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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그냥’의 철학
제1부 내 인생 첫 번째 시네마테크, ‘꽃다리극장’ 옛날 영화를 삐딱하게 다시 보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로맨스 예술은 원래 불온하다 청춘은 영원히 푸르다 제2부 혐오는 분노를 키우고 분노는 영혼을 잠식한다 배반당한 환대 1950년대의 ‘문화사 산책’ 화해와 용서는 선물이 아니다 어른들 또한 성장한다 제3부 망하거나 죽거나 혹은 망해서 죽거나 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훌륭한 영화와 좋은 영화 역사에 만일이 있다면 그럼에도 볼 만한 영화는 많다 제4부 지방문학이 아니라 지역문학이다 프로이트로 돌아가자 권력에 왜 어떻게 저항해야 하는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불가능의 가능성을 꿈꾸며 제5부 소설의 역사철학적인 미학적 성찰 소설을 읽는 이유 왜 보르헤스인가 삐딱하게 보고 똑바로 행동하라 예술, 과거와 대화를 통해 진리를 찾다 제6부 진정한 철학자의 길 철학이 필요한 시간 자유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조지 오웰을 읽어야 하는 이유 미래는 꿈꾸는 대로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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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화해와 용서라는 말을 많이 하고 또 많이 듣는다. 물론 좋은 말이고 꼭 필요하다. 하지만 화해와 용서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피해자가 이제 그만해도 괜찮다고 말해도 가해자는 계속해서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홀로코스트뿐만 아니라 개인과 개인 사이에도 마찬가지다. 가해자가 사과와 반성 없이 스스로 용서받았다고 말했을 때 피해자가 겪는 고통은 〈밀양〉(2007)의 신애의 예에서 보듯이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깊다. 그렇기에 피해자 앞에서 먼저 함부로 화해와 용서라는 단어를 꺼내서는 안 된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화해와 용서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선물을 받는 사람이 선물을 주는 사람에게 왜 선물을 주지 않느냐고 따져 물을 수도 없고 당연히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화해와 용서는 결코 선물이 아니다.’”
--- p.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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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용이 말하는 ‘꽃다리극장’은 동시상영관이었다. 인생 첫 번째 시네마테크에서 그가 영화에 관한 글과 책 글을 쓰게 된 심리적 장치이자 벽화로 시작된 동굴의 미학이 있는 곳이다. 편견과 맹목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삐딱하면서도 피륙처럼 섬세하게 짜여진 생각의 역사가 시작된, 지칠 줄 모르는 필력을 보면 그 자체가 동시상영관이다. 그곳은 당대의 예술 영화와 감독을 만나게 해준 것과 동시에 숨죽이며 보아야 했던 청춘의 해방구였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게 그가 영화와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운 지금의 정체성은 “타자의 얼굴을 통해서 내게 맡겨진 책임을 근원적으로 성찰하고, 타자의 부름에 응답할 수밖에 없는 존재로 세워준다. 타인의 얼굴은 내게 살해를 금지하고 내게 말을 걸기 때문”(〈배반 당한 환대〉)이기도 하다는 듯 그는 쉬지 않고 읽고 쓰면서 예술과 문학, 그리고 현실과 대중문화의 경계에 첨병처럼 서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두텁고 난제의 텍스트들을 쪼개듯 파고 들어가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나가는 힘이 부러울 따름이다. - 이종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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