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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땅은 아무 편도 아니다
물이 약이라는데/질화로의 무표정/복된 직업/수험생처럼 긴장한 세 후보/소쩍새와 두견이/심상과 상징/훈수꾼의 육두문자/황해와 서해/성난 풀잎/옛날의 인물평/강남의 물난리/옛날 인심/가난과 생명력/몸에 좋다는 것/날개와 바퀴/보름달의 임자/지팡이/두드러기/땅은 아무 편도 아니다/가을비 속의 가을물 소리/다양한 문화체험을/갈대와 억새 그리고 볏짚/깨끗하고 따뜻한 영혼/인간 사회에 대한 꿈/가랑잎을 다시 보며 제2부 거품과 앙금 꽃밭과 풀밭/6월의 개살구/기업문화와 문화기업/무서운 용어/단식 농성국/은퇴어 소고/뒤로 걷는 사람들/아는 길 앞에서/문민 시대의 입영 세대/해변의 빈집/담배는 필요약이다/서민의 허리띠/열쇠는 열린 생각이다/여의도의 몇 배/거품과 앙금/허풍선이의 거푸집/이해찬 장관에게/아닌 것은 아닌다/우공을 환송하며/꼭 고개를 숙일 일인가/풀뿌리와 꽃/배내옷/꼴값/말과 환경보호/속담과 인생/개장과 개집/흥부네 음식타령 제3부 나는 늘 남의 책이 커 보인다 일용의 양식/문학의 거리는 어디인가/《만인보》의 안팎/문학이란 무엇인가/조용히 살 수 없었던 시절/할 이야기가 없는 이야기/줄반장 출신의 줄서기/구세기 작가/20세기 송사/무대책 하팔자/길을 아는 운전사/서시의 사내들은 다 잘났다/산악문학의 시작/살 따라 찢어진 부채/나는 늘 남의 책이 커 보인다/방이 있게 해준 책/책 뒤에 다는 말/나의 기죽기 작전 제4부 금수강산과 초원의 나라 금강산 기행/금강산 기행 후기/옛날의 금수강산/초원과 산림 |
LEE,MUN-KU,李文求, 호:명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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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은 어질지가 않다(天地不仁)는 말이 있다. 온갖 생물을 낳고 기르면서도 그 생물들 가운데 어느 것을 편들거나 어느 것을 떼치거나 하지 않고 자연에게 그대로 맡긴다는 뜻이다.……그러고 보면 '자연스럽다'는 말처럼 매몰스럽고 정나미가 떨어지는 말도 드물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이기주의적인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은 인간의 힘을 더하지 않은 채 우주 사이에 저절로 된 그대로 그냥 있는 것이 제 본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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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인간을 소우주라고 일러 왔다. 인간에게는 명암이 있다. 대우주에 음양이 있으니 소우주에 명암이 있는 것은 마치 하나가 있어서 둘이 있고 둘이 있어서 셋이 있는 서수의 안팎과 같다. 그러므로 후배들은 선배들의 뜻과 삶에 서슴없이 동의하였다.……대개 먹고도 배고프고 입고도 헐벗었던 후배들은 선배 아닌 그 '순교자'들의 모습을 저만치에서 우러르며 아름답게 여겨 기꺼이 그 뒤를 따르기로 각오를 다짐하였으니, 후배들에게는 그러한 각오 자체가 긍지요 행복이었던 것이다.
스스로 솟는 샘은 본디 보이지 않게 저장된 수원이 차고 넘친 나머지가 솟는 것인지라 비록 메마른 토양일지언정 황폐를 두고 볼 성질은 또 아닌 것이다. 오늘날 우리 문인들이 받는 사회적인 대우는 근본적으로 문학에 대한 모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릇된 모욕은 무엇의 그릇된 이해나 그 나름의 무식이 빚은 실수이기가 쉬울진대 20세기에 못다한 명예회복을 다음 세기에 기약할지라도 늦다고 할 것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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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가 이문구의 산문집. IMF 즈음부터 새천년에 접어든 현재까지 작가가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해온 산문들을 《줄반장 출신의 줄서기》란 제목으로 이 한 권에 묶었다.
IMF 이후 물질적·정신적 황폐화로 좌절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따뜻한 눈길로 어루만져주고 희망의 언어로 다잡아주는 글들과, 잘못된 사회 정치 행태에 던지는 비판의 메시지, 35년 동안 한눈 팔지 않고 꿋꿋이 고수해온 문학을 향한 사랑과 열정, 금강산과 터키를 기행하면서 쓴 기행문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작가는 스스로 줄반장 출신의 보통사람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반장이나 부반장 자리는 언감생심 쳐다도 못 보기 마련이었다. 그렇지만 줄반장은 줄이 몇 줄이건 줄마다 하나는 있는 자리인지라 줄반장 자리 하나는 아무 노력 없이도 저절로 차례가 돌아오곤 하였다.' 그는 줄반장 출신의 보통사람일지 모르지만 그의 글은 인간과 자연, 사회에 대한 사랑과 관심, 진지한 성찰이 진하게 배어 있다. 그리하여 우리 보통사람이 곰곰이 되새기고 걸어가야 할 소중한 삶의 가치들을 전해준다. 뿐만 아니라 우리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도 자신에게 떠넘겨지는 시대적 운명을 피하지 않고 의연하게 순수문학을 향한 열정을 견지해온 그가 60에 접어든 '지는 해'로서 보이는 미학은 가히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뜨는 해는 이윽고 중천에 이르러 뜨거운 것이 마땅하고 기운 해는 저절로 기슭에 이르러서 식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자연친화적인 정신이며 환경친화적인 모습이 아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