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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반장 출신의 줄서기
이문구
학고재 2000.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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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 산문선

책소개

목차

제1부 땅은 아무 편도 아니다

물이 약이라는데/질화로의 무표정/복된 직업/수험생처럼 긴장한 세 후보/소쩍새와 두견이/심상과 상징/훈수꾼의 육두문자/황해와 서해/성난 풀잎/옛날의 인물평/강남의 물난리/옛날 인심/가난과 생명력/몸에 좋다는 것/날개와 바퀴/보름달의 임자/지팡이/두드러기/땅은 아무 편도 아니다/가을비 속의 가을물 소리/다양한 문화체험을/갈대와 억새 그리고 볏짚/깨끗하고 따뜻한 영혼/인간 사회에 대한 꿈/가랑잎을 다시 보며

제2부 거품과 앙금

꽃밭과 풀밭/6월의 개살구/기업문화와 문화기업/무서운 용어/단식 농성국/은퇴어 소고/뒤로 걷는 사람들/아는 길 앞에서/문민 시대의 입영 세대/해변의 빈집/담배는 필요약이다/서민의 허리띠/열쇠는 열린 생각이다/여의도의 몇 배/거품과 앙금/허풍선이의 거푸집/이해찬 장관에게/아닌 것은 아닌다/우공을 환송하며/꼭 고개를 숙일 일인가/풀뿌리와 꽃/배내옷/꼴값/말과 환경보호/속담과 인생/개장과 개집/흥부네 음식타령

제3부 나는 늘 남의 책이 커 보인다

일용의 양식/문학의 거리는 어디인가/《만인보》의 안팎/문학이란 무엇인가/조용히 살 수 없었던 시절/할 이야기가 없는 이야기/줄반장 출신의 줄서기/구세기 작가/20세기 송사/무대책 하팔자/길을 아는 운전사/서시의 사내들은 다 잘났다/산악문학의 시작/살 따라 찢어진 부채/나는 늘 남의 책이 커 보인다/방이 있게 해준 책/책 뒤에 다는 말/나의 기죽기 작전

제4부 금수강산과 초원의 나라

금강산 기행/금강산 기행 후기/옛날의 금수강산/초원과 산림

저자 소개 1

LEE,MUN-KU,李文求, 호:명천

고향 잃은 사람들이 갈 곳 없음을 밝히면서 우리 사회 현실 속에서 개인이 겪는 갈등과 불안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글들을 써온 이문구 씨는 농민소설의 전범을 보여주는 소설가다. 오늘 날에는 보령으로 바뀐 충남 대천의 관촌 마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으며, 6·25전쟁으로 아버지와 형들을 잃고, 이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15세 때 가장이 되었다. 1959년 중학교 졸업 후 상경해 막노동과 행상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그는 1961년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에 입학해 김동리, 서정주 등에게 수학했다. 등단작품『다갈라 불망비』(1963)와 『백결』(1966)의 독특한 문장과 문체에
고향 잃은 사람들이 갈 곳 없음을 밝히면서 우리 사회 현실 속에서 개인이 겪는 갈등과 불안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글들을 써온 이문구 씨는 농민소설의 전범을 보여주는 소설가다. 오늘 날에는 보령으로 바뀐 충남 대천의 관촌 마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으며, 6·25전쟁으로 아버지와 형들을 잃고, 이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15세 때 가장이 되었다.

1959년 중학교 졸업 후 상경해 막노동과 행상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그는 1961년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에 입학해 김동리, 서정주 등에게 수학했다. 등단작품『다갈라 불망비』(1963)와 『백결』(1966)의 독특한 문장과 문체에 주목한 김동리는 추천사에서 '한국 문단은 가장 이채로운 스타일리스트'를 얻게 되었다고 밝혔다. 문장으로 치면 '북의 홍명희, 남의 이문구'라 할 정도로 만연체와 구어체, 토속어와 서민들의 생활언어가를 구수하게 구사하고 있다.

농촌을 소재로 한 그의 대표적인 작품 『관촌수필』은 1950∼1970년대 산업화시기의 농촌을 묘사함으로써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현재의 황폐한 삶에 대비시켜 강하게 환기시켜 주는 작품이고, 새마을운동 이후 변모된 농민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 또다른 연작소설 『우리동네』는 산업화 과정에서 농민들이 겪는 소외와 갈등을 가감없이 보여줌으로써 일종의 농촌문제보고서와 같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또한 나무이름을 제목으로 하는 단편모음집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는 1990년대 이후의 영악해진 농민과 삭막해진 농촌풍경을 각기 다른 양태를 지닌 나무에 비유해 정감 있는 토속어로 맛깔스럽게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의 문학과 인생역정의 또다른 표현으로 평가되는 이 작품집으로 2000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우리말 특유의 가락을 잘 살려낸 유장한 문장으로 작가 자신이 경험한 농촌과 농민의 문제를 작품화함으로써, 소설의 주제와 문체까지도 농민의 어투에 근접한 사실적인 작품세계를 펼쳐보여 농민소설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작가로 평가된다.

그의 작품들은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독자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지만 작가 등단 27년 만에 『매월당 김시습』이 처음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한편 한국문학의 발전을 위해 민족문학작가회의, 한국소설가협회, 국제펜클럽 등의 단체에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주요작품으로 《이삭》(1968) 《이 풍진 세상을》(1970) 《암소》(1970) 《해벽》(1972) 《추야장》(1972) 《관촌수필(1~3)》(1972) 《백면서생》(1974) 《우리동네 김씨》(1977) 《우리동네 최씨》(1978) 《우리동네 유씨》(1979) 《우리동네 장씨》(1980) 《우리동네 조씨》(1981) 《강동만필1》(1984) 《강동만필2》(1985) 《장곡리 고욤나무》(1991) 《유자소전》(1991) 《더더대를 찾아서》(1994) 《장척리 으름나무》(1994) 《장동리 싸리나무》(1995) 《장천리 소태나무》(1998)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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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2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148*210*30mm
ISBN13
9788985846622

책 속으로

하늘과 땅은 어질지가 않다(天地不仁)는 말이 있다. 온갖 생물을 낳고 기르면서도 그 생물들 가운데 어느 것을 편들거나 어느 것을 떼치거나 하지 않고 자연에게 그대로 맡긴다는 뜻이다.……그러고 보면 '자연스럽다'는 말처럼 매몰스럽고 정나미가 떨어지는 말도 드물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이기주의적인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은 인간의 힘을 더하지 않은 채 우주 사이에 저절로 된 그대로 그냥 있는 것이 제 본성이기 때문이다.

무릇 인간을 소우주라고 일러 왔다. 인간에게는 명암이 있다. 대우주에 음양이 있으니 소우주에 명암이 있는 것은 마치 하나가 있어서 둘이 있고 둘이 있어서 셋이 있는 서수의 안팎과 같다. 그러므로 후배들은 선배들의 뜻과 삶에 서슴없이 동의하였다.……대개 먹고도 배고프고 입고도 헐벗었던 후배들은 선배 아닌 그 '순교자'들의 모습을 저만치에서 우러르며 아름답게 여겨 기꺼이 그 뒤를 따르기로 각오를 다짐하였으니, 후배들에게는 그러한 각오 자체가 긍지요 행복이었던 것이다.

스스로 솟는 샘은 본디 보이지 않게 저장된 수원이 차고 넘친 나머지가 솟는 것인지라 비록 메마른 토양일지언정 황폐를 두고 볼 성질은 또 아닌 것이다. 오늘날 우리 문인들이 받는 사회적인 대우는 근본적으로 문학에 대한 모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릇된 모욕은 무엇의 그릇된 이해나 그 나름의 무식이 빚은 실수이기가 쉬울진대 20세기에 못다한 명예회복을 다음 세기에 기약할지라도 늦다고 할 것이 없다.

출판사 리뷰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가 이문구의 산문집. IMF 즈음부터 새천년에 접어든 현재까지 작가가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해온 산문들을 《줄반장 출신의 줄서기》란 제목으로 이 한 권에 묶었다.

IMF 이후 물질적·정신적 황폐화로 좌절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따뜻한 눈길로 어루만져주고 희망의 언어로 다잡아주는 글들과, 잘못된 사회 정치 행태에 던지는 비판의 메시지, 35년 동안 한눈 팔지 않고 꿋꿋이 고수해온 문학을 향한 사랑과 열정, 금강산과 터키를 기행하면서 쓴 기행문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작가는 스스로 줄반장 출신의 보통사람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반장이나 부반장 자리는 언감생심 쳐다도 못 보기 마련이었다. 그렇지만 줄반장은 줄이 몇 줄이건 줄마다 하나는 있는 자리인지라 줄반장 자리 하나는 아무 노력 없이도 저절로 차례가 돌아오곤 하였다.'

그는 줄반장 출신의 보통사람일지 모르지만 그의 글은 인간과 자연, 사회에 대한 사랑과 관심, 진지한 성찰이 진하게 배어 있다. 그리하여 우리 보통사람이 곰곰이 되새기고 걸어가야 할 소중한 삶의 가치들을 전해준다. 뿐만 아니라 우리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도 자신에게 떠넘겨지는 시대적 운명을 피하지 않고 의연하게 순수문학을 향한 열정을 견지해온 그가 60에 접어든 '지는 해'로서 보이는 미학은 가히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뜨는 해는 이윽고 중천에 이르러 뜨거운 것이 마땅하고 기운 해는 저절로 기슭에 이르러서 식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자연친화적인 정신이며 환경친화적인 모습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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