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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눈, 시의 손, 시의 가슴을 가진 아이들의 노래
서른두 명의 시인들을 따라가면 어떤 세상을 만날 수 있을까? 발걸음을 멈추고 바람 소리를 듣고 있는 채윤이. 동무들이 보고 싶어 당장이라도 운동장으로 뛰어갈 것 같은 나은이. 차도로 가는 동생이 걱정되어 뒤돌아보는 도훈이. 형에게 줄 간식을 받기 위해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는 성한이. 아빠의 새 트럭을 타고 온 마음으로 기뻐하는 채현이. 작은 것에 가만히 머무는 사랑, 둘레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길, 식구와 동무를 품는 드넓은 마음. 시의 눈, 시의 손, 시의 가슴을 가진 이 아이들이야말로 세상에서 으뜸가는 시인이다. 아무 말 없이 고단한 엄마 허리와 발을 주물렀을 은채. 이제 죽어도 되겠다는 할머니 말에 할머니를 꼭 안았을 유진이. 가느다란 뿌리 한 가닥으로 버티는 풀을 그냥 살려 두었을 진서. 정성으로 기른 콩을 귀하게 받아먹었을 요셉. 동쪽 해와 서쪽 설악산을 동무 삼아 어깨 쫙 펴고 학교로 들어섰을 민성이. 시 속에 담긴 아이들 이야기의 마지막은 적혀 있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분명 서로를 보듬고, 살리고, 귀하게 여겼을 것이다. 시인은, 그런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