어버린다.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던 남편 선준도 예원과 함께 아이를 찾지만, 어디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유괴라면 요구 사항이 있을 거라는 경찰의 말을 믿고 기다리지만, 유괴범의 연락은 오지 않는다. 단순히 미아가 된 거라면 왜 선우를 찾을 수 없는 것일까. 선우는 아직 어리지만 영리해서, 엄마 아빠의 전화번호는 물론 집 주소까지 외우고 있었다. 실마리를 잡지 못한 채 3년이 흐르고, 예원은 죄책감을 견디지 못해 병원에 입원한다. 그곳에서 동요 가사를 선우와 똑같이 바꾸어 부르는 아이, 로운을 보고 충동적으로 집에 데려온다. 로운이 집에 걸린 가족사진을 보고 선우를 알아보자 예원과 선준은 이 아이가 그들에게는 선우를 찾을 마지막 기회임을 깨닫는다.『구원의 날』에는 아이를 잃어버린 예원과 선준, 관심과 애정이 결핍된 아이 로운이 등장한다. 자신의 아이를 찾기 위해 다른 아이를 유괴한 예원과 선준에게 마냥 싸늘한 시선을 보낼 수 없는 것은 선우에 대한 간절함과 로운을 향한 그들의 진심까지도 알기 때문이다. 사건이 전개되며 스스로를 해칠 정도로 극심한 죄책감을 느끼는 예원과 로운을 방치하는 무책임한 엄마 주희, 각각이 숨기고 있던 진실이 드러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육아를 오롯이 개인의 몫으로 떠넘기는, 최소한의 사회 안정망조차 부재한 한국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아이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손쉽게 그 부모를 비난하는 여론의 차가운 태도에 경종을 울린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쓰면서 가족이라서 할 수 있는 용서와 가족이기 때문에 더 잔인하게 다가오는 상황을 상상했다고 한다. 가장 가까운 사이여서 고마움도, 상처도 크게 느끼는 가족들. 『구원의 날』의 주인공들 역시 저마다의 이유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만 결국 용서를 통해 서로를 구원하고, 일상을 재건해낸다.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서, 혹은 좋지 못한 타이밍 때문에 잡은 손을 놓치거나, 놓아버릴 때도 있지만 진심과 용기가 있다면 얼마든지 놓쳐버린 손을 다시 잡을 수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읽는 이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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