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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원 교수의 한국과학문명사 강의

신동원 교수의 한국과학문명사 강의

: 하늘·땅·자연·몸에 관한 2천 년의 합리적 지혜

[ 양장 ]
리뷰 총점9.8 리뷰 33건 | 판매지수 1,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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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2월 2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880쪽 | 1360g | 152*225*40mm
ISBN13 9791191432008
ISBN10 119143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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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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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인돌은 고고학, 역사학은 물론 천문학 연구 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도항리 고인돌을 보면 동그라미들이 새겨져 있고 구멍도 여러 개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이런 구멍을 그저 신비롭게만 여겼습니다. 위인이 알에서 태어났다는 전설과 연관되었을 거라 생각한 거죠. 그런데 가만 보니 이 구멍들이 하늘의 별자리인 겁니다. 관측기구가 없던 시절이라 당시 사람들은 맨눈으로 밤하늘을 보고 눈에 잘 띄는 별자리를 새겨 넣었을 겁니다.
---「1부 하늘 / 1장 고대의 별자리: 고인돌에서 고분벽화까지」중에서

이제 〈천상열차분야지도〉를 꼼꼼히 들여다봅시다. 가운데 그려진 원은 지름이 76센티미터입니다. 옛사람들은 하늘에도 왕이 사는 곳, 관청들, 백성들이 사는 곳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심원의 한가운데에 왕궁 영역인 자미원이 위치하고, 바로 그 바깥 부분에 관청 지대인 태미원이 있고, 가장 바깥 부분에는 백성들이 사는 천시원이 있습니다. 자미원에는 사계절 언제라도 볼 수 있는 북두칠성이나 카시오페이아 같은 별자리가 있고, 태미원의 별들은 비교적 자주 보이는 별들입니다. 천시원의 별들은 1년 내내는 아니지만 어느 땐가는 볼 수 있는 별들입니다. 잘 보이는 별과 그렇지 않은 별을 신분 사회에 맞추어 해석한 거죠. 하늘의 질서가 땅에서 이루어지는 정치 질서의 근원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안에서 바깥으로 그어진 긴 선들을 세어보면 28개입니다. 28수를 나타내죠. 28수 사이 간격은 들쭉날쭉합니다. 잘 보이는 별을 뽑아 정했기 때문입니다. 28수는 달과 다섯 행성이 지나가는 길목에 놓여 있어서 중요했죠. ‘열차’는 차례를 뜻한다고 했죠? 12차 사이의 간격은 모두 일정합니다. 1차는 30도씩 똑같습니다. 12년마다 하늘을 한 바퀴 도는 목성의 주기 12년과 같습니다. 목성이 1년에 1차(30도)씩 움직여 우주를 도니까 각 해에 어디에 있는지를 보면서 하늘을 12개로 나눠볼 수 있는 겁니다. 제사 지낼 때 ‘유 세차 ○년 ○월 ○일 ○시’라고 시작하는데, 여기서 ‘세차’가 12년 중 어느 한 해에 속한다는 뜻입니다.

‘분야’는 하늘에 대응하는 구획된 땅인데, 그 땅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천하의 땅덩어리를 정나라, 송나라, 연나라 등으로 12등분한 것입니다. 12개 차 끄트머리에 황도 12궁이 그려져 있고 각각 한 나라씩 들어 있습니다. 〈천상열차분야지도〉 원의 맨 가장자리에 적혀 있는 나라 이름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동방 7수의 마지막 두 별자리인 미수와 기수와 북방 7수의 첫 별자리의 영역에 속한다고 보았습니다. 황도와 적도 원도 그려져 있습니다. 황도는 태양이 가는 길이고, 적도는 땅의 남반구와 북반구를 중앙으로 가르는 선이죠. 지구가 23.5도 기울어져 있어서 황도와 적도 사이의 각도도 이만큼 기울어져 있습니다. 적도를 기준으로 북쪽 사람들이 보는 별과 남쪽 사람들이 보는 별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건 지구가 둥글기 때문이죠.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서울에서 보이는 별을 모두 그린 겁니다.
---「1부 하늘 / 4장 옛 하늘과의 만남, 천상열차분야지도」중에서

1426년 세종은 요즘 음악의 기본이 되는 ‘음’이 정확치 않고, 악기들이 서로 음이 달라 조화롭지 못하다며 천재 음악가 박연에게 이를 바로잡도록 명합니다. 왕명을 받은 박연은 우선 기본이 되는 ‘황종’의 음정을 정해야 했습니다. … 문제는 맨 처음인 황종의 길이를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길이는 어떻게 구했을까요? 서양에서는 팽팽한 줄을 기준으로 삼은 반면, 우리는 대나무 관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속이 텅 빈 대나무 관을 그대로 쓴 게 아닙니다. 그 속에 기장 낱알 1200개를 가득 채웠을 때 불어서 황종과 똑같은 소리가 나는 관을 만든 겁니다.

곡식 알갱이를 넣는다는 발상이 다소 엉뚱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기장 1200개라는 기준은 고대 중국의 방식입니다. 고대 중국에서 지금의 쌀처럼 주식으로 먹던 곡식이 기장이었습니다. 곡식이 생명의 근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음의 기본을 잡을 때에도 곡식을 쓴 겁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알맞은 기장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중국의 기장과 조선의 기장은 크기와 모습이 달랐습니다. 황해도 해주에서 나는 기장이 중국 것과 비슷하다 하여 써봤지만 꼭 들어맞지 않았습니다. 낱알마다 크기도 들쑥날쑥하죠. 박연은 궁여지책으로 모형을 만들었습니다. 밀랍을 녹여 기장 모형을 만든 겁니다. 그는 연구를 거듭한 끝에 1200개를 대나무에 넣었을 때 황종 음이 나는 인공 기장을 만들어냈습니다.

황종 소리가 나는 대나무 관, 즉 황종 율관이 정해졌으니 그다음은 일사천리였습니다. 황종 율관의 길이를 재보니 기장 90개를 늘어놓은 것과 같았습니다. 이제 그 관의 길이를 삼분손익법에 따라 나누면 되죠. 그러면 삼분손익법에 따라 자동으로 11개 음이 얻어집니다. 드디어 정확한 음이 정해진 겁니다. … 음악을 바로잡는 과정은 도량형의 표준을 정하는 첫발이기도 했습니다. 황종 음의 기준으로 삼았던 기장 알곡이 모든 도량형의 표준이 되었거든요. 밀랍으로 만든 모형 기장 낱알 말입니다.

… 이처럼 음악의 단위와 도량형의 단위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황종 율관의 길이 · 부피 · 무게는 도량형의 기본이 되고, 거기서 나는 음은 음악의 기초가 되는 거죠. 세종이 음을 바로잡는다고 했던 것은 도량형을 바로세우겠다는 것과 똑같은 말인 셈입니다. 도량형을 정했다는 것은 세상에 꼭 필요한 질서를 찾은 것입니다.
---「1부 하늘 / 10장 수학적 비례에 기초한 음악과 도량형」중에서

이제, 쌀 조리법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① 쌀 구워먹기 ② 쌀죽 해 먹기 ③ 쌀떡으로 해 먹기 ④ 쌀밥 해 먹기 중 옛사람들이 가장 먼저 쓴 방법은 뭘까요? 쌀은 구워 먹는 게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그릇이 없어도 돌판에 구울 수 있었을 테니까요. 선사시대 이후 식량을 저장하거나 요리를 하려면 그릇이 꼭 필요했습니다. 대체로 그릇은 흙이나 청동 또는 쇠로 만들었죠. 죽이나 밥은 끓이는 조리인데, 만약 진흙으로 만든 토기를 쓰면 진흙이 우러나와서 먹을 수 없었을 겁니다. 이런 이유로 인류가 처음에 만든 토기는 취사도구로 쓸 수 없었습니다.

증기를 이용한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그릇 가운데에 나무판을 두고쌀이나 곡식을 둔다면 바로 토기를 가열해도 직접 토기에 닿지 않고 증기로 인해 익으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겠죠. 지금도 시루떡은 이런 방식으로 찝니다. 청동이나 철로 만든 솥이 나왔을 때부터 밥 짓기가 가능해졌습니다. 즉 청동기시대부터 밥을 지어 먹었다고 볼 수 있죠. 쌀밥이 주식이 되면서 더불어 생겨난 문화가 있습니다. 누룽지를 끓여먹는 숭늉 문화, 쌀밥을 떠먹는 숟가락 문화, 찐 쌀로 만드는 막걸리 문화입니다. 조선시대 들어 손님을 대접할 때 쌀 막걸리를 내놓았습니다. 그래서 막걸리를 ‘곡차’라고도 합니다. 이 셋은 모두 한국만의 독특한 식생활 문화죠.
---「3부 자연 / 1장 곡식 농사와 밥 짓기의 역사」중에서

곤충(昆蟲)이란 말에 들어 있는 ‘곤’과 ‘충’은 똑같이 벌레로 해석되지만 엄연히 다릅니다. ‘곤(昆)’은 ‘머리통(曰)’에 ‘다리가 여럿 달린(比)’ 모습을 하고 있어서 뜻이 지금의 곤충과 거의 비슷합니다.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 같은 ‘충(蟲)’은 뱀에서 유래한 글자입니다. 옛날에는 동물 중에서 사람도, 새도, 뭍짐승도, 물고기도 아닌 모든 것을 다 버러지 ‘충’이라 했습니다. 곤충은 물론 애벌레, 뱀 같은 파충류, 개구리 같은 양서류, 거미 같은 절지류, 지네 같은 다지류, 새우 같은 갑각류, 조개 같은 연체동물, 회충·요충 같은 기생충도 다 ‘충’에 속했죠. 그러니까 곤과 충이라는 말을 써서 몸통과 다리가 나뉘어 다리가 여럿 달린 벌레와 그와 다른 종류를 구별한 겁니다. 이러한 옛 기준으로 보면 다리가 여덟 개 달려 절지동물로 분류되는 거미도 곤충에 속합니다. 19세기에 유희가 쓴 《물명고》에는 곤충을 이렇게 정의해놓았습니다. 《물명고》는 국어사전이라고 보면 됩니다

“곤충은 일 년 사는 조그만 벌레다. 다리가 있는 놈이 충이고, 다리가 없는 게 치?다. 다리가 있는 놈과 다리가 없는 놈을 사람들이 잘 구별하지 못한다. 이를테면 누에나 나비의 애벌레는 몸을 구부려 움직인다. 흔히 다리가 없다고 말하는데 배 아래에 조그만 이빨 같은 다리들이 있다. 애벌레는 탈바꿈해서 나비가 된다. 대체로 일 년에 탈바꿈하는데 어떤 놈은 세 번, 어떤 놈은 두 번, 어떤 놈은 한 번 한다. 전혀 하지 않는 놈도 있다. 알에서 애벌레가 나오고, 애벌레는 번데기가 되고, 번데기는 나비가 된다. 곤충을 말하는 사람들은 많으나 애벌레와 어른벌레가 똑같은 놈이며 변해서 생긴 것임을 잘 알지 못하니 안타깝도다.”

유희도 곤충의 탈바꿈, 즉 변태(變態)를 알고 있었습니다. 곤충의 변태를 분명히 하려고 했던 태도는 상당히 과학적입니다. 변태의 종류를 셋으로 나눈 것도 현대 과학과 비슷합니다. 나방과 나비가 알에서 세 번 탈바꿈해서 생긴다는 지식은 지금과 똑같죠.
---「3부 자연 / 10장 곤충을 탐구한 조선의 학자들」중에서

의학의 기원은 ‘醫(의)’ 자에 담겨 있습니다. 이 한자에는 화살촉(矢), 그것을 담고 있는 상자(?), 창(?)이 위에 있고, 아래에 술(酉)이 들어가 있죠. 이건 화살촉과 창 같은 것을 가지고 쑤시고, 짜내며, 술 같은 약물을 써서 병을 고친다는 뜻입니다. 의사 선생님 왕진 가방에 들어가는 게 바로 이런 것들이죠. 醫라는 한 글자에 내과와 외과를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먼 옛날에는 ‘醫’ 자 대신 ‘?(의)’ 자를 썼습니다. 아래에 술(酉) 대신 무당을 뜻하는 무(巫) 자가 들어 있는 글자입니다. 의사가 없던 시절에는 무당이 의사 대신 병을 치료했던 겁니다. 무당은 주로 굿을 해서 병을 고치려 했습니다. 그러다가 약이나 침 따위를 써서 병을 고치는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덩달아 인체에 대한 지식도 쌓였죠. 그러면서 병과 몸에 대한 학문인 의학이 생겨나게 된 겁니다. 지금은 한의학이라고 하는 것이죠. 동아시아 의학인 한의학은 하늘의 과학, 땅의 과학과 함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과학 중 하나를 차지했습니다.
---「4부 몸 / 머리말」중에서

오늘날 과학 지식과 일치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대체로 조선시대 법의학은 인체와 시체에 대해 매우 과학적으로 접근했습니다. 20세기 초반까지 법정에서 계속 사용할 정도로 과학성을 인정받았지요. 그런 사례들을 하나씩 봅시다. “살인한 칼이 날짜가 오래되어 분별하기 어려우면 숯불을 이용해 붉게 달구고 초로 씻어내라. 그러면 핏자국이 저절로 나타날 것이다.”

《신주무원록》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초동(初動) 수사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범행에 사용한 기물을 찾는 일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간악한 죄수는 기물을 감추거나 옮겨버리고 사건을 미궁으로 빠지도록 하여 죽음을 면하려고 한다. 기물은 사건과 관계가 매우 깊으니, 먼저 서둘러 찾아야 한다.” 실제로 살인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게 최초, 즉 초동 수사입니다. 요즘에도 수사 요원이 현장에 달려가 가장 먼저 하는 게 현장 보존이죠. 《신주무원록》에서는 초동 수사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했습니다.

“(수령은) 시체가 어디에 있는지, 그 위치를 먼저 기록하라. 시체가 집 안의 땅 위에 있는지, 마루 위인지, 집 안팎의 드러난 땅 위인지, 머리가 남쪽이고 다리는 북쪽인지, 머리가 동쪽이고 다리는 서쪽인지, 뒤집혔는지,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는지를 시체의 기록부에 기록하고, 또 동서남북 네 갈래의 문, 창, 담장, 벽 등과의 거리를 기록하며, 산 고개나 개울가, 풀과 나무 등에 놓여 있으면, 방치된 시체 방향의 높고 낮음과 거리는 얼마인가, 또는 시체가 개울가에 있다면 위로 산 밑과 언덕의 거리는 얼마이며, 누구의 땅이며, 지명이 무엇이고, 시체 곁에 있는 기물의 형태와 빛깔 등을 자세히 기록하고, 시체가 만일 물 가운데나 비좁고 어두운 곳에 있어 검시하기 어려우면, 가깝고 편한 곳으로 옮길 것을 명하고 옮긴 이유를 기록해야 한다.”

다음으로 해야 하는 시체 검사에는 특별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시체를 정확히 관찰하려면 시체를 깨끗이 씻어서 상처를 검사해야 한다. 법식대로 술지게미, 식초 등을 사용하여 시체에 뿌리고, 사망자의 옷가지로 완전히 덮는다. 그 위에 따뜻한 초와 술을 붓고, 깔자리로 한 시간가량 덮어 두면, 초와 술의 기운이 스며들어 시체가 부드러워진다. 이를 기다려, 덮었던 것을 벗기고 술지게미와 식초를 물로 씻어낸 다음 검시를 한다. 만일 술과 초로만 슬쩍 씻으면 상처의 흔적이 나타나지 않는다.”

술지게미는 알코올이고 식초는 초산이니 그것들의 신체에 대한 작용을 이용해 불분명한 상흔을 드러내려 한 겁니다. 이런 단계를 거쳐, 살인 사건이 난 고을의 수령은 수사관이 되어 몸에 난 흔적을 근거로 어떻게 살해되었는가를 밝히게 됩니다. 자살인가 타살인가, 병으로 죽었는가 독살인가, 왼손잡이한테 칼을 맞았는가 오른손잡이에게 칼을 맞았는가, 물에 빠져 죽었는가 다른 방식으로 죽인 후 물에 빠뜨려 익사를 꾸민 것인가 등을 알아냈죠. 꽤 과학적이죠? 조선시대에 실제로 이렇게 수사가 이루어졌습니다.
---「4부 몸 / 3장 살인 사건의 의혹을 없애는 법의학」중에서

《동의보감》이 세계적인 저작이 된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요? 《동의보감》은 동아시아 의학이라는 큰 산악을 올라가는 지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산에 난 모든 길을 표시해 산에서 험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한 것이 허준의 작업이었습니다. 그는 여러 선현이 앞서 그린 내용을 바탕으로 삼고, 자신이 의학의 길을 밟으면서 얻은 경험과 정보를 종합하여 전인미답의 새 지도를 그렸습니다. 허준은 의학을 창시했다는 황제 이후 17세기에 이르는 중국과 한국 의학의 역사 전체를 대상으로 방대하면서도 정밀한 지도를 만들어냈습니다. 달리 말해 일종의 의학적 표준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동의보감》 편집 체제에서 더 놀라운 점은 105개 문의 내용이 2807개나 되는 표제로 세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동의보감》은 명대에 나온 다른 의서들이 수백 개의 표제어로 책을 구성한 것보다 훨씬 세세히 나뉘어 있습니다. 각 표제마다 양생의 원칙, 병의 원인, 각종 병의 증상들, 맥의 특성, 구체적인 치료법, 식이요법, 한 가지 약 위주의 처방인 단방, 체조와 같은 도인법(導引法), 침 또는 뜸을 놓는 법, 금기 등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세세한 표제와 거기에 해당하는 탕약 이름 등이 책의 목차에 다 표시되어 있습니다. 놀랍게도 오늘날의 의학 백과사전 같은 체제입니다.

… 독자들은 자기가 궁금한 병의 증상과 치료법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편 아래 문門에 속한 작은 표제를 훑어보면 그 문의 내용을 대강 파악할 수 있고, 그것을 한데 모아놓은 책의 목차를 일람하면 이 새 의서가 다루는 내용 전반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 모든 내용을 깊이 공부한다면 한의학이라는 거대한 영역의 전모와 깊이를 알게 되지요.
---「4부 몸 / 4장 우리 의학의 자부심, 동의보감」중에서

돔 모양의 천장은 어떻게 쌓았을까요? 신라 장인들은 비슷한 모양을 많이 쌓아봤습니다. 불국사의 청운교, 백운교에도 활처럼 굽은 부분이 있죠. 그런 형태의 구조물을 서양 건축에서는 아치라고 합니다. 돔이란 여러 개의 아치를 모아놓은 구조인 겁니다. 아치를 쌓다 보면 위의 석재가 아래 석재에 힘을 주는 동시에 바깥으로 튀어 나가려는 힘이 작용합니다. 이 바깥으로 작용하는 힘만 해결하면 됩니다. 문제는 가장 아랫부분에 압력이 몰리는 것인데, 로마에서는 돔을 쌓을 때 돔을 이루는 아치 맨 아래에 여러 겹의 고리를 둘러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합니다.

신라인들이 생각해낸 묘안은 이렇습니다. 우선 팔을 쭉 뻗어, 그걸 아치형으로 돌을 쌓을 때 중간중간에 수평으로 꽂아봅니다. 그러면 팔이 윗돌이 누르는 낙하중력을 받아 견디기 때문에 아랫돌이 받는 힘이 줄어드는 걸 알게 됩니다. 그래서 팔을 닮은 팔뚝돌(버팀돌, 주먹돌, 끼임돌이라고도 합니다)을 꽂았습니다. 그러니까 5단까지 돌을 둥근 천장 모양으로 맞춰 쌓아나가다가 힘을 많이 받는 3단, 4단, 5단에 팔뚝돌을 10개씩, 총 30개를 간격에 맞춰 꽂는 겁니다. 그러면 마치 시소처럼 팔뚝돌의 무거운 부분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돔을 이루는 돌을 위로 밀어 올립니다.

팔뚝돌의 효과는 또 있습니다. 여기저기 꽂힌 팔뚝돌들은 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보입니다. 석굴에 담으려 했던 둥근 하늘이 돔으로 표현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죠. 그런데 팔뚝돌을 이용해 돌을 차곡차곡 다 쌓으면 맨 꼭대기 부분에 구멍이 뻥 뚫리게 됩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둥근 덮개돌로 덮으면 되지만, 돌 무게가 만만치 않으니 떨어질 염려가 있죠. 그러나 쐐기처럼 박힌 팔뚝돌들이 덮개돌을 꽉 조여주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석굴암의 돔은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석굴암의 덮개돌은 세 조각으로 깨져 있는데, 그건 처음 만들 때부터 그랬습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김대성이 열심히 덮개돌을 만들었는데 갑자기 깨졌다고 합니다. 지친 김대성이 잠든 사이에 천신이 나타나 그걸 돔 꼭대기에 안전하게 설치했다고 하죠. 석굴암 축조의 마지막 단계에 덮개돌이 깨지고 천신이 등장하는 건, 석굴암 축조가 천지신명의 도움으로 가능했다는 걸 말하려 한 것입니다. 석굴암의 돔은 수학적 계산에 따른 공간 구성과 배치, 내부를 채운 석상에 이어 숭고한 석굴암을 이룬 세 번째 비밀입니다. 돔은 낮은 천장처럼 답답하지도 않고, 높은 천장처럼 황량하지도 않거든요.
---「5부 기술과 발명 / 2장 수학적 계산과 지혜의 산물, 석불사(석굴암)」중에서

온돌은 어떻게 오랫동안 열기를 보존하는 걸까요?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아궁이 속에 갇혀 있던 공기가 가열되죠. 뜨거워진 공기는 연기와 함께 아궁이 위쪽으로 빠르게 올라갑니다. 이때 뜨거운 공기는 위로,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이동하는 열대류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 결과 아궁이에서 데워진 열기가 고래 속으로 들어갑니다. 아궁이에서 위로 올라간 열기는 ‘부넘기’라고 하는 좁은 통로를 만나게 됩니다. 혹시 베르누이의 정리라고 들어보셨나요? 공기나 액체와 같은 유체는 넓은 곳에서 좁은 곳으로 이동하게 되면 속력이 빨라지고 압력은 낮아진다는 법칙입니다. 온돌의 열전달 과정에서도 넓은 아궁이에서 좁은 부넘기로 열기가 이동할 때 이동 속력은 빨라지고, 열기의 압력은 낮아지게 됩니다. 부넘기를 지나면서 열기는 빠르고 효과적으로 구들개자리로 넘어갑니다.

부넘기를 넘어서 구들개자리로 들어가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이때는 열기가 부넘기로 이동할 때와 정반대 현상이 나타납니다. 부넘기의 좁은 통로에서 구들개자리의 넓은 통로로 열기가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구들개자리에서 열기의 속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천천히 흐르는 소용돌이 모양으로 한동안 머물게 됩니다. 이처럼 구들개자리는 일종의 열기 저장고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5부 기술과 발명 / 10장 뜨끈한 온돌의 역사」중에서

한국과학문명의 가치는 세계에 끼친 영향보다는 세계 문명의 수용과 활용, 변형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빛을 발합니다. 중국은 오늘날의 서양문명이 그러하듯 엄청나게 커다란 문명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런 문명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선진 문명에 주눅 들지 않고 한국문명이라는 몸체로 그 문명에 맞서 수천 년 역사를 엮어왔습니다. 천문학, 수학, 의학, 농학, 지리학, 군사기술, 그리고 인쇄술이나 도자기 제작 기술과 같은 수공업 기술, 의식주 관련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높은 성취를 보였는데, 선진 과학기술의 변용과 독창적 발휘가 특징입니다. 중국과학문명을 모방하면서도 독자적으로 건설하고 유지해온 문명이므로 동아시아과학문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아시아과학문명은 더 나아가 세계과학문명의 일원이 되었지요.
---「맺음말: 세계과학문명 속의 한국과학문명」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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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하늘」

옛날에는 왕이 권력을 하늘로부터 받았다는 생각 때문에 어느 문명에서든지 고대부터 천문학이 발달했다. 나아가 가장 정밀한 계산과 정확한 관측 활동, 가장 정밀한 기계, 가장 특색 있는 동서양 결합 유물도 천문학 분야에서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세종 때에 천문학을 비롯해 역법, 수학, 음악, 도량형 등이 크게 발전해 가히 ‘과학혁명’이라 일컬을 만했다.

「2부 땅」

우리 조상들은 땅에 대한 지식을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우선 지형과 지역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여 ‘지도’를 그렸다. 다음으로 좋은 땅을 찾는 학문, 즉 ‘지리(地理)’를 연구했다. 좋은 땅을 찾아내는 핵심 원리가 바람·물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풍수(風水)’라고도 했다. 나아가 ‘땅의 과학’에는 바위나 산, 들을 이루는 여러 물질, 즉 ‘광물질’도 포함된다.

「3부 자연」

우리나라에서 자연, 특히 생물에 대한 지식과 분류학은 주로 ‘쓸모’를 기준으로 확립되고 발달했다. 주로 조선 후기 실학사상의 영향으로 농사법을 비롯한 농작물, 가축, 물고기, 곤충, 염색 등에 대한 ‘쓸모 있는’ 지식이 점차 쌓이고 확산되어갔다.

「4부 몸」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은 본래 우리 몸에 병이 생기면 우리 땅에서 난 약초로 다스리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의미다. 예나 지금이나 한약의 재료는 중국에서 많이 수입했지만, 국산 약으로 병을 고치고자 하는 ‘향약’ 연구는 매우 활발했다. 나아가 세종 이후 법의학이 발전했고, 임진왜란 이후 동아시아 의학을 집대성한 《동의보감》이 편찬되었다. 조선 후기가 되면서 양반들의 전유물과 같았던 한의학은 전국 곳곳에 퍼져 대중화되었다.

「5부 기술과 발명」

한국과학문명사에서 놀라운 창의성이 담겨 있는 11가지 유물과 유적을 살펴본다. 바로 성덕대왕신종, 석불사(석굴암), 고려청자, 금속활자, 한지, 화약과 화포, 거북선, 수원 화성, 석빙고, 온돌, 한글이다. 창의성은 필요성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갖추고 꾸준히 노력해야만 빛을 발한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혜택이 조상들의 창의적 생각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6부 한국 근현대 과학사」

1876년 개항 후 밀려든 서양 문화는 도덕을 최고 가치로 삼던 우리의 전통 문화를 뿌리째 흔들었다. 많은 사람이 급작스러운 변화를 완강히 거부했지만 불가항력이었다. 문호 개방과 더불어 서양과 일본의 과학기술 역시 적극 받아들이면서 우리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가고자 했지만, 머지않아 시작된 일제강점기는 그 의지를 끊임없이 꺾었다. 하지만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우리 과학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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