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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75-1978
연등/서로 베기/바다로 가는 자전거들/지붕에 오르기/장마 때 참새 되기/불 끈 기차/여름 이사/여행/일기/지하실/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말하는 광대/꿈, 견디기 힘든/우리 죽어서 깨어날 때/편지 2/맨홀/정원수/초가을 변두리에서/모래내/ 2. 1976 눈 내리는 포구/사랑의 뿌리/저 구름/생략할 때는/어젯밤 말 한 마리/오늘은 아무것도/뒤돌아보지 마라/서서 잠드는 아이들/그대 뒤에 서면/맨발로 풀 위를/우리는 수상한 아이들 3. 1972-1975 성긴 눈/계엄령 속의 눈/초가/낙백한 친구와 잠을 자며/아이들 놀이/새들/편지 1/그 나라의 왕/바닷새들/세 줌의 흙/수화/정감록 주제에 의한 다섯 개의 변주/조그만 사랑 노래/더 조그만 사랑 노래/더욱더 조그만 사랑 노래/김수영 무덤/돌을 주제로 한 다섯 번의 흔들림/물 해설 : 시와 방법론적 긴장 |
黃東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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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 p.85 |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자전거 유모차 리어카의 바퀴 마차의 바퀴 굴러가는 바퀴도 굴리고 싶어진다. 가쁜 언덕길을 오를 때 자동차 바퀴도 굴리고 싶어진다. 길 속에 모든 것이 안 보이고 보인다. 망가뜨리고 싶은 어린 날도 안 보이고 보이고, 서로 다른 새떼 지저귀던 앞뒤 숲이 보이고 안 보인다. 숨찬 공화국이 안 보이고 보인다. 굴리고 싶어진다. 노점에 쌓여 있는 귤. 옹기점에 엎어져 있는 항아리, 둥그렇게 누워 있는 사람들. 모든 것 떨어지기 전 한번 날으는 길 위로. --- p.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