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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 보는 집의 의미
언제부터인가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기본적인 의미를 잃고 ‘소유’와 ‘재산’의 다른 이름이 되었습니다. 개개인의 삶이 펼쳐지는 고유한 공간이기보다 사고 파는 물건이 되었고 욕망의 도구가 되었고 박탈감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집이 서서히 사람을 닮아 가기보다 집에 맞춰 사람들이 변해 갑니다. 개성도 색깔도 사라져 버린 똑같은 집들이 늘어나면서 세상도 점점 심심해집니다. 하지만 모두에게는 각자에게 맞는 집이 따로 있습니다. 이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집들은 모양도 색깔도 기능도 모두 다릅니다. 요리조리 살펴보다 보면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집들입니다. 집은 물리적인 공간이기도 하지만 시간과 추억이 쌓이는 역사의 자리이고 삶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무대이기도 합니다. 집에서 우리는 먹고 쉬고 생각하고 성장하며 회복합니다. 집이 가진 여러 면모들을 조목조목 담아 낸 이 책을 통해 집에 덧씌워진 왜곡된 허울을 걷어 내고, 집의 본래적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습니다. 집은 영혼을 끌어모아 사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끌어올려 주며 사는 ‘곳’이라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집을 가꾼다는 것은 외형의 인테리어를 꾸미는 것이 아니라 집에 깃든 사람의 내면을 꾸미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시간이 지나도 낡거나 허물어지지 않는 마음의 견고한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이라면 그 어떤 집도 최고의 집이 될 수 있습니다. 나만의 집을 지어 보라는 응원 보살핌이 필요한 연약한 존재로 태어나, 긴 시간을 누군가의 집에서 자라고, 드디어 떠날 준비를 마쳤을 때 우리는 독립을 합니다. 낯설고 험난한 세상 속에 터를 잡고 자신만의 집을 다시 짓기 시작하는 것이죠. 언제 완성될지도 모르고 재료도 부족하지만 매일 조금씩 내 집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수많은 변수들이 생기고 구조와 설계를 변경해야 할 상황도 벌어지지만 집짓기를 멈출 수 없는 것이 인생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어린 딸을 위해 책 속의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집을 짓듯이 인생을 지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 남들의 집과 비교하지 말고 나에게 최적화된 집을 짓는 방법, 외부의 자극에도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집을 만들어 가라는 응원이 담겨 있습니다. 그 응원을 받으며 우리도 다시 망치와 톱을 들고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나만의 집짓기를 이어 나가고 싶어집니다. 넉넉하고 따뜻한 집, 생기 있고 밝은 집, 고요하고 담담한 집… 얼마든지 가능한 마음의 집을 마련해 보고 싶어집니다. 삶을 조망해 주는 아름다운 미니어처 세상 책을 펼치면 예쁜 미니어처들이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소인국에 온 거인처럼 거대한 손으로 집을 지을 수 있는 다양한 재료와 도구들을 골라 보고 집을 지을 공간도 정해 봅니다. 사람도 집도 길도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판타지 세상이 현실 속 나의 삶을 객관적으로 조망해 줍니다. 돈도 시간도 어떤 제약도 한계도 없이 마음껏 좋아하는 것을 모으고 원하는 대로 설계한 나만의 집은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비춰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현실에 막혀 펼치기도 전에 포기해 버렸던 희망들을 그 집에 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대로 일상의 가치들을 진열해 보세요. 누군가 만들어 둔 정해진 물건 대신 돈으로 살 수 없는 꿈들을 골라 채우고 어떤 풍경 쪽으로 창을 내고 어느 길과 맞닿게 문을 낼지 여러 번 집을 움직여 결정하는 순간,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뒤 현실의 문을 열면 그림책 속 작은 아이처럼 용기 있게 세상으로 발을 내디딜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