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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이라는 말은
박병구
그루 202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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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 달콤한 입맞춤
정월 대보름 / 겨울꽃 / 입동立冬 / 달콤한 입맞춤 / 동지冬至 / 나잇값 / 겨울밤에 녹차 / 착한 사랑 / 자위自慰 / 봄비 내리는 창 / 설날 / 고마워, 아들아 / 그냥이라는 말은 / 지상철地上鐵을 타다 / 그런 사람 있어 / 또다시 거울 앞에 / 우수雨水

2 경포호 가시연꽃
강릉에서 살아 보다 / 경칩驚蟄 / 경포호鏡浦湖 가시연꽃 / 경포호鏡浦湖에서 / 청명淸明 / 곡우穀雨 / 벚꽃, 꽃비로 물들다 / 삼짇날 / 난설헌 허초희 할매를 만나다 / 하슬라, 솔향에 눕다 / 사월의 눈보라 / 봄밤 / 안목항 커피 거리 / 꽃잎은 마르지 않는다 / 정동진 / 틈새

3 다듬잇돌
오월의 장미 / 분수 / 호수와 커피 한 잔 / 단오端午 / 죽순竹筍 / 망종芒種 / 칠월 칠석七夕 / 밤의 정서 / 또 하나의 사랑 / 그대, 상사화 / 산통産痛 / 다듬잇돌 / 여름 변주變奏 / 커피 한잔에 사랑을 오려 붙이다 / 장마 / 빈 의자 / 대프리카 폭염

4 커피 한 잔에 사랑을 오려 붙이다
노란 꽃 / 회색빛 연가 / 물망초 / 물가에 앉은 수선화여 / 비나리 / 버릇 / 비가 온 후 / 권태 / 바람개비 / 다시, 시월의 밤 / 입추立秋 / 벌초 길 / 외로움이란 게 / 멍 때리기 / 하현달 / 아련한 슬픔 / 옥수수를 먹다

5 11월, 그 맞춤법
떠나는 날은 / 홀로 사는 일 / 여자가 담배를 피울 때 / 한로寒露 / 11월, 그 맞춤법 / 반투명한 외면 / 위험한 자존심 / 인공눈물 / 횟집에서 / 좀 더 진하게 / 밤비는 섹시하다 / 첫, 그리고 애틋한 흔적 / 상실의 공간 / 곡기穀氣를 끊다 / 고독사 / 상강霜降 / Gaslighting

저자 소개 1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나 2005년 문학세계로 등단했다. 시집 『하늘을 보며』, 『맑은 샘이 솟는』, 『또 다른 동행』, 『그냥이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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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66g | 135*210*9mm
ISBN13
9788980694525

책 속으로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그냥 좋아서라고
솜사탕이 스르르 녹는 맛
무중심의 디딤돌로 달빛에 젖어가는 느낌
촉촉하게 그냥이라고
고운 숨소리로 단아하게 결론짓는 예쁜 미소
부끄럼을 접고 함초롬히 뱉는 언약

그냥이라는 말은
소금끼가 빠진 눈물처럼
어떤 의미도
어떤 논리도 없이
마음이 가는 대로 감정에 충실한 속내

그냥은
맑은 하늘에 담겨져 있는 속삭임처럼
차가운 비에 젖어 쓰러진 풀꽃들에게
기다림이라는 의미가 되는 자위로
매콤한 세월을
버려두고 가는 아름다운 시절의 시詩

그냥이라는 말은
따뜻한 커피잔에 맴도는 은은한 향기로
쌉쓰름한 입맛에 달콤한 여운이 남아 있는
그냥 그렇게
그냥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솟아나는
옹달샘처럼 입속에서 피는 사랑의 꽃망울
그래서 그냥이라는 말은 그냥 좋다.
--- 「그냥이라는 말은」 중에서


자유롭다는 이유로
불편한 구속에 대항하여
홀로이기를 꿈꾸는 초상肖像들의 고백
한 세상 이지러진 채 사는 거
태초로 가는 원시의 고향이라고
혼자 밥을 먹는 게 너무 익숙해
누군가 마주앉아 먹는 것이 거북해지는
삶의 백지에 홀로 그리는 낙서

혼밥 혼술 그런 날들의 외로운 노래
혼밥은
끼니가 되기도 하고 식사가 되기도 하고
혼술은
낭만이 되기도 하고 고립이 되기도 하지만
따뜻한 간섭을 그리워하는
차마 뱉을 수 없는 속내

울컥하고 터지는 그리움의 홀씨들
홀로 살면 자유롭다지만
늘 정情을 덧칠하고 싶은 마음
함께 기대어 사는 이웃이 되고 싶은 거
꾹 눌러 어쩔 수 없이 견디고 있는 거지.

--- 「홀로 사는 일」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은 대상을 통해 현실을 재구성하거나 굴절시킨다. 하여, 사물의 언어와 시인의 언어는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현대의 무수한 난해한 시들이 판을 치는 오늘의 시단에, 사뭇 비켜난 풍경들을 모아 놓은 박병구의 시집 『그냥이라는 말은』 그래서 의미와 울림이 크다. 그 시적 사유의 그리움과 외로움, 슬픔과 행복의 노래는 줄곧 서정시가 지향해 온 길과 일치한다.

박병구는 이번 시집을 통해 서정시가 갖추어야 할 삶의 체험과 고통의 순간을, 자신의 독창적인 서정의 언어로 깊게 음영화하였다. 사랑과 이별에 대한 아쉬움, 슬프고 외로운 인간 삶의 편린을 빼곡하게 채워 넣었다. 어떤 언어를 통해서는 중의적 기법으로 시화하였으며, 어떤 노래를 통해서는 전통과 서정의 대화가 수채화처럼 채색되기도 한다. 특히 늙음에 대한 시인의 심회는 촉촉하고, 아름답고, 고운 심리적 언어로 드러난다. 그의 시는 힘과 리듬이 있다. 근래 보기 힘든 서정시의 꽃밭 같은 느낌이 있다. 푸른 하늘에 귀를 열고 구름의 흐름을 듣거나, 꽃 피는 벚꽃을 통해 인생무상을 절감하기도 한다. 이런 기법들은 때로는 역설로, 때로는 은유나 비유로 사실적으로 형상화된다. 하여, 박병구의 시집 『그냥이라는 말은』, 서정 채워 넣기 혹은, 한 폭의 한국화로 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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