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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혼식
2. 아기 3. 신혼기 4. 아내의 머리칼 5. 아내의 자장가 6. 아내의 눈물 7. 어머니와 노인학교 8. 함잡이 9. 처제의 결혼 10. 아버지의 사진 11. 딴따라 기질 12. 새집 이사기 13. 부부의 야식 14. 부부싸움의 계율 이하 생략 |
崔仁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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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전혀 없어야 할 부부관계라 할지라도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는 때로 고해성사를 지켜주는 신부처럼 엄격한 비밀을 간직해야 할 경우가 있을 것이다. 흔히 논란이 되고 있는 대로 결혼 전의 이야기를 남편에게 고백하는 것이 과연 윤리적이냐, 아니면 비밀을 간직해야 하는 것이 애꿎은 남편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냐 하는 문제에서부터 아주 하찮은 것까지도 어쩌면 아내는 남편에게 남편은 아내에게 숨겨야 할 비밀이 우리도 많이 있을지도 모른다.
--- p.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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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리 여편네에게 빠져 버린 것은 우리 여편네가 남달이 이쁘다거나 시세말로 육체파가 되어놔서 남달리 몸이 좋다거나, 하다못해 지참금이 두둑해서 어쩌면 처가 덕이나 좀 볼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은 아니올시다. 그저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데 그 망할 놈의 군대에서 사람 환장하게 지루한 생활을 보내다가 가끔 입대하기 전 학교 앞 다방에서 커피나 나누던 인연이라는 것을 핑계삼아 소위 남녀친구라는 명목하에 만나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남자 여자 자주 만나면 손목이나 쥐어보게 되고 그 손목이 점점 대답해져 뽀뽀도 하게 되고 그러다가 도둑놈의 심보로 싸구려 여관같은 곳에서 최면술로 눈 깜짝할 사이에 겁탈 비슷한 짓도 해보았더니 에라 이제는 다른 여자 꼬셔서 커피 마시고, 영화 구경 가고, T.S.엘리어트의 작품 어떻게 생각하세요, 무슨 색깔 좋아하세요, 무슨 책을 감명 깊게 보셨나요, 영화 배우 누구를 좋아하세요, 하는 식의 과정이 귀찮아져서 억울하지만 대강대강 이 정도의 여자면 괜찮겠다 싶어 그럼 어디 한 번 사랑이라는 것을 해볼까 결심해서 그러다가 소위 부부가 되어버린 것이 올시다.
--- p.1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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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했다, 몰론 괜찮지 괜찮구 말고. 너희들이 나처럼 커서 30년쯤 뒤에 저 영화를 다시 볼 기회가 있다면 그들의 아버지인 내가 왜 울었던가 의아하게 회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새끼들아, 제발 부탁하는 것은 너희들도 그때는 이 애비의 눈물을 기억할 것이며 또한 이 애비가 왜 눈물을 흘렸던가 회상하고는 그리고 같이 울어주기를 바란다. 너희의 눈물 속에 인간은 짧은 삶을 살고 가는 허무한 존재가 아니라 영원한 존재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음을 알게 될테니까. 아버님. 당신의 침상 위에서 편히 쉬시옵소서.
--- p.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