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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송곳
편전(片箭) 은혜 갚은 두꺼비 보화도 |
Chou Dong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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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사건이란 게 그렇게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게 아닐세. 그러니 사건을 볼 때는 여러 가지 경우를 생각해야 하네. 자네 말대로 왜군 간자가 한 짓일지, 아니면 대장간 내 알력 싸움 때문인지, 그도 아니면 순길이가 누군가에게 원한을 샀을 수도 있고.”
만호는 할 말이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러한 내부 비리를 뿌리 뽑으려고 했는데 이런 일이 났으니, 이 일의 진상을 빨리 알아내야 하네.” “물론입니다.” “자네에게 이 사건을 맡길 테니 반드시 범인을 잡게. 하지만 빨리 했으면 좋겠어. 그동안 왜구의 침입을 보았을 때 그들은 결코 단순히 노략질만 하러 다니는 도적 떼가 아닐세. 적을 막아내려면 빨리 좌수영이 바로 서야 하네.” --- 「칼송곳」 중에서 우다가 말했다.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몰아붙여라!” 고니시가 데려온 왜군들이 조총을 들고 성벽을 향해 일제 사격을 퍼부었다. “이럴 수가!” 적은 증원된 데 비해 아군 측에서는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조선군은 창칼이 다 부러지자 몽둥이와 죽창으로 싸웠지만, 결국 성문은 뚫리고 말았다. “쳐라!” 우다와 마쓰무라 외에도 왜군들은 밀물처럼 성안으로 쏟아져 들어왔고, 그들의 창칼은 다대포의 군사와 백성을 가리지 않았다. “얼마든지 와라!” 김 진사는 자신이 쏘던 화살이 떨어지자 활을 버리고 칼을 들어 왜군들에게 맞섰다. 하지만 문인인 그가 제대로 칼을 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는 얼마 가지 못해 결국 그들의 창에 온몸이 찔리고 말았다. “진사 나리!” “빨리, 피하게들!” --- 「편전(片箭)」 중에서 방에는 이부자리가 펴져 있었지만, 이불을 덮고 있던 사람의 몸에서 생명은 이미 빠져나간 다음이었다. 이불 위에는, 뜻밖에도 그의 눈에도 낯설지 않은 뭔가가 박혀 있었다. “이것은, 수리검이옵니다!” 만호가 말했다. 거제 현령 김준민(金俊民)이 눈을 크게 떴다. “아니, 박 군관 아닌가? 그렇다면, 왜적 자객이 성안에 들어왔다는 말인가?” “제가 봤을 때, 독에 당한 것 같사옵니다.” 만호가 말했다. 수리검에 독을 묻혀서 표적을 향해 던지기는 왜군 간자들이 흔히 쓰는 방법이다. 제대로 검험(檢驗, 검시)할 도구도, 시간도 없었지만 대충 보니 사망 시각은 최소한 자정이었을 것 같았다. --- 「은혜 갚은 두꺼비」 중에서 “통제사 영감 오셨습니다!” 밖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만호와 류 현감은 자리에서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다. 조금 있다가 통제사가 들어왔다. “살인사건이라고? 그것도 군관이 살해당했다니? 류 현감 자네가 데려온 군관 아닌가?” “그렇사옵니다. 허삼석 군관이라 하옵니다.” 류 현감이 말했다. 통제사는 만호에게로 몸을 돌렸다. “죽은 지 얼마나 된 것 같은가?” “한 식경(약 30분) 정도 된 것 같사옵니다. 지금 겨울이라서 몸이 더 빨리 식었는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빨리 잡아도 그 시간보다 더 되지는 않았을 것 같사옵니다. 그리고 허 군관의 손에 약간의 재가 묻어 있습니다.” 만호는 업무상 검험(檢驗, 검시)을 배워뒀기 때문에 시체가 굳어진 상태를 보고 사망 시간 정도는 알아낼 수 있었다. 통제사는 류 현감 쪽으로 몸을 돌렸다. --- 「보화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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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송곳
장만호는 전라 좌수영으로 발령받은 군관이다. 그가 발령받기 전에 부임한 신임 좌수사가 바로 이순신 장군이다. 무기, 군량 등을 모두 직접 점검해 조금이라도 업무에 하자가 있으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곤장을 때렸다. 불만이 없다면 거짓말일 상황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물을 거두던 어선에서 갑자기 비명이 들려서 배를 돌려 가보니 사람 시체가 나왔다. 그건 바로 좌수영 선소 소속 대장장이의 시체였다. 왜군 간자가 숨어 들어 귀선 모형을 훔치려다가 대장장이에게 들켜 그를 죽인 것으로 정황이 밝혀지고 있었다. 왜군 간자가 있을 가능성만으로도 좌수영은 발칵 뒤집어졌다. 좌수사 이순신 장군은 장만호에게 조사를 지시한다. 편전(片箭) 1591년 전라좌수영, 왜군 간자가 군 첩보를 빼내려 하다가 군관 장만호에게 붙잡힌다. 그는 곧 왜군이 조선을 칠 것이라고 말하곤 자살해 버린다. 같은 시기 다대포 관아의 관비인 나해는 첨사의 활을 훔쳐 달아나려 한 혐의를 받았다. 그녀는 자신이 도둑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첨사 윤흥신이 자신에게 활을 줬다고 한다. 그는 나해에게 몇 달 동안 활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이때 휴가를 얻었은 장만호는 자신의 스승인 윤흥신을 찾아가서 나해를 만난다. 윤흥신은 둘이 활 시합을 하라고 했는데 만호가 지고 만다. 그런데 그만, 나해가 무기 창고를 열어놓는 바람에 비가 들이쳐 화살이 젖고 만다. 윤흥신은 벌로 만호와 나해에게 그 화살들을 모두 바다로 쏘라고 명령한다. 둘은 겨우 밤새 다 쏘고는,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연다. 이듬해 임진왜란이 일어난다. 윤흥신은 힘껏 싸워 첫날에는 왜군을 후퇴시키는 데 성공하지만 다음날까지 버틸 수는 없었다. 나해는 그를 도와 활을 당기며 왜군에 맞선다. 은혜 갚은 두꺼비 며칠 전부터 대대적으로 침략해 오는 왜군 때문에 장만호는 휴가를 중단하고 복귀해 경상도의 처참한 침략상황을 보고한다. 이순신은 경상도 남부 군영을 점령해 나갈 왜군의 방향을 알아보는 일을 첩보 담당 군관인 장만호에게 맡겼다. 그의 첩보 부대는 거제 현령이 원균의 후퇴 명령을 따르지 않은 채 아직 항복하지 않고 거제읍성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거제읍성에 도착해 현령을 만났는데, 성안에서 군관 한 사람이 왜군 간자의 독 묻은 수리검을 맞고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왜군 간자는 몰래 숨어 들어왔을까, 아니면 아군 중에서 누군가 매수된 것일까. 보화도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이 세운 전공은 조선은 물론 그 전에 있었던 왕조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하지만 그는 모함을 받아 도성으로 압송되어 처참한 고문을 받았다. 그가 통제사에서 물러난 뒤 부임한 원균은 1만 이상의 수군과 거의 모든 배를 잃고 마는 수모를 겪고 만다. 이순신이 복직했을 때 조선 수군에게 남은 배는 고작 12척뿐이었고, 나중에 겨우 1척 더해졌다. 식량도 무기도 군사도 모자랐다. 그런 상황에서도 서해를 노리던 왜군을 진도 앞바다 울돌목에서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 장만호가 본영에서 식사를 하는데, 한 군사가 달려와 전라 우수영의 한 군관이 살해당했다는 비보를 전했다. 이순신 장군은 장만호에게 이 수상한 살인사건을 맡긴다. |