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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1992-2000 지금부터 | 배경 | 지금 할 일과 나중에 할 일 남 때문이 아니라 | 그대의 사랑 안에서 쉬고 싶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어요 | 기도하게 하소서 | 당신도 가을 욕심 2장 2001-2010 내가 남 앞에 설 때는 | 아름다운 한계 | 아쉬움 | 청개구리 어느 날 문득 | 당신은 모든 것을 | 소원 | 봄 교실 걸어 나오기를 | 신비 | 눈빛 | 나에게 묻다 | 길 위에서 지금 | 빨래하는 어머니 | 나에게 하루를 | 한 단어 꽃을 보면서 | 행복 신호 | 하얀 종이 | 행복한 빚쟁이 착한 후회 | 연탄불 | 어디쯤 가고 있을까 | 사랑한다는 건 말과 행동 | 몇 가지 이야기 | 오늘분의 사랑 | 후회 방실방실 | 어떤 친구 | 익어 간다는 것 | 사람 인(人) | 안심 3장 2011-2020 불량품 | 어머니 | 삶의 무게 | 때문에 | 나도 | 우정 공사 중 | 겨울 오후 | 소풍 | 어떤 이유 | 마지막 하나 길과 짐 | 내려놓음 | 길 | 여기까지 | 조금 | 이사 | 좋은 날 삶의 노래 | 오늘의 기쁨 | 기회 | 어떤 사랑 사랑이기 때문에 | 새싹 같은 일들이 | 동그라미 이상한 축복 | 밤 | 나 | 좋은 일 | 영원한 봄 | 피어나는 사람 아내는 | 바위 | 다짐 | 우리 | 경험 | 고통보다 깊은 사랑은 계속된다 | 바다는 수평이다 | 다시 | 새 손톱 항복 | 글쓰기 | 맑은 욕심 | 돌의 편지 | 하고 싶은 말 | 손 자기 생의 시 | 나에게 온 것 | 통과 | 좋은 생각 | 기도 온몸으로 | 편지 4장 미발표작 책에 감사하며 | 사랑의 기쁨 | 햇살 드는 방 | 내 생애의 빚 비가 그치면 | 인생이란 | 별이 된 후회 인생이여 수고 많습니다 | 부탁 | 지평선을 바라보며 미완성 | 인생 | 여기 있겠습니다 | 세상에서의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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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글은 누더기에서 나온다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는 말했다. “내가 시를 고쳐 쓸 때마다 친구들은 말하네, 그건 잘못이라고. 그러나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야 하지. 내가 고쳐 쓰는 건 나 자신임을.” 그 역시 삼십 년간 한결같이 노트에 만년필로 글을 쓰며 고치고 또 고쳐 나갔다. 그의 시 〈글쓰기〉가 이를 잘 보여 준다. “내 글은 누더기에서 나온다./이리 찢기고 저리 구르다가 끝에 도착하면 한 편의 글이 되어 있다.” 글을 쓸 때마다 마음에 따로 숨겨 두는 것 없이 표현하려 애쓰는 마음과, 누더기가 될 정도로 고쳐 나가는 성실과 정성은 《좋은생각》의 밑바탕이자 그의 삶의 태도가 되었다. ▶ 《좋은생각》이라는 나무에서 자란 ‘시’ 이 시선집은 《좋은생각》이라는 한 나무에서 자란 저자 자신을 보여 주는 책이기도 하다. 지나간 날에는 어떻게 살았고, 지금은 무엇으로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생각이 바뀔 때마다 내 과거를 부정했다.”라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동안 쓴 시들을 다시 보면서 깨달았다. ‘그때 그 시가 나였다’고. 시마다 그때의 열정과 순수가 짙게 배어 있었다. “지나간 시는 늘 서툰 것 같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하나의 결이라고 여긴다. 한 사람의 시에서 좋고 나쁨이 어디 있겠는가? 때가 만드는 고유의 ‘결’이 있을 뿐이다.” 1장부터 3장까지의 시는 그 자체로 《좋은생각》의 역사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밝고 따뜻한 이야기, 우리 곁의 평범한 이웃들의 진실된 모습에서 건져 올린 기쁨과 희망, 용기의 메시지다. 4장 ‘미발표작’은 수없이 고쳐 쓰다 끝내 노트에 남겨 두었던 시와 《좋은생각》을 떠나 가장자리로 나와 쓴 시다. 보다 자유롭게 삶과 내면을 성찰하는 시를 만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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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한 평범의 아름다운 무늬
지금, 봄입니다. 엊저녁에는 비가 왔습니다. 모든 봄비는 ‘좋은 생각’입니다. 한번 지나갈 때마다 새로운 꽃이 오고 초록은 짙어집니다. 모두 ‘겨울에서 걸어 나오는 이야기’(「걸어 나오기를」 중에서)의 싱싱한 문장들로 읽습니다. 반복해 읽을수록 속임 없는 마술입니다! ‘얼음에서 걸어 나오는 시냇물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반짝이겠으나 순하고 낮고 지극히 아픈 소리이기도 합니다. 얼음에서 걸어 나오는 이야기라니요! 이 시선집을 저는 그 ‘이야기’의 일관된 변주들로 읽었습니다. 얼음에서 걸어 나오는 이야기, 굳은 생각을 뚫고 나오는 새 사색의 이야기, ‘누더기’를 풀어 짓는 새 옷의 이야기……로 읽습니다. 혹은 평범한 잠언으로도 혹은 번득이는 지혜의 언어로도 읽힙니다. “작은 것들은 모여라/느린 것들은 모여라/약한 것들도 모여라/서툰 것들도 모여라/우리 함께 가자//우리 천천히 걷자/각자의 노래를 부르자/발을 맞추지 말자/대오를 흩트리자/길가의 작고 느린 것들이/우리에게 박수를 보낸다”(「소풍」 전문) 의표를 찌르는 반전과 통찰의 여운은 근래의 관습화된 ‘소풍’에 대하여 그리고 그 기원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명편(名篇)입니다. 범상한 듯한 미소를 이끌어 낸 후 ‘발을 맞추지 말자/대오를 흩트리자’는 엇박자의 청유가 폭풍 같은 의미의 회오리를 이룹니다. 통쾌합니다. 그저 앞사람을 쫓는 나들이가, 소풍이, 제대로 된 삶이 아닐 겁니다. ‘길가의 작고 느린 것들’이 일러 주는 지혜, 주변의 평범하고 어려운 이웃들의 그 진실된 ‘모습’에서 건져 올린 사색의 시편들이 차가운 시냇물을 건너가는 징검돌 같습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시 때문에 저는 이제 죽기까지 세상 현관의 모든 신발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현관에 벗어 둔 신발이/뒤집어지고 흩어져 있습니다./집이 좋다는 신호이지요.”(「행복 신호」 중에서). 시는 그러한 것이니까요. - 장석남 (시인,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